10~13장은 바울이 자기의 사도직에 대해 다시 변호하는 내용입니다. 고린도후서 전반부에서 바울이 계속 이 문제로 자신을 변호하는 글을 썼고, 결국 고린도 교인들과 오해를 풀고 화해하게 된 것까지 다 정리가 되었는데, 바울이 이 문제를 다시 꺼낸 것이 좀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 본문이 1~7장까지의 글을 쓸 때 같이 쓴 글이 아니라 별도의 서신이었는데 나중에 합쳐진 것이라고 봅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를 쓰고 나서 두 번째로 고린도를 방문했을 때 발생했던 반대자들의 비방과 고린도교인들의 오해에 대해 눈물로 썼다는 두 번째 서신이 바로 이 10~13장의 글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고린도후서는 최소한 세 편 이상의 편지가 결합된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고린도후서의 주축을 이루는 1~7장까지의 본문,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 위한 모금과 관련된 8~9장, 그리고 10~13장, 이렇게 세 편이 바울의 편지고, 6장 14절부터 7장 1절까지의 본문은 바울의 글이 아닌데 최종편집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네 편의 서로 다른 시기에 쓰여진 글들이 고린도후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학설에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8~10절을 보겠습니다.
8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권위를, 내가 좀 지나치게 자랑했다고 하더라도, 그 권위는 주께서 여러분을 넘어뜨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세우라고 주신 것이므로, 나는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
9 나는 편지로 여러분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과 같이 보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10 "바울의 편지는 무게가 있고 힘차지만, 직접 대할 때에는, 그는 약하고, 말주변도 별것이 아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본문에서, 바울의 반대자들이 비판하는 내용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바울이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자기를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들의 비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권위를 내세운 것도, 자랑을 하는 것도, 모두 복음을 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자기 의를 이루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반대자들의 비난에는 바울에 대한 인신공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지, 그러니까 바울의 글은 무게가 있고 힘차지만 외모와 말주변은 별 것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울의 글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호소력이 있는지는 오늘날 우리들도 그의 서신서를 읽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들 반대자들의 비판 때문에 바울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언변이 화려하지 않았고 외모도 내세울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 모든 비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17~18절입니다.
17 "자랑하려는 사람은 주님 안에서 자랑하여야 합니다."
18 참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주께서 내세워 주시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