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內篇 5 德充符(덕충부) 2-2 子無乃稱(자무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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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5 德充符(덕충부) 2-2 子無乃稱(자무내칭)

子產曰：「子既若是矣，猶與堯爭善，計子之德不足以自反邪？」

    申徒嘉曰：「自狀其過以不當亡者眾，不狀其過以不當存者寡。

知不可奈何而安之若命，唯有德者能之；

遊於羿之彀中，中央者，中地也；

然而不中者，命也。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我怫然而怒；而適先生之所，則廢然而反。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

吾與夫子遊十九年矣，而未嘗知吾兀者也。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而子索我於形骸之外，不亦過乎？」

    子產蹴然改容更貌曰：「子無乃稱！」

子産曰(자산왈)

- 자산 이르기를,

子旣若是矣(자기약시의) 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 그대는 이미 월형을 받아 그 꼴이 되었는데 여전히 요임금과 선(善)을 경쟁하기라도 하는가 

計子之德(계자지덕) 不足以自反邪(부족이자반야)

- 그대의 덕을 헤아려본달지면 스스로 반성이나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 말하기를, 

自狀其過(자상기과) 以不當亡者衆(이부당망자중)

- 스스로 자기 잘못을 변호하여 발 잘린 것이 당치 않다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만

不狀其過(불상기과) 以不當存者寡(이부당존자과)

- 스스로 자기 잘못을 변호하지도 않고 발 잘리지 않은 것이 당치 않다고 하는 사람은 적다 

知不可奈何(지불가내하)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어찌 할 수 없음을 알고 그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면 그런 것은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법이다

遊於羿之鷇中(유어예지구중) 中央者中地也(중앙자중지야)

- 명궁인 예의 활 사정거리에서 노닌다면 그 안에 있는 자들은 모두 화살에 맞을 것이나

然而不中者命也(연이부중자명야)

- 그런데도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운명일 것이야

人以其全足(인이기전족) 笑吾不全足者衆矣(소오부전족자중의)

- 발이 성한 사람 중에는 나의 성치 않은 발을 비웃는 자들이 많을 것이다

我怫然而怒(아불연이노) 而適先生之所(이적선생지소) 則廢然而反(즉폐연이반)

- 그에 발끈하여 화를 내게 되지만 선생님이 계신 곳에만 오면 곧 모두 잊어버리고 본래로 돌아오곤 하지

不知先生(부지선생) 之洗我以善邪(지세아이선야)

- 선생님이 인도해주셔서 그런지 내가 스스로 깨쳐서 그런지 그건 모르겠네만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 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 내가 선생님을 모신지 19년이 되었는데 (선생님과 함께 있을 때에는) 한번도 내가 발병신이라는 것을 의식치 않았네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금자여아유어형해지내) 而子索我於形骸之外(이자색아어형해지외) 不亦過乎(불역과호)

- 지금 나와 함께 내면의 세계를 사유한다는 사람이 외면의 세계에서 나를  더듬고 있으니  실로 딱한 일이 아니겠는가

子産(자산) 蹴然改容更貌曰(축연개용경모왈)

- 자산이 급히 얼굴색을 바꾸고 태도를 고치면서 말하기를,

子無乃稱(자무내칭)

