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사리 원궁사 마을 -
출발점에서 1.2 킬로미터 북상한 곳의 한 마을에 들어가 봅니다
궁사리 원궁사. 궁사교차로를 끼고 있는, 꽤 크고 반듯한 마을입니다.
매우 커다란 농산물창고가 서너 동이나 있어 이 넓은 들판을 삶터로 가진 유복한 마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농협창고 앞 광장은 대형 화물차가 드나들 수 있을 만큼 넓은 것이, 추곡수매 장소로 쓰이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어느 빈집의 행랑채. 잠긴 문 틈사이로 찍은 것. )
(위 사진 : 국기게양대와 게시판이 있는 걸 보니 농협 사무실이었던 듯.)
마을회관 앞 의자에서 간식과 커피로 잠깐 쉽니다.
그런데…
귀여운 새가 나지막한 높이에서 날면서 매우 날렵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비였습니다! 그것도 명매기(귀제비)가 아니라 하얀 배를 한 진짜 제비.
마을회관 처마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거두어 먹이고 있군요. 먹이를 조르느라 한껏 벌린 새끼의 노란 부리가 귀엽습니다.
이 지역은 논농사가 많으므로 제비둥지를 지을 논흙이 흔하기 때문일까요? 진안에서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제비입니다. 한 때 몇 년 동안 ‘제비 관찰 프로젝트’를 하던 일이 새삼스럽게 생각납니다.
마을은 인구도 꽤 많은 듯합니다. 초여름의 바깥일을 얼추 마치고 더위를 피해 쉬러 들어온 주민들의 이야기 소리가 회관 창문 밖으로 낭자하게 흘러넘칩니다.
사진을 찍으며 다니는 낯선 여행자를 경계하는 눈빛을 보내오기도 하네요. 이 마을은 골목마다에 감시카메라가 있어 행동이 다소 위축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원궁사마을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마을을 빠져 나와 다시 대수로로 돌아갑니다.
궁사마을과 수로 건너편의 강삼마을 사이에서 처음 수로가 왼쪽으로 휘는 지점이 나타납니다.
-궁사리 강삼마을 -
강삼마을도 큰 마을이군요. 집들이 깔끔하고 번듯합니다.
(옛 '건설부'가 설치한 상수원 취수구. 건설부는 현 국토교통부의 전신으로 1961년부터 1994년까지 있었던 정부부처.)
(위 사진 : 강삼마을의 한 예쁜 집. 이런 특이한 구조는 일제시대 일본식 가옥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것.)
(위 사진 : 높낮이에 차이가 있는 두 가닥의 소수로. 역할도 다르다. )
(위 사진 : 노인이 한 걸음에 건너뛰기에는 부담스러운 폭 1미터 정도의 중간수로. 목재로 좁은 다리를 걸었다. 어차피 둑 비탈을 불법점거한 농사지만, 조금은 편하게 왕래하려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