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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쇼크
테드 C.피시먼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젊은이는 말했네. ‘머리도 하얗게 세셨고요. 그런데도 물구나무서기를 하시네요. 아버지 나이에 그게 어울리나요?‘
‘내가 젊었을 때는’ 아버지 윌리엄이 아들에게 답했네. ‘그러다가 머리를 다칠까 두려웠단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가 텅 비었으니 하고 또 하는거란다.‘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젊은이는 말했네. ‘전에도 말씀드렸잖아요. 게다가 살도 많이 찌셨어요. 그런데도 집에 돌아오실 때면 ㄱ오중제비도 도는군요. 도대체 왜 그러세요?‘
‘내가 젊었을 때는’ 회색 머리를 흔들며 노인은 말했네. ‘팔다리가 나긋나긋했단다. 이 약 덕분이지. 한 상자에 1실링. 너두 두어 개쯤 사겠니?‘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젊은이는 말했네. ‘물렁한 비계밖에는 못 드실 만큼 턱도 약해지셨어요. 그런데도 뼈 하나 남김없이 거위 한 마리를 다 드셨네요. 어떻게 그렇게 하신 건가요?‘
‘내가 젊었을 때는’ 아버지는 말했네. ‘재판소에 가서 사사건건 네 엄마와 말씨름을 했단다. 내 턱의 강한 근육은 그래서 생겼지. 지금도 이렇게 튼튼하단다.‘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젊은이는 말했네. ‘이제 눈도 어두우실 텐데. 그런데도 뱀장어를 콧등에 세우시네요. 어떻게 그런 재주를 부리시나요?‘
‘ 세 번이나 답했으면 충분하지 않니?’ 아버지는 말했네. ‘ 잘난 체하지 마라! 하루 종일 내가 너의 건방진 말을 들어 줄 줄 알았니? 저리 비켜라. 그러지 않으면 층계 밑으로 걷어차 버릴 테니!‘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중에서
※ 이것은 18-19세기에 활동한 로버트 사우디의 오랫동안 잊혀졌던 교훈시<노인의 안락과 그것을 얻는 법>을 패러디한 것으로 이 시는 원래 이렇게 시작한다.
‘아버지 윌리엄, 당신은 늙으셨어요.’ 젊은이가 외쳤네. 얼마 안 남은 머리카락도 회색으로 변했고요 그런데도 정정하고 기운이 넘치시는군요. 도대체 그 비결이 뭔가요. 말씀해주세요.
‘내가 젊었을 때는’ 아버지 윌리엄이 답했네. ‘젊음이 금방 사라진다는 걸 명심하고 처음부터 내 건강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았단다. 나중에 부족할 일이 없도록 말이다.‘
[후략]
[서문] 회색빛 신세계
80대인 나의 어머니는 아직도 손자의 레드제플린 트리뷰트 콘서트에서 춤을 추고, 얼어버릴 듯 한 날씨에 미시간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파타고니아에서 펭귄 사이로 산책을 하며, 눈만 쌓이면 스키를 타러 나가신다.
반대로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는 60대 초반에 전문성과 창조성에서 최전성기를 맞았다가 63세에 일련의 병환들로 타격을 받으셨다. 그 후 15년간은 눈이 보이지 않고, 거동이 불편해지고, 말이 느려져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잔혹한 내리막길이었다. 그 와중에도 유머니 친절을 잃지 않고 삶의 소소한 기쁨에 집중하는 아버지의 능력은 거의 영웅적인 것으로 보였다.
세계는 젊은 사람들이 사회생활과 사업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거대한 노년층의 도래는 이제 막 시작된 일이어서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모른다.
전화기와 평판 디스플레이어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하루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오전 9시가 되면 벨이 울린다. 6,000,000명이 넘는 노인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필립스라이프라인에서 하루 일과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다. 고객들은 위험한 일이 생기면 회사에 연락한다. 아침 시간에는 위험한 일이 많이 생긴다. 고객들의 평균연령은 82세지만, 100세가 넘는 고객도 수천 명이나 된다. 대다수가 여성인데 노인인구를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실이다.
아침에는 수백만 명의 노인 고객들이 샤워실로 가서 미끄러운 타일을 빠져나온 다음 부엌으로 간다. 여기서는 불, 칼, 높은 진열장, 카펫, 마룻바닥이 치명적인 위협요인이다. 고객들이 미끄러지거나 소매에 불이라도 붙거나 하면, 목이나 손에 있는 장치가 신호를 보낸다. 때로는 자동으로 콜센터로 연결된다. 어느 아름다운 가을 오전에 라이프라인은 700,000통에 달하는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벽에 달린 카운터에 걸려온 전화 수가 표시된다. 발신자가 통화 중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한 오퍼레이터가 컬럼비아에 사는 존스 여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넘어지셨다고요? 서 계십니까, 누워 계십니까? 다치지는 않았지만, 일어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고요? 당장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몇 년 전 애나라는 80세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유리문을 깨뜨리고는 단두대처럼 위험하게 흔들리는 유리 밑에 누워 있던 일이 있고 나서는 리사라는 오퍼레이터가 저녁 뉴스 시간에 유명해진 적이 있었다. 애나는 몸에 달려 있는 버튼을 눌러 신호를 보냈으며 이웃집, 라이프라인, 긴급구조팀이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끌어내기 위해 달려왔다.
라이프라인은 오퍼레이터들이 처리하는 전화횟수와 고객에 대한 배려를 토대로 보너스를 지급한다. 라이프라인에서 오랫동안 CEO로 재직했던 론 파인스타인의 말이다. ‘횟수와 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무척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그 방법을 터득해내죠.’
파인스타인에 따르면, 라이프라인이 하는 사업은 소외가 낳은 위험과 싸우는 것이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자립해야 하는 노인들에게 닥친 위험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는 시카고 레이크쇼어드라이브의 노인들로 꽉 찬 45층짜리 아파트에 사는 85세 할머니에 대해 말했다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갑자기 위기가 닥쳐올 때 자녀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이유는 우리 사회의 ‘노인혐오증’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보다 더 젊다고 생각하죠. 노인 혐오증은 인생 전반에 걸쳐 작용하며, 사회가 노인을 기피하기 때문에 노인들로 하여금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그는 노인들이 보는 잡지에 표지 인물로 나오는 아름답고 젊어 보이는 사람들은 흔하디 흔한 마케팅 전략일 뿐,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신체적으로 허약함에도 자립을 위해 발버둥치는 노인들의 현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사고가 생기기 전에는 자기가 허약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것입니다. 그러고는 지옥 같은 날들이 시작되지요. 자녀들은 어머니가 엉덩이 골절상을 입거나 집을 거의 태울뻔하거나 누군가가 침입하거나 가사 도우미가 바닥에 오물이 있어서 여러 차례 치웠다고 말하고 나서야 어머니가 혼자서 살 수 없다고 걱정합니다. 자녀들은 케이블 방송 요금만으로 라이프라인을 이용하여 어머니가 조금 더 자립하도록 해줄 수 있다. 고객의 자녀들이 신용카드를 넘겨주기만 하면 건네받을 수 있는 곳에 우리는 있습니다.
