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리 사바라스 (Telly Savalas,1924~1994)
원조 대머리 스타 '율 브린너'의 계보(系譜)를 잇는 제 2의 대머리 스타가 바로
‘텔리 사바라스’. 극장 스크린에서 그를 처음 본 것은 '리 마빈'이 주연으로 유명한
전쟁영화 ‘특공 대작전 (The Dirty Dozen)’에서입니다.
'사바라스'는 연기도 잘 하였고 개성도 뚜렷하였기 때문에 여러 영화에 주,조연
으로 등장을 하였고, TV 수사물 시리즈인 ‘코작’ 으로 최고의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에 인기리에 방영이 되었지요.
막대사탕을 입에 물곤 하였던 그의 연기 장면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앞서 영화 ‘추적자’에서 '버트 랭커스타'의 상대 악당(惡黨)으로 연기하였고,
대한극장 에서 요란하게 간판을 올렸던 ‘막켄나의 황금’ 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그레고리 펙', '오마 샤리프' 등과 연기 대결을 펼쳤습니다.
그 외에도 '007 여왕폐하' 등 여러 영화들 속에서 인상 깊은 모습으로 한국에 알려졌고,
당시 여전했던 '율 부린너' 아성의 '대머리 구역'을 잠식해 가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마도 이즈음의 그의 전성시대가 아니었는가 합니다.
그 때가 1968년 즈음이던가.. 그렇게 처음 본 '텔리 사바라스' 는 이후에 승승장구
하면서 세계적 인기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되지요. 주로 악역(惡役)이나 나쁜 배역을
많이 맡아 연기하였지만, 팬들의 눈은 선악(善惡)의 구도 보다는 매력에 시선과 관심을
두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역전문 배우로 활약을 하다가 스타덤에 오른 이들이
많고 '찰스 브론슨', '리 반 클리프' 그리고 바로 ‘특공 대작전’의 주인공 '리 마빈' 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사바라스' 역시 TV 시리즈 수사 범죄물 ‘코작’ 에 형사로 출연하게 되면서 그의 전성
시대를 열었습니다. 당시의 일간지 해외토픽 난에도 자주 얼굴을 내밀었는데, 그 중에
기억나는 것은 ‘코작, 황제가 되다’ 라던가.. 하는 제목으로 그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만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바라스' 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지요.
형사 ‘코작’ 에서 '사바라스' 는 담배 대신 막대사탕을 물고 빨고 다니는 주인공
캐릭터 입니다. 예기치 않은, 또는 통상의 멋을 뒤엎는 반전(反轉)으로서의
의도된 장치 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의외로 멋지고 귀여운 모습이 되어,
뒤에 ‘홍콩 느와르’ 속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인상적인 모양들이 되었지요.
그렇게 1960년대를 자신의 발판으로 하여 일어섰던 '텔리 사바라스' 도 1994년에
이르러 지병(持病)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시니컬 분위기의 어떤 사람은
‘늘 대머리 였으니 백발노인의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었겠구만’ 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는데.... 선 굵은 그의 모습에서 특히, 그 큰 코와 부리부리한 눈에서 오히려
깊은 애정의 모습을 발견하고 간직한 이들에게는 상처를 주는 모양이 되지 않았는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