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수박즙이 주민들의 피눈물이 되어 뚝뚝 떨어질 수도 있어
대림 vs 현대 건설 대충돌 광명뉴타운 11R구역을 가다
이효성 취재국장
승인 16-06-29 14:53 | 최종수정 16-06-30 16:49
광명뉴타운 11R 구역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혼탁·과열 홍보전이 펼쳐지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광명뉴타운 11R 구역은 207,377m² 면적에 세대수만 4,340세대에 이른다.
올해 경기 지역 재개발 사업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7호선인 광명사거리역과 광명시장이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최고의 입지를 지닌 지역으로 부동산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5월 조합이 개최한 현장 설명회에 18개 건설사가 몰리는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결국 6월 9일(목)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 현대·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대림·SK건설 컨소시엄이
최종적으로 참여했다.
광명공업고등학교 도로 맞은편 언덕길에 죽 늘어선 낡은 빌라 골목에 들어서자
대림과 현대에서 걸어 논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림 측에서 내걸은 현수막에는
“조합원 분담금 0원”, “ 안돌려 줘도 됩니다. 조합원 이사비용 5,000만원”,
“일반 분양가 평당 1,800만원” 등 이사비용 보전 및 일반 분양에서
고가 분양을 통한 조합원 분담 완화를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현대 측 현수막은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강남 품질의 명품 아파트”,
“광명 최고의 랜드마크를 만들겠습니다.” 등 현대건설 자체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었다.
11R 구역 벽면 곳곳에는 대림 및 현대가 붙인 대자보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또한, 슈퍼, 부동산, 미용실 등에서 홍보 대자보를 붙이고 있는 곳들이 눈에 띄었다.
주민들이 둘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중이다.
광명시 뉴타운 지역 연합 네이버 카페 “명품 뉴타운”에서도 현대와 대림이 입찰에 참여한 이후
현대와 대림 측으로 나뉘어 온갖 비방과 억측 등이 난무한 가운데 주민들이 홍보전에 가세하고 있다.
심지어는 몇 몇 지역언론 및 경제지들도 현대와 대림으로 나뉘어
각각의 건설사들에게 유리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대림 측이 붙인 홍보 대자보에는 “현대의 이중적인 모습,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림사업단의 일반 분양가 평당 1,800만원 이상 확정 보장으로
조합원님 이익이 현대보다 1,200억원 이상 유리”등과 관련된 세세한 내용이 들어간 내용들이다.
모 부동산 사무실에서 만난 대림 측 지지 주민은
현대는 인근 5R 구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재개발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설사다.
현대건설이 수주를 해 놓은 재개발 사업도 마무리 하지 못하고 분란이 발생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현대 측의 홍보 대자보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27일(월) 인천지역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11R 구역에서 집회를 한 후 현대 홍보물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11R 구역 안에 있는 부동산 업체 사무실에는 현대 측에서 붙인 홍보 대자보가 있었다.
홍보 대자보에는 “사업 제안서에도 없는 특화 계획으로
또다시 조합원을 속이는 대림과 SK”라면서
제안서에도 거의 없는 특화 내용을 상황이 불리하자 급조하여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급조한 특화 계획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현대 측을 옹호하는 지역 주민은 “대림과 SK는 이사비용으로 주민들을 속이고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또한, 현대에서 만든 선전홍보물을 사람들을 시켜서 훼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11R 구역 정비사업 조합이 공개한 광명 제 11R 구역 시공자 참여 제안서 비교표를 보면
도급 공사비(현대 평당 4,149,000원/ 대림 평당 4,050,000원) 및
이사비용(현대 3천만원 - 무상 1천만원, 대림 5천만원 - 무상 5백만원)에서 대림이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공사비의 경우 현대는 확정 공사비라는 점,
무상 이사비가 현대가 5백만원이 더 많은 점 등을 살펴보았을 때
이러한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수주전이 가열되면서
건설사들이 주민 홍보를 위해 고급 호텔에서 주민 설명회를 다수 개최하는 등 필요 이상으로
막대한 홍보비를 쏟아 부어 향후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심지어는 주민들 사이에서 모 건설사가 대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대량 뿌렸다는 제보가 있고,
특정 건설사 설명회에 주민들을 식당에 모아오면 음식값을 대납해준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 모건설사가 주민들을 모집하여 서울 고급호텔에서 석식 제공과 함께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 명품뉴타운 카페>
11R 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승봉 광명경실련 정책자문위원장은
실제로 모 건설사에서 쌀을 가져온 적도 있다.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에게 선심 쓰듯 쏟아 붓는 돈들은
모두 향후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조합원들은 이렇게 돈을 물 쓰듯 쓰는 건설사들을 조심해야 한다”며
시공사를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공사 선정이 끝난 이후 조합과 시공사가 결탁하여
공사비를 터무니없이 올리는 것을 막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뜨거운 수주전 와중에 11R 구역 한복판에 뉴타운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이 있다.
이 곳에는 뉴타운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수박을 먹고 있었다.
11R 구역 뉴타운 반대 대책위원회 정민규 위원장은
건설사를 홍보하는 요원들이 이곳까지 와서 수박을 나눠주고 갔다.
공짜로 수박을 먹으니 좋긴 하지만 결국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며
시청, 광명경찰서 등 관리/감독 부서가 건설사들이 조합원들 상대로 선물공세를 하고
흑색선전 하는 것을 막도록 지도/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부정한 홍보에 대해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조합이 특정 건설사를 밀어 주면서 상대편 건설사를 터무니 없이 비방하는
흑색선전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상위 1군 건설사들이 남을 비방하고 금품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현혹한다면 나중에 건설사들도 주민들에게 강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 건설사 홍보요원들이 11R 구역 상가마다 돌린 수박.
정민규 위원장은 달콤한 수박즙이 나중에 피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상기시켰다
가열된 수주전 홍보에 대해 광명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지난 6월 둘째 주에 조합에 공문을 보내 가열된 홍보를 자제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
시공사 문제는 조합의 소관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공문과 구두로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공사 선정은 오는 7월 10일(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