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입춘치성 태을도인 도훈
하나님을 맞이할 준비
2023. 2. 4 (음 1.14)
반갑습니다.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오전에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다들 오늘 날씨가 참 좋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햇볕은 확실히 포근해진 것 같습니다. 아직 찬바람이 귓전을 쌀쌀하게 만들긴 하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와서 오늘 입춘을 맞이하는 치성을 모셨습니다.
지난 신정때 일본에 계신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양력설을 쇠는 일본에서는 1월 1일이 설이다 보니, 고유한 설 풍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집집마다 현관문 앞에 한 해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카자리’라 부르는 장식물을 달아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집이 비좁아 아이들이 동네 호텔에 하룻밤을 묵었는데, 그런 호텔처럼 큰 가게나 건물 입구에는 아주 큰 대나무 줄기를 잘라 몇 개를 묶어 세우고 솔가지로 꾸민 큰 장식물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는 ‘카도마츠, 문송(門松)’이라고 하는 건데요, 해가 바뀌기 전 12월에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해서 정갈하게 해놓고, ‘신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되었으니 마음 놓고 들어오십시오.’ 하는 의미랍니다.
언니가 해마다 연말이면 12월 한 달에 걸쳐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더라고요. 우리도 집에 귀한 손님을 맞이하게 되면 집안을 청소하잖아요? 그렇듯이 일본에서는 의례 연말이 되면 새해맞이를 하려고 청소하나 보다, 그저 그렇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신을 맞이하기 위한 고유한 전통 의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신정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얼마만큼 신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우리도 예전에 손님을 맞이하려고 하면 대문 밖까지 비질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집에 태을궁을 모시고 있을 때에는, 치성을 모시기 위해 도인들이 모이는 날이면 궁벽하나마 집안도 청소하면서 대문 밖까지 청소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종장님께서는 태을궁을 매일 청소하면서, 태을궁이 입주해있는 건물 계단과 건물 입구 주변도 청소하십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생전에 하느님을 한번 보는 게 꿈이지요. 특히나 천지부모님이신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이 실제로 임하시는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 태을도인들은 두 분을 친견하는 것이 간절하고도 오랜 꿈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특히 우리는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가 정말로 되어있는지 당연히 스스로를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내 마음이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것을 만약 일본식 신 맞이로 얘기한다면, 내 마음 속의 묵은 먼지나 때를 차근차근 다 벗겨내는 일일 것입니다. 내 마음 속 묵은 먼지나 때는 바로 내 마음 속에 쌓인 독기와 살기를 뜻하기에, 이 선천 상극지리를 살면서 상극심으로 쌓아온 독기와 살기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작업이 내 마음을 정갈하게 청소해 나가는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전생까지는 기억하기가 어렵기에, 현생에서 내가 기억하는 모든 지은 죄와 허물을 하나하나 참회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제님께서는 입도하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낱낱이 개두해주셨다고 합니다. 참회는 두리뭉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신이 기억해낼 수 있는 모든 사안 하나하나를 일일이 참회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독기와 살기로 인해 내 마음 속에 맺힌 것도 있을 것이고, 내가 다른 사람 마음 속에 맺히게 한 것도 있을 것입니다. 참회라고 한다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맺히게 한 독기와 살기일 것이요, 다른 사람이 내 마음속에 맺히게 한 독기와 살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결국 용서일 것입니다.
참회와 용서로서 정말 내 마음을 정갈하게 다 풀어내고 닦아낸다면, 이후 하느님이신 천지부모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윤동주의 서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그런 도인으로 천지부모님 앞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참회와 용서로서 마음을 정갈하게 청소하셔서, 나중에 천지부모님을 떳떳하게 밝은 마음으로 마주하는 태을도인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첫댓글 신정때 벼르고 별러서 뵙고 온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까닭에 대한치성을 모시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살아 생전에 뵙고 온 것이 위안이 됩니다.
가족들과 도인분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못다한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겨울 끝자락에 다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