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 : 2010. 12. 25(토) 22:00~12. 26(일)
□ 곳 : 저수재(해발 850m)~촛대봉[촉대봉, 1080m)~시루봉(1118m)~싸리재~흙목 정상(1070m)~솔봉~
묘적령~묘적봉(1148m - 놋쇠 푯말, 1156m - 나무 푯말)~도솔봉(兜率峰, 1314.2m)~삼형제봉~
죽령(해발 696m)
□ 낙동산악회, 백두대간 이어걷기 9기-22구간
□ 걷는 데 걸린 시간 : 03:50~12:59⇒9시간 9분(해발 850m) 나섬
(글쓴 이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 간추린 일정
○ 03:50 저수재(해발 850m) 나섬(글쓴 이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 04:19 촉대봉(1080m)
○ ? 투구봉(1080m)
○ ? 시루봉(1118m)
○ ? 1084봉(?), 한양유황온천 삼거리
○ ? 배재
○ ? 싸리재
○ ? 흙목 정상(1070m)
○ ? 헬기장,
○ ? 솔봉(1021m)
○ ? 솔봉 조금 아래서 아침밥 먹음(빵)
○ 08:52(?) 모시골 정상
○ 09:34(?) 묘적령
○ 10:04 묘적봉(1148m - 놋쇠 푯말, 1156m - 나무 푯말)5.6km]
○ 10:34 도솔봉(1314m - 오석 푯돌), 헬기장, ※ 실제 도솔봉은 여기서 100m쯤 더 가야 한다.
○ ? 도솔봉(兜率峰, 1314.2m), 푯돌
※ 이곳이 실제 도솔봉임
○ 12:39-30 헬기장
○ 12:59 죽령(해발 696m)
□ 줄거리
온 나라[전국]에 추위가 찾아왔고, 중부 지방에는 한파 주의보까지 내려 출발에 앞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수령에서 죽령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폭풍에 가까운 세찬 바람이 마치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커다란 소리를 내며 몰아쳤다.
눈만 나오는 얼굴 가리개[바라크라바]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입과 코와 맞닿은 안쪽만 습기로 축축할 뿐 바깥은 온통 얼음 투성이었고, 재킷 안쪽은 습기가 차서 하얀 얼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한 번도 방향을 바꾸지 않은 서풍 한설은 눈만 나온 얼굴 가리개가 무색할 지경으로 재킷에 달린 모자를 덮어 썼으나 얼굴에 와 닿는 한기를 막기에는 모자라 재킷 모자를 최대한 얼굴 오른쪽[동쪽]으로 바짝 당기고, 그래도 모자라 얼굴을 앞으로 바로 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돌려 조금이라도 바람을 피하려 몸부림쳤지만 몰아치는 바람에는 한계가 있어 낯이 따가웠다.
눈꽃이 자동으로 자연 마스카라 단장을 하여 눈 뜨기도 힘들었고, 자연 마스카라 된 내 모습을 보고 “얼굴이 왜 이리 되었느냐?”고 물으면서 자연 마스카라한 눈썹에 달린 얼음덩이를 떼어내 준 대원이 있었다.
자연 마스카라 단장을 한 것도 난생 처음이었다.
여성들은 아름답게 보일려고 미장원에 가서 많은 돈을 주고 마스카라를 하는데, 나는 이번 산행에서 돈 한 푼 안들이고 마스카라 화장을 해보았는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대원 몇 사람만 내 마스카라한 눈꽃을 보았을뿐 많은 사람에게 보이지 못하여 아쉬웠다(?)
웬만큼 고기능성 옷을 입었으나 방풍은 어느 정도 되었으나 습기를 옷 바깥으로 내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저수재를 나서 조금 가는데, 지형지물, 길 안내판 따위를 적기 위해 계속 시계를 보는데, 시계에 맞닿은 손목 부분이 너무 시리고 아려왔다. 전에도 그런 경험이 더러 있어 조금 가면 괜찮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참기 힘들만큼 손목이 아려 왔다.
흙목 정상에서 인가부터 시계가 이상하게 1시간 이상 늦어 자세히 보았더니 시계가 가지 않아 시계 건전지 목숨[수명]이 다해 그런가 보다 하고 간단히 생각하고 시간 적는 것을 포기했는데, 묘적령 지나서 쯤에서 보니 시계가 늦었지만 가고 있었다.