2006년 기술력이 뛰어난 네덜란드의 대기업, 필립스는 라이프라인을 인수하려고 750,000,000달러를 썼다. 이것은 필립스가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상대로 건강관리 서비스에 뛰어들기 위해 시행한 대규모 투자의 한 사례이다. 고령화에 미래를 건 기업은 필립스만이 아니다. 홈 케어는 시장규모가 140,000,000,000달러에 달하는 산업이며, 그 규모는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필립스 라이프라인은 다른 기업들이 성장하는 방식으로 커 갈수는 없다. 파인스타인은 해마다 고객 중 상당수가 죽는 상황에서 고객과의 장기적인 우대를 강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전 세계에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잠재적인 고객층과 서비스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라이프라인은 번창할 것이다.
[아이들은 어디에]
2010년에 75~85세에 해당하는 미국인구는 17,000,000명이지만 2050년에는 30,000,000명이 된다. 현재 100세 이상 인구는 일시적 감소 추세에 있으나 2050년에는 2,500,000명이 된다. 65세 이상의 그룹은 다른 연령집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그중 최 고령층, 즉 85세 이상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급격한 고령추세를 나타내는 일본의 경우,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는 25,000,000명 감소할 것이며, 노인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할 것이다.
1장 플로리다, 활동적 노화의 현장
플로리다 곳곳에서 이런 미래를 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탬파 남쪽에 있는 거대한 이동식 주택촌이다. 여기에는 3,000호의 조립식 주택들이 좁지만 조용한 길을 따라 나란히 줄 서 있는데 집들은 품격 있고 튼튼하다. 과거 이동식 주택촌에 공급되던 좁고 부실한 싸구려 집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교외생활에 적합하도록 꼼꼼하게 설계된, 현관이 있는 진짜 집이다. 흔히 은퇴자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이동식주택을 구매하는 것을 멍청한 투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플로리다에 종착한 은퇴자들의 생활방식을 사는 값으로 보면 매우 적은 비용이다. 햇빛 가득한 곳에서 안락한 생활을, 생각보다 오랫동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전역에서, 심지어 캐나다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강렬하던 햇볕이 수그러드는 오후가 되면 수영장과 헬스센터를 갖춘 이동식 주택촌의 클럽하우스 3곳은 사람들로 붐빈다. 모인 사람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부산하게 움직인다. 비쩍 말라서 허약해 보이는 사람, 뚱뚱하지만 간장한 사람, 햇볕에 그을린 사람, 구부정한 사람, 점잔빼고 걷는 사람…….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다.
2장 장수에 관한 짧은 역사
3장 스페인, 갑작스러운 고령화의 예
4장 노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세포가 하나씩 녹스는 과정
지금 많은 학자들이 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상당수는 활성산소가 주범이라는 가정에 근거하여 연구하고 있다. 이런 이론은 노화의 원인이 신체가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날마다, 10년마다 일어나는 변화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60대까지는 상당히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의사들에게 보이는 것
우리 머릿속에는 나이를 가늠하는 몇 가지 범주가 있다. 외관을 먼저 살핀 다음 목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는다. 우리 감각은 나이의 흔적을 포착하는 데 민감하다.
노인을 많이 상대하는 의사들에게 물어보라. 그들은 전문적인 관찰력이 있더라도 일단은 겉모습으로 판단한다고 대답한다.
친구는 웃으면서 말했다. “내 눈엔 앞으로 환자가 될 사람이 많이 보여.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어.”
-눈은 노화의 창
우리가 어떻게 늙어 가는지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 눈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돋보기안경을 쓰는 것은 이때 필요한 조절능력을 점진적으로 상실해가기 때문이죠. 우리 눈 속에는 모양체근이라는 근육이 있어요. 이것이 수축해서 수정체가 볼록해지면 대상이 점점 가까이 다가올 때 서서히 확대되어 보이게 되죠. 나이가 들면 모양체근의 수축능력이 약화됩니다. 그래서 노안이 되고 돋보기가 필요하게 되죠.
포크 박사는 이러한 변화가 근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는 것과 관련 있다고 믿는다.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신체적 마모가 촉진된다. 노화과정은 얼마나 자주 DNA를 복제하는가에 달려 있어요. DNA를 복제하고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낼 때마다 DNA의 교차결합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돼요. 복제양 돌리를 생각해 봅시다. 돌리는 이미 복제된 늙은 세포로부터 복제되었어요. 그래서 겨우 1년 정도 살았어요. 즉 돌리는 늙은 DNA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중년이었던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70대에 다른 안과질환이 없다면 1.2나 1.0의 시력 정도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포크 박사는 사람들이 70~75세가 될 때 까지는 크게 늙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때까지는 신체적으로 꽤 괜찮은 상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꽤 많이 하죠. 하지만 만 75세 즈음부터 몸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노화와 생산적 활동의 병행
5장 일본, 고령화의 최전선
도쿄에는 다른 도시보다 노인들이 많다.
오늘날 도쿄 인구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까지 다 합치면 35,500,000명에 달하며, 일본 전체 인구의 1/4을 조금 넘는다. 도쿄의 인구는 약 18,000,000명인 멕시코시티, 뭄바이, 상파울로, 뉴욕 인구의 2배에 달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21.5%, 70세 이상 인구가 10%인 일본은 이탈리아, 스페인, 한국, 대만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고령 인구가 많은, 몇 안 되는 국가에 속한다.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 85,000,000명 중 40%가 65세 이상 노인들이 될 것이다.
-100세를 넘긴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
일본은 ~~~ 100세 이상 인구는 1963년에는 153명으로 나타났지만 2007년에는 32,300명으로 늘었으며, 2050년에는 1,000,0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일본 인구는 100년 전과 비슷할 것이지만, 세계 인구는 같은 기간 동안 2,600,000,000명에서 9,300,000,000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미국 인구가 일본 인구와 같은 추세를 나타낸다면, 2050년 인구는 미국인구통계국이 예측하는 420,000,000명이 아닌 15,000,000명이 될 것이다.
-중년의 젊은이들
일본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결혼을 늦게 하는 편이다.
-확고부동한 독신자들
일본 사회의 문제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바로 패러사이트 싱글이다. 이들은 중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으며, 살림에 보탬이 되지도 않는다. 이들에 대한 우려는 20대 이상 독신여성 92%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남성도 패러사이트 싱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일본 노인 중 독신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중이 19%에 달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증가 추세이다.
