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산행
언제 : 2011년 8월6일
누구와 : 우리부부
어디로 : 영흥도(국사봉123m), 시흥 관곡지(연꽃테마파크)
어제 한남정맥 구간 종주가 진행되어 일요일 아침은 기분 좋은 통증에 기상을 한다.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니 어제 그렇게 떡이되서 들어오고 또 어디 가냐고 한다. “여름에는 산속이 더 시원해, 그리고 지난번 영흥도하고 관곡지 연꽃 보러 가기로 한 것 잊었나 보네” 하니 잠시 절에 들리고 가자고 한다. 와이프가 다니는 수국사에 참배 후 서부간선도로를 이용 인천으로 달린다. 처음 계획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국사봉 종주(?)산행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는데 아침에 와이프의 눈빛에 기가 죽어 승용차를 이용한다.^^ 또 한가지 지난번 산악회 수련회 때 시동이 안 걸린 경험이 있어 애마도 나들이 시킬 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태풍 무이파가 올라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서부간선도로가 한산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할까도 생각해보지만 무엇보다도 12Km의 긴 시화방조제를 달려보고 싶은 마음으로 인천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경인고속도로도 막힘 없이 잘 빠져 월곶IC을 빠져 나와 오이도를 지나 시화방조제에 도착, 다행이 한산하다. 주말이면 교통량이 증가하며 정체현상이 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모두다 동해 쪽으로 휴가를 갔는지 하여 든 이 도로에서 최고 속도(60~70)로 달려도 되지만 주변 구경거리가 많으니 그보다 더 감속하며 2차선에서 유유락락이다. 이곳 방조제를 이해 하려면 시화호에 관하여 알아야 되지 않을까??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 등 3개시에 둘러싸인 인공호수이며, 1987년 6월에 착공하여 대부도와 화성을 잇는 불도, 탄도, 대선방조제가 1988년 5월 먼저 완성되어 대부도가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1994년 1월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주방조제가 완공되면서 탄생하였다. 시화란 명칭은 방조제의 양끝인 시흥과 화성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4개의 방조제로 구성되었으며(주방조제:오이도-대부도11.21㎞, 대선방조제:대부도-선감도0.33㎞, 불도방조제:선감도-불도-탄도0.29㎞, 탄도방조제:탄도-화성 전곡항0.85㎞) 총 길이 12.7Km로서 왕복4차선도로이며 올 초까지만 해도 동양에서 제일 긴 방조제였지만 군산의 새만금(33Km) 방조제가 5월에 완공 개통되며 밀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담수를 하여 주변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로 사용하려던 계획이 생태계파괴가 심각하여 1997년 이후 해수를 유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 12월에 정부는 시화호의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선언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으며 조금씩 생태계 복원이 되어가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직도…… 시화호 주변 공장들이 발생시키는 폐수를 얼마나 제대로 처리를 하느냐에 관건이지 않나 싶다. 방조제 주변에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바람과 씨름하고 있으며 갓길에는 자전거 부대들의 멋진 행 열이 줄을 잇는다. 중간쯤에 위치한 선착장에는 어선들이 평화롭게 파도에 너울거림으로 다가 온다. 좀 더 달려 방조제 끝머리에는 조력발전소의 마무리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매스컴에서는 발전이 시작되었다고 큰 뉴스를 하는걸 듣고 보았는데, 결국은 담수를 못하니 해수화하면서 발전소라도 건설하여 국민들에게 조그마한 혜택이라도 주기 위한 노력이 가증스럽다. 대부도에 도착 영흥도까지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앞차만 따라간다. 선재대교도 지나 경치가 하도 아름다워 선녀조차 하늘에서 내려와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는 선재도를 지나 영흥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2001년 11월에 국내 기술진에 의해 건설한 최초의 사장교인 영흥대교를 지나 11시40분 장경리해수욕장 앞에 도착한다.
