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8일 주일
(녹)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
(녹) Thirty-second Sunday in Ordinary Time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크게 부각하면서,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지금은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결성과 더불어 해마다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도직의 사명을 거듭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뒤 1970년부터는 연중 마지막 주일의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 오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중 마지막 전 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정하면서 2017년부터 한 주 앞당겨 지내고 있다.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대영광송>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루카 조르다노, 지혜의 우화, Luca Giordano, Allegory of Wisdom, 1685, Fresco, Palazzo Medici Riccardi,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
오라치오 사마치니, 지혜의 우화, Orazio Samacchini, Allegory of Wisdom, -, Oil on canvas, 137 x 109 cm, Private collection. 개인 소장
파올로 베로네세, 지혜와 강함의 우화, Paolo Veronese,, Allegory of Wisdom and Strength, c. 1580, Oil on canvas, 214.6 x 167 cm, Frick Collection, New York. 미국 뉴욕 프리크 미술관
제1독서
<지혜를 찾는 이들은 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6,12-16
12 지혜는 바래지 않고 늘 빛이 나서 그를 사랑하는 이들은 쉽게 알아보고
그를 찾는 이들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3 지혜는 자기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미리 다가가 자기를 알아보게 해 준다.
14 지혜를 찾으러 일찍 일어나는 이는 수고할 필요도 없이
자기 집 문간에 앉아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15 지혜를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완전한 예지다.
지혜를 얻으려고 깨어 있는 이는 곧바로 근심이 없어진다.
16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Reading 1
WIS 6:12-16
Resplendent and unfading is wisdom,
and she is readily perceived by those who love her,
and found by those who seek her.
She hastens to make herself known in anticipation of their desire;
Whoever watches for her at dawn shall not be disappointed,
for he shall find her sitting by his gate.
For taking thought of wisdom is the perfection of prudence,
and whoever for her sake keeps vigil
shall quickly be free from care;
because she makes her own rounds, seeking those worthy of her,
and graciously appears to them in the ways,
and meets them with all solicitude.
화답송
시편 63(62),2.3-4.5-6.7-8(◎ 2ㄷ 참조)
◎ 주님, 저의 하느님,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
○ 당신의 권능과 영광을 보려고, 성소에서 당신을 바라보나이다. 당신 자애가 생명보다 낫기에, 제 입술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
○ 이렇듯 제 한평생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 이름 부르며 두 손 높이 올리오리다. 제 영혼이 기름진 음식으로 배불러, 제 입술이 환호하며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
○ 잠자리에 들어서도 당신을 생각하고, 온밤 지새우며 당신을 묵상하나이다. 정녕 당신은 저를 도우셨으니, 당신 날개 그늘에서 환호하나이다. ◎
Responsorial Psalm
PS 63:2, 3-4, 5-6, 7-8
R. (2b) My soul is thirsting for you, O Lord my God.
O God, you are my God whom I seek;
for you my flesh pines and my soul thirsts
like the earth, parched, lifeless and without water.
R. My soul is thirsting for you, O Lord my God.
Thus have I gazed toward you in the sanctuary
to see your power and your glory,
For your kindness is a greater good than life;
my lips shall glorify you.
R. My soul is thirsting for you, O Lord my God.
Thus will I bless you while I live;
lifting up my hands, I will call upon your name.
As with the riches of a banquet shall my soul be satisfied,
and with exultant lips my mouth shall praise you.
R. My soul is thirsting for you, O Lord my God.
I will remember you upon my couch,
and through the night-watches I will meditate on you:
You are my help,
and in the shadow of your wings I shout for joy.
R. My soul is thirsting for you, O Lord my God.
로도비코 카라치, 연옥 영혼을 해방시키는 천사, Lodovico Carracci, An Angel Frees the Souls of Purgatory, c. 1610, Oil on canvas, 44 x 51 cm, Pinacoteca, Vatican. 바티칸 미술관
프리드리히 파헤르, 저승에 가신 그리스도, Friedrich PACHER, Christ in Limbo, 1460s, Tempera on pine panel, 85 x 71,5 cm, Szepmuveszeti Muzeum, Budapest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술관
김옥순 수녀, 영원한 희망의 시작, 2014, 성바오로딸수도회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4,13-18
13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14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
15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근거로 이 말을 합니다.
