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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감기 걸린 물고기 |
작가 | 박정섭 |
출판사 | 사계절그림책 |
출판년월일 | 2016.09.05 |
대상 연령 | 만 5~7세 |
█ 줄거리
5가지 색의 작은 물고기들은 항상 함께 몰려다닌다. 물고기들을 잡아먹기 위해 고민하던 아귀는 빨간색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을 낸다. 소문이 퍼져 빨간색 물고기들은 물고기 무리에서 쫓겨난다. 빨간색 물고기를 잡아먹은 아귀는 같은 방식으로 차례차례 색깔 물고기들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소문 때문에 서로 의심하고 싸우던 물고기들은 마지막에 ‘물고기가 감기에 걸릴 수 있는지’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모두 잡아먹히고 만다. 그러나 아귀의 재채기로 인해 아귀에게서 빠져나온 색깔 물고기들은 다시 한 무리를 이뤄 아귀에게 맞서고 아귀는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간다.
█ 작품의 특징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감기에 걸린 물고기라니? 물고기도 감기에 걸리나?’ 의문을 가지고 펼쳐 든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난 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깊은 푸른 바다 속, 여러 색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기 때문에 얼핏 한 마리의 커다란 물고기처럼 보여서 다른 물고기들은 쉽게 공격하지 못한다. 작가는 마치 한 마리의 큰 물고기처럼 보이는 이들의 모습을 색깔 물고기들을 둘러싼 커다란 하얀 물고기로 그려 그들의 연대를 상징적으로 시각화하였다.
물고기들의 연대는 이들을 잡아먹을 궁리를 하던 아귀로 인해 깨진다. 아귀는 물풀 사이에 숨어 물고기들이 감기가 걸렸다는 소문을 낸다. 빨간 물고기는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나서 빨간 것이고, 노란 물고기는 노란 콧물이 나서 노란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었다. 이 소문은 무리 속을 파고들어, 아귀가 더 이상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물고기들 스스로 소문을 확산시키며 오해와 불신과 싸움을 일으킨다. 소문의 대상이 된 물고기들은 ‘나는 원래부터 빨간(노란)색이었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물고기들은 친구들을 하나씩 쫓아낸다. 결국 다른 색의 물고기는 모두 쫓겨나고 회색물고기와 검정 물고기 떼만 남았을 때, 검정 물고기 한 마리가 이의를 제기하지만 이미 불신으로 가득한 두 물고기집단은 얼마 남지 않은 하얀 보호막, 즉 연대를 찢어 버린 채 양쪽으로 나뉘어 반목한다. 그러는 동안 화면 왼편에는 커다랗게 벌어진 아귀의 입과 날카로운 이빨이 보이고, 결국 작은 물고기들은 모두 아귀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이 그림책에서, 아귀가 소문을 내는 장면들은 다른 장면들과는 확연히 달라 색다른 느낌을 준다. 작가는 이들 장면의 배경 색과 소문 대상 물고기의 색을 각각 일치시켜 양쪽 페이지에 가득 칠하고 거기에 아귀가 퍼뜨리는 소문 내용을 하얀 색 글씨로 써 넣어 해당 물고기에 대한 소문 내용을 극대화 하였다. 또한 소문이 퍼져나가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물고기들의 말을 여러 개의 말풍선에 담아냄으로써 물고기들의 숙덕거림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였다.
이 이야기는 꽤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다. 소문은 쉽게 퍼진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누군가의 입에서 시작하여 다수의 입을 통해 부풀려지고 왜곡되고 사실화되며 갈등을 만들고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낸다. 소문뿐 아니라 이 이야기는 따돌림, 거짓말 등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회 정서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와 같은 관계적·정서적·언어적 폭력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러한 폭력에는 소문이 항상 수반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색깔 물고기들처럼 소문 안에 있는 경우에는 그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소문이 퍼져나가는 과정을 그림책을 통해 통찰력 있게 바라보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 교육적 판단 및 제안
‘나쁜 소문도 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소문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소문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좋은 소문도 있지만 나쁜 소문도 있다는 것, 소문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그리고 친구에 대한 나쁜 소문을 들었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내가 소문의 주인공이라면 기분이 어떨지 등을 이야기해볼 수 있다. 자신이나 친구에 대한 나쁜 소문, 잘못된 소문을 들어본 경험과 연결 지어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학급 내에 특정 아이에 대한 나쁜 소문이나 나쁜 말이 도는 경우에 진행하기에 적합하다. 연계활동으로, 반에 좋은 소문내기, 친구의 장점 자랑하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 참고
* 책 정보 및 소개글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014858
* 작가의 다른 그림책
- 도둑을 잡아라!, 박정섭 저, 시공주니어, 2010.01.25.
- 놀자, 박정섭 저, 책읽는곰, 2012.03.01.
* 관련 그림책 – 소문에 대한 그림책
- 깃털처럼 날아가 버린 소문, 김혜선 글, 김경희 그림, 을파소, 2011.01.14.
- 소문, 아누스카 라비샨카 글, 카니이카 키니 그림/ 송연수 역, 키득키득, 2010.11.11.
- 괴물이 나타났다!, 신성희 저, 북극곰,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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