이곳 영흥도의 명칭은 고려 말부터 연유가 된다. 이성계의 세력에 몰려 피신해 은거 중이던 고려 왕족 익령군 왕기가 섬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라 고려 국이 다시 흥할 것을 신령께 기원한 곳이라 하여 영흥도(靈興島)라 불리게 되었으며 국사봉(國思峰) 또한 그때에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그 외 전해오는 전설에 의한 지명 유래는 옛날 중국 상인이 우리나라에 오다 이 섬 근해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그만 암초에 배가 파손되어 침몰직전 거북이가 나타나 배 밑창의 구멍을 막아주어 도착지인 제물포항에 무사히 도착, 그 후 사람들은 이 섬에서 신령이 도와서 배가 무사히 뭍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고 여기어 이 섬을 영흥도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들 해수욕을 위하여 바닷가로 나가며 즐거워한다. 우리부부는 잠깐 모래사장에 내려가 태풍 무이파의 바람을 느끼고 주차장 앞에 설치되어 있는 섬 안내판에 도착, 국사봉 들머리를 찾아보니 장경리해수욕장으로 진입하여 십리포 해수욕장쪽으로 이동해서 그쪽 들머리를 이용해야 될 듯 하지만 우리는 잠시 망설이다 백하여 100여메타 위쪽에 있는 통일사 방향으로 차량을 진입시킨다. 오늘 계획은 산행이 주목적이 아니기에 와이프는 등산에 부적합한 신을 착용했으며, 나 또한 산행 후 애용하는 샌달을 착용, 와이프와 바다와 연꽃 관람만 할 계획으로 왔으니 긴 산행은 무리이다. 통일사에 주차 후 바로 옆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 한 바가지 받아 마시니 섬에서 마시는 물맛인데도 시원함과 단맛이 난다. 약수터 옆 안내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간다. 고려 말 피신하여 생활하던 익령군 왕기가 지나다 발견한 우물로 물맛이 좋아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우물을 팠으나 물줄기가 끊어지고 콩가루 같은 흙이 나오자 범상치 않음을 알고 다시 묻은 후 옹달샘으로 조성하고 매일 이 물에 목욕재계 후 국사봉에 올라 북쪽 왕도를 바라보면서 나라의 안위와 환향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약수터의 의미도 그러하지만 바로 앞의 아담한 대웅전이 바라보이는 통일사 또한 나라의 통일을 기원하기 위하여 창건한 사찰로서 설립동기를 알아보면 분단의 슬픔과 개인의 애달픈 사연이 전해 온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최명주(본명 최선규)스님은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한 남편(서평석씨)이 1.4 후퇴 때 해주의 섬막이라는 곳에서 중공군과 북한군에 포위되어 분대원이 모두 전사하자 자신은 벼랑 끝으로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고 한다. 남편을 잃은 최명주님은 아들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와 영흥도에 정착한 후, 남편의 넋과 조국통일을 기원하겠다는 일념으로 지금의 국사봉 밑자락에 통일사를 창건하게 되었다고 한다. 때마침 다음주 월요일이 광복절이라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오며 대웅전 앞에는 오랜 세월을 느끼게 하는 태극기 액자가 걸려있다. 와이프가 법당에 들린 사이 대웅전 앞 마당에 서니 장경리해수욕장 앞에는 해수욕은 뒷전이고 조개를 캐는지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모습이 햇살에 역광 되어 다가 온다. 우측으로 연결된 임도따라 아무도 없는 산길을 단 둘이 걸어보니 옛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재미있었던 기억은 없고 맨날 고생만 시킨 생각에 옆에서 살며시 손을 잡아본다.ㅋㅋ.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 삼거리가 나오며 좌측으로 국사봉 145m 이정표를 따라 소사나무가 울창하게 살아가는 경사 길을 올라서서 2층으로 되어 있는 팔각정에 도착 긴 심호흡을 한다. 이곳이 영흥도에서 제일 높은 국사봉(123m)이다.^^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세찬바람은 불지만 조망은 으뜸이다. 오밀조밀한 섬들이 떠있는 서해바다의 모습은 하늘의 구름이 육지에 비춰지는 그림자처럼 점점이 아름다운 곡선을 자아 내고 있으며 전방으로 눈을 돌리니 영흥대교의 아름다운 모습과 풍력발전기의 위풍당당한 모습들이 보이며 좌측으로는 송도신도시의 초고층 빌딩과 맞물려 인천대교의 교각 탑이 환상 속으로 파고 든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름다운 모습이 있기에 이곳 영흥도를 찾는 맛이 솔솔 하다. 눈을 호강시켰더니 뱃속에서 자꾸 나도 호강시켜 달라고 아우성이다. 왔던 길을 역으로 내려와 도로에서 파는 복숭아와 포도를 좀 구입하고 진두 선착장 앞에 도착 어시장을 지나친다. 아쉬워하며 영흥대교를 지나 와이프에게 부탁한다. 지나다 주변에 차량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음식점 있으면 차량 정지시키라고…… 선재대교 바로 앞 음식점이 차량이 쾌 있어 그곳으로 진입,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인 목섬이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노라니 썰물 때라 목섬까지 모랫길이 열려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봄 빈다. 사륜구동의 산악오토바이(?)의 곡예도 보고 갯바위에 앉아 무엇을 유심히 캐고 있는 모습도 보며 오랜만에 햇살이 살아있는 하루를 만끽하는 휴가 객들의 즐거움에 나 또한 즐거워진다. 바지락 보다는 낙지가 더 먹음직스러워 낙지칼국수를 시켜 늦은 점심을 해결한 후 관곡지로 이동한다.
