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루고 미루다가 결단을 내려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비인후과를 다녀 왔지요. 새벽에 오른쪽 귀에서 윙윙 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다시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이명 증상이 심했습니다. 뇌에 충격을 주는것 같고 뭔가 마비 증상이 있는 것처럼, 뇌의 느낌이 무감각한듯 하고 윙윙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서 화까지 치밀어 오르는듯 했지요.
토요일인데다 제법 진료를 잘한다고 알려진 탓인지 방문객들로 가득했습니다. 차례가 되어 진료를 받는데 의사가 하는 말이 아주 간단 명료했습니다. 하는 말, '이명은 달리 뚜렷한 방법이 없고 평생 가는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서 청력검사를 받으라고 권유를 했지요. 결과를 보는데, 청력 수준이 중간 수준 정도라고 하였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보청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70대 중반에 이르고 있는데, 보청기를 끼어야 한다니..생각만해도 어질 어질한 것이지요. 그 거추장 스럽고 노(老)티나는 일이 영 반갑지가 않거든요.
다음 주에 한번 더 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처방전을 받아들고 약국으로 갔습니다. 약사가 약을 전해 주면서 봉지에 든 하얀 작은 알약을 가리켰습니다. 그러면서, 이 약이 졸리는 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냥 괜찮다는 식으로 표정을 지으며 받아들고 왔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약을 먹고 나니까, 정말 얼마되지 않아서 졸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간 누워야지 하고 누웠는데, 그만 한 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난 것이지요. 일어나서도 몽롱한 정신에 잠시 정신을 가다듬어야 했습니다. 약사의 말대로 졸리는 것이 확실하구나 증명은 되었는데, 곧 그 원인이 밝혀진 것입니다. 아들이 약 봉투를 보더니 신경 안정제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약사가 짚어준 그 작은 알약이 바로 신경 안정제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졸렸던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
그래서 진료할 때 의사가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 때는 저 의사가 느닷없이 신경 얘기는 왜 하는거야,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이명 현상이 뇌의 신경 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그런 뜻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이명의 원인이 무언가를 찾아 보았을 때,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정보를 보기는 보았었거든요. 진료가 끝나고 약을 지으러 가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스트레스는 곧 신경 쓰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구나, 이렇게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사실 병원에 오기 전에, 2, 3일 동안 특히 신경을 많이 쓰긴 했습니다. 아내가 고혈압 진료를 받고 약을 받기 위해서 한 달에 한번, 의원과 약국을 가야합니다. 아내가 가끔씩 넘어지기도 하고 병원에 가는 것을 긴장을 하기도 해서 늘 함께 가고 있지요. 그 때마다 아내를 데리고 가는 일과 의사를 만나고 약사를 만나는 일에도 아내가 다소 민감해서, 그런 일이 나에게는 신경을 쓰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의원을 다녀 오고 난 다음 날, 아내가 코로나19 감염증 백신 4차 접종을 했거든요. 몸이 강건한 편이 아니라서 만류를 했는데도 본인이 원하니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접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염려가 되어 정작 아내 보다는 내가 더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백신 후유증이 없어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연이은 걱정과 염려로 신경을 써서 그랬는지, 어제 새벽에는 도저히 더 이상은 미룰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지요. 그렇게 이비인후과를 다녀 온 것입니다.
이명 증상이 벌써 오래전 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웅웅, 윙윙거리는 소리가 크고 뇌를 진동케 하는 충격파가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귀가, 특히 나의 경우는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를 않았습니다. 꽤 오래 되었지요, 그런지가..청력 검사 결과가 그런데로 어느 정도는 맞는것 같았습니다.
네이버 국어 사전을 찾아 보니까, '신경(이)쓰이다'하는 뜻은 이렇다고 하는군요. '마음이 쓰이다.' 맞는 말이지요. 마음이 쓰인다는 것은 곧, 걱정, 근심, 염려, 초조, 불안, 긴장 이런 마음의 쓰임이 아니겠습니까? '하루라도 신경 쓰지 않고 사는 사람 있으면 어디 손 들어 보세요!' 이러면 아마 한 사람도 없을껄요?
