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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省心篇 下
12-1. 眞宗皇帝御製에 曰 知危識險이면 終無羅網之門이요 擧善薦賢이면 自有
(진종황제어제 왈 지위식험 종무나망지문 거선천현 자유
安身之路라 施仁布德은 乃世代之榮昌이요 懷妬報寃은 與子孫之爲患이라 損人
안신지로 시인포덕 내세대지영창 회투보원 여자손지위환 손인
利己면 終無顯達雲仍이요 害衆成家면 豈有久長富貴리오 改名異體는 皆因巧語
이기 종무현달운잉 해중성가 기유구장부귀 개명이체 개인교어
而生이요 禍起傷身은 皆是不仁之召니라
이생 화기상신 개시불인지초)
진종황제 어제에 이르길 “위태함과 험한 것을 알면 마침내 그물을 늘어놓은 문 곧 법망의 문이 없을 것이요, 착한 이를 기용하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면 스스로 몸이 편안한 길이 있다. 인을 베풀고 덕을 폄은 곧 대대(代代)로 번영을 가져 올 것이요,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을 보복함은 자손에게 주는 근심이 된다. 남을 해롭게 해서 자기를 이롭게 한다면 마침내 현달하는 자손이 없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하여 성가(成家)를 한다면 어찌 오래 갈 부귀가 있겠는가. 이름을 갈고 몸(모습, 형상)을 달리함은 모두 교묘한 말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고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는 것은 모두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다.”고 하였다.
⋇ 眞宗皇帝(진종황제) : 송나라의 제3대 임금. 이름은 항(恒). 송나라의 문물의 융성을 이룩한 임금임.
⋇ 御製(어제) : 임금이 지은 글.
⋇ 終(마칠, 끝날 종) : 마침내. 종내에는. 필경.
⋇ 羅網(나망) : 그물. 여기서는 “법망(法網)”을 뜻함.
⋇ 擧善薦賢(거선천현) : 착한 이를 올려 쓰고 어진 이를 천거함.
⋇ 顯達(현달) : 입신하고 출세함.
⋇ 雲仍(운. 인할 잉) : 먼 자손.
⋇ 豈有(어찌 기, 유) : 어찌 있겠는가? ※ 豈(어찌 개)
⋇ 不仁之召(불인지소) :어질지 못함이 불러 옴.
(해설)
부와 권력 그리고 명예를 쫒는 것은 누구나 비켜가지 못하는 최상의 목표이다. 이것 중 하나라도 이루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晝耕夜讀(주경야독)하며 온몸을 던져 쟁취하려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정정당당하고 순리에 따르는 사람보다는 지름길을 택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지럽혀지고 각종 음모와 모략이 판을 치게 된다. 역사는 승리하는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호언을 거침없이 토해 내면서. 세상이치를 가름하는 말로 상식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윤리 도덕은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전혀 피해를 주지 않으며 모두에게 득이 되는 길을 찾아내고 실천하는 용기 있는 최선의 방법을 말한다. 비록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기간 동안 커다란 손해를 보고 재기하지 못할 천길 절벽으로 떨어지는 생사기로에 선다고 해도 때가 되면 그 진가를 발휘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험하고 고단하며 괴롭고 외로운 길이라 해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길이라면 가야한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을 한 눈 팔지 않고 외골수로 매진하고 정진하여야만 한다. 대개 명장이니 장인이란 소리를 듣는 이들은 30∼40년이란 세월을 오로지 자신의 일이나 기술 등을 천직으로 여기며 한 우물을 판 고집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아니할 경우에는 지옥과 같고 짜증이 나겠지만 그것을 극복하여 즐기는 경지까지 끌어 올린 인간승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 길에는 오직 자신하고의 지루한 싸움만이 존재한다. 지름길은 없고 오직 한 걸음 한 걸음, 한 계단 한 계단씩 오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생각하며 연마하는 나날을 보내야 한다.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미개척의 땅을 밟는 심정으로 길을 만들어 나간 위대한 도전이다.
그 길을 걸어가는데 삿되고 조그만 헛된 생각을 한 틈도 여지도 없다. 오로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만이 눈에 가득할 뿐. 그 외의 것들은 사치요 낭비요 쓸데없는 망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자나 깨나 어떻게 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가로막는 장애를 돌파하는가에 온 힘을 쏟는다. 한줄기 힘도 남겨 놓지 않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매달린다. 남이 보기에는 미쳤다, 혹은 돌아버렸다 라고 인식될 만큼 몰두한다. 그러한 고집과 열정 없이는 며칠을 버티지 못할 뿐 아니라 원했던 자리에 서지 못할 것이다. 지루하다 여길 여정이지만 당사자는 그 일을 즐기고 좋아하기에 매일이 새롭고 분초도 아까워 금 쪽 같이 여긴다. 타고난 재능에 끊임없는 노력과 쉼 없는 정진 그리고 오로지 한 길에만 집중하는 고집이 어우러져 누구라도 이루어내기 힘든 성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라 잘되건 못 되건 혼자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연관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나아가 국가적은 물론 세계화가 정착되어가는 현재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도 미칠 수 있다. 위인과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 만큼 눈부시게 발전한 대중매체와 의사소통의 기계들이 그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이제는 초 단위로 전 세계에 전파가 되는 무시무시한 속도의 세상에 살고 있지요.
자원입니다.
薦(천거할 천)은 廌(해태 치)와 풀(艹)의 합자로, 廌는 시비를 알아서 맞춘다는 전설적인 외뿔 짐승인 해태를 그린 자이고 해태가 먹는 좋은 풀을 뽑아서 바치다.
損(덜 손)은 손으로(扌) 일부(員)를 떼어내다. 員은 둥글게(口 =ㅇ) 둘러 앉아 한 솥(具) 밥을 먹는(口) 구성원.
