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대 청소년이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분을 받지 않는 촉법 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촉법 소년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형법 9조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분 대신 소년 법에 따른 보호 처분만 받는다. 대법원 사례에 의하면 2020년 촉법 소년 9606명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19년 8615명 대비 11.5% 정도가 증가한 것이고 또한 2020년 보호 관찰 중인 소년 범 100명 가운데 14명이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보호 관찰 통계도 있다. 이런 소년 법을 방패 삼아 악용하는 청소년의 범죄 증가는 과연 옳은 것일까?
촉법 소년 법을 악용한 것을 보여 주는 최근 사례로 대전 교통사고가 있다. 이 사건의 가해자 A씨는 서울 양천구에서 렌터카를 훔쳐 친구 7명을 태운 채 시속 160km로 대전까지 몰고 왔다. 계속해서 신호 위반을 하던 그는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B씨를 들이받았다. B씨는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개인 SNS에 자랑하듯 글을 올리고, 분노한 여론을 보며 적반하장 화를 냈다. 이에 피해자 B씨의 여자친구는 이런 자들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못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사건은 국민 청원에 올라왔고, 93만명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가해자 A씨는 소년법상 촉법 소년에 해당되어 구속이 되지 않았고 대전 소년 분류 심사원으로 넘겨졌다.
대전 교통사고 사망 사건도 물론이고 인터넷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 내 성범죄 영상 유통 운영자 3명 중 2명, 이 영상들을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7명 중 6명도 촉법 소년에 해당하는 미성년자였다. 또한 나이를 무기로 한 미성년자들의 범죄행위는 나날이 포악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2019 4년간 소년 부에 송치된 촉법 소년은 2만 8024명으로 밝혀지며, 그중 4대 강력 범죄가 77%를 차지했다.
이렇게 미성년자들의 범행이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심해지자, 촉법 소년 법 폐지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다. 특히 찬성 측에서는 소년 범의 범죄율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 요즘 14세 미만의 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성숙하여 외관 으로는 성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흉악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며 폐지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촉법 소년 범이 증가하는 이유는 사회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촉법 소년 법 폐지가 아닌 연령을 낮추는데 신중한 접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논제에 반대한다.
먼저 촉법 소년 법 폐지는 UN 아동 권리 협약 위반이다. 협약에 따르면 사형, 석방의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은 18세 미만 사람에게 가해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또한 과거 소년 범들에게 무관용 대응을 통해 사형 선고한 적이 있지만 제대로 교화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그에 따른 효과는 미비했으며 국제사회의 지탄을 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소년은 교화의 대상이어야 한다. 소년이 범죄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 가정 등 여러 방면에서 책임이 있는 것이다. 특히 대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대부분 소년 범의 가정환경, 가정 소득 수준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년 범들을 성인 범과 같이 복역 시킨다면 교화는 커녕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더 나쁜 것만 배워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소년들에게 형벌을 가하는 것보다 소년 교도소 및 보호 감찰 기관을 활용하여 현행 수준의 교화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등의 개선에 먼저 힘쓰는 게 옳다.
현행 촉법 소년의 문제점은 보호를 악용하는 경우이다. 특히 대 경찰청 범죄 분석 자료에 의하면 촉법 소년의 재범률(10.9%)은 성인의 재범률(4.5%)보다 2배 이상이 높고, 소년 범이 3회 이상 재범한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소년 법의 허점을 악용하여 증가하고 있는 범죄율 때문에 최근에는 소년 법 폐지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처벌 강화가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초범일 경우 성인들 또한 관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것이 그 이유이다.
현재의 촉법 소년 법은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아직 지식이 부족한 아이들은 법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기준 연령을 낮추는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촉법 소년이 사회적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하루 빨리 해결책을 구상하며 폐지가 아닌 법 개정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