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준비, 24-1, 같이 가도 될까요?
※김희호, 인사, 24-3, 희호는 참 잘 배웠어
한글교실에 왔습니다. 김희호 씨는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제일 앞자리에 앉습니다.
수업을 듣는 이들 중 화요일에 뵙던 분들도 있고, 다른 분들도 계십니다.
화요일과 다른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아, 이분이 김희호 씨가 계속 소개하고 싶다던 선생님이시구나.'
새로 소개합니다.
“이다정 학생이야." - 김희호 씨
“안녕하세요, 이다정입니다.”- 이다정
“언니야.”- 김희호 씨
“희호 씨가 언니십니다.”- 이다정
“선생님이라 불러야지.”- 한글교실 어르신
“이다정 학생이야.”- 김희호 씨
“네, 선생님 아니고, 학생입니다. 동생입니다.”-이다정
“희호야, ‘안녕하세요.’ 인사해 보세요.”- 한글교실 어르신
머뭇거리십니다. 잠시 얼어붙었습니다.
그 모습조차도 귀엽게 봐주시는 어르신들입니다.
한글교실 선생님께서 김희호 씨에게 오늘은 '도마', '구두' 등 단어를 쓰기 어려워하니 'ㄱㄴㄷ' 자음 연습부터 다시 하라고 하십니다.
김희호 씨는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선생님 얼굴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해보세요. ㄱ, ㄴ, ㄷ 써보세요.” 하시는데도 선생님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나름 엄하게 말하면 그때 조금씩 연필을 집어 듭니다. 김희호 씨도 여느 학생처럼 선생님 앞에서는 작아지는 듯 보입니다.
따로 주신 과업. 하지 않고, 앞에서 수업 진행하는 선생님만 봅니다. 자음 연습 안 하시길래 집중 못 하시는 건가 생각합니다.
고모라는 단어를 발견합니다. 고모님 뵈러 가지 않냐며, 고모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지 않냐며 고모라는 단어라도 연습하기를 권하여 봅니다.
“희호 씨, 어떻게 공부하나 알려주신다면서요. 궁금해요.”
“언니?”
“네, 언니 어떻게 공부하나 궁금해요.”
이내 ‘고’ 쓰신다.
“저는 알고 있는데요~ 희호 씨가 가나다 쓸 수 있는 거.”
몇 번 쓰더니 이내 휴대폰을 듭니다.
“희호 씨, 다른 어르신들 다 폰 안 보고 공부하고 계시잖아요, 희호 씨도 폰 넣어두고 해요.”
김희호 씨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폰을 책상 아래로 집어넣습니다.
옆에서 수업 듣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습니다. 김희호 씨는 자신이 다른 이들과 진도가 다르다는 것을 아시는 듯합니다. 한글교실 선생님이 무척 좋은가 봅니다. 선생님이 가끔 하는 농담, 우스갯소리에 웃음이 터집니다. 김희호 씨에게는 앞에서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자세인가 봅니다.
2024년 7월 5일 금요일, 이다정
첫댓글 희호 씨의 진면목을 보려면 내수 시내로 나가서 둘레사람들과 만나 하는 말들과 행동을 보면
놀랄때가 많지요!
하고 싶은일들을 할 때 반짝이는 눈이 얼마나 이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