언론에서는 독신자들을 버블 경제의 몰락을 상징하는 현상으로 묘사하면서 독신 생활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한 세대 전에 비해 3배 정도 높아졌으며, 여성들에 대한 노동 수요도 남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임금의 성별 격차도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젊은 시절이 낭비되지 않는 나라
도쿄는 세계에서 젊음이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도시이면서 동시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젊은이들이 미처 깨닫기도 전에 중년에 이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다른 지방은 생명력과 최소한의 활력조차 잃어가고 있는데도 도쿄는 여전히 젊음과 독창성으로 약동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본 경제 산업성은 일본 가정이 자녀 한 명을 21세까지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119,000달러에서 540,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대학교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귀하신 몸이 되었다. 대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는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어서 2005년에는 전년에 비해 17,000명이 줄었다. 18세 청소년 수가 1990년대 중반보다 500,000명 정도 줄어든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감소는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오늘날 일본에서 고등학교 졸업생의 절반 정도가 대학교에 진학한다. 일본 역사상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가장 큰 변화는 여학생들에게 일어났다. 현재 여학생들의 1/3이 대학교에 진학하는데 어머니 세대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아진 수치이다. 가족 규모가 작아지면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고등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었고 일본 여성들은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임금이 높은 전문직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절대적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머지않아 일본의 대입정원은 고등학교 졸업자 수와 거의 비슷해질 것이다.
-덩치 큰 폐물과 물에 젖은 낙엽
일본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나타난 슬픈 결과 중 한 가지가 바로 은퇴자 중 다수가 이제 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낫다.
남성들은 은퇴하면서 이러한 사회적 관계까지 버리게 된다. 일본 남편들은 매일 평균 가사 노동에 5분, 자녀 양육에 30분 미만의 시간을 할애해 가사에 관해 거의 문외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들은 은퇴한 남편이 집에 있으면 불편해 해요. 남자들은 여자들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요. 부부들은 다른 부부들과 친구처럼 지내지 못합니다. 일본 남자들은 집에서 손님을 대접하는 전통이 없어요. 주부들이 은퇴한 남자들을 묘사하는 두 가지 재미난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장 난 냉장고나 부서진 안락의자처럼 덩치 큰 폐물이라는 거예요.
남성들에게 노년은 외로운 시기이다. 일본 내각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혼자 사는 65세 이상 남성 5명중 2명은 절친한 친구가 없으며, 4명 중 1명은 이웃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사회에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해마다 자살자 수가 30,000명이 넘으며, 이들 중 노인은 1/3 정도라고 보도했다. 자살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일반 학생들은 공학을 기피한다. 따라서 작업 현장에서 축적된 오랜 경험은 기술자들의 은퇴와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지금 일본의 부모 세대는 늙어서 자식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더욱 현실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가정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일본 사람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식들이 보살펴주기를 기대하는 사람의 비중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1950년에는 일본 여성의 2/3 정도가 자식들이 보살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10% 정도만 그렇다.
1970년에는 일본 노인 10명 중 2명만이 자식과 떨어져 살았다. 높은 이혼율, 핵가족화, 체면, 길어진 수명은 결국 노년의 고독을 낳았다. 현재 4,000,000명의 일본 노인이 혼자 살고 있으며, 이들은 가정과 사회로부터 극심하게 소외되고 있다.
-도쿄의 10대들
- 유아적이고 저항적인 패션
-망가 카페
도쿄의 젊은이와 나이 든 세대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함께 어울린다. 이들이 모임을 갖는 장소는 24시간 영업하는 망가 카페다. 도쿄에는 이러한 카페가 수백 개나 있다. 망가 카페는 만화책이나 만화영화를 보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대부분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어, 거의 모든 카페들이 비슷한 모습이다. 진정한 열의를 가지고 망가 카페를 찾는 손님은 별로 없다. 이케부쿠로 역 주변의 망가 카페중 하나를 골라 들어가 보면 그 이유를 눈과 코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케부쿠로 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매일 2,500,000명에 달한다. 대체로 일터로 가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집으로 가는 모습은 더욱 아니다. 그 대신 그들은 망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전차남
-노인들의 거리, 스가모지조
스가모지조 쇼핑가로 불리는, 1.6km 도 채 안 되는 이 거리에는 노인 고객만을 위한 상점이 200개 정도 잇다.
-어느 가족의 역사
-8명의 노인을 돌본 어머니
-전문 목욕사
노인들을 목욕시키는 일 하나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이 일은 남자도 할 수 있다. 지난 8년 동안 시모노는 5000가구에서 8000명이 넘는 노인들을 목욕시켰다. 이 중에는 병이 심각한 사람, 거의 다 죽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이 일을 하는 동안 마치 다른 직업을 가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을 잘하려고 하면서도 목욕시키는 노인이나 그 가족들과 유대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욕시키는 일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가족기업
-일본 고령 노동자의 현실
-필요하지만 반갑지는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
6장 과학이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
막스플랑크인구문제연구소의 연구원, 가브리엘 도블함머는 환경과 평생 건강에 돤한 수백편의 논문을 조사하고는 수명은 출생 월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르웨이 시골 사람들의 수명은 계절과 관련 있는데, 남반구 사람들이 잘 지내지 못하는 달에 북반구 사람들은 대체로 잘 지낼 수 있다. 건강과 수명의 차이가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노인들이 태어날 당시인 20세기 초반 산모들은 특정 월 혹은 특정 계절에 질병을 앓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산모의 건강은 태아의 평생 건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지금 노르웨이 노인들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당시 산모들의 건강 상태가 오늘날 그들의 건강 상태에 차이를 만들게 된다. 이것은 개괄적인 조사 결과이며, 개인보다는 집단적으로 볼 때 더욱 의미가 있다.
스모그가 심한 도시에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사는 사람은 암에 걸려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쁜 꼬마 선충
예쁜꼬마선충의 자연수명은 2주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벌레는 학자들의 위대한 협력자이다. 이 벌레를 연구했던 학자 중 3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이 벌레를 페트리 접시에서 살게 하면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질병이나 외상으로 인한 외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주더라도 예쁜꼬마선충은 죽는다. 이것은 이 벌레의 몸속에 있는 무엇인가가 죽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 생명체의 신체구조가 간당하여 쉽게 다룰 수 있고 게놈 배열을 가능한 한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유전자를 조작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예쁜 꼬마선충을 연구한다.
더구나 이 벌레는 유전자 구성이 인간 같은 복잡한 생명체와 비슷하기 때문에 노화의 열쇠를 규명하는데 빛을 비춰준다. 실험실에서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예쁜꼬마선충에게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벌레가 박테리아를 먹고 나면, 선택된 유전자들의 향동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예쁜 꼬마선충에게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호르몬을 조절함으로써 성장과 노화를 결정짓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들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생명체의 성장과 노화도 변화를 겪게된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의 신시어 케니언 박사 연구팀은 일련의 실험 끝에 예쁜 꼬마선충의 체내에서 다프2라고 알려진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 유전자는 예쁜꼬마선충의 세포막에 붙어 있는 호르몬수용체를 암호화하며, 노화를 촉진하는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경우, 인슐린과 인슐린 성장인자라는 호르몬이 같은 역할을 한다. 예쁜꼬마선충에게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2배나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능력은 결국 퇴화 하는가
톰 랜도는 건강한 장수의 돌파구를 과학이 마련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한 가지 문제는 젊었을 때 건강을 유지하게 해 주는 프로세스의 일부가 나이가 들면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의 직책은 스탠포드 대학교 의과대학부설 실험실 소장이다. 거기서 그와 동료들은 주로 근육세포와 근육줄기세포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이들이 찾아낸 사실은 근육은 왜 재생되는가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약해지는가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포유동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 재생 능력을 잃어버린다. 랜돈느 수명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에는 회의적이지만, 의학은 인간의 근육 재생능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믿는다.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순환계를 연결하다.
