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근 문학특강>
수필시학과 그 구현 방법
권대근
수필학 박사, 수필학 대한명인
대신대학원대학교 문학언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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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강은 본격수필을 꿈꾸는 작가들에게 격조 높은 수필미학, 또는 수필시학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안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동양의 ‘모르는 게 약이다’보다는 서양은 ‘아는 게 힘이다’라는 논리가 학문세계에서는 더 유용하지 싶다. 알아야 쓴다는 의미는 머리 속에 수필의 원형적 구조가 그려져 있어야 하고, 보이지 않지만 수필을 써가는 손끝은 수필의 메타성을 지향해야만 원고지 위에 좋은 수필이 들어앉게 되는 것이다.
먼저 생각해 볼 것이 수필의 문학성과 수필의 요건이 동일한 의미인가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본격수필을 쓰려면, 우선 자신의 머리 속에 수필의 좌표라는 수필미학과 수필시학을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제가 정립한 본격수필이론모형 연구는 수필창작에서 시급한 수필의 원형적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에서 수필이 여전히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폄하되고 있는 까닭은 수필의 잡문성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만큼 수필에 대한 이론적 연구가 활발하고 이론체계가 잘 세워진 곳도 없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잡문성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은 수필창작에 앞서 제기되는 것이 메타수필이라는 원형적 구조다. 메타수필이란 수필작품으로 구체화하기 위하여 작가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따르는 추상적 구도를 말한다. 메타수필에 대한 개념을 머리 속에 인지하고 있는 작가는 그렇지 못한 작가보다 더 본격수필을 쓰기 쉽다.
본격수필을 쓰는 작가들은 늘 제재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성찰과 관조를 시도하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미적 구조로 재조직하여, 문학적 문장과 담론전략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생성과정이 따라야 한다. 오늘 이 특강이 본격수필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진지한 탐구의 문으로 연결되길 희망한다. 이를 통하여 그 동안 쌓여있던 수필문학에 가해진 오해와 편견들도 사라지길 소망한다. 뿐만 아니라 시도 소설도 희곡도 아니면서 다른 장르들의 장점을 변증법적으로 취하여 절묘하게 생성한 게 본격수필임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루카치에 따르면, 모든 대상은 보편성과 개별성의 범주를 지니는데, 그것을 변증법적인 통일을 통해서 특수성의 형태로 범주화하는 것이 바로 수필의 행보다. 좋은 작품은 예술성과 철학성, 그리고 그것들이 혼융 속에서 생성되는 미적 울림의 구조와 정체를 유기적인 심미작용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II. 클릭
수필을 잘 쓰려면 이런 문장론에 밝아야 하지만, 수필의 수필틀을 함께 잘 이해해야 한다. 수필을 정말로 잘 쓸 수 있는 충분 조건은 수필틀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고 수필틀이 무엇인가를 알고 나서는 수필을 수필틀대로 수필을 쓸 수 있는 것이 수필을 잘 쓰는 것인데, 문장은 변형과 보수에서 완성된다. 글 고치기는 명작을 낳는 작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2년에 걸쳐 쓴 <개미>를 120번 고쳐 썼고,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400번 손질했다.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을 완성하는 데 36년,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하는 데 60년, 한국의 최명희는 <혼불>에만 17년 씨름하다 떠났다. 문장, 그것은 퇴고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이다. 미국의 판매용어 전문가 호일러는 ‘살코기를 팔지 마라, 굽는 소리를 팔아라.’고 했다. 군침도는 감각의 자극, 그 이상의 설득이 어디 있겠는가. 책읽기를 하다 보면 어느 때부터 그냥 저절로 문장을 잘 쓸 수 있게 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책읽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까 좋은 문장을 외우면 자신도 모르게 묘사적 문장짓기를 잘 하게 될 것이니 수필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좋은 문장을 베껴 쓰며 외우면 되겠다.