彌縫(미봉)
춘추시대 초 종주국 주나라의 환왕이 주나라의 권위에 거역하는 제후국 정나라의 장공을 치려고 채, 위, 진 등 제후국의 군사를 모아 직접 토벌에 나섰다. 환왕은 중군을 맡고 왼쪽에는 진의 군사가, 오른쪽에는 채, 위의 군사가 전차를 앞세워서 진을 친 것을 본 정의 공자 원이 장공에게 건의했다. “지금 진의 나라 안이 어지러워 진의 병사들은 사기가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일 먼저 진군을 치면 반드시 패해서 달아날 것입니다. 그리되면 중군에 혼란이 올 것이고 괵공이 이끄는 채, 위의 우군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퇴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중군을 치면 틀림없이 승리할 것입니다(王奪鄭伯政 鄭伯不朝 秋 王以諸侯伐鄭 鄭伯御之 王爲中軍 公林部將右軍 蔡人 衛人屬焉 周公黑肩將左軍 陳人屬焉 鄭子元請爲左拒 以當蔡人 衛人 爲右拒 以當陳人 曰 <陳亂 民莫有鬪心 若先犯之 必奔 王卒願之 必亂 蔡 衛不枝 固將先奔 旣而箤於王卒 可以集事> : 왕탈정백정 정백불조 추 왕이제후벌정 정백어지 왕위중군 공림부장우군 채인 위인속언 주공흑견장좌군 진인속언 정자원청위좌거 이당채인 위인 위우거 이당진인 왈 <진란 민막유투심 약선범지 필분 왕졸원지 필란 채 위불지 고장선분 기이졸어왕졸 가이집사>).” 장공은 이 의견에 따라(從之 : 종지) “물고기 떼가 줄지어 나가는 모양”의 타원형 진을 만들어 전차를 선진으로 하고 보병을 후진으로 하여 전차의 간격을 미봉하는(메우는) 방식으로 토벌군에 맞섰다. 전투가 개시되자 정나라의 전략은 맞아 떨어져 연합군은 퇴패하고 왕은 어깨에 화살을 맞는 부상을 입었다(曼伯爲右拒 蔡仲足爲左拒 原繁高渠彌以中軍奉公 爲魚麗之陳 先偏後伍 伍承彌縫 戰于 葛 命二拒曰 動而鼓! 蔡 衛 陳皆奔 王卒亂 鄭師合以功之 王卒大敗 祝聃射王中肩 王亦能軍 祝聃請從之 : 만백위우거 채중족위좌거 원번고거미이중군봉공 위어려지진 선편후오 오승미봉 전우 갈 명이거왈 동이고! 채 위 진개분 왕졸란 정사합이공지 왕졸대패 축담사왕중견 왕역능군 축담청종지). 장공은 계속 추격하려는 부하를 만류하며 말하였다. “끝까지 쳐들어가서 남을 이기는 것은 군자가 취할 바 태도가 아니다. 하물며 천자를 이길 수야 있겠는가. 본래의 목적이 지위에 있었으니 나라의 안전만 보장되면 그것으로 족하다(公曰 君子不欲多上人 況敢陵天子乎? 苟自救也 社稷無隕 多矣 : 공왈 군자불욕다상인 황감능천자호? 구자구야 사직무운 다의).”이 싸움으로 인하여 주왕실의 제후에 대한 통제력은 더욱 약화되고 제후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는 시대가 열림.(출전 春秋左氏傳) (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
※ 拒(막을 거), 箤(수레 먹지막이 졸), 聃(귓바퀴 없을 담).
懷仙詞(회선사) - 崔鳴吉(최명길) -
雲海微茫落照間(운해미망낙조간) 아득하다 구름바다 노을 뜬 사이
眼穿何處覓蓬山(안천하처멱봉산) 어느 곳이 신선 사는 봉래산 인고
張蹇梯路仍多阻(장건제로잉다조) 장건의 사다리길 막히어 졌고
徐市樓船久未還(서시루선구미환) 서시의 높은 배 못 돌아오네.
易被秋風欺白髮(이피추풍기백발) 가을바람 흰 터럭 속기 쉬운데
難從仙竈借紅顔(난종선조차홍안) 선약 얻어 다시 소년 얼굴 붉으리.
年來無限傷心事(연래무한상심사) 해묵어 망상하는 시름의 걱정
窮巷蒼苔獨掩關(궁항창태독엄관) 깊은 골 푸른 이끼 문을 걸었네.
※ 茫(아득할 망), 穿(뚫을 천), 覓(찾을 멱), 蹇(절름발이 건), 仍(인할 잉), 竈(부뚜막 조).
12-2. 神宗皇帝御製에 曰 遠非道之財하고 戒過度之酒하며 居必擇隣하고 交必
(신종황제어제 왈 원비도지재 계과도지주 거필택린 교필
擇友하며 嫉妬를 勿起於心하고 讒言은 勿宣於口하며 骨肉貧者를 莫疎하고 他
택우 질투 물기어심 참언 물선어구 골육빈자 막소 타
人富者를 莫厚하며 克己는 以勤儉爲先하고 愛衆은 以謙和爲首하며 常思已往之
인부자 막후 극기 이근검위선 애중 이겸화위수 상사이왕지
非하고 每念未來之咎하라 若依朕之斯言이면 治國家而可久니라
비 매념미래지구 약의짐지사언 치국가이가구)
신종황제 어제에 이르길 “도리가 아닌 재물은 멀리 하고, 정도(程道)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반드시 이웃을 가려 살고, 반드시 벗을 가려 사귀며,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고, 참소하는 말을 입에서 내지 말며, 동기간의 가난한 자를 소홀히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부유한 자에게 후하게 하지 말며, 자기의 사욕을 극복함에는 부지런하고 아껴 쓰는 것을 첫째로 삼고, 민중을 사랑함에는 겸손하고 화평하게 하는 것으로 첫째로 삼으며, 언제나 지나간 날의 잘못됨을 생각하고, 매번 앞날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짐의 이 말에 의한다면 나라와 집안의 다스림이 오래 갈 것이다.”고 하였다.
⋇ 神宗皇帝(신종황제) : 송나라 제6대 임금. 이름은 욱(頊 : 삼갈 욱).
