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녀에 대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있을까. 서른이 넘은 자식이 어린애처럼 보인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니 어른은 아니지 않은가. 논어 위정 편에서 공자는 서른 살에 자립했다는데 지금은 자식들의 홀로서기는 멀기만 하다.
작은 애의 시술이 미루어졌다. 일정 조율로 두 번 만에 치료를 받는다. 전신 마취가 걱정이다. 며칠 전부터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끝나야 할 텐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별별 생각으로 머리가 무겁다. 정작 치료받을 당사자의 표정은 변화가 없는 듯 일상에 머물러 있다.
당일 진료실로 향하는데 환자가 많아 정해진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뒤로 밀렸다. 대기실 복도를 서성이며 자리에 앉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들어서는 사람들로 궁둥이를 붙일 자리마저 부족하다. 진료 순서는 아득하기만 하다. 아내의 재촉에 둘만 두고 병원을 나섰다. 주차장에서 기다리다가 집으로 향하는데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오후 한 시가 지날 즈음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치료 중이란다.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전신 마취라는 말에 행여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두 손을 모은다. 진료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금세 회복실로 간다는 문자다. 진료받는 둘째로부터 치료가 끝나고 수액을 맞는 중이란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마음이 혼란스러운 적이 최근에는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회복만이 남았다.
병실에서 나오는 아이를 두 팔로 꼭 안아준다. 셋이 병원을 나서는데 오히려 표정은 씩씩하다 못해 당당하다. 부모의 걱정이 앞섰는지 조금 전 시술받은 녀석이 맞나 할 정도로 해맑다.
이후부터가 관건이다. 몸은 하루아침에 좋아지거나 나빠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생활 습관이 쌓이고 쌓인 결과로 나타난다. 유전적인 요인이 일부 있겠지만 결국은 후천적으로 먹고 마시고 행하는 식습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리라. 자기 몸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 좋지 않은 것을 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어느 한 가지만을 좇는 섭생이 아니라 고른 섭취가 건강한 몸을 만드는 비결 중의 하나가 아닐까.
부모는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부모인가 보다. 늘 걱정하고 무탈하게 지내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우리의 어른들이 그러했듯이 나 역시 다르지 않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단출한 남매가 식구를 늘려 나가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면서 낙관적이고 즐겁게 사는 인생에 성공했다고 한다. 성공적인 삶은 온전한 몸에서부터 비롯된다. 치료가 끝나 머지않은 날에 건강한 몸으로 자기를 보전하면서 인생의 나래가 펼쳐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