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 나는 나의 두 명의 아이와 함께 동네 작은 도서관에 늘 간다.
다행이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두 명의 아이와 출석상을 기대하며 도서관에 간다.
첫째아이는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분주히 골라 의자에도 채 앉지 못하고 의자에 한쪽 엉덩이만 간신히 걸친채 분주히 읽는다
둘째아이는 이전에 읽었던 좋았던 책을 먼저 골라 내게 가져온다
몇 권의 읽었던 책을 읽어주고 나면 새로운 책을 찾으러 간다.
그렇게 둘째 아이에게 들려온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누르의 비밀 도서관]
일단 나에게 '도서관'이라는 워딩자체가 흥미를 끌었다.
둘째 아이에게는 손전등을 들고 탐험하듯 두 명의 아이가 계단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이 아마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의 흥분을 가지고 책을 넘겼다.
그리고 면지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전쟁을 겪고 있는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책을 펼치면 그 안에 더없이 멋진 세상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와파 타르노스카
"어린이들과 새들 그리고 책들에게." -발리 민치
전쟁이라니..
도서관과 전쟁..
내게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이젠 더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큰 요동함이 없었는데
최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인해
나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 그 속에 여전히 있기에 전쟁은 다른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였다.
내가 이스라엘 전쟁이 나기 2달전 나의 두 아이들과 홀로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왔기 때문이다.
예수살렘에서의 보름이 넘었던 시간, 레바논 국경을 가까이 두고 있었던 지중해 캠핑장, 사해, 갈릴리, 나사렛 등
지금 전쟁이라는 어두움이 있는 그 곳에 나도 나의 가족과 그 곳에 있었다.
어딜가던 가족들이 함께 다니던 그 곳 사람들이 이젠 가족을 더이상 못 만나는 사람도 전쟁을 위해 떠난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도 생겼다. 우연한 기회의 참석하게 된 결혼식과 그 주인공이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와 함께 명동에서 식사를 하고 선물까지 주고 받았던 그 커플도 신혼의 신랑이 예비군으로 전쟁의 그 자리에 참가하고 있다.
이 책의 장소는 시리아이다.
내전으로 여전히 전쟁속에서 어쩌면 익숙해진 삶을 살고 있을 그 곳이 이 책의 이야기 장소이다.
아랍어로 '빛'이라는 뜻을 가진 누르라는 아이를 소개하며 책은 시작한다.
흰 새의 무리가 마을 위를 날아가고 작은 고양이가 낮잠을 자고 있는 향기로운 도시 다마스쿠스에서
요란한 총소리와 탱크소리와 함께 고약한 화약냄새로 전쟁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었다.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 지하실에서 지내야했다. 밥도 배불리 먹을 수 없었고 총성이 없을때만 잠시 나가 생존을 위한 물건을 구하러 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누르의 사촌인 아미르가 책을 하나둘 주워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가지고 온 책들이 방을 넘어 복도와 부엌까지 넘치게 되자 둘은 누구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비밀 도서관을 만들기로 한다. 그렇게 책을 닦고 구분하기 시작했다.
책 더미를 보며 그들은 전쟁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았다
"다 함께 어울려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이 되는 것."
그렇게 누르의 비밀도서관은 마을사람들에게 전쟁속에서 희망이 되어 길고 어두운 전쟁이라는 밤이 끝나고 오는 밝은 새벽이 되어주었다.
사실 어쩌면 이스라엘에서 나고 자란 많은 사람들은 전쟁이라는 상황이 그리 낯선일은 아닐 수 있다.
이스라엘이 그 땅으로 다시 되돌아 오면서 그리고 오고나서도 길고 짧게 계속해서 근대 전쟁이 있었고
집집마다 있는 방공호로 쓰이는 방이 있고
커튼대신 철재블라인드가 당연시 설치되어있는 삶이 당연한듯 살아왔기도 했기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은 모든 것을 멈추게하고
가족을 분리시키며
아이들에게 슬픔과 두려움을 먼저 보게하는 것이다
각자의 이해와 욕심을 조금씩 버리고
더 빛나는 별은 더 빛나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빛 만큼 빛을 내고
덜 빛나는 별도 자신의 자리에의 자신의 빛을 내며
함께 어울려 빛나는 밤하늘이 되길 오늘은 조금 더 기도한다.
첫댓글 얼마전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오신걸 알고 있었기에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더욱 충격이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일들을 실제로 경험하셨군요... 전쟁은 많은걸 빼앗아 가지만 그 안에서 작은 희망을 찾아 키워나간다면 분명 빛이 보일거라는 믿음이 드네요.
다시 일을 시작하셔서 바쁜 와중에 책소개와 감상글 길게 이야기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마지막 글. 특히 '함께 어울려 빛나는~' . 많이 와 닿았어요 ^_^
아침 문득 들어온 카페에서 순간 멍하니 선배님 글을 읽고 또 읽어봅니다
빛이라는 아이 누르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선배님의
자신의 빛만큼 서로에게 기대어 빛을 나눈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