⋇ 讒言(참소할, 중상할 참. 언) : 남을 헐뜯는 말. 참소하는 말.
⋇ 勿宣於口(물선어구) : 입에서 내지 말라.
⋇ 疎(트일, 성길, 멀다 소) : 소홀이 함. 멀리 함.
⋇ 爲先(위선) : 첫째로 하다. 첫째로 삼다.
⋇ 爲首(위수) : 첫째로 삼음.
⋇ 已往之非(이왕지비) : 지난날의 잘못.
⋇ 未來之咎(미래지, 허물 구) : 앞날의 허물(재앙. 잘못).
(해설)
사람으로서 삼가 지켜야 하는 금과옥조를 모두 망라하였다. 살아가며 흔히 저지르기 쉬운 것들인데 재물, 술, 이웃, 친구, 참언, 근검, 사랑과 평화, 강자우대 약자 홀대, 잘못과 허물의 반성과 바로잡음, 제가와 치국에 이르기 까지. 자신은 자신을 잘 모른다. 말과 행동 그리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또한 먹는 것 까지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상황에 맞는지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못할 때가 많다. 작은 이익에 목매고 과음하여 횡설수설과 주사를 부리거나 작은 일로 이웃과 다투고 친구의 우정을 이용한다거나 남을 모함하거나 약점을 잡아 이용하며 일확천금을 꿈꾸거나 게으름을 피우면서 성공하길 바라며 고요와 안식이 싫어 소란 떨거나 방해하며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는 홀대하고 자신의 잘못은 덮으려 하면서 남의 잘못은 침소봉대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남이 잘되는 것은 배 아파하며 진정으로 축하해 주지를 못한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늘 발목을 잡고 엉뚱한 궤변으로 현혹시키며 방향을 틀어 당황하게 만들거나 또 다른 주제로 이끌어 가는 약사빠름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어디 두고 보자며 속으로 칼을 간다.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고 황홀하며 관능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신기루이지만 빠져 나오지 못하는 밧줄로 단단히 옭아맨다. 늪과 같아서 몸부림치면 칠수록 점점 더 깊숙이 빠져 들게 하며 아차 후회하는 순간이면 되돌릴 수 없는 덫이 되고 만다. 모든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정신수양을 하고 배우며 경험을 쌓아 간다. 굳센 의지와 강력한 자기 최면 그리고 강한 열망이 얼마나 단단하고 확고한가에 따라 그 영향력과 종류는 달라진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과 혈연 그리고 의리와 우정 등등 사용이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하여 시험한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비집고 들어와 자리를 틀고 앉는다. 주객이 전도되기를 기다리며 시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때가 무르익기를 즐기면서. 심지가 약하고 허약할수록 짧은 시간 내에 두 손을 들고 항복하게 되며 한번 그 길을 걷게 되면 그 굴레를 벗어나기도 힘들다. 악순환이라 하여 더욱 더 처참하고 악랄한 말초적인 쾌락과 유희에 빠져 들게 된다. 끝 모르는 추락은 본인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특히 부나 권력의 중추에 자리한 경우에는 그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늘 자신을 살피고 주변을 살펴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이라도 사심과 욕심이란 틈이 생겨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몸에 좋은 말은 듣기 힘들고,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고 하지 않는가? 당 태종 때의 신하 위징이 한 말처럼 “양신이 되게 하고 충신이 되게 하지 말아 달라는.” 한나라가 기울기 시작하는 대표적 사례가 부정부패와 사치 그리고 간신과 자신의 이익에만 매달리는 무리들이 득세를 하여 정의가 사라지고 온갖 불의가 행하여지면서 백성들이 등을 돌리는 최악의 상태로 변하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자원입니다.
擇 (가릴 택)은 차례로 늘어놓은 것 중 알맞은 것을 살펴(睪 : 엿볼 역) 손(扌)으로 가려서 뽑다.
敗軍之將不可以言勇(패군지장불가이언용)
- 싸움에 진 장수는 勇(용)을 말할 수 없다. -
趙軍(조군)과 싸우게 된 韓信(한신)은 魏(위)나라를 거쳐 하북성에 있는 井陘(정형)까지 진격하였으나, 정형은 좁은 길을 통과하는 것이 문제였다. 길이 너무 좁아서 대부대를 길게 늘여서 행군할 경우, 분산된 병력이 공격을 받는다면 속수무책으로 섬멸될 것 같았다. 더구나 조군의 뛰어난 전략가 李左車(이좌거)가 이 협곡을 방치할 리는 없었다. 사실 이좌거는 작전계획을 이미 세워 成安君(성안군) 陳餘(진여)에게 아뢴 바 있으나 儒學(유학)의 가르침에 따라 正道(정도)의 싸움을 주장하는 진여는 이를 묵살하였다. 이 때문에 좁은 길을 무사히 돌파할 수 있었던 한신은 이좌거를 사로잡은 후 후히 대접하면서 “이제 燕(연)나라, 齊(제)나라를 치려하는데 어찌하면 승리하겠소?” 하고 묻자, 이좌거는 “패군의 장은 용을 말할 수 없소(敗軍之將不可以言勇 : 패군지장불가이언용).” 하고 사양하였다. 이에 한신이 “그것은 지나친 겸손이요. 저 百里奚(백리해)라는 현인이 虞(우)나라에 있었으나 우나라는 망하였고, 그가 秦(진)나라로 가자 진나라는 覇者(패자)가 되었소. 성안군이 당신의 계책을 따랐다면 지금 나는 당신의 포로가 되었을 것이 아니겠소. 이제 당신의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생겼으니 나는 그 가르침을 따르겠소(於是信問廣武君曰 ”僕欲北攻燕 東伐齊 何若而有功?“廣武君辭謝曰 ”臣聞敗軍之將 不可以言勇 亡國之大夫 不可以圖存. 今臣敗亡之虜 何足以權大事乎!“信曰 ”僕聞之 百里奚居虞而虞亡 在秦而秦霸 非愚於虞而智於秦也 用與不用 聽與不聽也 誠令成安君聽足下計 若信者亦已為禽矣. 以不用足下 故信得侍耳“因固問曰 ”僕委心歸計 原足下勿辭“ : 어시신문광무군왈 ”복욕북공연 동벌제 하약이유공?“ 광무군사사왈 ”신문패군지장 불가이언용 망국지대부 불가이도존. 금신패망지로 하족이권대사호!“ 신왈 ”복문지 백리해거우이우망 재진이진패 비우어우이지어진야 용여불용 청여불청야 성영성안군청족불계 약신자역이위금의. 이불용족하 고신득시이“ 인고문왈 ”복위심귀계 원족하물사“).”하고 말하자, 감동한 이좌거가 계책을 일러주어 한신은 연나라와 제나라를 멸할 수 있었다고 함(출전 史記) (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 ※ 陘(지레목 형), 奚(어찌 해).
