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리 부근 정자가 있다는 말에 주저없이 기차를 타고 갔다.
전월산 자락 동쪽 마을, 그러니까 아침 맑은 빛이 금강에 반사되는
황골 동네 들어서는 곳에 있다는 정자는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일까 기대하며 갔다.
이렇게 슬픈 모습이라니..
바람도 소스라쳐 돌아나갈 태세다.
누가 저리 검은 보로 씌워놨을까.
연지야 쉬 지워져서 없더라도 몰골 사색도 전혀 없는 꼴이
죽음을 앞둔 환자같아 들어서다 멈췄다.
계단에 오르다가 잠시 멈췄다
정자..왜 저러고...왜 여기에
금강 물길 소리만 간간히 들려올 자리, 그 소리를 송뢰로 듣고 떨고 있는 모습..
무슨 사연이 있길래..
구한말 고종황제 비서승지인 임영휴가 망국의 구름 드리워진 나라에 비통해서 귀향 후 문을 잠그고 십리밖에라도 알리지 말라며 울부짓다가 검은 구름 드리운 기색을 걷어내고자 정자를 지으려고 터를 잡은것이 1905년.그러나 이미 그도 기운이 다하여 죽자, 14년 후 1919년 그의 아들이 아버지 뜻을 따라 "제산정(霽山亭) 이라 현판을 붙였다한다.
그 사연을 듣기도 전에 깊은 슬픔이 느껴지고 왜 이러고 있냐는 말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가슴 아린다.
지금 저 모습은 세종시 건립으로 제산정을 돌보는 사람이 없어 오늘 날 저리 보존 조치 중이란다.
비 구름 걷히길 바라는 제산정의 기운으로 새 시대를 맞이했으니 이제는 진달래 꽃잎이 단장하는 금강 물길 바라보는 곳에 이동 설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지었다.
꽃배 탄 구름/임하초
꽃 나릇배 같이 타자고
말하지 못하고
열린 정자 문 걸어 놓은 이 양반
구름이랑 꽃배 탄 여인
어찌 저리 곱게 크게 웃는고
제산정 대문 여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진달래 분홍 꽃잎 연서처럼 날리고
저 양반 꽃나루 어디냐고
정신없이 묻는 꼴이
여인을 품을 기세구먼
*제산정이 꽃나루에 옮겨져서 설치되면 좋겠습니다.
현 위치는 앞에 도로가 생겨 정자의 품위가 좋지 않네요.
지붕의 검은 천을 어서 벗겨내고 단청을 해야겠네요.
겹 처마로 지은 특별한 건축물이랍니다.
첫댓글 덩그러니 있어서 사연을 알고 싶었는데
설명 감사합니다.~~
덩그러니 폼새라도 갖추고 있다면 서럽지 않을 터. .
부서진 싸리문 처럼 집어 치우고 싶을 만큼 너덜너덜 한 모양새가 그러네요.
다녀 가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