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의 인기를 보여왔던 자동차 브랜드들. 연말을 맞이한 이들에게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무섭도록 치솟고 있는 금리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본인들의 지갑을 굳게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 연말은 실적을 늘려야만 하는 중요한 시기다. 문제는 이런 시기에 신규 계약은커녕 기존 계약마저 취소되고, 재고가 무섭도록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지난 2년간 쉬이 볼 수 없었던 규모의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하게 됐다. 그중 무려 2천만 원 이상의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겠다는 브랜드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브랜드의 정체는 바로 독일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BMW라고.
BMW 대규모 할인 시작
최대 2,190만 원 할인한다
지난 2일 BMW는 일부 딜러사를 통해 12월 동안 자사의 베스트셀링 SUV, X5의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할인 규모는 xDrive 40i 모델 최대 1,100만 원, xDrive 40d 모델 최대 1,150만 원, xDrive M50i 모델 최대 2,190만 원이다. 지난 달일 11월과 비교해보면 할인 폭이 상당히 증가한 모양새다.
할인 조건은 현금 구매 및 BMW 파이낸셜 서비스의 이용을 통한 차량 출고다. 할인 적용 전 X5의 가격은 xDrive 40i 모델 1억 1,610만 원~1억 1,980만 원, xDrive 40d 모델 1억 1,110만 원~1억 1,720만 원이다. 여기에 최대 할인 금액을 단순 적용해보면 xDrive 40i 모델을 1억 510만 원~1억 880만 원으로, xDrive 40d 모델을 9,960만 원~1억 570만 원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할인 공세 퍼붓는 BMW
삭제되는 옵션도 일부 존재해
xDrive M50i 모델의 할인 조건 역시 동일하다. 할인 적용 전 X5 xDrive M50i의 가격은 1억 5,000만 원이다. 여기에 최대 할인 금액, 2,190만 원을 단순 적용해보면 해당 모델을 1억 2,810만 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 할인이라면 기존 xDrive 40i, xDrive 40d 모델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으로 xDrive M50i 모델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BMW 측은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X5 모델 중에서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인해 일부 옵션이 삭제된 모델이 있음을 확실히 했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서 X5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어떤 모델에서 일부 옵션이 삭제되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X5 외에도 5시리즈
X3와 X4에도 할인 적용해
BMW 측은 X5 외에도 자사 차량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5시리즈 역시 할인이 적용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5시리즈에 한해 최대 990만 원 할인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520i 모델에는 최대 810만 원의 할인을 적용하며, 530i 모델에는 최대 990만 원 할인을 적용한다.
X5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BMW SUV, X3와 X4에도 적지 않은 할인이 적용된다. BMW 측은 자사 콤팩트 SUV, X3와 X4에 200만 원~400만 원 정도의 할인이 적용되어 판매되는 중이라 설명했다. 사실상 BMW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량 모두에 할인이 적용되는 셈이다.
BMW만의 문제 아냐
벤츠와 아우디도 할인 시작
BMW와 함께 독일 3사 브랜드로 꼽히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도 대규모 할인을 진행한다. 벤츠의 경우 12월 중으로 판매량이 저조한 차종을 중심으로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차종으론 대형 전기 세단, EQS가 있다. 벤츠 측은 해당 차종을 두고 최대 943만 원까지 할인해 판매한다고 전했다.
아우디는 자사의 대표 중형 세단, A6에 대한 할인을 최소 800만 원부터 최대 1,050만 원까지 적용한다. 그중 최근 들어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 A6 40 TDi 모델의 경우 최대 944만 원까지 할인이 적용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아우디의 대표 전기차로 불리는 e트론 55 콰트로의 경우 무려 1,400만 원의 할인이 적용되어 9,690만 원에 판매가 진행된다고 한다.
다가오는 2023년을 보니
시장엔 어두움만 가득해
업계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23년의 자동차 시장을 두고 암흑기가 되리라 전망하는 중이다. 2023년 중으로 출고 적체의 완화와 자동차 할부 상품의 금리 인상,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의 종료가 한데 겹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될 경우, 소비자들 입장에선 자동차를 구매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워진다.
실제로 2%대를 유지하고 있던 신차 할부 금리는 현재 7~10% 수준으로 급등한 상황이다. 똑같은 차량을 구매했다는 가정을 해보면 이자 부담만 3배 이상 커져 버린 것이다. 이에 업계의 한 전문가들은 “이제 자동차 브랜드들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진행하는 일회성 할인 프로모션보단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