필자는 소문난 길맹이지만 아직도 그 흔해빠진 레비게이션 하나 설치를 안 하여 매번 길 찾느냐고 헤 멘다.ㅋㅋ (차 내부에 이것저것 달아 놓기가 싫어서)오늘도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헤 멘 끝에 수많은 인파와 차량들이 진을 치고 있는 도로 한구석에 주차 후 연 잎이 춤추는 연 밭으로 내려서니 지난해와는 대조적으로 연 잎만 무성할 뿐 꽃은 얼마 없다. 올해는 유달리 비가 많이 내려 작황이 안 좋다고 옆에서 관리하시는 분이 안내해준다. 이곳 연꽃 테마파크는 수도권에서 제일 큰 경작지이다.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또 한가지 있지 않나 싶다. 도로가장자리에 큼지막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에 저곳도 연 잎이 바람에 날리던 곳인데 생각하며 몇 곳을 둘러보며 작년보다 색다른 행사가 많이 진행되는 느낌이 든다. 특히 연으로 막걸리도 생산해서 시음을 시킨다. 연이라 하면 진흙 속에서 생산되는 식물이며 버리는 곳이 없이 사용가치가 많은 식물이라고 알고 있지만 막걸리까지…… 계획적인 여행이다 보니 기상청에서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하여 비 내리는 이곳을 걷고 싶어 관곡지를 택했건만 습한 바람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아마 태풍전야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연이 살아가는 환경처럼 상황을 탓 하지고 않고 살아가리라 생각하며 이곳이 진짜 생성된 관곡지를 둘러보러 차량에 탐승 안동권씨가 살아가는 한옥에 도착 와이프는 덥다는 핑계로 차량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인 관곡지(官谷池)는 조선 초기의 명신이며 농학자로 이름이 높은 강희맹(1424~1483) 선생과 인연이 깊은 연못이다. 평소 농학 발전에 대해 깊은 연구와 관심을 기울였던 선생이 사신으로 중국 남경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당에서 붉은 연꽃 씨를 채취해 와서 하중동 관곡에 있는 연못(현 위치: 하중동208)에 재배를 해 전국으로 퍼졌으며 이를 계기로 삼아 별호를 연성으로까지 부르게 되었다. 그 후 강희맹의 사위인 권만형에게 전해진 이래 대대로 권만형의 후손의 소유가 되어 관리되어 오고 있으며 지금도 한옥에는 권씨 집안이 살림을 하고 있어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관곡지 관람 후 귀가 길 가로수에 걸려있는 현수막에는 8월11~21일까지 연꽃테마파크에서 축제가 있다고 안내되어 있어 연꽃 개화기가 다음주가 피크가 안인가 생각해본다.
※후기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오이도 역에서 790번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좀 편하게 마나님을 모시기 위하여 승용차 이용, 쉽게 다녀왔다. 영흥도 산행은 십리포해수욕장쪽에서 국사봉과 망태산 두 곳을 연계하여 산행하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섬에 가면 바다도 들여가봐야 되고 회도 한 접시 먹어봐야 섬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영흥도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고려시대에 삼별초 기지가 있어 몽고 군과 항전을 치른 곳이며 한국전쟁 당시에도 인천상륙작전의 기지로 사용되기도 한곳이라 그때의 활약상을 느끼게 하는 해군전적비가 있으며 에너지의 전초기지라고도 할 수 있는 화력과 풍력발전소가 있어 에너지박물관도 둘러볼만하다. 또한 장경리와 십리포해수욕장에서 무더운 여름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송도신도시며 영흥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이 으뜸이라고 하겠다.
관곡지는 매년 8월 초순이나 중순에 연례행사처럼 다녀오는 곳이지만 올해는 약간 서운한 느낌이 드는 건 볼거리가 예년보다 많이 축소되었으며 관리를 소홀한 듯 상술만 잔득 늘어 놓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건 내 욕심인가?? 그래도 연꽃의 아름다움은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비 내리는 연 밭을 걷고 싶었는데……
찾아가는 길(영흥도)
자가교통 :
월곶IC - 303번 지방도로 오이도 방면 – 시화방조제 – 대부도 – 선재도 – 영흥대교 - 영흥도
대중교통 :
인천버스 790번 : 1시간 배차(서울에서 4호선 이용 오이도 하차)
옹진군청-제물포역-시청후문-남동구청-오이도역-선재도-영흥도
(마을버스가 두종류 있음 : 심리포, 장경리 경유)
문의사항 : TEL. 032)886-4747 (신백승여행사 영흥터미널)
요금은 현금 및 교통카드(하차 시 단말기에 체크 마을버스와 환승 됨.)
찾아가는 길(관곡지)
자가교통 :
경인산업도로(42번) 국도 인천 방향 목감동 – 좌회전 – 물왕저수지-하상동 - 하중동 관곡지(레비게이션 : 연꽃테마파크)
대중교통
부천역 : 1, 61 (하중동 동아APT 하차)
소사역 : 1-1, 63 (하중동 동아APT 하차)
안산역 : 1, 61 (하중동 동아APT 하차)
정왕역(오이도역) : 25 (연꽃단지 하차)
영등포역 : 11-2 (하상동 금호APT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