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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특정 질환을 상징한 다양한 ‘리본 캠페인’이 의학단체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유방암 관련 핑크리본을 비롯해 레드리본(에이즈), 블루리본(전립선암), 퍼플리본(자궁경부암) 등 다양한 질환을 상징하는 리본이 등장하고 있다. 리본 캠페인은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특정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검진과 질병예방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
레드리본은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하며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폴 자바라를 중심으로 한 ‘비주얼 에이즈’에 의해 1991년 창안됐다. 특히 1991년 미국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영화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리본을 달고 참석해 ‘레드리본’을 널리 알리게 됐다. HIV/AIDS 질환에 대한 사회적 교육을 강조하고 HIV/AIDS 환자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핑크리본 - 유방암 ‘핑크 리본’은 1991년 미국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의 에블린 로더 여사가 유방암에 걸린 후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특히 큰 인기를 자랑하는 이 캠페인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 고취와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창안돼 매년 10월 유방암의 달에 개최된다.
핑크리본은 가슴을 꼭 죄이는 코르셋 대신 실크 손수건 2장과 핑크리본으로 앞 가슴을 감싼 ‘핑크리본 브라’에서 유래해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예방의식 향상을 위한 상징물로 사용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당신의 삶에 아름다운 변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나눔경영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핑크리본캠페인의 대표적인 행사인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은 , 지난 4월 열린 부산대회를 시작으로 5월 대전, 6월 광주, 9월 대구, 지난달 13일 서울 등 전국 총 5개 도시에서 연중 릴레이로 개최됐다.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은 올해까지 24만여명이 참가해 26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고, 이를 관련 연구와 치료비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아이보리 레이스’는 뼈를 상징하는 색과 뼈의 구조를 본떠 리본 모양으로 탄생했다. 레이스리본은 골다공증을 극복하겠다는 의미로 매년 10월 20일 ‘세계 골다공증의 날’을 기념해 골다공증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 골드리본 - 요실금 대장암 ‘골드리본 캠페인’은 요실금 및 비뇨장애 인식제고와 극복 의지 고취를 위한 대국민 계몽활동을 하는 캠페인이다. 골드리본 캠페인은 요실금 치료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미로 ‘방광을 잠그면 행복이 열립니다!’를 슬로건으로, 노년의 방광 건강을 저해하는 요실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올바른 배뇨건강 정보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제7회 골드리본캠페인 주간’을 선포하고 요실금 및 배뇨장애 인식제고와 극복 의지 고취를 위한 대국민 계몽활동을 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학회는 ▲ 요실금 환자 대상 성생활 상관관계 실태조사 ▲ 배뇨건강 어플리케이션 ‘화장실 SOS’ 제작 ▲ 요양병원 의료진 대상 요실금 교육 활동 ▲ 캠페인 포스터 및 배지 제작 ▲ 학회 홈페이지 요실금 건강 정보 전달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 블루리본 - 전립선암 대표적인 남성암인 전립선암을 상징하는 ‘블루리본’은 1999년 영국의 비영리 단체인 캡큐어(Cap Cure)가 전립선암에 대한 조기검진 의식을 높일 목적으로 캠페인이 탄생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한상원)와 대한비뇨기종양학회(회장 안한종)가 지난 2일 서울 북한산성 둘레길 입구에서 ‘제10회 블루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립선암 조기검진 길라잡이 이벤트를 개최했다. ▲ 실버리본 - 중·장년층 남성질환 대한남성과학회가 주관하는 ‘실버리본 캠페인’은 중·장년층 남성의 건강과 행복한 노년을 위한 캠페인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9월 말부터 ‘건강한 남성, 행복한 노년’을 주제로 한 건강강좌를 통해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 남성갱년기, 건강을 위한 성지식 등에 대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진의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발기부전이 고혈압, 당뇨병,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성인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위험신호인지에 대한 궁금증 해소부터 남성갱년기는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등의 정보와 적절한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 노란리본 - 폐암 ‘노란리본’은 대한폐암학회가 매년 11월 17일 폐암의 날을 맞아 진행하는 ‘폐암 퇴치의 날’ 캠페인의 상징물이다. 폐를 상징하는 노란색은 기다림, 만남, 염원 등을 의미하며 폐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높이고 조기검진과 예방의지를 담고 있다. 리본 안의 ‘0’자 모양은 폐암으로 인한 두려움 극복과 희망에 대한 의료진의 약속을 의미한다. ▲ 퍼플리본 - 자궁경부암 퍼플리본 캠페인은 자궁경부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예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주최하는 퍼플리본 캠페인은 올해 4회째로 지난 5월 13일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앞 광장에서 ‘건강한 성인식’ 행사를 진행했다. ▲ 레드튤립 - 파킨슨병 ‘레드튤립’은 파킨슨병의 상징으로 파킨슨병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높이고 전세계 파킨슨병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한 지원 의지를 담았다. 이밖에 오렌지리본은 기아, 백혈병, 다발성경화증을, 옐로리본은 자살예방, 미아보호, 폐암, 그린리본은 우울증을 의미한다. 리본 캠페인은 일반인에게 해당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검진을 유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블루리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이 캠페인을 접한 일반인들이 전립선암에 관련된 문의를 해오거나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유방암환자총연합회 이혜경 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자신이 있어 유방암검사에 대해 무관심하다”며 “핑크리본캠페인을 통해 쉽게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기검사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한 경우도 많아졌다. 이는 예방차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병 캠페인이 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미국 심장협회는 매년 행사를 하면서 체계적인 대국민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기도 한다.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이현석(현대중앙의원 원장) 이사는 “리본캠페인은 국민들이 질병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조기검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돼 긍정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상업적인 홍보나 일회성 행사같은 것보다는 국민에게 현실적으로 혜택을 주는 체계적인 가이드마련제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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