雜詩(잡시) - 陶淵明(도연명) -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가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바람에 휘날리는 길 위의 먼지와 같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바람 따라 흩어져 전전하나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이는 이미 불변의 몸이 아님을 알리라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땅에 떨어져 형제가 됨은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골육간의 친척뿐이랴?
得歡當作樂(즉환당작락) 기쁨을 얻으면 마땅히 즐김을 누릴 것을
斗酒聚比鄰(두주취비린) 말술 앞에 놓고 이웃을 모르리.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청춘은 거듭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해는 두 번 새벽되기 어렵구나.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좋은 때를 잃지 말고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누나.
※ 根蔕(근, 꽃받침 체 : 튼튼한 뿌리), 陌(밭둑길 맥), 常身(상신 : 늙거나 병들지 않은 몸), 聚(모일 취), 比鄰(비린 : 가까운 이웃), 及時(급시 : 좋은 시기를 맞춘다).
12-3. 高宗皇帝御製에 曰 一星之火도 能燒萬頃之薪하고 半句非言도 誤損平生
(고종황제어제 왈 일성지화 능소만경지신 반구비언 오손평생
之德이라 身被一縷나 常思織女之勞하고 日食三飧이나 每念農夫之苦하라 苟貪
지덕 신피일루 상사직녀지노 일식삼손 매념농부지고 구탐
妬損이면 終無十載安康하고 積善存仁이면 必有榮華後裔니라 復緣善慶은 多因
투손 종무십재안강 적선존인 필유영화후예 복록선경 다인
積行而生이요 入聖超凡은 盡是眞實而得이니라
적행이생 입성초범 진시진실이득)
고종황제 어제에 이르길 “한 점의 불티도 능히 만경(萬頃)의 섶을 태우고, 반 마디 그릇된 말이 평생의 덕을 허물어뜨린다.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걸쳐도 항상 베 짜는 여인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고, 하루 세끼의 밥을 먹거든 늘 농부의 힘 드는 것을 생각하라, 구차하게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을 쌓고 인을 보존하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착함과 경사에 연연해서 복을 누림은 대부분이 (선과 인)쌓고 행함으로써 생기는 것이요, 범용(凡庸)을 초월해서 성인의 경지로 들어가는 것은 다 진실함으로써 얻어진다.”고 하였다.
⋇ 高宗皇帝(고종황제) : 남송(南宋)의 첫째황제. 이름은 구(構).
⋇ 一星(일성 : 하나의 별. 작은 것을 의미함.
⋇ 萬頃(만. 밭, 기울 경) : 아주 넓은 면적. 頃(경)은 백 이랑으로 만경(萬頃)은 백만 이랑으로 넓은 면적을 뜻함.
⋇ 半句非言(반구비언) : 반 마디의 그릇된 말(말 같지 않은 말).
⋇ 一縷(일. 한 가닥 실 루) : 한 오라기의 실. “누더기”로도 해석.
⋇ 三飧(삼. 저녁밥, 밥 손) : 세 끼의 밥.
⋇ 苟貪妬損(구탐투손) : 구차하게 탐내고 시기하여 손해를 입힘.
⋇ 十載(십. 싣다, 운반하다 재) : 십년.
(해설)
2011년 3월 11일(금)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휩쓸어 초토화된 시가지를 보니 재앙이란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지진에 대한 대비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조차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는 걸 보면 자연의 힘은 두렵다. 그 아픔과 슬픔 그리고 고통을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을까? 속속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계속 진행되는 여진과 원자로의 파괴위험에 따른 방사능 피해 우려 그리고 지구의 자전축이 10㎝ 기울어져 낮 시간대가 짧아지고 일본열도가 동쪽으로 2.4m 이동되었으며 그로 인한 차후에 벌어질 환경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무풍지대가 아니라 하니 걱정이 되며 기 사용되는 건축물들의 내진 설계된 비율이 낮은 점 또한 심한 우려를 하게 된다.
