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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 3곳 보유한 부안… 전국 제일 ‘자연유산 패키지’ 만든다.
전북 부안군은 들과 산,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풍요로운 고장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부안군의 품안에 오롯이 들어서 있다.
채석강과 적벽강, 직소폭포, 그리고 우금바위 일원.
이들 변산반도국립공원 내 천혜의 명소 3곳이 잇따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받았다.
명승을 3곳이나 보유한 지자체는 전북에서 유일하고 전국적으로도 드물다.
물산이 풍부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부안군은
이번 경사를 계기로 전국 제일의 ‘자연유산 패키지’를 펼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안군에서 가장 먼저 명승으로 지정된 곳은 채석강·적벽강 일원이다.
2004년 11월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심의회에서 제13호로 지정받았다.
이후 지난 해 4월 직소폭포 일원이 제116호 명찰을 단데 이어
우금바위 일대(123호)가 지난달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채석강은 부안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변산면 격포항에 있다.
7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한 퇴적암의 성층으로
수 만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다.
당나라 이태백이 즐겨 찾았던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해 같은 이름을 달았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절벽과 암반이 펼쳐지는 해안선 약 2㎞가 적벽강이다.
역암과 황토가 범벅이 된 채로 퇴적 산화돼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직소폭포는 산림지역인 내변산에 위치해 있다.
폭포와 화산암에서 생겨난 주상절리, 침식지형 등으로 구성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조선시대의 문인 이기는
이 폭포를 보고 “마치 한 줄기 하얀 비단 띠 같다”며 그 유려함을 칭찬했다.
우금바위는 삼국시대에 세운 개암사와 백제부흥운동의 중심지 우금산성 등을 감싸고 있다.
채연길 부안군 문화관광과장은 “우뚝 솟은 바위의 자태로 변산 경관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며
“사찰과 산성의 역사·문화적 가치는 물론 바위 아래 동굴과 주변 산세,
식생의 어우러짐이 좋다”고 설명한다.
부안군은 연이은 명승 지정을 계기로 체계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채석강·적벽강 일원에 150억여원을 들여 탐방 편의시설을 추진한다.
탐방로를 정비하고 전망대와 전시실·안내소 등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정비할 예정이다.
더불어 국가지질공원 지정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직소폭포 일원은 보존과 활용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과 시문에 등장하는 장소를 발굴해 탐방객들이 쉽게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군은 5억원을 들여 교육목적 탐방데크 조성,
직소폭포와 분옥담·선녀탕을 연결하는 데크 등을 세우기로 했다.
우금바위 일원에도 5억원이 투입된다.
조선시대 강세황의 그림 ‘우금암도’속의 우금바위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를 확인해
같은 방향에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풍화 등 훼손을 예방하고 보존하는 정비계획도 마련된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나오는 원효방 ‘도천설화’를 바탕으로
‘우금바위, 다천(茶泉)’ 문화상품도 개발된다.
무엇보다도 50억원을 들여 이들 명승 3곳을 묶어 탐방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자연유산 패키지 탐방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군은 이들 명소에 탐방로와 자전거도로를 신설하고
이동 시간을 적은 안내판을 설치키로 했다.
또 대중교통과 상점이용 할인 패스권을 개발하고 안내서비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군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문화재 보존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꾀할 방침이다.
한동일 기획감사담당관은 “명승 주변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공존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며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가 1년에 1500억원, 고용효과도 1300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각 명승에 새로운 가치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모색”
“연이은 명승 지정은 경관·자연적 가치는 물론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체계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해 후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권익현(60·사진) 부안군수는 5일 “관광자원을 잘 관리하고 보존해 많은 분들이
부안의 명소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안군은 명승 3곳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유산 패키지 프로그램 개발 등
새로운 관광산업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대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권 군수는 “각 명승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해겠다”며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돌아보고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부안관광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안은 조선시대 문인들이 사랑했던 마음의 안식처였다.
뛰어난 자연 경관을 찾아와 시문과 그림을 남겼다.
그는 “강세황이 직소폭포와 용추, 실상사를 한 화폭에 담은 ‘우금암도’가 대표적”이라며
“‘동국이상국집’에 나오는
원효대사 관련 ‘다천(茶泉)’ 설화는 한국 다도(茶道)의 원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군수는 지난 2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지역의 다양한 관광 사업에
대규모 민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부안을 세계 속의 휴양관광 도시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천혜 자원을 갖고도 체류형 시설이 부족해 한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전북권 해양 레저관광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권 군수는 “올해 연말로 예정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도 성공해
부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세계 속에 알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