수필가는 풍부한 감성을 수필의 주제와 목적에 집중토록 해야 하고, 깊은 의식과 상념으로 감성을 체계적으로 정리 압축해야 한다. 다양한 시각과 풍성한 상상력으로 인간과 삶을 예리하게 살펴야 한다. 언어와 문장, 특히 문학적인 표현이나 시어, 토속어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장’, 그것은 생각의 틀로 짜 보이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그 집이 잘 지어졌음을 판단하는 주체는 지은 목수가 아니라 들어가 사는 사람 자신이다. 문장 안에 들어가 보금자리를 틀고, 방의 배치, 광선의 조응, 통풍을 잘 생각해 보시라. 문장력이 튼튼해 질 것이다. 영혼과 마음을 늘상 갈고 닦아야 한다.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선물로 받지 않고, 인간의 정신으로 창조해 낸 수많은 세계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의 세계다.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책은 절대로 배반하지 않는 친구다. 방 안에 많은 친구를 초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엮을 수 있는 분량의 작품을 써야 한다. 좋은 문장의 숨결따라 깊숙이 빨려 들어가고 싶은 글을 써보고자 하는 작가는 다음의 수필틀과 그 구현방법에 익숙해야 할 것이다.
II. 펼치며
1. 수필의 틀, 그 구현방법
-수필은 전략화에 의해 완성되는 글이다 -
제목 -/제재로, 단어형으로 -함축성
/참신한 제재가 좋다 -참신성
문단 -/7-10문단 사이 –완결성
/조형성, 정합성, 탄력성, 통일성
/발단부와 결말부 문단 -전개부 문단보다 적게 -황금비율
문장 -/한 문장은 4행이 안 되게 하라 -간결성
/문장 꼬리에 유의하라 -탄력성,
/간접화법으로 -수필문의 본질
/비문을 쓰지 마라 –문법성
/문단의 첫문장, 마지막 문장 –짧게, 길게
/우리글 –서술어는 필수
어휘 -/수필어(활어, 생어, 열린 언어, 구체어, 묘사어)를 쓰라
/오감언어를 쓰라
/순우리말과 표준어로
/준말이나 사투리, 한자, 숫자, 영어스펠 배제
제재 -/제재는 처음부터 풀어나가거나,
/전개부 처음에 도입하거나
/결말부에 드러나게 하거나 하라
발단 -/한 문단 정도 -특수문단
/처음 석 줄에 유의하라
/문장을 짧게 하라
/첫문장은 간명한 비유가 적절하다
/첫 문단의 주어는 생략하지 마라
/구체적으로 묘사하라
/문단의 마지막 문장은 가능하면 짧게 하되, 다음 문단과 연결에 유의하라
/배경과 심정 묘사
전개 -/체험을 살려라
/생각과 느낌을 많이 적고, 상상을 많이 하라
/문단의 살을 찌워라
/발견 -상관화 -동화 -성찰 -결속의 원리를 생각하라
/동화와 투사 기법을 활용하라
/구체성 -보편성을 확보
/한 개에서 다섯 개까지 주제 관련된 것, 속담이나 선인의 지혜를 인용하라
/감정은 지성화, 지성은 정서화하라
결말 -/주제의식의 의미화하라
/연상과 상상의 즐거움을 주라
/수미상관에 유의하라
/문장을 짧게 하라
/여운화, 인상화
구조 -/심층구조
/표층구조
/담론구조
III. 로그아웃
문장은 수필에서 생명적이다. 문인은 문학가 이전에 문장가가 되어야 한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산문'을 많이 써야 한다. 산문이란 살면서 겪은 일에 대해 정확하게 풀어서 서술하는 양식이다. 글쓰기는 처음도 마지막도 예술이다. 글을 쓸 때는 표현의 욕구를 최대한 자제하고 반드시 필요할 때만 적절한 부분에 적절한 수식어를 첨가하도록 해야 한다. 시학을 등한시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치기들이 도처에 숨어 있다. 바둑으로 비유하면 자충수에 해당하고, 축구로 비유하면 자살골에 해당한다. 기본에 충실하면 보다 안정된 느낌을 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수필시학을 활용해 수준 높은 문학수필을 써 보자.
수필가는 풍부한 감성을 수필의 주제와 목적에 집중토록 해야 하고, 깊은 의식과 상념으로 감성을 체계적으로 정리 압축해야 한다. 다양한 시각과 풍성한 상상력으로 인간과 삶을 예리하게 살펴야 한다. 언어와 문장, 특히 문학적인 표현이나 시어, 토속어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장’, 그것은 생각의 틀로 짜 보이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그 집이 잘 지어졌음을 판단하는 주체는 지은 목수가 아니라 들어가 사는 사람 자신이다. 문장 안에 들어가 보금자리를 틀고, 방의 배치, 광선의 조응, 통풍을 잘 생각해 보시라. 문장력이 튼튼해 질 것이다. 강의에서 들은 대로 수필시학에 따라 글쓰기를 연습한다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