말 한마디라는 내용의 글이 있다. 한 마디의 말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이 매우 큼을 보여주는데,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만들기도 하며 상처 입고 나락으로 떨어뜨리는가 하면 천 냥의 빚도 갚는다. 반면에 원수가 되기도 하며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는 빠르게 치유가 되지만 국가와 국가 간일 때는 전쟁까지 불사하는 불상사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의 명언은 후세사람들에게 길을 인도하며 살아가는데 힘을 주고 인생의 좌우명이 되며, 고통과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힘겨운 싸움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한 마디의 말이 엉뚱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는가 하면 때론 목숨까지 빼앗아 가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예부터 경고하여 왔기에 늘 신중하고 재삼 생각을 하여야만 실수하지 않는다.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주어 담을 수 없기에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전전긍긍한다고 하지요. 잘못을 저지르면 남은 용서한다지만 자신은 쉽게 용서할 수 없고 되풀이 되는 실수에 화만 나게 됩니다. 바로 냉정하고 신중하지 못하고 덤벙대는 습성과 쉽게 흥분하거나 격해지거나 화를 내는 성격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일본소설 “대망”의 세 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으로 죽음보다 더한 참음으로 최후의 승자가 되어 막부를 설치 명치유신 전까지 일본의 권력을 쥐었던 일본의 이에야스처럼 참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숨을 크게 쉬는 조그마한 여유는 실천이 가능합니다. 참을 忍(인) 세 번이면 살인도 막는다 하지요. 그리고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 하여 克己(극기)를 자기 성장과 그릇을 키우는 방편으로 일생을 두고 실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일에서 지키기 힘든 것이 초심으로 기초적인 초심이며 튼튼하고 건실하여야 오래 가는 법인데 쉽게 잊고 마는 것이 우리네 실정입니다. 그래서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한자인 쌀 미(米)를 풀어 쓰면 八十八(팔십팔)이 되지요. 농부가 한 톨의 쌀을 얻기 위하여 88번의 손이 가는 수고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라 합니다. 봄에 씨를 뿌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동안에 흘리는 땀방울과 온갖 자연의 심술을 견딘 귀중한 쌀이니 어찌 소홀히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장수를 지칭하는 나이 중 米壽(미수)라 하여 88세를 지칭합니다. 비슷한 것으로 77세는 喜壽(희수), 90세는 卒壽(졸수)라 하는데 卒자를 약자로 쓰면 九十(卆)이 되기에. 99세는 一百(일백)에서 위에 일을 뺀 숫자로 白壽(백수)라 호칭하지요. 또 결혼기념일에 대한 명칭도 1주년은 紙婚式(지혼식), 3년은 菓婚式(과혼식), 5년은 木婚式(목혼식), 7년은 花婚式(화혼식), 10년은 錫婚式(석혼식), 15년은 銅婚式(동혼식), 20년은 陶婚式(도혼식), 25년은 銀婚式(은혼식), 30년은 眞珠婚式(진주혼식), 35년은 珊瑚婚式(산호혼식), 45년은 紅王婚式(홍왕혼식), 50년은 金婚式(금혼식), 60∼75년은 金剛婚式(금강혼식)이라 부르며, 결혼 60년의 해로잔치를 회혼례라 부르며 전국 각지에서 축하인사와 방문하여 병풍에 추서하고 서명하니 이를 萬人屛(만인병)이라 불렀고 이를 펼쳐 놓고 잔치를 하였다고 한다.
자원입니다.
薪(섶나무 신 )은 베어 낸 덤불진(艹) 잡목(新)은 새로운 땔나무(薪).
一字千金(일자천금)
- 글자 하나에 천금이라는 뜻으로 훌륭한 글자나 문장을 이르는 말. -
중국 전국시대의 말엽에 각 제후들이 다투어 食客(식객)들을 모아 들였다. 齊(제)나라의 孟嘗君(맹상군), 楚(초)나라의 春申君(춘신군), 趙(조)나라의 平原君(평원군) 등은 모두 그 시대의 대표적인 제후들이었으며, 제각기 수천의 식객을 거느렸다. 이들은 재주 있는 식객을 많이 두는 것으로 국력을 과시하려 했던 것이다. 진시황의 아버지 여불위는 일개 상인으로 秦(진)나라의 재상까지 올라가 장차 진시황이 될 나이 어린 왕, 정(政)을 조정하면서 정권을 쥐고 있었다. 그는 춘신군, 평원군, 맹상군 등이 수천의 식객을 자랑하는 것을 보고, 시기심이 일어 돈을 물 쓰듯 하여 식객을 모우니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이때에 각국에서는 학자들이 많은 책을 펴냈는데, 특히 筍子(순자)는 수만 語(어)의 저서를 펴냈다. 여불위도 이에 질세라 식객들을 동원하여 무려 30여 만이나 되는 대작을 펴냈는데, 그것이 그 유명한 “呂氏春秋(여씨춘추)”다(呂不韋以秦之彊,羞不如,亦招致士,厚遇之,至食客三千人. 是時諸侯多辯士,如荀卿之徒,著書布天下. 呂不韋乃使其客人人著所聞,集論以爲八覽 六論 十二紀,二十餘萬言. 以爲備天地萬物古今之事,號曰 呂氏春秋 : 여불위이진지강 수불여 역초치사 후우지 지식객삼천인 시시제후다변사 여순경지도 저서포천하 여불위내사기객인인저소문 집론이위팔람 육론 십이기 이십여만언 이위비천지만물고금지사 호왈 여씨춘추). 그는 이것을 수도 咸陽(함양)의 성문 앞에 진열해 놓고 그 위에다가 “이 책에서 한 자라도 더하거나 깎을 수 있는 자에게는 글자 한 자에 천금을 주리라.(布咸陽市門 懸千金其上 延諸侯游士賓客有能增刪一字者 賞予千金 : 포함양시문 현천금기상 연제후유사빈객유능증산일자자 상여천금)”는 榜(방)을 써 붙였다고 함.(출전 史記)(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
※ 羞(바칠 수), 荀(풀이름 순), 刪(깎을 산).
自嘆(자탄) - 金笠(김립 : 김삿갓) -
嗟乎天地間男兒(차호천지간남아) 슬프도다 천지간의 사나이들이여
知我平生者有誰(지아평생자유수) 이내 평생 살아온 것을 그 누가 알겠느뇨.
萍水三千里浪跡(평수삼천리낭적) 부평초 물 따라 삼천리를 방랑한 자취는 어지럽고
琴書四十年虛詞(금서사십년허사) 노래와 글과 더불어 지내온 사십년이 허사로다
靑雲難力致非願(청운난력치비원)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귀공명 따위는 원하지도 않고
白髮惟公道不悲(백발유공도불비) 백발이 오직 공도이니 슬퍼하지 않는도다.
驚罷還鄕夢起坐(경파환향몽기좌) 고향 그리는 꿈을 꾸다가 문득 놀라서 깨어 앉으니
三更越鳥聲南枝(삼경월조성남지) 삼경에 두견새 남쪽가지에서 우는구나.
※ 嗟(탄식할 차), 罷(마칠 파).