랜도의 실험실에서 근육은 스스로 재생되는 숨은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 위성세포라고도 불리는 근육줄기세포는 근육조직에 상주하면서 젊은 사람의 근육에 상처가 나면 이를 치료하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 하지만 노인들의 근육줄기세포는 이러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줄기세포가 있긴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다. 도와달라는 근육의 외침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랜도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다쳤을 때 상처가 남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상처 입은 근육이나 피부는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돼서 나이가 들면 상처도 늘어나요.’
근육재생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늙은 생쥐와 쉽게 진행되는 젊은 생쥐를 대상으로 섬세한 외과수술을 통해 6주 동안 순환계를 서로 연결해 놓았다.
랜도의 실험에서는 늙은 생쥐의 골격근육에 상처를 입혀보았다. ‘자, 보십시오! 늙은 생쥐가 젊은 생쥐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습니다.’ 랜도는 나이 차가 미치는 영향을 이중으로 확인하기 위해 늙은 생쥐끼리 순환계를 연결해 보았다. 그러자 늙은 생쥐들의 회복 속도는 빨라지지 않았다. 간도 마찬가지로 늙은 생쥐의 경우 서서히 재생되지만, 젊은 생쥐의 순환계를 연결해 놓으면 빠르게 재생되었다. 랜도는 이러한 차이를 일으키는 것은 젊은 생쥐의 줄기세포가 아니라 세포를 둘러싼 화학수프라고 생각했다. 늙은 생쥐의 화학수프는 회복을 촉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화로 신체가 마모되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잠복중인 세포를 일깨워 재생 기능을 되살리는 방법을 밝혀내면, 궁극적으로 알츠하이머를 포함하여 퇴화 관련 질병과 전쟁을 치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직사각형 같은 삶에 대한 욕망
생쥐 실험에서 늙은 생쥐와 젊은 생쥐의 순환계 연결을 끊으면, 늙은 생쥐는 금방 원래대로 되돌아온다.
줄기세포는 신호를 기다립니다. 줄기세포에 신호를 인위적으로 보내면, 암을 유발할 수 있어요. 만성적인 퇴화를 억제하는 치료를 지속하다보면, 더욱 해로운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상층관계가 있습니다. 의학은 자연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기보다는 고장 난 것을 고치는데 더 효과가 있어요.
랜도는 노화에 따르는 참혹한 퇴화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묻는 물음에 그저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인간의 순환계를 공유하는 시장이 개설되어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병든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자신의 순환계를 연결해준다면, 수요는 공급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불임전문의들은 가임연령을 뛰어넘게 해주는 도구로 할머니들도 출산할 수 있게 해준다. 생명과학의 발달로 부모와 자식 간 나이 차가 60~70세까지 늘어난다면 우리는 출산과 양육이 은퇴를 바라보는 시점에 이루어지는 미래를 맞아할 수도 있다.
-장수의 한계는 몇 세인가
지금 네덜란드 남성의 평균키는 180cm, 여성은 168cm이다.
-생체공학적 인간
-라이프로그프로그램
7장 록퍼드, 고령화와 제조업의 몰락
-잘나가던 시절의 록퍼드
록퍼드는 20세기 내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20대 도시 중 하나였다.
록퍼드는 노인들이 지내기에도 좋은 장소다. 다른 잘 나가는 도시에 비해 주택 가격, 자동차 수리비, 변호사 수임료가 저렴하고, 집에서 24시간 동안 돌봄 서비스를 해줄 이민자를 고용하는 비용도 저렴하다.
교회 다니는 사람도 많고, 소수 민족들의 클럽도 있으며 클럽하우스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수많은 가구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록퍼드는 미국에서 미시간의 그랜드래피즈 다음으로 큰 가구단지로 입지를 굳혔다. 지금은 범죄자들의 온상이 되었지만 록퍼드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에 있는 소규모 주택들 중 상당수는 이민자들이 집을 지으면서 조각해놓은 아름다운 목조 조형물, 목조 계단, 벽난로 선반의 흔적을 과시하고 있다.
-노인 돌봄 서비스 프랜차이스
새로 유입되는 아시아와 유럽 사람들은 때로 돌보미로 일하면서 백인 노인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제 돌보미라는 직업은 록퍼드에서 크게 늘어나는 몇 안 되는 직업이 되었다.
텍사스에 사는 아들이 연로한 어머니를 찾아와서는 어머니가 집 안 청소를 하는 모습을 봤어요. 아들은 어머니가 그 일을 못하게 하려고 했죠. 하지만 어머니는 고집에 세고 독립심이 강해요. 그래서 아들은 어머니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단지 부모님 곁에 말동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요.
웨터즈는 처음 돌보미로 일하는 사람은 시간당 8.5달러를 받는다고 말했다. 록퍼드의 육체노동자 임금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시간당 11.5달러를 받는다.
미국에서 홈케어 사업을 시작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가입자들에게 마케팅, 훈련, 경영 기법을 지원하는 프랜차이스에 가입하는 것이다. 웨터즈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가장 큰 프랜차이스 회사 중 하나인 홈인스테드시니어케어는 웨터스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이미 모든 프랜차이스 지점이 가입 예약 되어 있을 정도로 크게 성공한 기업이었다. 2009년 홈인스테드는 세계적으로 800개의 프랜차이즈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정도가 2005년 이후 개설되었다.
-물류산업의 호황
2000년부터 7년 동안 미국 제조업 취업자 수가 3,000,000명 정도 감소했는데도 제조업 생산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에서 훨씬 더 적은 노동자들이 훨씬 더 많은 상품을 생산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짐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해져 부는 부자들에게 쏠리고, 과거 신분이 상승했던 사람들은 중산층에서 이탈되었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문중 하나가 바로 상품의 국내 혹은 해외 운송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물류산업이다.
-퇴출당한 고령 노동자들
2001~2009년에 제조업 부문에서 5,300,000명의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제조업 부문에서 일자리가 사라지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노동력이 남성 노동력을 추월했다.
여성 노동력의 비율이 높아진 한 가지 이유는 이들이 노인가구가 늘면서 확대되는 건강관리를 포함한 서비스 업종으로 많이 진출했기 때문이다.
