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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율전동에 위치한 성균관대 율전캠퍼스에 삼성과 아주 특별한 인연을 지닌 학과가 있다는 소문을 입수했다. 열정기자단이 취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캠퍼스 안을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성대 율전캠퍼스에 삼성과 관련이 깊은 학과가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보았다. 삼삼오오 모여있던 학생들은 “건물 외관부터 화려한 반도체관에 있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바로 그 과예요!”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 반도체관 외부 모습(사진 제공: 성균관대)
삼성과의 남다른 인연,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때는 바야흐로 2006년, 세계 최강 반도체 국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목표 아래 성균관대와 삼성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탄생했다. 입학생들에게는 삼성 차원에서 어마어마한 혜택이 주어진다. 물론 혜택은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1. 실무자에게 직접 배우는 반도체!
삼성 임직원이 교수로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교육 커리큘럼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전임교수가 함께 구성한다. 삼성 내 반도체 전문가를 초청해 업계 경향과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전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인 김상수 교수 등과 같은 최고위 임원들이 강연을 하는가 하면, 갤럭시 S4 개발팀에서 활약한 한태희 교수도 수업을 맡았다. 또한 삼성전자의 차세대연구팀 연구원 4명이 실습 지도 교수를 맡기도 했다.
2. 기술적 지원도 팍팍!
삼성에서는 인력 자원 지원과 동시에 기술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해당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준호(23) 군은 “실습 시간에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는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매우 흡사한 데이터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삼성의 반도체 사업장에 들러 볼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염익준 학과장은 “산업체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제도를 혁신하고, 첨단 반도체 설계 위주의 차별화된 교육 커리큘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첨단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것. 덕분에 반도체공학과는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반도체 분야 전문교육기관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수업 모습(사진 제공: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워?
해당 학과는 전자공학 및 컴퓨터공학 등 기초소양을 다루면서 반도체 설계에 특성화된 교육 과정을 가진다. 그만큼 학교에서 흡수해야 하는 커리큘럼도 만만치 않다. 1학년 학생들은 교양 및 전공기반 물리, 수학, 화학, 프로그래밍기초, 창의적공학설계, 세미나 등 36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여타 성균관대학교 공학계열 학생들과 달리, 1학년부터 전공과목을 이수한다는 것. 반도체시스템인으로서의 소양을 쌓기 위해서다.
이준호 군은 그는 “1학년 때 특별한 프로그램 세미나 수업을 통해 삼성,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떤 것을 준비할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2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전공 다지기에 들어간다. 2학년 때 확실히 기초를 다지고, 삼성의 채용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 예비신입사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준호 학생은 “3~4학년은 공부 때문에 바빠 전반적으로 학과를 운영하는 건 2학년 몫이다”라고 언급했다.
이 군이 설명했듯,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3학년 때에는 적성에 따라 학과에서 구성한 4개의 트랙인 ‘시스템소프트웨어’. ‘하드웨어아키텍처’, ‘집적회로설계’. ‘디스플레이’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3학년 말에는 자신이 공부했던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혹은 디스플레이의 부서를 선택하고, 인턴을 통해 현장 실습을 하게 된다.
1. 시스템 소프트웨어(system software)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그 장치를 구동시키는 밑거름인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트랙이다. 기계 또는 전자 장치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을 장착해 설계함으로써 효과적인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
2. 하드웨어 아키텍처(hardware architecture)
반도체 산업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메모리 분야' 와 '비 메모리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하드웨어 아키텍처는 '비 메모리 분야'에 해당된다. 하드웨어 아키텍처 트랙을 선택하게 되면 메모리 반도체와 더불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모바일 기기, 디지털 가전제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배우게 된다. 또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시스템을 하나의 칩 또는 하드웨어로 만드는 과정을 배운다.
3. 집적회로 설계(integrated circuit design)
직접적으로 메모리, 시스템 IC 등에 사용되는 집적회로를 설계하는 분야이다. 반도체 설계에 대해 ‘Low-Level’부터 ‘High-Level’ 과정까지 배우며 실제 회사에서 사용되는 현장감 넘치는 지식들을 바탕으로 반도체 소자 및 공정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배우게 된다. ‘Low-Level’은 낮은 수준의 설계이며, ‘High-Level’은 높은 수준의 설계이다. 낮은 수준으로는 ‘circuit design’을 예로 들 수 있고 높은 수준으로는 ‘system design(코딩)’을 예로 들 수 있다. 4학년 때는 삼성전자에서 실제로 생산하는 D램을 직접 설계해보는 실험도 진행한다.
4. 디스플레이(display)
최근 IT 산업의 트렌드와 수요를 반영하여 신설된 트랙이다. 디스플레이 특성상 여러 가지 학문이 융복합 돼 다양한 지식을 요구한다.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기판, 기동회로를 설계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분야다.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수업 모습(사진 제공: 성균관대)
4학년 때는 현장실습을 다녀온 이후,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더 공부한다. 집적회로설계실습, 반도체공정과 같은 최고 수준의 강의를 수강하고 실험 실습에도 참여한다.
반도체시스템공학이라니, 어렵거나 지겹지는 않고?
▲ 김보미(21) 양이 로봇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부품들!(사진 제공: 성균관대)
▲ 로봇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면 클릭!
기자의 의문 어린 질문에 해당 학과의 김보미(21) 양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지겨울 틈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양은 증거로 ‘창의적공학설계’라는 과목을 설명했다. “로봇을 조립하는 게 과제였어요. 재미있지 않아요? 물론 어려웠죠. 로봇이 건전지로 움직이잖아요? 그런데 그 건전지의 에너지가 다 되면, 코딩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끝내 제 스스로 로봇을 만들었을 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어요!”
이준호 군은 ‘논리회로설계실험’을 수강하며 반도체공학에 더욱 매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과목은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회로를 설계하고 측정해 보는 시간이다. “당시 최종 프로젝트로 다기능 디지털시계를 만들었었는데, 집적회로를 설계하여 시계, 스톱워치, 알람 등 다양한 기능을 만들었어요. 디지털시스템의 설계 과정, 동작 원리 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지금 생각하면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던 수업이었어요.”
▲ 논리회로설계실습 수업 모습(사진 제공: 성균관대)
졸업하면 삼성에 취업하는 거야?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 교과과정을 충분히 이수하면 삼성 입사에 걸림돌이 없다. 해당 학과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충분히 길렀기 때문. 그래서 삼성에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졸업 후 입사가 가능하다.
이준호 군 역시 삼성 입사를 위한 소양과 자질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여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이준호 군은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익준 학과장은 “반도체라는 정확한 타깃을 대상으로 삼성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아 학생들에게 심층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저희 학과는 핵심인재 양성의 요람이 틀림이 없다”고 전했다.
▲ (왼쪽부터) 이준호 군과 염익준 학과장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진학하는 순간 진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필요한 전문 분야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즉, 해당 학과 졸업생들의 진로 역시 매우 다양하고 할 수 있다.
반도체와 같은 특정 산업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기업이 대학에 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첨단 반도체 교육의 세계적 메카가 되고자 하는 ‘성균관대학교의 비전’과 우수 인재를 미리 확보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만난 반도체 전문교육기관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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