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이땅은.mp3
(이 곡의 원문 게시글과 악보와 곡 설명은 새 노래 소개 게시판으로 이동)
“밤에 한 나의 노래를 기억하여 마음에 묵상하며 심령이 궁구하기를(시 77:6)”
어제 밤 늦게까지 누워서 우리 동키 뮤직 다음 카페의 ‘새 노래’ 게시판에 10년 전 쯤에 올렸던 작곡 데모 음원들을 들었다.
사실, 이 게시판은 아직 카페로 홈페이지를 옮기고 나서 정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이다.
음원이나 악보 링크도 많이 깨져 있고, 모바일에서는 재생이 안 되는 음원 포맷도 있다.
현재의 동키 카페 자체는 2007년에 개설했는데, 당시에 우리 홈의 무료 호스팅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백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음에 지금의 사역 카페를 만든 뒤, 메인 홈으로 여러 가지 링크를 하는 용도로 주로 쓰였다.
그리고, 현재 올려져 있는 대부분의 음원은 주로 내가 2007~2008년에 미국에 가 있는 동안에 작곡한 새 곡들을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기타를 치며 직접 MD에 녹음한 것이기에, 완성도가 있고 들을만한 음원도 아니고,
말 그대로 ‘갓 작곡한 곡을 들려주기 위한’ 작곡 데모 음원들이었다.
그렇기에, 그 당시에 듣고는 그간 10년 동안이나 다시 들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 “예배자로 서게 하소서”란 곡을 가정 예배 때 부르고 나서 아내가 그 음원을 페이스북에 링크하기를
원해서, 새 노래 게시판에 갔다가 다른 음원들도 오랜 만에 들어본 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 밤에 누워서
옛 작곡 데모 음원들을 죽 듣게 된 것이다.
사실, 내 자작곡들이 많아서 아직 음원으로 만들지 못 한 곡들이 너무 많기에 우선 기타 하나에 노래만 부른 음원이라
할지라고 필요할 때가 있다.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미국에서 오래 된 기타, 또는 새로 미국에서 구입한 기타를 치며 소박하지만 막 곡이
완성되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담아 내가 부른 음원들을 들으며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나의 주, 크고 놀라운 하나님(Awesome God)"의 작곡가요 원곡 가수인 리치 멀린즈(Rich Mullins)가 1997년 갑자기
교통 사고로 숨지고 나서, 그를 추모하는 여러 음반들이 나왔는데, 그 중의 한 음반은 정식 스튜디오에서 음반용으로
녹음한 것이 아닌, 라이브 현장 녹음이나, 작곡을 위한 데모나 가이드 음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솔직히, 음질과 음악 퀄리티로 보면 상품으로 발매할 수준이 안 되는 곡들이었다.
하지만, 작곡가가 직접 자신의 곡의 초안이나 갓 완성한 버전을 들려주는 것에는 묘한 감동이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녹음한 음원들도 음질도 안 좋고 목소리도 안 좋은 상태가 많았지만(때론 스스로 듣기에도 창피해서 이런
음원을 왜 올렸나 하는 곡들도 있지만), 나에게 그 곡들을 처음 썼을 때의 감동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오늘 오전에도 가정 예배 때 말씀을 읽을 때 테리 매칼먼(Terry MacAlmon)의 연주 음반을 들었는데,
실제 오케스트라와 테리의 피아노가 협연한 훌륭한 음반이었다.
하지만, 나는 테리의 첫 음반의 감동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의 첫 음반은 진짜 오케스트라도 없고 밴드도 없이, 테리가 녹음 기능이 있는 신디사이저 건반에 미리 드럼, 베이스,
스트링, 브라스 등의 음색들을 편곡, 연주해 와서 실제 예배 때 그 반주를 틀고 거기에 맞추어 건반을 치며 인도를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사운드 퀄리티 면에서는 리얼 오케스트라와 리얼 피아노가 앞설 것이다.
하지만, 구식 신디 피아노 사운드와 가짜 티가 분명한 오케스트라와 밴드 사운드로, 그것도 실제 연주가 아닌 MR을
만들어서 틀고 하는 첫 음반이 더 감동적이었다.
아마도 테리 개인은 혼자서 신디사이저에 여러 악기 음색들을 녹음하면서 ‘아....언젠가 진짜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고
싶다!’란 꿈을 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말 그런 음반을 후에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고 해서, 항상 혼자 만든 신디사이저 MR보다 더 감동적이지는 않다.
더 젊은 목소리, 더 좋은 악기, 더 좋은 기회가 반드시 더 좋은 찬양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