고령 노동자들은 재기할 기회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퇴직 후 새 일자리를 찾는 고령 노동자들 중 43%는 이전 직장보다 1/4정도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20% 이상은 절반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고령 노동자들의 조기퇴직은 이제 흔한 일이다. 미국의 사회보장수당이 평균적으로 고령노동자들이 받았던 임금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5% 정도를 지급하고 있는 마당에, 새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찾더라도 세금을 빼고 나면 사회보장수당을 겨우 넘기거나 때로는 이보다 임금이 더 적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앉아서 정부가 주는 사회보장수당을 받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따라서 이제 정부가 지급하는 소득이 민간부문이 지급하는 임금보다 더 많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못된다. 은퇴했지만 연금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일을 해서 받게 될 임금과 쉽게 비교해보게 된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고령 노동자들에게 고용 시장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일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 은퇴자들 중 절반 이상이 저축액이 50,000달러도 채 못 되는 상황에서 퇴직한다. 이는 사회보장수당에 의지해서 살거나 정부가 지원하는 소득보조금에 의지해서 살 처지에 놓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일을 하려고 한다.
2009년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하기를 원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6,600,000명에 달하는데, 이들 중 일하고 있는 사람은 겨우 절반 정도다. 물론 은퇴자 대부분은 이제 노동력으로 간주되지 않지만 현재 은퇴자들을 보면 3명 중 1명이 은퇴 후에도 어떤 형태로건 일을 하고 있다.
2009년까지 2년 동안 전체 인구에 대한 실업률은 2배 증가했지만, 55~64세 노동자들의 실업률은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 도시
돌보미 중애는 자기 가족도 돌보는 사람이 많은데, 이처럼 보수를 받지 않고 가족을 돌보는 사람들은 미국 전체 인구의 30% 정도(65,700,000명)를 차지하며, 이들은 나이든 부모나 다른 가족을 위해 일주일에 평균 19시간 정도 일한다. 웨터즈는 25~75세의 사람들을 고용하지만, 주로 50세 이상이다. 이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가족을 돌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용 요건의 악화와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
-눈에 보이지 않는 교과과정
-엘리트가 사는 곳, 그렇지 않은 곳
-간호사 부족사태
미국은 2025년까지 260,000명의 간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호사들의 임금은 돈 잘 버는 일반 의사들과 맞먹게 되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환자들은 10년 전에 비해 병이 훨씬 더 깊어졌어요. 따라서 훨씬 더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노인 집중치료의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은 간호사들을 조기퇴직하게 한다. 페롯은 조기퇴직한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때 환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엄청난 관심과 정성을 쏟았던 이들이 과중한 업무로 기계처럼 빨리 움직여야 하는 새로운 환경에 처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들은 40대 중반이 되면 노동 강도는 감당하기 힘들 지경이 된다.
-필리핀 간호사를 수입하다
2001~2008년에 새로 간호사가 된 500,000명 중 외국인은 1/3정도이다.
필리핀이 간호사 수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어요.
필리핀 인구의 10%(8,500,000명)가 외국에서 일한다. 이들은 한창 일할 나이에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일할 나이에 있는 사람의 23%가 조국을 떠나므로 필리핀 노동력의 핵심이 사라지게 된다. 해외에 나가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돈은 필리핀 GDP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다.
-자생적인 노인공동체
오후 2시가 되면 인적이 끊긴 것처럼 보이는데 새 집들을 지나 마을 구석으로 가보면 자동차와 사람들이 포리스트힐즈라는 3층짜리 콘도미니엄 단지를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선도로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이 건물은 유리를 씌운 아트리움 주변을 수십 채의 아파트가 둘러싼 형태이다. 격자 모양의 지붕은 창살, 통로와 연결된 테라스, 수영장을 덮을 정도로 컸다. 이 수영장은 해질 무렵에 수면 아래의 조명 스위치를 켜면 열대 분위기가 감도는 푸른 불빛을 발산한다.
록퍼드 주민 대부분은 포리스트힐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러한 시설이 록퍼드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여기에는 은퇴한 록퍼드 시민이나 70세가 넘는 여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여자들 중 상당수는 미망인이다. 수영장 주변 테이블에는 거주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카드놀이를 하거나 크기가 제법 되는 조각 그림 맞추기 놀이를 한다.
애초에 노인들을 위해 이 단지를 짖지는 않았다. 노인들이 여기를 발견하고는 수적 우위를 무기로 차지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정복은 천천히 진행되었는데, 이는 서니사이드드라이브 주변의 2층 주택이 주는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 그곳의 계단이나 포장된 산책길, 진입로는 노인들이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지금 전국적으로 단층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포리스트힐즈의 엘리베이터는 아주 중요한 보물이 되었다.
오후 3~4시쯤 아트리움의 안뜰에 지팡이나 보행보조기를 사용하는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 등이 굽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이 들이 왜 계단이 있던 집을 떠나려고 했는지 알 수 있다. 어느 여성은 이런 말을 했다. 죽기 전 남편의 걸음걸이는 커다란 암벽을 오르는 것 같았어요. 제가 항상 부축했죠. 하지만 저도 힘이 센 편이 아닌데다 제 몸도 예전 같진 않았어요. 남편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우리 두 사람 모두 위험했답니다. 그리고 요즘 같은 날 계단 있는 집에 있게 되면, 계단 오르는 것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로 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이 단지에서 방 한두 개가 있는 아파트를 얻는데 드는 비용은 80,000달러 이하이다. 지속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주단지에서 지내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 포리스트힐즈 거주자들은 노인거주 단지의 짜여 진 생활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미국 노인들의 전형에 더 가깝다. 미국 노인의 약 11%만이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설계된 거주단지에서 살고 있다. 여기에는 활ㄷ오적인 노인들이 사치스런 골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에서부터 일상적인 활동에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 거주하는 곳에 이르기까지, 은퇴자들이 많이 몰리는 새러소터 등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노인거주 단지들이 포함된다. (미국인의 약 45%가 1회 이상 요양원을 이용한 적이 있지만, 이는 체험을 위한 것이기에 정기적으로 머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록퍼드의 포리스트힐즈(forest hills)는 생각지도 않게 사실상 노인들을 위한 공동체가 되고 있다.
우리는 ~~간호사가 들락날락하는 모습이나 누군가 병원 침대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알기로는 어느 누구도 누군가 쟁반에 담은 음식을 날라주는 형태의, 계획된 식사 서비스도 원치 않습니다. 이곳은 콘도미니엄이고 집이니까요. 의료기관이 아니예요.
의도하지 않게 로리스트힐즈는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가 되었지만, 공식적인 노인공동체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자연발생적인 은퇴자공동체에는 노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대체로 주민의 40%이상이 노인들이다.
포리스트힐즈에서의 서비스는 다른 공동체에 비해 훨씬 덜 포괄적이지만, 록퍼드의 사회서비스 기관 같은 곳에서 늘어나는 노인 거주자들을 위해 몇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제 포리스트힐즈는 뉴욕이나 보스톤의 NORC 프로그램처럼 될 것인가? 거주자들이 나이 들면서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렇게 비공식적이면서 자생적인 노인공동체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보통 자녀들은 부모님이 늙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자기 집에서 함께 살기를 원하죠. 이때 지난 50년 동안 교회, 사회단체, 지역시장, 이웃을 중심으로 부모님이 맺어왔던 관계를 무시해요.
