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춥답니다.
매년 오는 추위지만 나이가 한살씩 더 먹으며 오는 추위는
가끔씩 섬찟한 경련에, 선진들이 편안해진 부정맥으로 소스라쳐 봅니다.
왜 노인들이 겨울이 오는 환절기가 위험하다는 경고가 가슴에 와 닿을까요
일욜 오전 산으로 갈 망설임으로 오전시간을 다 허비합니다.
고구마를 굽고, 가래떡을 한 후라이팬에 구으며
노릿하게 뒤집으며, 그것들이 뜨거워 뒤집어준다던 흥남부두 형 생각을 해봅니다.
세월이 어리광부릴 엄니와 아비를 먼곳으로 유학보낸지도 오래전이고
대부분 배우자들을 먼곳으로 유학보낼 준비가 끝난지 꽤 되었지만
겨울추위에 추위만큼은 참기 어렵더이다
홀로 추위를 이기는 일이라곤 더욱 한번 더 웅크리는 일뿐입니다.
발을 몸 속에 깊숙히 넣고 그 편안한 온기를 얼굴로 보냅니다.
창 밖에선 맹렬한 추위가 나무가지마다 팽창해 밤새 상고지를 만듭니다.
그 눈꽃들은 눈발이 되어 펄펄 찰랑찰랑 바그너를 연주합니다.
나도 전혀 모르는 겨울 눈꽃 바람이 '바하의 평균율인 겨울밤 어름 고드름'이 되는 사이
난 방 안에서 구운 고구마랑 구운 가래떡의 노릇한 안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직도 LP판 위를 걷도는 마왕의 카트리치 바늘이 불협화음을 연주하는 사이
오돌오돌 낮잠이 들겠지요.
아랫목 방바닥은 검붉게 타오르는데 허공의 냉기는 코를 시럽게 하는 방
둥근 나 망치 한 편엔 내 얼굴이 거꾸로 행복해지려는데
둥근 나무망치 다른 한 편엔 사십년전 내자가, 홍콩가자고 채근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바그너도.. 슈베르트도 말고 구노의 Avemaria를 고르시면 어떨까요..
고구마와 가래떡의 노릇한 안식을 더욱 편안케해 줄...
바흐翁께서도 기뻐하실..
흠 우피 골드버그의 아베 마리아가 기억납니다
성가대에서 자주 듣는 노래입니다.
덕분에 시스터 우피를 한번 더 봅니다 그려.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