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의 찹쌀떡
긴~긴 겨울밤이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찹쌀떡!하는 메아리
늦은 밤 출출한 시간에
은근히 기다려지는 반가운 목소리
나는 떡 장사 베테랑
어린 소년도 아닌 성년의 나이에
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떡장사
운명에 팔자가 그래선지
떡 장사를 꽤나 오래했었다.
활동무대는 전국구
대천해수욕장에서 출발
서울 장안이 내 나와바리였고
멀리 강원도 속초, 양양에다
경상도 하동 땅에서
순천까지 누볐던
실로 까마득한 추억이 아련하다.
떡 장사에서 힛트를 쳤던 건
‘맹감 떡’과 ‘당고’였다.
당고란 맷떡에 팥고물 입혀 요지를 꽂았다.
그 맛이 멍청하리만큼 달콤하여
하나 먹어보면 너 댓개는 기본이였고
이게 고객을 불러다주는 최대 강점
학생들 수학여행 철이면
기회는 이때다!’ 하고
꽁짜로 몇개 던져 주고나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벌떼처럼 달려들어 순식간에 동이나
남들 한통 붙들고 하루 왼종일 팔던 걸
나는 설악산으로 낙산사로
택시를 타고 서 너번씩 뛰었으니
장사치곤 쏠쏠하고 짭짤한 재미였다.
요즘 눈 내리는 하얀 밤이면
어디선가 ‘찹쌀떡!’ 하고
외쳐대는 소년 기다려지고
나 또한 긴 긴 겨울밤엔
옛시절 돌아가 찹쌀떡 외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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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의 찹쌀떡
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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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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