-  그대는 더 이상 말을 마시게나

狀형상 상,문서 장  1. 형상(形狀) 2. 모양 3. 용모(容貌) 4. 정상(情狀) 5. 사실에 의한 근거(根據) 6. 공적(功績) 7. 형용하다(形容--) 8. 나타내다 9. 모방하다(模倣ㆍ摸倣ㆍ摹倣--) a. 문서(文書) (장) b. 편지(便紙ㆍ片紙)...
奈어찌 내,어찌 나  1. 어찌 2. 능금나무(장미과의 낙엽 활엽 교목) 3. 대처하다(對處--), 대응하다(對應--) 4. 견디어 내다 a. 어찌 (나) b. 지옥(地獄), 나락(那落ㆍ奈落) (나)
羿사람 이름 예  1. 사람의 이름 2. (한나라 때의 제후로)궁술의 명인 3. (날개로 바람을 일으키며)날아오르다
鷇새의 새끼 구  1. 새의 새끼 2. 기르다 3. 깨다
中가운데 중  1. 가운데 2. 안, 속 3. 사이 4. 진행(進行) 5. 마음, 심중(心中) 6. 몸, 신체(身體) 7. 내장(內臟) 8. 중도(中途) 9. 절반(折半) 10. 장정(壯丁) 11. 관아의 장부(帳簿ㆍ賬簿), 안건(案件) 12. 가운데
怫답답할 불,발끈할 비,거스를 패 1. 답답하다 2. 울적하다(鬱寂--) 3. 마음이 불안(不安)한 모양 a. 발끈하다 (비) b. 발끈 화를 내다 (비) c. 분노(憤怒)하는 모양 (비) d. 거스르다 (패) e. 어그러지다 (패)
適맞을 적  1. 맞다 2. 마땅하다 3. 가다 4. 시집가다(媤---) 5. 즐기다 6. 꾸짖다 7. 전일하다(專---: 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8. 마침 9. 맏아들 10. 큰마누라
廢폐할 폐,버릴 폐  1. 폐하다(廢--) 2. 못 쓰게 되다 3. 버리다 4. 그치다 5. 부서지다 6. 떨어지다 7. 무너지다 8. 쇠퇴하다(衰退ㆍ衰頹--) 9. 고질병(痼疾病) 10. 크게 11. 매우
骸뼈 해  1. 뼈, 백골(白骨) 2. 정강이뼈(정강이의 무릎에 가까운 부분) 3. 몸뚱이, 신체(身體)
索찾을 색,노 삭  1. 찾다 2. 더듬다 a. 동아줄, 노, 새끼(주로 볏짚으로 꼬아 만든 줄) (삭) b. 꼬다 (삭) c. 헤어지다 (삭) d. 쓸쓸하다 (삭) e. 다하다 (삭)
蹴찰 축  1. (발로)차다 2. 밟다 3. 감축하다(減縮--), 줄이다 4. 다가가다 5. 쫓다, 뒤쫓다 6.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7. 불안(不安)해 하다 8. 공경(恭敬)하는 모양
改고칠 개 1. 고치다 2. 고쳐지다 3. 바꾸다 4. 바뀌다 5. 만들다 6. 다시 7. 따로 8. 새삼스럽게
更고칠 경,다시 갱  1. 고치다 2. 개선하다(改善--) 3. 변경되다(變更--) 4. 바뀌다 5. 갚다, 배상하다(賠償--) 6. 잇다, 계속하다(繼續--) 7. 겪다 8. 지나가다, 통과하다(通過--) 9. 늙은이 10. 밤 시각(時刻) 11. 임기(任期)...
貌모양 모,모사할 막 1. 모양 2. 얼굴 3. 안면(顔面) 4. 자태(姿態) 5.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6. 예모(禮貌: 예절에 맞는 몸가짐) 7. 사당(祠堂) 8. 성(姓)의 하나 9. 표면상, 외견상 10. (사물의
乃이에 내,노 젓는 소리 애  1. 이에, 곧 2. 그래서 3. 더구나 4. 도리어 5. 비로소 6. 의외로, 뜻밖에 7. 또 8. 다만 9. 만일(萬一) 10. 겨우 11. 어찌 12. 이전에 13. 너, 당신(當身), 그대 14. 이와 같다 a. 노 젓는 소리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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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 몸을 구속하는 것이다.

<신도가와 정자산의 대화 2/2>

 
子產曰(자산왈)：
「子既若是矣(자기약시의)，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計子之德不足以自反邪(계자지덕부족이자반야)？」
 

자산이 말했다.

“자네가 이미 이와 같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요(堯)임금과 더불어 선(善)을 다투려 드니,

자네의 덕(德)을 헤아려 본다면 〈그런 말을 해서 좋은지 나쁜지를 충분히〉 스스로 반성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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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子旣若是矣(자기약시의) : 자네가 이미 이와 같이 됨. 곧 월형(刖刑)을 받아 절름발이 신세가 된 신도가의 처지를 비천하게 여기는 표현이다.

○ 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 여전히 요(堯)임금과 더불어 선(善)을 다툼. 宣穎이 “堯임금은 善이 지극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들어 말한 것이다[堯乃善之至者 故以爲言].”고 풀이한 것을 따랐다.

○ 計子之德(계자지덕) 不足以自反邪(부족이자반야) : 자네의 덕이 부족함을 헤아려 본다면 그런 말 해서는 아니됨을 충분히 반성할 수 있지 않은가. 신도가를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덕이 높은 사람과 견주는 사람으로 비하한 표현.

 
申徒嘉曰(신도가왈)：
「自狀其過以不當亡者衆(자상기과이부당망자중)，
不狀其過以不當存者寡(불상기과이부당존자과)。
知不可奈何而安之若命(지불가내하이안지약명)，
惟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신도가가 말했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변명의 말을 꾸며 대어 발이 잘려 없어지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고,

자신의 잘못을 꾸며대지 않고서 발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 〈오히려〉 부당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적다.