그때부터 다시 두어 시간 늦은 그대로 시간을 적어 나중 죽령에 와서 보니 2시간 22분쯤 시간이 늦어 시간을 역산하여 시간대를 적었으므로 곳에 따라서는 정확한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시계가 두 번 자다가 깨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새벽 저수재를 나서 한 시간쯤 뒤에 잤다가, 그 뒤 깨어났다가 추위에 다시 잠들었다가 해가 떠서 햇살이 퍼지고 나서 다시 살아난 모양이었다.
현지 온도 영하 15도 이하(?) 쯤 짐작하는데, 폭풍과 태풍 같은 세찬 바람이 체감 온도를 5도 이상 더 내려가게 하여 아마도 체감 온도 영하 20도 이하쯤 되었을지 모른다.
약 30년 가까운 내 등산 경험 가운데, 겨울 추위에 시계가 잠을 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아주 추운 산행으로 기록될 것 같았다.
전에 성능이 떨어지는(?) 사진기를 가지고 다닐 때 추운 겨울에 사진기 작동이 안 되는 일이 많아 사진기를 품속에 품었다가 꺼내서 한두 장 찍고 다시 품안에 넣곤하는 불편을 겪었는데, 사진기 건전지 충전한 뒤로 여러 번 산행을 했는데, 건전지 충전이 아직 제법 남아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번 산행을 나섰는데, 사진기 작동이 안 돼 이번에 사진기 건전지 충전이 떨어져 작동이 안 되는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고 걸었다.
몇 시간 걷다가 생각하니 매우 세찬 바람에 사진기가 노출되어 얼어서 작동이 안 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등 가방[배낭] 멜빵에 매달아 둔 사진기를 꺼집어 내어 재킷 주머니에 넣고 지퍼를 닫았다가 묘적령에서 부터인가 사진을 찍어보니 작동이 되었다.
겨울 산행이 처음이 아닌데도 너무 추워 이것저것 꼼꼼히 생각하지도 않고 기계 탓만 하고 지레짐작으로 사진기가 안 되는 것으로 치부한 불찰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한들 때는 늦어 아까운 장면들을 사진기에 담아오는 것을 많이 놓쳤다.
아주 이례적인 세찬 찬 바람과 낮은 온도에도 다들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끝까지 잘 걸었다.
대원들 앞에 서서 눈을 헤치고 길을 열어 준 노재술 대장님을 비롯한 앞장 선 대원들 고생이 많았고, 이번 구간으로 백두대간 남한 구간 이어걷기를 마치는 최진영, 정상근씨와 손진숙씨가 자축 삼계탕을 모든 대원에게 제공하여 이른 새벽부터 추위에 떤 대원들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었는데,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한다.
이번 구간은 시계가 얼어붙는 바람에 정확한 시간 기록이 안 되어 구간 사이 자세한 기록을 할 수 없어 생략했고, 사진기가 얼어 멋진 풍경을 제대로 담아오지 못했고, 겨우 몇 장만 건졌을 뿐이다.
대원 모두 아주 어려운 산행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모두들 고생 많이 했다.
묘적령
묘적령
묘적령
묘적령
도솔봉에서 건너다 본 소백산 산등성이(제2연화봉과 연화봉)
도솔봉에서 건너다 본 소백산 산등성이(연화봉과 비로봉)
도솔볼 오석 푯돌, 헬기장
이곳이 진짜 도솔봉이다(뒤로 소백산 산등성이 보인다)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죽령
□ 주요 시간대 별 이동 구간 따위(글쓴 이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 제 블로그 참조
△ 다음(daum) 블로그에서 한뫼 또는 angol-jong
△ 또는 http://blog.daum.net/angol-jong
첫댓글 시계가 고장 날정도로 추운날씨 속에서 사진 찍어 주셨어 감사 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늦게 올려 미안하고, 추운 날씨 고생하셨습니다.
생전처음으로 느껴보는 매서운 추위..
다시 돌아보니 어떻게 그 추위속에 저 길을 걸어왔나 새삼 저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선생님 고생많으셨습니다
새해 더 건강하시고
더 좋은일 많으시고
더 웃는일 많으셔서 일년내내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상세하고 세밀한 산행기에 미소한자락 내려놓습니다 ~^^*~
산행기도 너무 늦게 올리고, 복받많이 님 글도 늦게 봐 답글이 늦었습니다.
제 사진 몇 장 고마웠는데, 사진까지 뽑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활기차고 다정한 세 분(박향동 님까지 할 때는 네 분)걸음걸이 보기 좋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