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로고스 서원에 온 이유 2017.1.16
처음 로고스 서원을 접하게 된 것은 내 삶을 뒤흔들어놓은 한 사람에 의해서인데. 그는 로고스 서원의 연구원이었다. 그 당시 나는 로고스서원은 말씀을 연구하는 ‘성경연구소인가보다.’ 라는 막연한 추측을 가졌다. 그렇게 추측하게 된 배경에는 로고스라는 이름이 주는 이해도 있었지만 그분이 말씀에 탁월한 분이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분은 서평가 이면서 많은 글들을 적어내는 분이셨는데 그분의 수려하고도 재치 넘치는 글의 배경이 로고스서원 글쓰기 교실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김기현 대표는 로고스 서원을 “글 밥집”으로 표현하고 있다. 글 밥집. 글이 밥이고 밥을 같이 먹는 공동체, 집으로 풀어 설명하면서 그 밥이 제법 맛나서 맛 집으로 소개한다. 맞다. 내가 먹어 본 글 밥집 출신의 요리사의 솜씨는 과연 1등급 호텔 요리사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멋진 요리를 만들어 냈다. 미식가들은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에 어떤 재료가 사용되었는지부터 얼마나 맛있는가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사람은 요리도 곧잘 한다. 맛있는 음식에 혀가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맛 집에서 밥을 먹으면 맛난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니 적어도 음식의 맛을 평가할 정도의 안목, 절대 미각을 지닐 수 있을 것인가?
내게 있어 글은 밥이라기보다 디저트다.
하루의 삶 속에 갖는 디저트의 의미는 오후의 나른함을 해결해주는 달콤함이다. 더불어 우울함을 보듬어 주는 마음의 쿠션과도 같고 외로움을 덜어주며 애착을 갖게 하는 그 무엇이다.
그래서 내게 있어 글은 내 마음으로 만들어 내는 디저트다. 밥을 먹어도 한 잔의 차와 케잌 한 조각이 필요하듯 숱한 말로 나의 감정과 의사를 드러낸다 할지라도 글만으로 표현되는 감정과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의 일기가 있다. 그래서 글로 인해 내 삶은 풍요롭고 윤택해진다. 디저트의 종류가 수천 수 백 가지가 넘치고 디저트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디저트를 만들어 내는 것에는 역사와 전통이 담긴 래시피도 필요하지만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현대인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춘 다양한 디저트들은 단순한 혀끝의 즐거움만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눈도 즐겁고 코도 즐겁다, 즉 잘 만들어진 디저트는 오감이 즐겁다. 오감이 즐거운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다.
글쓰기도 그런 것이다. 시간과 훈련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에 따른 래시피도 필요하다. 내가 로고스 서원을 찾게 된 이유가 이것이다. 래시피를 제공받고 훈련을 하기 위해서 더불어 절대미각을 가진 분들과의 여행을 위해서이다. 바라기는 잘 만들어진 단품 디저트와 같은 글쓰기도 좋지만 코스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글쓰기 근력이 길러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또한 종국에는 이러한 훈련을 통해 나 스스로가 디저트가 되고 밥이 될 수 있다면 더더욱 행복해지지 않을까? 내가 글이 되고 글이 내가 되어 누군가의 양식이 되고 디저트가 되어 삶을 살찌우고 윤택하고 풍성하게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