-회사의 변심
-할머니는 새로운 엄마다
미국 인구조사 정보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5세 이하 미국 유아 중 30%는 정기적으로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6%는 조부모 가정에서 살고 있어요. 손자와 같이 살면서 이들을 보살피는 조부모는 2,400,000명이에요. 또 고여는 오늘날 부모 역할을 하는 조부모는 전체적으로 젊은 편이라고 했다. 71%가 60세 이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손자 양육에 드는 비용은 길게 보면 재정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손자들을 보살피는 조부모는 노후 대비 저축을 줄여야 해요. 때로 일을 그만두기도 하죠.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어린이의 20% 정도가 빈곤 상태에 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나 학습 장애의 발생 빈도도 더 높죠. 그리고 1/3 정도는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고 있어요. 주로 할머니가 혼자서 아이를 보살피는 경우가 많다. 할아버지 혼자 보살피는 경우는 아주 적다. 손자들을 보살피는 조부모들에게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원이 없다면 조부모들은 손자를 양육할 수도 없으며, 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보호자 역할을 하는 조부모의 25% 정도가 흑인이다.
-조부모의 경제적 가치
일리노이 주정부를 대신하여 친부모가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가정을 돕고 재정을 할당해주는 록퍼드의 사회서비스 기관, 라이프스 케이프 커뮤니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세릴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담당하는 사람들의 93%는 손자들을 돌보는 조부모들이예요. 아이를 위탁가정보다 부모나 조부모가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는 사회적, 심리적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위탁가정보다 부모, 조부모 가정에서 더 잘 지낸다. 또 정부로 봐서도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위탁가정에 맡기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 미국에서는 아이 한 명을 위탁가정에 맡기는 데 연간 평균 22,000달러가 든다고 한다. 하지만 조부모가 맏게 되면 1/5 정도만 든다.
도시연구소는 2002년 미국에서 조부모가 보수를 받지 않고 손자를 양육하는 행위의 금전적 가치는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39,200,000,000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노부모, 배우자, 자녀를 보살피는 경우까지도 포함하면, 55세 이상 미국인이 가족을 보살피는 행위의 금전적 가치는 100,000,000,000달러에 달한다.
8장 노인에 대한 생각: 약하고, 이용당하기 쉽고, 상냥하고, 성가시고, 돌봐야 하고, 돈이 많이 들고, 외로운 사람들
-보호와 자립 사이에서
은퇴한 우주항공엔지니어, 파일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팀의 업무를 조정했던 경력이 있으며, 1999년만 하더라도 재산이 상당했다. 당시 그는 650,000달러에 상당하는 집과 500,000달러의 현금이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병을 앓은 부인과 사별한 뒤 파일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외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자주 찾아오는 이웃의 40대 싱글맘과 대화를 나누면서 웃음을 되찾게 되었다.
이 여성은 파일이 운전까지 해주며 권유하는 통에 창소부 일을 시작했다. 스스로 재산관리를 하는 파일은 이 여성의 집세를 빌려주기 시작했다. 이 여성이 절도죄로 체포된 뒤에도 보석금을 빌려줬고 이 여성의 남자친구 보석금도 납부해줬다. 파일이 빌려준 돈은 총 40,000달러에 달했다. 파일은 기자에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이 여성과 그 가족이 자동차 2대를 살 때 보증을 섰다. 결국 파일은 209,000달러를 이 여성에게 빌려줬다.
파일의 의붓자식들은 이러한 행동을 중단시키려다 의붓아버지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사람들은 왜 노인을 싫어하는가.
고정관념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이 결국은 이러한 고정관념이 갖는 특징들에 젖어들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노인이 되면 젊은 시절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수학실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토머스 헤스는 60~70대 노인들 간의 기억력을 테스트해봤다. 첫 번째 집단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 테스트를 했다. 이 테스트는 노인 수험생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헤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은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이에요. 노인들이 일하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더욱 강화하게 됩니다.’
두 번째 집단에 대해서는 그런 인상을 주지 않았다. 첫 번째 집단은 두 번째 집단에 비해 점수가 떨어졌는데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 있는 수험생 간의 차이가 가장 컸다. ‘이 실험의 긍정적인 측면은 나이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인상적일 ㅈ어도로 높은 수준의 기억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부정적인 사회적 요인이 노인들의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예요.’
예일대학교 심리학자, 베카 레비와 동료들은 70~96세의 미국 노인들을 3년간 연구하고 나서 노인들 각자의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그들의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노인들이 청각상실을 한탄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각상실은 노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곤경중 하나다. 하지만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노화에 가장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실험대상자들이 36개월 동안 가장 심한 청각상실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레비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덜하고 노인들을 더욱 존중하는 곳에 사는 다른 문화권의 노인들을 살펴 본 결과 청각상실을 겪고 있는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범문화적인 연령차별주의
벨기에, 코스타리카, 이스라엘(아랍인과 유대인), 일본, 홍콩, 한국의 대학생들의 태도를 조사했던 국제적 연구에서는 모든 지역 학생들이 노인들을 따뜻한 사람, 야망이 부족한 사람,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노인들의 지위가 낮다고 여기고 있었다. 홍콩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태도가 노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커디는 연령차별은 범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커디 연구팀은 현대화가 그 주범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동하는 사회에서는 산업화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노인들의 지위를 맞춘다. 산업화는 수명을 늘려 노인 인구가 늘도록 했고 퇴직을 제도화했으며, 노인들이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대화는 나이든 사람들의 기술을 쓸모없게 했으며, 이들을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으로 만들어 노부모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게 했다. 또 젊은이들도 뜨내기 노동자로 만들어 노부모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게 했다. 변화에만 얽매이도록 하면서 지혜로운 사람으로서의 노인의 역할을 폄하하게 만들었다.
고정관념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요. 수많은 반증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남아 있지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나이를 스스로 감점 요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우리는 노인을 두려워하는가.
로버트 버틀러는 ~~~세계적인 기관인 국제장수센터의 설립자이자 회장이었다. 2006년 그는 연구 보고서에서 ‘노인 천대는 노년에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취약성에 관한 깊은 우려와 두려움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감정은 경멸과 무시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사물을 분류하는 데에 있어 근원적인 무엇인가가 내재돼 있으며, 이것이 노인을 천대하게 만든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버틀러의 생각이 옳다면, 노인을 천대하는 것은 나병 환자를 보고 혐오감을 갖는 것과 같다. 우리는 나병 환자들에게 가까이 가거나 손을 내밀면 우리도 그들처럼 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 눈에 우리 자신은 늘 젊어 보인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실제 나이를 잘 알아보지만, 젊다는 말로 친구들의 기운을 복 돋워 줄 때도 많다.
