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전역~남창역 1시간 기차여행
| |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
|
- 차로 5분거리 박물관서 옹기체험 후
- 연인과는 간절곶 프로포즈 등대 추천
- 장생포서 고래 감상이 하이라이트
울산은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달려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울산은 고래를 이용한 관광이나, 해돋이 명소인 간절곶을 이용한 관광도시로서의 매력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얘기한다. 부산에서는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의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또 울산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하루 나들이 코스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 가족에 안성맞춤인 옹기마을
![]() | |
울산옹기연구소의 김미옥 소장이 물레를 사용해 옹기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체험자들은 물레 대신 손으로 반죽해 만든다. |
부전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남창역에 내리면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옹기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옆 울산옹기연구소에서 옹기 만들기 체험부터 여행 코스가 시작된다. 초등학생이나 미취학 아동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의 매력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렇게 만든 작은 컵은, 제작자가 원한다면 가마에 구운 뒤 자신의 집에서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추가 비용이 6800원 더 들지만 방문객들은 기꺼이 자신의 작품을 갖고 싶어 한다. 연구소 외에도 체험할 공간은 충분하다. 이 연구소 김미옥 소장은 "옹기 체험도 할 수 있지만 이곳의 본래 목적은 옹기 전문교육기관이다. 이곳에서 옹기를 빚는 분들은 취미보다 더 진지하게 옹기를 접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옹기 체험이 끝나고 바로 옆에 있는 옹기박물관을 관람했다. 외고산 옹기마을을 가장 유명하게 해준 기네스 인증 세계 최대 옹기가 유리벽 안에 자리잡고 있다. 배일정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옹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지금보다 크기가 더 컸다. 말리고 구우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크기도 함께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옹기에 바르는 유약은 부엽토와 나무를 태운 재를 물에 타서 가라앉은 앙금은 버리고 그 위의 물만 떠서 사용한다. 옹기는 올려두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생활에 쓰여온 것으로, 소박함이 더 매력적이다.
■ 간절곶에서 바다와 기념사진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간절곶 언덕에는 MBC 방송사가 드라마 촬영세트장으로 지은 곳이 있다. 이 건물은 여전히 레스토랑으로 이용돼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동해 바다의 푸르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간절곶의 매력이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면 왼쪽에 진핑크 색의 등대가 보인다. 별명이 프로포즈 등대란다. 등대의 창문이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진 데다, 등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출입문을 열면 가수 이승기의 '결혼해 줄래'라는 노래가 나온다. 손가락이 오그라들긴 하지만 연인과 함께라면 달콤한 추억이 될 수 있는 곳이다.
■ 장생포에서 고래를 보다
![]() | |
장생포 고래박물관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헤엄치고 있는 돌고래를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고래박물관은 가능하면 박물관에 상주하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이 훨씬 기억에 남는다. 제대로 된 설명없이 그냥 지나치면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 고래는 이빨고래와 수염고래 등으로 나뉘는데, 이들의 먹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이빨고래는 말 그대로 이빨로 먹이감을 물어서 사냥한다. 돌고래나 범고래 등을 생각해보면 된다. 수염고래는 이빨 대신에 촘촘한 솔같은 수염이 있다. 이들은 바닷물을 쑤욱 빨아들여 그 속에 플랑크톤이나 작은 생물을 수염으로 걸러 섭취한다. 많은 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배 부분에 아코디언 같은 주름이 있는 게 특징이다.
동화 피오키오에서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를 삼킨 고래가 향고래라는 것도 말해준다. 만화에 보면 고래의 이마와 머리가 마치 직사각형같은 모습이고, 이빨이 있는 것을 볼 때 향고래라는 설명이다.
고래는 해양생물 중에서 인간에게 다양한 상상과 동경을 주는 독특한 존재다. 매끄러운 유선형 몸뚱이가 멋지지만 무엇보다도 순진해 보이는 얼굴 덕분에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물론 밍크고래나 참고래 등은 고래기름, 고기 등을 내어주는 고급 자원으로서의 역할도 해왔다. 고래는 기름 때문에 잡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고래기름은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기름 자체의 질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고래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게 됐다. 예전의 포경 도구들이나 고래 해체 장면도 사진으로 전시돼 있다.
고래박물관을 나오면 고래생태체험관이 따로 있다. 살아있는 돌고래와 다양한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이라이트는 수족관 속의 돌고래다. 암컷, 수컷 모두 성과 이름을 갖고 있다. 암컷은 장생포의 장을 따서 장 씨이고 수컷은 고래의 고를 따서 고 씨라고 한다.
그 중 '장꽃분' 이라는 암컷이 임신을 해 모두가 순산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실제 유리터널에서 올려다 본 꽃분이는 몸이 무거워 보였다. 활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조심스럽게 헤엄친다는 느낌을 주었다. 수면 위에 떠있는 연두색 공을 주둥이로 살짝 밀어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어 보였다. 반면 수컷은 물 위로 고개를 쑥 내밀며 뛰어오르기도 하고 숨구멍으로 물을 뿜어내기도 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고래뿐 아니라 다른 수중생물들도 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부전역이나 해운대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남창역에서 하차한다. 부전역에서는 오전 9시 41분, 해운대역에서는 오전 10시 5분 출발하면 남창역에 오전 10시 41분에 도착한다. 1시간 가량 거리다. 남창역에서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외고산 옹기마을의 옹기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나오면 진하해수욕장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를 한다. 진하마리나리조트의 1만 원 떡갈비 정식은 깔끔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식구들이 먹기에도 좋다. 거기서 간절곶으로는 30분 가량 걸린다. 간절곶에서 바다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고 고래박물관으로 이동한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태화강역에서 오후 5시 36분 출발하는 것을 탄다. 당일 기차여행상품을 이용한다면 장소 간 이동은 연계 버스로 한다.
취재 협조=코레일, 베스트여행사 1566-77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