세상의 권력자라고 신경 않쓰고 산다고 하던가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언제 보아도 자신만만, 당당한 몸짓, 그런데 그런 그도 최근에 미국 FBI로 부터 자신의 집을 압수 수색을 당하지 않았던가요? 우리나라도 전직 대통령들이 감옥에 갇히기도 했고, 지금도 갇혀 있고..그 적법 여부야 역사가 훗날에 밝혀주겠지만, 여하튼 권력도 무상한 것이며, 권세자들도 신경 쓰면 더 쓰고 살지, 일반인들보다 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재벌들도 마찬기지이지요.
신경(神經)이란 단어를 보면, 그 한자어가 흥미롭습니다. '귀신 신'자에, '지날 경'자가 합쳐져 있지요. 귀신도 영(靈)의 존재라서 '귀신 신'이라고 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하나님, 또는 천주교식의 하느님 할때에도 신(神)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의 하나님을 일컬어 오직 한분 뿐인 하나님의 뜻으로, '유일신'(有一神)이라고 표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의 뜻인 여호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정통의 기독교, 즉 개신교에서는 그저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나아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창조주로서, 만유의 주재로서, 구원의 하나님으로서, 심판의 하나님으로서, 그렇게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단 한분의 참 하나님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딴 곳으로 잠시 빗나가기도 했지만, 신경이란 단어에 하나님을 뜻하기도 하는 신(神)이 들어 있다는 것이고, '지나간다는 뜻'의 '경(經)자가 합쳐진 것도 참으로 오묘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해석을 해 본다면, '신경 쓰다'라는 말의 뜻은 '하나님이 지나가시는 것을 마음에 두다', 이런 의미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인류의 조상, 아담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삶의 영역인 에덴동산에서 오로지 하나님만 마음에 두며,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만 신경을 쓰면서 살도록 했습니다. 물론 하나님이 지으신 다른 피조물들, 그러니까 동물, 짐승, 물고기, 초목 이런 것들을 돌보면서 말이지요.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창세기1:26).
아담과 그의 아내인 하와가 돌보아야 할 것들은 전혀 신경 쓸 일들이 아닌 것들입니다. 에덴동산에서의 동물은 사납지도 않고 동물이나 식물은 독이 있는 것도 아니라 전혀 서로에게 해롭지가 않았거든요. 그저 바라보고 즐기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터지고 말았지요. 아담과 하와가 꼭 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 일에 신경을 쓰고 말았습니다.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에 신경을 쓴 것입니다. 하와가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한 남편에개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세기3:6).
이렇게 되기 까지 사탄의 미혹이 있었습니다. 평소 그 실과에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것을 알아차린 마귀가 뱀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하와를 미끈한 말로 죄를 짓게 만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단연코 죽는다고 하셨는데, 하와는 마귀에게 하나님이 죽을까 하노라 하셨다고 둘러 대었고, 이 말을 들은 마귀는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세기3:4)고 단정적으로 하와에게 죄를 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용기를 심어 주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에게 관심이 쏠리자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 곧 명령을 어기고 실과를 따 먹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하나님의 은총과 은혜에서 타락하게 되어 가시덤불 투성이의, 즉 고생길이 활짝 열린 세상으로 쫓겨나게 된 것입니다.
신경, 즉 하나님께만 마음을 두면 에덴동산에서 영생하며 행복하게 살게 되었을것을, 욕심에 이끌려 마귀의 유혹에 신경을 쓰게 되니까, 그로 말미암아 아담의 후손인 인간은 고생하는 일에 평생 신경 쓰면서 살고, 정욕과 욕심과 악한 일에 신경 쓰면서 살아가는 부패한 심령의 존재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구원의 길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한복음3:16).
"가로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하고"(사도행전16:31).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세상에서 신경 쓰면서 살아가는 일들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신경 쓰게 만드는 염려부터, 근심, 걱정 모든 것을 말입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 이는 저가 너희를 권고하심이니라"(베드로전서5:7).
권고하심이란 돌보신다, 도우신다는 뜻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돌보아 주십니다. 신경 쓸 일을 쓰지 않게 하십니다. 언젠가는 다 잘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합력해서 좋게 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8:28).
그렇습니다. 세상 일에 신경 쓰지 마시고 하나님께 마음을 두십시오. 그러면 우리 주님께서 신경 쓸 일들을 결국에는 잘 되게 해주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