여보 사람들이 무대 위에 있는 내 모습을 보면 10대로 보인대요. 내가 활력이 넘치고 요염하대요. 머리를 염색하기를 잘했죠.
9장 중국, 고령화의 뒤바뀐 순서
새로운 고령사회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 중국의 장밋빛 미래
경제학자 로버트 포겔 2010 년 1월 <포린폴리시>에 실린 논문에서 중국의 미래를 이렇게 바라보았다. 2040년이 되면 중국경제의 총생산은 123,000,000,000,000달러에 이를 것이다. 2000년 전세계 총생산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1인당 소득은 85,000달러가 되어 EU보다 2배 이상 높을 것이며 인도와 일본보다도 훨씬 더 높을 것이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평균적인 중국인들은 평균적인 프랑스인들보다 2배 더 잘 살 것이며,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미국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포겔의 추정치에 도달하려면, 중국 경제는 해마다 18% 성장해야 한다.
-대륙의 거대한 숫자
인구가 13억~16억에 달하는 중국에 노인인구가 아주 많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09년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167,000,000명으로 집계되었다. 기준연도가 2050년에는 중국인 3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일 것이다.
지금은 중국 노동자 10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해야 하지만, 2050년이 되면 노인 6명을 부양해야 한다.
1975년 중국에서는 노인 1명당 아이 6명이 있었다. 2035년이 되면 노인 2명당 아이 한 명이 있을 것이다. 1995 ~2005년 동안 취업가능연령 인구는 107,000,000명이 늘어났다. 하지만 2025~2035년 동안 이 인구는 79,000,000명 줄어들 것이다. 한편 중국은 세계 인구의 1/5을 차지할 것이지만, 65세 이상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할 것이다.
-보이는 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가정보다 우위에 있는 당
마오찌둥 시절, 중국 공산당은 여성들에게 출산을 많이 하게 할 것인가, 적게 하게 할 것인가를 두고 망설였다.
-재개발 난민들
10장 고령화로 달라진 식탁 풍경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는 1시간마다 평균수명은 11~15분 정도 늘어나고 있다. 평균수명은 날마다 5시간씩 늘어난다. 당신이 비만을 피하고 건강관리를 잘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전쟁과 빈곤이 없는 지역에서 산다면, 장수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수 십 년간 사랑과 결합
가정이 갖는 경이로운 특징은 그 구성원들이 서로를 쉽사리 노인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들은 오랫동안 서로 마주 보며 살아왔기 때문에 지나온 삶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을 공유하면서 깊은 친밀감을 갖고 있다. 가족들은 부모가 어린 시절에 어떠했으며,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잘 안다. 또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들으며 여러 경험과 생각을 공유한다. 반대로 노인들은 젊은 세대가 발랄하게 전해주는 새로운 문화 정보를 접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어느 정도는 현대적으로 변해간다.
테이블에 모인 노인 가운데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일까? 가족, 친구와 깊은 유대를 유지하고 있는 노인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누가 가장 슬픈 사람일까? 이러한 유대가 거의 없는 노인일 것이다. 자존심, 수줍음, 카리스마의 부족 때문일 수도 있고 신체적, 정신적 질병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형제나 친구들보다 오래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 이들은 노년에 찾아오는 외로움에 맞서는 일이 결코 너무 일찍 시작되지 않으며, 너무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노인들은 젊은 세대와의 유대를 지속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할머니는 손자들에게 놀러오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조부모도 있다. 저축을 적게 했거나 아픈 배우자를 보살피느라 저축해 놓은 돈을 다 까먹어서 또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어 연금이 바닥났거나 기업 경영 방침에 따라 연금이 줄어들어서 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가진 돈에 비해 오래 살았을 수도 있다. 노인들은 젊은 가족들이 편하게 먹고, 듣고 걷는 모습을 보면서 더 병약해져서 그들에게 보살핌을 받아야 할 때가 언제일까 곰곰이 생각할 것이다.
인생은 축복이다. 하지만 85세가 넘은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비율로 치매에 걸린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정신을 놓은 모습을 보는 것은 견디기 힘든 경험이다. 지금은 정신보다 신체를 더 건강하게 해주는 의약품이 계속 개발되어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노인들은 치매에 걸리면서, 자녀들은 사랑하는 가족이 쇠약해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 슬픔을 겪게 되었다. 우리는 치매가 유행병처럼 번지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휴일파티를 채웠지만, 지금은 치매로 나타나는 엉뚱한 소리, 신음, 옷을 벗는 것 같은 돌발적인 행동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봐야 하는 고통이 이를 대신하게 되었다.
-전문적인 돌보미
누군가를 보살피려면 돈을 들이거나 임금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보살피는 가족들은 때로 가난해진다. 휴일 저녁식사 모임에서 돈을 받고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세대 간 중재 역할을 하는 전문적인 돌보미가 한두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이들이 없다면 테이블에는 손님 중 일부, 심지어 잔치의 주인공이나 최고 연장자가 빠지게 된다. 돌보미는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은 이들을 필요로 한다. 상황이 요구하면 가족과 돌보미는 서로 가족과도 같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민자들이 고령사회로 흘러들어오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의 농촌 지역과 에콰도르와 필리핀 같은 이민 송출국 에서는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고령사회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곳, 또한 이들이 고령추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바람에 노인들만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7월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는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3명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실패가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의 대량이민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를 들어 멕시코 농업 수확량이 10% 감소하면, 미국으로 가려는 멕시코 국민들은 이전에 비해 최대 6,700,000명이나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젊은 연령층일 가능성이 많다. 그들이 떠나버린 멕시코는 이미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으며, 나이 많은 노인들조차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야 한다.
-발달된 기술
부모님을 양로원에 절대 보내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말하는 중국과 필리핀에서조차 서로 멀리 떨어져서 바쁘게 살아야 하는 가족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노인 거주단지 이야기가 나온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려는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노인들을 보살피는 일을 아웃소싱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고, 그 시간에 돈벌이가 되는 일을 할 수 있다.
인텔과 GE는 노인들이 있는 가정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기업 라이프라인은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서비스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홈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필립스가 이를 이어가게 되었다. 고령사회에서 필립스가 새로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에는 원거리에서 바이탈사인을 체크할 수 있는 원격진료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 혹시 심장발작, 뇌졸중, 심장부정맥을 겪은 적이 있는가? 필립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는 당신이 어디에 있건 실시간으로 심장을 모니터링해 줄 것이다. 이 기업들은 가정용 심장병 환자들을 소생시킬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필립스는 노인들이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가를 진단하는 화상진찰장비와 노인거주단지의 노인들이 밤에 침대에서 나올 때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조명장비도 공급하고 있다.
-불안정해지는 일자리
-거대한 순환회로
세계는 정부와 국제기구가 제시한 가장 공격적인 예측치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늙어간다는 것이다.
젊은 사회가 고령사회로 변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간단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우선 사람들이 오래 사는 반면에 자녀를 적게 갖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일터에서 지시사항을 읽고 이에 따라 행동할 줄 안다. 건강관리 시설도 발달돼 있다.
