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스파이 독살사건에 대한 러시아측 반격이라고 했다. 외교관 보복 추방이야기가 아니다. 러시아가 먼저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고,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의 '노비촉이 러시아서 만들어졌다는 걸 확인하지 못했다'는 발표를 적극 활용중이다. 결말이 진짜 궁금하다. https://bit.ly/2uReb31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에 대한 러시아와 서방의 '외교 전쟁'은 국제기구 무대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일방적인 외교관 추방 조치에 맞불을 놓은 러시아는 4일 이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외교 공세에 돌입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13일 영국이 안보리에 제출한 서한에 기초해 안보리 회의가 5일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 명의의 서한에서 독살기도 사건은 "러시아가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영국측은 그 근거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점을 들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영국의 배후설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노비촉 성분을 밝혀낸 영국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측의 '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발표를 근거로 영국측 사과를 요구했다.
러시아와 영국이 맞붙은 또다른 국제기구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다. 이 기구는 4일 러시아가 제출한 독살기도 사건에 대한 새로운 공동조사 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15대 6으로 부결됐다. 표결에서 중국과 아제르바이잔, 수단, 알제리, 이란 등은 러시아를 지지했고, 17개국은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OPCW 조사관들은 이미 지난달 중순 영국에 도착, 이번 사건에 사용된 독극물 샘플을 확인하는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다음 주께 조사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조사관이 포함되지 않는 OPCW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OPCW는 1997년 4월 29일 화학무기금지협정(CWC) 발효와 함께 설립된 화학무기 사용 모니터링 기구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표결에 앞서 "러시아 정부는 영국 정부의 정당한 질문에 답변하는 한편, OPCW 사무국과 협조하면서 완전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정부는 또 '노비촉이 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는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의 발표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영국 정부는 연구소의 분석 결과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게 된 전체 정보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로 러시아가 OPCW에서 탈퇴할 수 있으며, 이는 화학무기 관리를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