어찌할 수 없음을 알아서 마치 운명처럼 그것을 편안히 여기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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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自狀其過(자상기과) 以不當亡者衆(이부당망자중) 不狀其過(불상기과) 以不當存者寡(이부당존자과) : 스스로 자신의 과실을 꾸며 다리가 잘려 없어지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고, 자신의 과실을 꾸미지 않고 다리가 남아 있게 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적음. 郭象은 “대부분 스스로 잘못을 저지른 상황을 변명하면서 자기가 죽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기는 자가 많고, 말없이 자기 잘못을 알고서 스스로 죽어 마땅하다고 여기는 자는 적다[多自陳其過狀 以己爲不當亡者衆也 黙然知過 自以爲應死者少也].”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狀을 ‘陳述하는 것,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는 것’으로 보고 亡과 存은 발을 두고 말한 것이라는 林希逸의 견해가 적절하다. 朴世堂 또한 “狀은 꾸미는 것[狀 文飾也]”이라고 풀이하여 임희일과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 知不可奈何(지불가내하)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어찌할 수 없음을 알아서 마치 운명처럼 그것을 편안히 여김. 成玄英은 若을 따르다[順也]는 뜻으로 보아 마음을 편안히 하고 운명을 따른다는 뜻으로 풀어 若命을 順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나 安에 順의 의미가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安之如命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음. 신도가가 스스로 덕이 있는 사람임을 주장하는 내용. 林雲銘은 “子産이 네 덕을 헤아려 보라고 한 구절에 대해 답한 것이다[答他計子之德句].”라고 풀이했다.

 
遊於羿之彀中(유어예지구중)，中央者(중앙자)，
中地也(중지야)，然而不中者(연이부중자)，命也(명야)。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인이기전족소오부전족자다의)。
我怫然而怒(아불연이노)，而適先生之所(이적선생지소)，則廢然而反(즉폐연이반)。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부지선생지세아이선야)！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금자여아유어형해지내)，
而子索我於形骸之外(이자색아어형해지외)，不亦過乎(불역과호)！」
子產蹴然改容更貌曰(자산축연개용경모왈)：「子無乃稱(자무내칭)！」
 

예(羿)가 활쏘는 사정권(射程圈) 안에서 놀면, 그 과녁의 한가운데는

화살이 적중하는 자리이다. 그런데도 화살에 맞지 않는 것은 운명이다.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온전한 발을 가지고 온전치 못한 내 발을 비웃는 자들이 많다.

그때 나는 발끈하고 성을 내다가도 선생님이 계신 곳에만 가면 깡그리 잊어버리고 본래의 평정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선생님께서 훌륭한 도(道)로 나를 인도해주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스스로 깨우친 것인가!

내가 선생님과 노닌 지 19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내가 절름발이임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나와 육체의 내면에서 교유(交遊)하고 있는데도,

그대는 나를 육체의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찾고 있으니, 또한 잘못이 아닌가?”

자산이 깜짝 놀라면서 얼굴색을 바꾸고 태도를 고치고서 말했다.

“자네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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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遊於羿之彀中(유어예지구중) : 예가 활쏘는 사정권 안에서 놀다. 羿(예)는 인명(人名). 陸德明은 “활 잘 쏘는 사람으로 唐‧夏시대에 있었다. 일설에는 유궁(有窮)의 임금으로 하(夏)를 찬탈한 사람이라고도 한다[善射人 唐夏有之 一云 有窮之君簒夏者也].”고 했다.

彀(구)는 활을 당기는 것(陸德明), 과녁(高亨) 등 여러 견해가 있지만 어느 쪽이든 곽상이 ‘화살이 미치는 곳이 구중(彀中)’이라고 한 대의에는 변함이 없다.

○ 不中者命也(부중자명야) : 화살에 맞지 않는 것은 운명임. 자산이 형벌에 걸리지 않고 두 발을 보존하게 된 것은 그의 덕이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요행히 면한 것일 뿐임을 비유한 것이다.

○ 怫然而怒(불연이노) : 발끈하고 성을 냄. 怫然(불연)은 얼굴이 험상궂게 변하는 모양으로 발연(勃然)과 통한다(方勇‧陸永品). 이 句의 앞에 보이는 ‘笑吾不足全者多矣’의 多는 世德堂本 등 다른 텍스트에는 象으로 되어 있다. 불연은 비연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 適先生之所(적선생지소) : 선생님이 계신 곳에 감. 適(적)은 나아간다는 뜻. 先生之所는 선생이 계신 곳.