주님의 재림 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죽은 이들보다 앞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16 명령의 외침과 대천사의 목소리와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17 그다음으로, 그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18 그러니 이러한 말로 서로 격려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 또는>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4,13-14
13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14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Reading 2
1 THES 4:13-18 OR 4:13-14
We do not want you to be unaware, brothers and sisters,
about those who have fallen asleep,
so that you may not grieve like the rest, who have no hope.
For if we believe that Jesus died and rose,
so too will God, through Jesus,
bring with him those who have fallen asleep.
Indeed, we tell you this, on the word of the Lord,
that we who are alive,
who are left until the coming of the Lord,
will surely not precede those who have fallen asleep.
For the Lord himself, with a word of command,
with the voice of an archangel and with the trumpet of God,
will come down from heaven,
and the dead in Christ will rise first.
Then we who are alive, who are left,
will be caught up together with them in the clouds
to meet the Lord in the air.
Thus we shall always be with the Lord.
Therefore, console one another with these words.
or
We do not want you to be unaware, brothers and sisters,
about those who have fallen asleep,
so that you may not grieve like the rest, who have no hope.
For if we believe that Jesus died and rose,
so too will God, through Jesus,
bring with him those who have fallen asleep.
복음 환호송
마태 24,42.44 참조
◎ 알렐루야.
○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
◎ 알렐루야.
Alleluia
MT 24:42A, 44
R. Alleluia, alleluia.
Stay awake and be ready!
For you do not know on what day your Lord will come.
R. Alleluia, alleluia.
피터 리사르트 3세, 어리석은 처녀들과 슬기로운 처녀들, Pieter Lisaert III, The Foolish Virgins and Wise Virgins, 1590s, Oil on board, Museo del Prado, Madrid.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박물관
예수 마파, 열 명의 처녀, Jesus Mafa, The Ten Young Women, 1973, a Christian community, Cameroon, Africa. (diglib.library.vanderbilt.edu)
윌리엄 블레이크, 지혜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 William Blake, The Parable of the Wise and Foolish Virgins, 1822, Watercolour and gouache on paper, 400 × 333 mm, Tate Gallery, London. 영국 런던 테이트미술관
https://www.tate.org.uk/art/artworks/
복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Gospel
MT 25:1-13
Jesus told his disciples this parable:
"The kingdom of heaven will be like ten virgins
who took their lamps and went out to meet the bridegroom.
Five of them were foolish and five were wise.
The foolish ones, when taking their lamps,
brought no oil with them,
but the wise brought flasks of oil with their lamps.
Since the bridegroom was long delayed,
they all became drowsy and fell asleep.
At midnight, there was a cry,
‘Behold, the bridegroom! Come out to meet him!’
Then all those virgins got up and trimmed their lamps.
The foolish ones said to the wise,
‘Give us some of your oil,
for our lamps are going out.’
But the wise ones replied,
'No, for there may not be enough for us and you.
Go instead to the merchants and buy some for yourselves.’
While they went off to buy it,
the bridegroom came
and those who were ready went into the wedding feast with him.
Then the door was locked.
Afterwards the other virgins came and said,
‘Lord, Lord, open the door for us!’
But he said in reply,
‘Amen, I say to you, I do not know you.’
Therefore, stay awake,
for you know neither the day nor the hour."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보편지향기도는 따로 제공하지 않으며 매일미사 책 또는 과거의 보편지향 기도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신비를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오니
이 세상에서 날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체험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니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닌 저희에게도
파스카 신비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희망하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23(22),1-2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
< 또는>
루카 24,35 참조
빵을 나눌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힙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문 앞에 서서 문을 열어 달라고 청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더욱이 예수님의 말씀은 다소 냉정하게 들립니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비로운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간청하는 어리석은 처녀들에게 주인은 문을 열어 줄 법하지만 그리하지 않습니다. 유다교에서 ‘닫힌 문’은 놓쳐 버린 기회를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마지막 때에, 마지막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다시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준비가 필요하며 그 준비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등을 밝힐 수 있는 기름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누구에게서 받을 수 있거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종말을 말하는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열 처녀의 비유는 마지막 때가 아닌 지금의 삶에 관심을 두게 만듭니다. 지금이 혼인 잔치를 위한 기름을 준비할 때입니다.
현재의 삶에 따라 슬기로운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지금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유다교의 ‘닫힌 문’의 의미를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할 수 있고 여전히 우리의 삶 안에서 종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수많은 기회가 있음에도 그것을 잡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 Good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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