12-4. 王良이 曰 欲知其君하면 先親其臣하고 欲識其人라면 先親其友하고 欲知
(왕량 왈 욕지기군 선친기신 욕식기인 선친기우 욕지
其父하면 先親其子하라 君聖臣忠하고 父慈子孝니라
기부 선친기자 군성신충 부자자효)
왕량이 이르길 “그 임금을 알려면 먼저 그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그 친구를 보고, 그 아비를 알려고 한다면 먼저 그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비가 인자(仁慈)하면 그 아들이 효도한다.”고 하였다.
⋇ 王良(왕량) : 중국 춘추시대의 진(晉)나라 사람.
⋇ 欲知(욕지) : 알고자 함.
(해설)
類類相從(유유상종)이라 했다. 검은 까마귀 노는 곳에 흰 백로가 앉으면 금방 표가 나고, 대나무가 자라는 곳에 쑥은 똑 같이 곧고 웃자라게 마련이다. 같은 모양, 같은 습성, 같은 행동과 思考(사고)를 하는 무리로 떼를 지어 어울리지 그러한 것 중 어느 하나라도 맞지 않는다면 곧 표가 나고 어정쩡하여 함께 어울리지를 못하게 된다. “뼈대 있는 가문이다.”라는 말은 오랜 세월 다지고 쌓아올린 전통과 올바름의 표본이 되는 길을 수 세대가 지나도록 줄기차게 걸어온 노력의 결과이다. 세속의 유혹-부와 권력 그리고 수많은 역경과 존폐 위기로 내몰린 최악의 사태와 한두 명의 이단아에 대한 도전 등 - 개개인의 욕구, 내부의 갈등, 변화하는 가치관의 대립, 타 세력의 도전과 견제, 예기치 못한 재앙 등의 우여곡절과 질곡을 버티어 낸 결과물이다.
聖君(성군) 밑에 현신이 있고, 虎父(호부)는 虎子(호자)를, 정의롭고 지혜로운 친구에게는 의기와 신의가 넘치는 친구들이 있다. 저마다 타고난 능력의 크기를 그릇에 비유한다. 얼마큼 담을 수 있으며 적절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나눈다. 그러나 그릇은 깨지기 쉽기에 조심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많이 배우고 높은 식견을 지녀 지혜를 갖춘 자가 그릇에 금이 가거나 흠집이 생기듯이 邪魔(사마)가 끼면 그 폐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란 말처럼 좋은 씨앗과 비옥한 토지 그리고 적절한 환경과 보살핌이 더해질 때 풍성한 收穫(수확)을 거두게 되는 것처럼 늘 긴장하고 눈길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거나 때를 못 맞추거나 과욕을 부린다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력하고 정성을 다한 만큼 그에 대한 보상으로 합당한 대가를 줍니다. 한 우물을 파야 하듯이 한 눈을 팔지 말고 집중해야 하며 한순간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허황된 망상을 버려야 하는가 하면 인내심을 갖고 버티는 뚝심도 필요합니다. 조바심은 오히려 화를 불러 올 수 있으며, 잠깐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 오기도 합니다. 늘 관심과 시기에 맞는 대처를 잘 해야 합니다. 으뜸 농부는 풀이 나기 전에 김을 맨다고 하지 않습니까?
임금이 어질고 지혜로우면 그 밑에 신하들 또한 어질고 지혜로우며 충직하게 마련이고 백성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미리 헤아려 선정을 베풀게 된다. 간사하고 남을 비방하며 참언을 일삼거나 파당을 지어 힘을 낭비하는 소모전을 하지 못하고, 그러한 토양이 마련되지 않기에 애초부터 발붙이지도 못한다. 태평성대란 말로 표현하며 모든 분야들이 가장 융성하고 활발한 시기가 된다. 또한 부모가 올바르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은 대대로 번영하며 빛을 발하게 되는데 자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그대로 배우고 실천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공짜가 없다고 한다. 흘린 땀방울과 노고 그리고 올바른 정의와 신의를 바탕으로 하는 끝없는 사랑의 베품 만이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비록 많은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생명이 오래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게 된다.
談笑自若(담소자약)
- 태연하게 담소를 즐긴다. 위험(놀라거나 걱정스러운 일이 있어도)에 처하였음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비유 -
吳(오)나라의 무장 甘寧(감녕)은 본래 長江(장강)의 해적 출신이다. 후한 말 군웅이 할거할 때 黃祖(황조) 밑에 들어갔다가 손권의 휘하가 되어 적벽대전 때부터 주유의 참모로서 공을 세웠다. 성정이 불같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였지만, 지략과 용맹이 뛰어났다. 적벽대전에서 水上戰(수상전)에 서투른 조조군을 기습하여 예봉을 꺾은 것도 감녕이었다. 적벽대전에서 대패한 조조는 이후 合肥(합비)에 전선을 열고 틈만 나면 강동을 넘보려 하였다.
그 후 주유를 따라 조조의 군과 오림에서 대치했다. 조인이 지키는 남군을 공격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감녕의 계획에 따라 이릉을 치니 조조군이 계획에 따라 성을 빠져나가 감녕은 이릉성을 취하고 지켰다. 그러나 그의 수하 군졸은 수백 명에 불과했다. 이때 계책에 따라 曹仁(조인)의 군사 5천여 명이 감녕의 이릉성을 포위하고서, 고가사다리와 토성을 쌓아 성안으로 비 오듯이 화살을 쏘아대니 군졸들은 놀라 당황했다. 그러나 감녕은 태연자약하게 평소와 다름없이 성내에서 담소를 즐길 뿐이었다(後隨周瑜拒破曹公於烏林. 攻曹仁於南郡,未拔. 寧建計先徑進取夷陵,往即得其城,因入守之. 時手下有數百兵,並所新得,僅滿千人. 曹仁乃令五六千人圍. 寧受攻累日,敵設高樓,雨射城中,士眾皆懼,惟寧談笑自若 : 후수주유거파조공어오림. 공조인어남군 미발. 영건계선경진취이능 왕즉득기성 인입수지 시수하유수백병 병소신득. 근만천인. 조인내영오천인위. 영수공누일 적설고루 우사성중 사중개구 유영담소자약). ※ 瑜(아름다운 옥 유), 拒(막을 거), 拔(뺄 발), 眾(무리 중).
