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대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정치외교학과 22112435 장도형
우리는 현대사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는 혼란스럽고 바쁜 사회다. 누구를 돌아보기는커녕 자기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21세기가 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향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눈앞에 놓인 상황을 처리하기에만 바쁜 우리는 당연히 바빠질 수밖에 없다. 눈앞에 놓인 상황만 탓하기보다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지혜를 얻어가자. 그러면 더 가치 있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예술가인 카텔란은 미술에 처음부터 연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대 미술에서 가장 논쟁적인 현대 예술가가 되었다. 그는 예술가가 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방황했다. 그가 일에 대한 노동만 몰두했다면 예술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앞에 주어진 노동만 하고 사는 것은 그에게 아마도 지루했을 것이다. 그는 현대사회 속에서 지난 직업들을 살펴보며 돌아봤기에 예술가라는 직업을 고르게 되지 않았을까. 더불어 정규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것이 그의 상상력에 오히려 이점을 주었다. 그는 이번에 리움 미술관에서 “WE”라는 제목으로 전시했다. 카텔란은 “우리”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돌아볼 필요를 느끼면서 그의 작품을 해석해보고자 했다. 그의 주요 작품인 ‘무제, 노베첸토, 아홉 번째 시간’순으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무제라는 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닥이 뚫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닥이 뚫린 곳에서 한 남자가 전시를 빼꼼 쳐다보고 있다. 한 작품을 위해서 전시관의 바닥을 뚫었다는 것은 흔치 않은 발상의 전환이다. 전시를 쳐다보고 있는 한 남자는 이 작품을 전시한 카텔란을 연상하게 한다. 카텔란을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은 그가 예술계의 침입자라는 것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한 남자가 바닥에서 전시를 쳐다보는 것은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전시관 작품마다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껏 누구도 예술계에서 시도하지 않은 것을 시도했다. 처음부터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그에게서 이런 창의성이 어떻게 나왔을까? 아마도 예술가가 되기 전에 미리 예술가로 사는 삶을 상상하고 돌아봤기에 남다른 창의성이 나왔다고 본다. 바닥이 뚫린 작품은 현대사회를 돌아본 카텔란을 창의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직업을 돌아봤던 카텔란을 표현함으로써 우리도 현대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노베첸토라는 작품에는 박제된 말이 전시되어 있다. 가짜 말이 아니라 실제 말이 박제되었기에 이 작품은 근엄하게 다가온다. 박제된 말은 매달려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노베첸토는 1900년대를 의미한다. 19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은 기동성이 좋았기 때문에 이동 수단으로 잘 쓰였다. 하지만 1900년, 20세기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시대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변화했기에 이동 수단으로 쓰이던 말도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더욱이 노베첸토 작품은 1997년인 20세기 말에 제작되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더 빨리 변화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오래 갈 것 같은 말도 오래 가지 못했다. 우리 또한 그렇다. 이 작품은 말을 통해서 빨리 지나가는 시대를 표현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현대사회를 돌아봐야 한다는 점을 암시해준다.
아홉 번째 시간이란 작품은 교황이 운석을 맞고 쓰러져 있다. 중세 시대만 해도 교황의 권위는 황제보다 높았다. 교황의 기세는 끝날 줄을 몰랐다. 당시 교황이 이 작품처럼 운석을 맞았다면 사회 분위기는 어땠을까? 아마 중세 시대는 교황을 신처럼 여겼기에 사회는 정신적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오늘날 교황의 권위는 어디 간데없다. 이 작품은 현재 꺼져버린 교황의 권위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그러나 우리 또한 추락한 교황과 닮아있다. 우리는 유아기부터 청년기까지 성장할 준비를 한다. 그러면 청년기부터 노년기가 되기 전까지 전성기를 누린다. 노년기가 되면 전성기가 끝나고 우리는 쇠약해진다. 우리가 전성기를 누리는 시간은 아주 잠깐이다.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더욱더 빠르게 흘러간다. 아홉 번째 시간이란 작품은 빠른 현대사회 속에서 앞만 바라보는 것은 너무 아까운 삶이라 말해준다. 앞만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삶을 해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우리가 더욱 현대사회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봐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다. 앞만 향해 가는 것은 우리를 체하게 만든다. 따라가는 것에 바쁜 것이 아닌, 지난 과정이 옳았는지 돌아보는 습관을 지니자. 앞서 작품을 통해 보았듯이 우리는 잠깐 한 시대를 살아가는 것에 그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점검하고 돌아보면 우리는 카텔란 작가처럼 진정 중요한 것을 찾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