○ 廢然而反(폐연이반) : 깡그리 잊어버리고 본래의 평정한 마음으로 돌아옴. 廢然(폐연)은 깡그리 잊어버리는 모양. 反은 발끈하고 성을 냈다가 본래의 고요한 마음으로 돌아온다는 뜻.

○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부지선생지세아이선야) 〈吾之自寤邪(오지자오야)〉 : 잘 모르겠구나. 선생님께서 훌륭한 道로 나를 인도해주신 것인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깨우친 것인지. 吾之自寤邪의 다섯 글자는 陳景元이 張君房本에 근거하여 보충한 것을 따랐다. 곽상은 “선생님이 나를 좋은 도리로 씻어 주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돌이킬 수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不知先生洗我以善道故耶 我爲能自反耶].”고 풀이했고, 成玄英도 “선생님이 좋은 물로 나를 씻어 주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성정이 스스로 돌이킬 수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不知師以善水洗滌我心 爲是我之性情能自反覆].”고 풀이했다.

洗(세)는 奚侗이 先의 假借字로 본 것을 따라 ‘인도하다’로 번역하였다.

○ 十九年(십구년) : 〈養生主(양생주)〉 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道를 터득하는데 걸리는 오랜 시간을 뜻한다.

○ 未嘗知吾兀者也(미상지오올자야) : 한번도 내가 절름발이임을 의식하지 않음. 이 문장의 주어를 백혼무인(伯昏無人)으로 보느냐, 신도가(申徒嘉) 자신으로 보느냐에 따라 “선생님은 한번도 내가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적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한번도 나 자신이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의식한 적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未嘗知(미상지)의 知자를 ‘자각(自覺)하다’는 뜻으로 보면 후자의 경우가 비교적 적절하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대의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우선 成玄英과 福永光司 등의 견해를 따라 뒤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 遊於形骸之內(유어형해지내) : 육체의 내면에서 교유함. 形骸之內(형해지내)는 외형에 구애되지 않는 정신 세계를 뜻한다.

○ 索我於形骸之外(색아어형해지외) : 나를 육체의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찾음. 索은 찾는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자산이 신도가의 외형, 곧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 蹴然(축연) : 깜짝 놀라는 모습. 성현영은 ‘놀라고 부끄러워하는 모양[驚慚貌]’이라고 풀이했다.

○ 改容更貌(개용경모) : 얼굴색을 바꾸고 태도를 고침. 容은 容色, 貌(모)는 체모(體貌).

○ 子無乃稱(자무내칭) : 자네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네. 다시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아듣겠다는 뜻. 자산이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는 표현이다. 無乃는 ‘더이상 …하지 말라’는 의미. 韓元震은 “無乃稱은 일컬을 수 없다는 뜻이니 《論語》에서 이른바 백성들이 일컬을 수 없다고 한 것과 같다[無乃稱 無得以稱也 猶論語所謂民無得以稱焉者也].”고 풀이했는데, 이 견해는 이 부분을 《論語》 〈泰伯〉편에서 “세 번 천하를 사양한 태백의 지극한 덕을 백성들이 일컬을 수 없었다[三以天下讓 民無得而稱焉].”고 한 내용과 같다고 보고 子産이 申徒嘉를 극찬한 말로 이해한 것이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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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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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產曰：「子既若是矣，猶與堯爭善，計子之德不足以自反邪？」申徒嘉曰：「自狀其過以不當亡者眾，不狀其過以不當存者寡。知不可奈何而安之若命，惟有德者能之。遊於羿之彀中，中央者，中地也，然而不中者，命也。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我怫然而怒，而適先生之所，則廢然而反。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吾與夫子遊十九年矣，而未嘗知吾兀者也。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而子索我於形骸之外，不亦過乎！」子產蹴然改容更貌曰：「子無乃稱！」

자산이 말했다.

“자네가 이미 이와 같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요(堯)임금과 더불어 선(善)을 다투려 드니, 자네의 덕(德)을 헤아려 본다면 〈그런 말을 해서 좋은지 나쁜지를 충분히〉 스스로 반성할 수 있지 않은가?”