여성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이 전후 각본을 새로 썼다. 일본은 서구 선진국들을 능가하면서 초강대국의 지위를 얻을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에서 가장 늙은 국가로 가는데 5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한국, 대만, 중국,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일본 방식을 채택하면서 뒤따랐다.
인도의 고령화도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인구조사에 의하면, 인도는 중국보다 훨씬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또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도 개발붐의 초기 단계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
세월은 무척 빨리 가기 때문에 시간은 소중하다. [Review] 노년의 기준은 몇 살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60대까지는 상당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75세가 되면 노년의 징조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 이전에도 여러 가지 심신의 변화를 느끼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심신에 결정적인 문제를 느끼게 되는 이 지점에 이르면 자신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는 쇠퇴한 신체에 따른 행동의 제한, 병원치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고민뿐 아니라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더 크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거나, 간혹 외출이라도 하며 친구들을 만나고 또 여행도 하며, 사진도 찍고,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면서 습관처럼 일상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나름대로 보다 보람된 일을 찾아본다거나 생존을 위해 억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마저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그럼 그때는 정말 어떻게 하지? 유행병처럼 늘어나는 노인성 치매에 대한 불안감도 떨쳐버릴 수 없는 일이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노령사회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심각하게 나타났다. 초기에는 단순히 농촌인구의 감소나 노총각들의 국제결혼과 같은 문제들이었으나 지금은 더욱 근원적인 문제 즉, 결혼 자체를 하지 않거나 저출산에 의한 인구 감소. 그리고 노년층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령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변화가 예상을 초월하여 더욱 심각하다. 결국,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처할 문제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와 같은 환경에 처해있거나 조금 앞서간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필리핀 등의 사례를 들어서 문제점을 제시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노인 문제를 다른 기사나 책들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다. 수많은 통계자료를 조사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인터뷰한 저자의 노고가 돋보이는 책이다.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게 된 이유는 핵가족이라는 사회변화가 있다. 일본<마이니치신문> 조사에 의하면 1950년에는 부모들의 2/3 정도가 자식들이 보살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10% 정도라고 는 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노후의 삶은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할 운명이다. 쇠약한 육체를 자식들에게 맡길 수만 없다면 그럼 어디로 가지 누가 돌보아주지? 이런 문제들은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이 책은 노년에 무엇을 할까? 라는 문제보다는 쇠약한 육체를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부탁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10년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11년에 번역 발간되었다. 저자인 Ted C. Fishman은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기자이자 자유기고가로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등 여러 곳에 특집기사와 칼럼을 써왔다.
책을 읽으며 인구변화에 따른 우리 사회의 큰 변화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불현듯 닥쳐온 노후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그 날을 막연히 대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록 현실이 따라주지 않고 또 후회가 따른다 해도 노후의 삶은 스스로 준비하여야 한다. 오늘날 노인이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라는 슬픈 현실에 뉴욕 타임스에서 이 책을 소개할 때 실렸던 95세 노인이 손자와 함께 시소를 타고 있는 삽화가 가슴에 남는다. 자식을 위해 온 힘을 바친 부모는 노후에 그 자식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2010년 11월 28일 뉴욕 타임스에 실린 이 책의 기사에 대한 삽화]
<책 본문 내용> “전화기와 평판 디스플레이어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하루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오전 9시가 되면 벨이 울린다. 6,000,000명이 넘는 노인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필립스라이프라인에서 하루 일과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다. 고객들은 위험한 일이 생기면 회사에 연락한다. 아침 시간에는 위험한 일이 많이 생긴다. 고객들의 평균연령은 82세지만, 100세가 넘는 고객도 수천 명이나 된다. 대다수가 여성인데 노인인구를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실이다.”
“필립스는 라이프라인을 인수하려고 750,000,000달러를 썼다. 이것은 필립스가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상대로 건강관리 서비스에 뛰어들기 위해 시행한 대규모 투자의 한 사례이다. 고령화에 미래를 건 기업은 필립스만이 아니다. 홈 케어는 시장규모가 140,000,000,000달러에 달하는 산업이며, 그 규모는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2010년에 75~85세에 해당하는 미국인구는 17,000,000명이지만 2050년에는 30,000,000명이 된다. 현재 100세 이상 인구는 일시적 감소 추세에 있으나 2050년에는 2,500,000명이 된다. 65세 이상의 그룹은 다른 연령집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그중 최 고령층, 즉 85세 이상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급격한 고령추세를 나타내는 일본의 경우,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는 25,000,000명 감소할 것이며, 노인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할 것이다.”
“세계는 정부와 국제기구가 제시한 가장 공격적인 예측치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늙어간다는 것이다.”
“제일 두려운 것은 치매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않고 장기간 지내는 노인들의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관리를 대신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곤경에 처한다. 사기꾼들도 많고 정신의 황폐를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세계는 젊은 사람들이 사회생활과 사업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거대한 노년층의 도래는 이제 막 시작된 일이어서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모른다.”
“우리 사회의 ‘노인혐오증’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보다 더 젊다고 생각하죠. 노인 혐오증은 인생 전반에 걸쳐 작용하며, 사회가 노인을 기피하기 때문에 노인들로 하여금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본 사회의 문제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바로 패러사이트 싱글이다. 이들은 중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으며, 살림에 보탬이 되지도 않는다. 이들에 대한 우려는 20대 이상 독신여성 92%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남성도 패러사이트 싱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일본 노인 중 독신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중이 19%에 달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증가 추세이다.”
“남성들에게 노년은 외로운 시기이다. 일본 내각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혼자 사는 65세 이상 남성 5명중 2명은 절친한 친구가 없으며, 4명 중 1명은 이웃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는 1시간마다 평균수명은 11~15분 정도 늘어나고 있다. 평균수명은 날마다 5시간씩 늘어난다.”
“일본 경제 산업성은 일본 가정이 자녀 한 명을 21세까지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119,000달러에서 540,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5세 이하 미국 유아 중 30%는 정기적으로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6%는 조부모 가정에서 살고 있어요. 손자와 같이 살면서 이들을 보살피는 조부모는 2,400,000명이에요.”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가정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일본 사람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식들이 보살펴주기를 기대하는 사람의 비중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1950년에는 일본 여성의 2/3 정도가 자식들이 보살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10% 정도만 그렇다.”
“1970년에는 일본 노인 10명 중 2명만이 자식과 떨어져 살았다. 높은 이혼율, 핵가족화, 체면, 길어진 수명은 결국 노년의 고독을 낳았다. 현재 4,000,000명의 일본 노인이 혼자 살고 있으며, 이들은 가정과 사회로부터 극심하게 소외되고 있다.”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포크 박사는 사람들이 70~75세가 될 때 까지는 크게 늙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때까지는 신체적으로 꽤 괜찮은 상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꽤 많이 하죠. 하지만 만 75세 즈음부터 몸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