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 40%, SK D램 40%를 中서 생산… 美 규제땐 직격탄
유예 끝나는 10월부터 미국, 반도체 통제하나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오로라 기자
입력 2023.02.25 03:00
미국 정부가 대중 반도체 제채 수위를 높이며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일 4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차관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내 생산하는 제품 수준을 규제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기술과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규제에 들어갔고,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1년간 유예조치를 한 상태다. 미국 정부가 당초 예정대로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올해 10월부터 본격적인 규제에 들어가면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D램 40%, 낸드 20%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첨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을 못 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은 한물간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내 생산 비중을 감안하면 두 회사 모두에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생산 차질 불가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기술 한도 규제가 어느 수준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128단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10나노 중후반~20나노 초반 D램을, 다롄에서 96단과 144단 낸드플래시를 만든다. 삼성은 누적 기준 시안 공장에 33조원, SK하이닉스는 25조원 이상을 투자할 정도로 중국 공장은 핵심 생산시설이다. 하지만 최신 낸드플래시 기술 수준이 230단 이상이고 D램은 10나노 초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SK하이닉스 두 회사 모두 첨단 공정으로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는 수직으로 쌓는 층수가 높을수록, D램은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이 좋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통상적으로 국내에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고 1~2년의 시간차를 두고 중국으로 기술을 이전해 대량 생산을 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기술 한도 규제에 나서면 첨단 제품의 중국 내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당장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176단 낸드플래시를 다롄에서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 역시 국내에서 생산하던 176단, 200단 이상의 제품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6개월만 투자가 늦어도 조 단위 손해를 본다”면서 “가뜩이나 반도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첨단 제품 생산으로 공정 전환을 제때 못 하면 두 회사 모두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K, “이대로 가면 중국 기업이 반사이익”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여러 경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로 종료되는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1년 유예를 연장하거나 기술 한도 수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한미 양국은 중국 내 우리 반도체 기업이 현재 운영 중이거나 투자가 진행 중 사안은 생산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자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긴밀히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목표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같은 중국의 메모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고 오히려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현재 중국은 YMTC를 선두로 빠르게 한국 기업들을 뒤쫓고 있다. YMTC는 작년 말 232단 최첨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 메모리 점유율에서도 YMTC는 올해 3.8% 수준에서 내년 6.7%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 측 설득논리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 정부가 자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 중국 수출을 금지한 것을 보면 한국 기업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지가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 YMTC 역시 미국의 제재로 첨단 장비 반입을 못 해 2024년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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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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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퍼맨
2023.02.25 05:55:44
장기적으로 중국에 생산기술 빼앗기기 전에 미국이 철수의 구실 만들어 주었으니 후딱 철수는 것이 좋을듯..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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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사
2023.02.25 05:58:27
나는 중공에 공장 짓는 것을 처음부터 반대했었다. 중공 놈들 뭘 믿을 게 있다고 중공에 그런 투자를 하는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손절하는 것이 정답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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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2023.02.25 06:00:54
그렇게 중국에게 당하면서 투자를 하다니!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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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禹
2023.02.25 06:00:38
삼성과 현대전자의 중국공장이 중국인로의 기술유출 공범일지도 모른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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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2023.02.25 06:03:00
차선책이 안먹히면 차라리 최선책을 태하는게 맞다 국내 생산이 완전 보장이니 하는 얘기다 근로자 때문이라면 외국인 근로자 더 많이 들어오게 하면 보탬이 되지 않을까 공장부지 땅값이 문제라면 정부가 나서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거다 지금까지 처럼 국민 먹거리가 되려면 정부가 뭔든 해야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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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10년이가장중요
2023.02.25 06:03:50
철수는 기본, 장비를 어떻게 가지고 나올지가 관건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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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처럼
2023.02.25 06:08:57
미국이 도와주고 있는 셈이네. 어서 탈출하길.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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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dlwj
2023.02.25 06:00:03
나이키, 애플(휴대폰)도 중국에서 퇴출해야... 맞대응 바람.
답글작성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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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
2023.02.25 06:17:37
중국에 투자한 것은 악수였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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淺學菲才
2023.02.25 06:13:26
중국은 세계의 암세포. 물죄인 이죄명은 국민의 암세포. 민주당은 입법부의 암세포. 민노총은 노동계의 암세포. 김명수는 사법부의 암세포다 .. 암은 강력한 살충제로 박멸해야 한다
답글작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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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향기
2023.02.25 06:22:27
처음부터 중국 짜 아앙께 한테 공장을 짓는것이 아닌데 북한 개성에다 공단짓는것이 아닌데 하여간 김대중 대북 불법 송금할때부터(노벨평화상 받으려 쇼한것 국민의혈세 5억??6천억원) 기업 망쪼로 들어선거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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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비
2023.02.25 06:19:15
미국의 한국 길들이기..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인가? 핵도 못 가지게하고.. 대한민국은 자주독립국가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문화콘텐츠를 모두 가진나라이다. 미국은 일본을 망가뜨려놓고 이제 한국을 통제할려고하네.. 중국이 후안무치한거도 있지만 미국도 결코 옳지 못하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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