신도가가 말했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변명의 말을 꾸며 대어 발이 잘려 없어지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고, 자신의 잘못을 꾸며대지 않고서 발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 〈오히려〉 부당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적다. 어찌할 수 없음을 알아서 마치 운명처럼 그것을 편안히 여기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예(羿)가 활쏘는 사정권(射程圈) 안에서 놀면, 그 과녁의 한가운데는 화살이 적중하는 자리이다. 그런데도 화살에 맞지 않는 것은 운명이다.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온전한 발을 가지고 온전치 못한 내 발을 비웃는 자들이 많다. 그때 나는 발끈하고 성을 내다가도 선생님이 계신 곳에만 가면 깡그리 잊어버리고 본래의 평정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선생님께서 훌륭한 도(道)로 나를 인도해주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스스로 깨우친 것인가! 내가 선생님과 노닌 지 19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내가 절름발이임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나와 육체의 내면에서 교유(交遊)하고 있는데도, 그대는 나를 육체의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찾고 있으니, 또한 잘못이 아닌가?”

자산이 깜짝 놀라면서 얼굴색을 바꾸고 태도를 고치고서 말했다.

“자네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네!”

[출처] 04[장자(내편)] 第5篇 德充符(덕충부) : 04.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 몸을 구속하는 것이다(4/9)작성자 swings81

장자의 얘기는 지어낸 얘기가 많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정승을 지낸 정자산은 실존 인물이지만 신도가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아무리 요순시대를 방불케 하는 때라고 하더라도 국무총리와 전과자가 같은 선생님 아래서 공부를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다만 그것은 우리가 꿈꾸는 길이고, 추구하는 이상향이라는 것이지요.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자산이 스승을 찾는 이유는 지식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고, 신도가가 스승을 찾는 이유는 마음 공부를 하러 가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이 두 가지를 다 가르쳐야 하겠지만 요즘 학교는 지식 교육에 치중하는 것 같아 늘 걱정스럽습니다. 요즘 사회가 각박하여 지고,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본문 읽기>

자산이 말하였다.

“자네는 그런 모습으로

요임금과 훌륭함을 흉내 내려고 하는군.

자네가 가진 덕을 헤아려 보게

스스로를 돌아볼 줄을 모르는가?”

신도가가 대답했다.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며

벌 받은 것을 억울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으나

자기 잘못을 변명치 않고

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적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은

덕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예의 화살이 닫는 곳에서 노닐면

그 가운데 있는 자들은 다 화살에 맞을 것이다.

그런데도 맞지 않는다면 운이 좋기 때문이지.

세상에는 자기 발이 온전하다고

나의 온전치 못한 발을 비웃는 자들이 많네.

이럴 때 나는 벌컥 화를 내곤 하지만

스승님께 가면 깨끗이 잊고 돌아오네.

스승님은 알지 못하시겠지만,

이는 스승님의 덕이 내 마음을 씻어주기 때문이지.

내가 선생님에게 배운지 19년이 되지만,

스스로 월형을 받은 죄인임을 의식한 적이 없었다네.

이제 그대는 나와 깊은 마음으로 사귀어야 할 텐데,

고작 겉모습만 찾고 있으니 잘못이 아니겠는가?"

이에 자산이 태도를 삼가며 말했다.

“더 이상 말하지 말아주게.”

[출처] 장자 덕충부(德充符篇) 5 - 명성이 몸을 구속한다작성자 사봉 조진형

자산이 말했다. “자네는 몸이 이 모양인데 요임금과 훌륭함을 겨루려 하고 있다. 자네는 자네의 덕으로 헤아려 스스로 반성할 줄도 모르는가?”

신도가가 말했다.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변호하며 자기가 다리를 잃은 것은 부당한 일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자기의 허물을 변호하지도 않고 자기 다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다.

어쩔 수 없는 일임을 알고 운명이라 여기고 이에 평안히 따르는 일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명궁인 예의 활의 사정거리 안에 있으면 그 가운데 있는 모든 사람들은 화살에 맞을 것이다. 그런데도 맞지 않는다면 운명이다.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다리가 완전하다고 해서 나의 불완전한 다리를 비웃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지만 선생님이 계신 곳에 가기만 하면 곧 개운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선생님의 훌륭하심으로 나를 씻어주시는 것인지, 내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나는 선생님을 따라 공부한지 십구 년이 되지만 내가 절름발이라는 것을 의식한 일이 거의 없었다.

지금 자네는 나와 형체 속의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으면서도, 내게 형체의 모양을 따지고 있으니 잘못이 아닌가?”

자산은 부끄러운 듯 몸을 바로잡고 말했다.

“더 이상의 말하지 마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