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바베큐 파티를 하다...
덥다 정말덥다.
아침나절엔 씨원하게 소나기가 내린다.
아니 소나기 수준을 넘어 천둥번개가 치고 뇌성에 깜짝 놀랄 정도이다.
오늘
친정 조카급 아이들(이미 청 장년)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30여명을 뜰에서 바비큐파티한다고
한달 반 전부터 초대해논 상태니
아침 일찍 도와주러온 아들들이 걱정인가보다.
하느님 잠깐만 좀 봐주시면 안되요...?
오히려 주인인 난 천하태평....
뭐
비오면 오손도손 빗줄기 즐기며
집안에서 얘기하며 놀지...
오후 3시경부터 비는 그치고 해가반짝.
초대시간 4시가 되니
속속 손님들이 도착한다.
친정집 일엔 별 관심 없는 남편이
이번주(5일~10일) 휴가를 받았는데 거의 매일 뜰에 풀뽑고 잔디 깎고 분주하다.
저녁에 보면 벗어논 옷에서 쉰내펄펄난다...
손님들 온다고 나름으로 많이 신경써서
잡초 우거진 뜰이 아름다운 뜰로 거듭났다.
준비완료.
남편은 뜰 정리와 좌석배치(옆집에서 근사한 식탁과 의자도 빌려오고...).
아들들은 바비큐 불지피고 굽고 구운 음식배달및 어른들 모시기.
며느리, 딸들은 내가 준비해논 음식들 관리및 아이들 돌보기.
난 음식준비(내 임무가 제일먼저 끝났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밥
오이,미역냉국 (우리집에선 열린 오이로)
오이,부추무침 (우리밭의 부추로 2일전 담아놨다. 김치대신)
나박김치 (역시 2일전 담아논것)
오이지 무침 (올해 담근것 16개 썰어 탈수기에 돌린후 무쳤다)
박나물 (동네에서 구입한 박으로 나물-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죽순볶음 (올봄 담양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맹죽죽순을 꼭짜서 볶음)
각종쌈 (쌈 값이 엄천비싸 각종쌈 적당히 사왔는데 5만원...)
쌈장 (잘가는 일식집 해초록에서 구입)
유뷰초밥과 꼬마김밥
(아기급을 위해 만들어놨더니 청장년급들이 오며가며 한 개씩 쏙 입안으로..
후리가께를 내가 보는데서 32가지를 넣고 만들어 가루내와서 그걸로 초밥을
만들때 쓰면 애기들이 잘 먹는다...)
코다리찜
올방개묵 (늘 인기짱--만들기도 아주 쉽고)
오이,고추장아찌
바비큐거리 (돼지삼겹살,수제소세지,새송이,자색양파,가지,옥수수,양념오징어,통마늘...
그리고
음료 (물,밀키스,사이다,체리쥬스, 망고쥬스, 식혜 ,커피,맥주,불소곡주)
과일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기타 (냅킨,일인용뷔페접시,수저,상에깔 깔개,얼음,아이스팩,얼음박스, 컵,술잔,...)
이 더운날 왠 파티냐고...?
내겐
지난 2월초 폐암말기 판정을 받은 친정 막내 남동생이 있다.
가족과는 헤어져 힘든생활을 하고 있다가 의사의 진단을 받고 더 힘들었을꺼다.
항암치료를 받아도 생명이 좀 연장될뿐 시한부 인생 6~8개월.
주위의 걱정과는 달리 오히려 본인은 담담하다.
소원했던 친구들이 소식듣고 찾아들고 가족들이 재회가 이루어지고
우리도 가끔 찾아가며 위로해주고...
말 끝에
사람들이 찾아주니 마음에 위로가 많이된다 한다.
나는 우리아이들에게
어른들(살아계신 외할머니, 뫼시는 큰 외삼촌,편찮으신 외삼촌) 을 가급적 찾아 뵙고 마음의 위로를 드리라고 한다
착한 우리아이들은 시간 나는 한 어른들을 찾아뵙는다. 나로썬 무척 고맙다.
그러나 어릴때 이후 얼굴도 못본 조카들도 많기에
아예 우리집에서 바비큐파티를 제안하고 모두들 망내동생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도록
어른급으로는 망내동생만 불렀다.
이젠 애아범들이 된 아들들과 조카들이 고기굽고
애엄마들이 된 조카며느리들과 딸들은 아이들 챙기고....
나중에 설거지 하고...
모두가 주인이다
꼬마들은 총각삼촌 따라 놀이터에가서 공놀이, 물총놀이 하고....
웃음소리가 온 동네에 퍼진다
아랫집엔
우리가 오늘 손님초대를 하기에 좀 시끄러울테니 양해 바란다는 문자 미리쳐놓으니 마음은 좀 덜 불편하고....
저녁때 먼저 갈 사람들 보내고
우리 큰아들이 화로에 불을 지펴 캠프파이어를 해주니
초등생이하 꼬마들은 환호작약하며 잔디밭을 뛰어다닌다....
저녁 9시경
이제 파장하자고 내가 말해서 집에 갈 준비들을 한다.
인천 남동생의 손자 5살짜리 성현이가
가만히 남편의 바지자락을 흔든다
“할아부지...또 오구싶어요..”
기분좋은 남푠대답
“그래 .다음엔 더운여름 말고 꽃피는 봄에 오너라...”
아이들은 꽃피는 봄을 가슴에 담고 돌아간다.
망내야
내년 꽃피는 봄에
또 너를 위한 가든파티를 더 할 수 있었음 좋겠다
내 너를위해 몇번이라도 가든파티를 해줄수 있으니
몸관리 잘해 계속 참석해 다오....
더운여름날 보다 더 뜨거운 사랑의 마음들로
오늘 더운줄모르고 즐겁고 좋은날 보냈다.
모두들 마음에 따스한 사랑의 바람이 일어
그 사랑으로 망내의 병세가 호전됬음 좋겠다.
2013 8월 10일
파노라마 사진에 고색창연한 뜰로 둔갑을 한 우리뜰.
딸이 가져온 맛있는 포도주 한병...자기들 끼리 치어즈...남자들은 불 소곡주,맥주로
(우리딸,인천동생네며느리,우리며느리,오빠딸)
조카딸이 어느틈엔 상차림을 찎었네....
땡볕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열씨미 숯불을 피우는 큰아들,작은아들,오빠네아들.
석쇠위에서 돼지고기는 지글거리며 익어가고....
미인 조카딸(오빠딸)...
딸의 아들 외손주와 조카딸의 아들 손주가 지들도 머스메꼭지라고 남자어른들 상에 합석해 있네.....
(남편,조카사위,우리사위,망내동생,조카사위아들,우리외손자)
저 치마폭만큼 넓은 큰고모 마음이라나...(조카딸에게 나는 큰고모)
이 의자는 저기에 갖다두고
저쪽 탁자는 이리 가져오고...진두지휘하는 남푠
아마 입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을 것 같은 머슴들...
(망내동생의 아들,우리아들,오빠아들,인천동생의 둘째아들)
사진으로 보니 더 멋져보이는 뜰
공주님들은 따로 상받아 먹고...울 며느리가 사감인가보다...
첫댓글 더위에 힘은 들지만 즐거운 장면만 생각하며 읽어가다가
막내 동생 이야기에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부디 내년 봄에도 후내년 봄에도 동생을 위한 즐거운 파티가 열리길 바랍니다.
파티는 오래오래 계속 될것으로 믿습니다.
정말 샘나는 가족파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답습니다.... 지극한 즐거움은 소박한 정과 일상에서 우러나나 봅니다.
모든분들의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