談笑自若(담소자약)이란 말은 이와 같이 대군의 침공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 감녕의 모습이 후세까지 이야기꺼리가 되면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나 감녕은 개전하자마자 기병 백 명으로 기습대를 편성하고는 그들과 나란히 앉아 술과 고기로 회식을 한 후 조조군을 기습하여 큰 혼란에 빠뜨렸다. 조조군을 한바탕 휘몰아치고 돌아왔는데 그의 군사는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출전 吳書 甘寧傳)
日暮途遠(일모도원)
-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 이미 늙어 앞으로 목적한 것을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 -
楚(초)나라의 平王(평왕) 때, 吳奢(오사)는 태자 建(건)의 太傅(태부)였고, 費無忌(비무기)는 少傅(소부)로 있었으나 성품이 간교하였다. 비무기는 태자를 배신하고 秦(진)에서 데려온 여자를 평왕에게 권하고 아첨하여 신임을 얻었다. 그 후, 태자의 보복이 두려워 태자를 참소하였다. 여자에게 빠져버린 왕은 비무기의 말만 곧이듣고 왕자를 변방으로 추방하였다. 또 왕은 태자가 반기를 든다는 거짓말을 믿고 이번엔 태부 오사를 꾸짖었는데, 오사는 도리어 왕의 그릇됨을 간하였다. 이 때문에 오사는 유폐되고 태자는 송으로 도망하였다. 이번에는 오사의 두 아들의 보복이 두려워진 비무기는 태자의 음모는 그 두 아들의 조종이라 참언하였다. 그 때문에 오사의 맏아들은 잡혀 죽고, 둘째 아들 吳子胥(오자서)는 吳(오)나라로 도망쳤다. 그때부터 오자서는 복수를 다짐하였다. 오왕과 공자 光(광)을 만난 오자서는 공자가 왕위를 탐하여 자객을 구함을 알고 專諸(전제)라는 자객을 천거하였다. 이때에 초나라는 평왕이 죽고 비무기가 평왕에 천거한 여자의 소생 軫(진)이 昭王(소왕)으로 등극했다. 그 후 내분으로 비무기는 피살되고, 내분을 틈타 초를 치던 오왕은 전제의 칼에 죽고 공자 광이 왕위에 오르니, 이가 곧 오왕 闔閭(합려)다. 그 후 오자서는 초에 쳐들어가 평왕의 묘를 파헤치고 시체에 300여대의 곤장을 가함으로써 원한을 풀었다. 누가 이를 지나치다가 비난하니, “나는 늙었어도 할 일은 많다.(申包胥亡於山中,使人謂子胥曰 子之報讐,其以甚乎! 吾聞之,人衆者勝天,天定亦能破人. 今子故平王之臣,親北面而事之,今至於戮死人,此豈其無天道之極乎! 伍子胥曰 爲我謝申包胥曰,吾日暮途遠 故倒行而逆施之 : 신포서망어산중 사인위자서왈 자지복수 기이심호! 오문지 인중자승천 천정역능파인. 금자고평왕지신 친북면이사지 금지어륙사인 차개기무천도지극호! 오자서왈 위아사신포서왈 ”오일모도원 고도행이역시지“ : 친구 신포서가 평왕의 신하로서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자 답한 내용, …”지금 해는 지고 길은 멀다. 그래서 나는 도행해서 이를 역시할 뿐이다.“ )”고 답하였다고 함.
(출전 史記) (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
12-5. 家語에 云하되 水至淸則無魚하고 人至察則無徒니라
(가어 운 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
가어에 이르길 “물이 지극히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친구가 없느니라.”
⋇ 家語(가어) : “공자가어(公子家語)”를 말함. 공자의 언행(言行). 일사(逸事) 등을 기록한 책.
⋇ 無徒(무도) : 따르는 무리가 없음. 친구가 없음.
(해설)
반어법은 뜻을 더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무언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직설적인 방법보다는 은유적인 방법이 더 효과적이고 강한 의지력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더 깊은 은유는 전달받는 사람에 따라서는 엉뚱하게 해석할 수 있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즉 예언서나 비밀문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에 난해함에 두 손을 들고 포기 하는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차라리 포기하면 다행인데 잘못 해석되어 살이 붙고 하면 좋은 의미가 퇴색되어 지고 부풀려지면서 부작용의 폐해가 눈덩어리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말에 속성이 한 치를 건너갈 때마다 보태어지기에 전혀 다른 뜻으로 변질되어 원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엉뚱하고 사람들을 자극적하며 선동하는 구호로 바뀌기 십상이다. 책을 읽을 때 행간에 숨은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가? 과연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러면서 그것이 합당하고 논리에 맞으며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까? 등등의 전제 조건을 만족시키는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대개의 경우 여러 가지의 뜻을 포함시켜 함축한 말일수록 짧지만 강렬하며 쉽게 각인되어 오래 기억하게 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물이 맑으면 고기가 놀지 못하고, 사람을 살피면 친구가 없다. 우리가 알기로는 물은 맑아야 마실 수 있으며 사람은 올바른가를 살펴야 한다고 배운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혹은 위물이 탁하면 아랫물도 맑지 못하다. “上濁下不淨(상탁하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관리나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청렴해야 한다는 의미로 깨끗하고 맑아야 하기를 강조하며 또 그러한 생활을 요구한다. 淸白吏(청백리)란 말로 그런 이들을 칭송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온 말이 “天知地知汝知我知(천지지지여지아지)” 즉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며 내가 알고 네가 안다” 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란 속담도 있지만 아무리 꼭꼭 감추고 감싸도 비밀은 들어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너만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세상의 모두가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되고 만다. 그래도 비밀을 만들거나 가슴에 담아 두고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사연을 가진 사람은 평생을 그 그림자 속에 갇혀 자유롭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보내게 된다. 자칫 잘못되는 순간에는 한 목숨을 보전하기 조차 어려운 곤경에 빠지거나 어두운 그늘에서 숨어서 지내야 하는 불운을 담보하는가 하면 그 내용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에 표적이 되어 숨바꼭질의 나날을 보내야 하기도 한다.
