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전골 하면 소를 이야기하지, 돼지 곱창으로 전골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지랑이 곱창 골목은 돼지 곱창이기에 전부 구워 먹는다. 여기서는 소 곱창전골 위주로 소개한다. 생각 외로 내장탕을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게 된다. 순대를 먹어도 간밖에 잘 안 먹는 나와는 달리 온갖 내장을 덜 준다고 짜증 부리는 손님들은 거의 여자들이다. 소의 대장이 대창이고 소장이 곱창이다. 신장을 염통이라고 하고 위 윗부분을 양곱창 주름위를 막창이라고 한다.
우린 주로 곱창구이와 곱창전골, 곱창볶음으로 요리해서 먹는데 지역적으로 차이가 크게 난다. 내장 요리는 잡내 제거에 최우선으로 되어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되는 집이 많기 때문이다. 저질 냉동 곱창은 가격이 싸서 동네 곱창집 술안주로 애용되지만, 냄새가 지독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곱창은 가격이 제법 비싸다. 곱까지 제대로 들어가 있으면 한 냄비에 몇 모타리 없어 맛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야박하게 주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곱창을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 해서 그런지 남자들이 자주 찾지만, 정력은 어디가고 없고 똥배만 나온다.
곱은 곱창 속에 차 있는 쫀득쫀득한 액체를 말하는데, 그 정체는 소장 안에 남아있는 수분, 지방과 소화액의 덩어리다. 똥이 아니다. 열을 가하면 곱창벽에서 녹아나오는 것이 곱이다.
참고로 대창의 곱은 곱창의 곱과는 전혀 다른 동물성 지방 덩어리다. 포화지방이 많은 동물성 지방이라 건강에 좋지는 않지만 구워 먹을 때 고소한 기름의 맛이 나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곱창이 유명한 식당이 있는 지역을 찾다 보니 우연히 알게 된 것이 이곳이 전부 옛날 도축장이었다는 사실이다. 두류산 공원, 중리동 그리고 자금 있는 검단동에 유명한 곱창 맛집이 자리한다. 부패 속도가 빠른 가축 부산물을 빨라 처리해야 했고, 식당 역시 신선한 부산물로 요리했을 때 더욱 맛이 좋으니 서로 간의 궁합이 맞았던 셈이다.
1. 곱창전골 버들식당
두류산 공원 입구에 위치한다. 50년 전통의 버들식당은 곱창 1번지로 오래된 세월만큼 단골이 많다. 이곳 곱창을 먹어보지 않은 손님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손님은 없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1대 사장 박옥자, 2대 유희옥까지 알 정도이니 참 부지런히 다녔다.
'곱창전골 1번지' 버들식당은 50년동안 수리 한번 하지 않아 오래간만에 갔음에도 그대로라 놀란 적이 있다. 옛날엔 근처 제법 많은 곱창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여기 한곳 뿐이다. 방 잡고 화투치면서 먹던 곳인데 지금은 전국적 맛집이 되어 젊은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요즘은 곱창, 대창, 불고기를 한꺼번에 넣은 삼합전골이 주력이다. 쫄깃쫄깃한 곱창과 야들야들한 대창, 부드러운 불고기에 얼큰한 국물까지 환상적이다.
2. 중리동 곱창골목
소 곱창 골목이다. 직원 회식할 때 자주 찾던 곳이다. 큰 목욕 대야에 대창 30~40인분을 가게 가운데 놓고 테이블마다 가져다 구워 먹었다. 고기가 싸고 맛있다. 지금 이곳은 40여 개의 곱창전문 식당을 하고 있다. 간이나 천엽 등 다양한 소 부속물들도 맛볼 수 있다. 옛날엔 퀸스로드 자리가 도축장이었고 지금 곱창 골목 자리가 감삼못 포장마차촌이 있던 자리다.
3. 고령식육식당(검단동 유통단지 내)
유명한 곱창집을 소개해 준다는 말에 별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깜짝 놀란 집이다. 첫 숟가락에 이미 맛집이구나 싶을 정도로 깊은 맛을 자랑한다. 주인아줌마 말로는 둘이 먹다 셋 죽어도 모른다고 농담을 한다. 구석진 곳에 있지만, 단골이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
4. 선산곱창
곱창은 왜 선산 곱창일까? 암튼 선산 곱창은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브랜드이다. 식당이름 앞에 자기 이름을 넣어 선산 곱창을 상호로 내건 집이 상당수다. 선산 곱창전골의 특징은 ‘김치’이다. 김치로 선산곱창의 특징을 좌우한다. 이천동 할머니가 잘 끓였는데 어디로 이사가 버렸다. 신당점에 가서 먹었다.
5. 윤정경 대한곱창
큰고개 오거리에서 동대구역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있다. 전통을 자랑하는 곱창전골집이다. 이 집도 선산곱창과 같이 ‘김치곱창전골’이다. 맛과 비쥬얼이 똑 같다. 밥을 볶아 먹는 것까지 똑같다. 예전엔 매우 허름했는데, 지금은 돈을 많이 벌었는지 옆에 주차장까지 마련해 두었다.
첫댓글 뭐든 잘먹는 사람이지만 곱창은 사양.
우리 소진샘이 곱창에 소주 한잔하자고 하셔도 사절.
국장님
침 넘어갑니다.
곱창 사 주셔요.
오우~~여기저기 부지런도 하십니다.
음식점 소개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