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바로 봅시다 148 /3. 대담/사람이면 ‘사람’을 찾아야지(3)
사람이면 ‘사람’을 찾아야지(3)
-1984년 3월 17일 조선일보, 법정스님, 안병훈 편집부국장-
∙인전길 문화부장, 서희건 기자와의 대담
● 국정자문위원으로 임명받으시고도 안 나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그렇지요. 청와대에서 사람이 와서는 국정자문위원회를 만드는데 신임 종정이 들어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 거 뭐하는 거요.’ 하고 물으니 뭐라고 이야기를 합디다. 나는 그런 재주도 없고 생각도 없어서 못하겠다고 했지요. 그거야 세속 사람들이 할 일이지요. 그네들 갈 길이 따로 있듯이 난 또 내 갈 길이 따로 있는 거고.”
● 돌아가신 청담靑潭스님하고 친하셨다고 하던데요. 청담스님은 가끔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사람마다 개성이 달라서지요.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요. 청담스님하고 가까운 편이었습니다. 친하긴 했지만 성격은 정반대였지요. 정혜사에서 만공滿空스님 계실 때니 내가 서른 살 때쯤 만났습니다. 그이는 나보다 열 살 위였지요. 정혜사 있는데 청담스님이 오시더군요. 이야기를 해보니 통해요.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았지만 좋아하더군요.”
(청담스님이 성철스님을 무척 아끼고 좋아했다고 법정스님이 일러줬다. 사진 기자가 실례지만 좌중의 자리를 좀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찍었잖아. 그래, 조선일보도 돈 많으면 많이 찍어 가.”
(좌중에 또 웃음이 터졌다.)
● 스님을 만나려면 부처님께 3천 배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님을 만나 뵙기 어렵다는 이야기로 이해되기도 하고, 스님이 오만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 당신들은 3천 배 하셨소? (웃음) 왜 3천 배를 시키는가, 이 말이지요? 중이 신도를 대하는데 사람은 안보고 돈과 지위만 본단 말입니다. 그래서 난 백련암에 들어올 때는 돈보따리와 계급장은 소용없으니 문 밖에 걸어 놓고 알몸만 들어오라고 합니다. 사람만 들어오라 이 말입니다.
들어오면 ‘내가 뭐 잘났다고 당신들을 먼저 만날 수 있겠는가.’ 합니다. 부처님 찾아왔다면 부처님부터 뵈라는 말이지요. 부처님을 정말로 뵈려면 절을 3천 번은 해야지요. 부처님한테는 신심이 제일입니다. 부처님을 알 때까지 절하는 정신이 중요한 거지요. 그래야 부처님께서 ‘너 왔구나’ 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런 사람이면 나도 옆에서 좀 도와주지요. 중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입니다. 그러니 부처님을 믿어야지요.”
마하반야바라밀 _()_
첫댓글 부처님께서
‘너 왔구나’ 하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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