물고기가 놀지 않는 물과 친구가 없는 무미건조한 삶은 생각만 해도 삭막하기 그지없고, 무인도나 모래바람만 부는 사막과 같이 철저하게 고독하고 지루한 일상이 될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함께 비비며 아옹다옹 살아갈 때 사람다운 맛과 멋을 알게 된다. 비록 그 살아가는 모양세가 제각각으로 천차만별이지만 그 나름 재미와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슬픔과 괴로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살아 있음을 감사해 하고 존재가치를 음미할 수 있다.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는 것은 부조화로 균형을 깨뜨린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고, 완성과 결말을 보아야 하는 때라면 답답하고 지루하며 짜증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백의 묘미도 또한 존재의 의미가 있듯이 부족함이 오히려 더 충만함을 대변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乾坤一擲(건곤일척)
-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걸이로 승부나 성패를 겨룸을 이르는 말. -
중국 秦(진)나라가 멸망하고 천하가 아직도 통일되지 않았을 때에 楚(초)나라의 項羽(항우)와 漢(한)나라의 劉邦(유방)이 서로 세력다툼을 하다가 하남성의 鴻溝(홍구)를 경계로 하여 동쪽은 초나라가, 서쪽은 한나라가 차지하기로 협약하였다. 그러나, 그때에 張良(장량)과 陳平(진평)은 유방에게 “항우의 초나라 군사는 지금 몹시 지쳐있고, 우리 한나라 군사는 사기충천해 있습니다. 이처럼 하늘이 내리신 好機會(호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초나라 군사를 무찌르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호랑이를 길러 후환을 남기는 것과 같사옵니다(養虎遺患 : 양호유환).”하고 말했다. 유방은 마침내 초나라를 공략해 垓下(해하)에서 승리하였다. 이때의 싸움을 천하를 건 큰 도박으로 보고 회고시를 썼는데, 이 회고시의 한 구절에 이 시구가 들어 있다.(龍疲虎困割川原, 億萬蒼生性命存, 誰勸君王回馬首, 眞成一擲賭乾坤 : 용피호곤할천원, 억만창생성명존, 수권군왕회마수, 진성일척도건곤 - 용은 지치고 범도 고달파 강과 들로 나누었다. 억만창생의 목숨이 살아남게 되었네, 누가 임금을 권해 말머리를 돌리게 하여, 참으로 한번 던져 하늘 땅을 걸게 만들었는가.) (출전 韓愈 : 한유)
※ 擲(던질 , 노름할 척), 溝(봇도랑 구), 垓(지경 해).
賂物 美名祠(뇌물 미명사)
불교에서 남에게 재물을 베풀어 공덕을 쌓는 일을 布施(보시)라 하여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보시에는 겉은 보시의 탈을 쓰고 속마음은 딴 데다 두는 사이비 보시가 있다. 불경 “俱舍論(구사론)”의 七不布施(칠불보시)가 그것이다. ① 隨至施(수지시) : 집요하게 요구함으로 거절할 수 없어 바치는 보시 ② 怖畏施(포외시) : 하지 않으면 신상에 불이익이 올 것 같아 불안해서 바치는 보시 ③ 報恩施(보은시) : 옛날에 덕본 것을 갚기 위한 보시 ④ 求報施(구보시) : 어떤 대가를 기대하는 보시 ⑤ 習先施(습선시) : 전부터 관례가 돼있고 남들이 하기에 나도 하는 보시 ⑥ 希天施(희천시) : 그로써 잘 보여 득을 보려는 보시 ⑦ 要名施(요명시) : 자신의 명성을 과시하고자 하는 보시가 그것이다.
이상의 해서는 안 되는 일곱 가지 보시는 해서는 안 되는 일곱 가지 贈賂(증뢰)에 고스란히 해당된다. 따라서 받아서는 안 되는 受賂(수뢰)의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칠불보시의 끝 자인 베풀 “施(시)”를 뇌물 “賂(뢰)”로 바꾸면 뇌물이 아니 것처럼 변명하기 좋은 일곱 가지의 뇌물 美名祠(미명사)가 되는 것이다.
한보사건에 연루되어 뇌물을 받은 이들은 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었다. 그러고서 들통 나면 떡값, 떡고물이니 별의별 뇌물 미명사가 등장해 왔다. 특정인의 책을 대량으로 사주는 것도 전기 七不(칠불) 가운데 해당이 된다.
옛날에도 “새 모이” 혹은 “쥐 밥”이라고 하는 미명들을 붙인 뇌물이 성행했었다. 관원의 재원은 곡식이기에 오래 쌓아 두면 새와 쥐들이 그 곡식을 축내게 마련이다. 곡물을 한 바리 바치면서 축낸 분량을 채워주는 것이지 뇌물이 아니라는 논리에서 생겨난 미명사다. 그러다가 빠져나갈 길이 없이 추궁당하면 “고수관의 딴전”을 부린다. 안색도 바꾸지 않고 조금 전에 한말과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을 빗대는 말이다. 한말에 高守寬(고수관)이라는 명창은 가락을 빼다가도 천연스럽게 음조를 바꾸어 마치 딴 사람이 하듯 변조를 하는 것이 장기여서 생긴 속담이다.
“길에서 새끼 토막 하나 주워서 집에 돌아왔더니 황소 한 마리가 따라 들어왔다.”는 소도둑의 변명도 그것이다. 이슬람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도둑의 변명이 있다. 신으로부터 저주받은 왼손이 끌고 온 것이지 오른손은 끌고 온 것을 전혀 몰랐다는 변명이 그것이다. 한보 커넥션에서 앞으로는 소도둑의 변명이나 고수관의 딴전이 얼마나 쏟아져 나올런지 기대된다.
(이규태 코너 1997년)
자료출처-
http://cafe.daum.net/sungho52박광순선생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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