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척추 협착증
홍 성 자
고치기 어렵다는 목 척추협착증을 나 스스로 고쳤다는 이야기다.
몇 달 전부터 좌우어깨에서 팔까지 가벼운 전기가 흐르듯 간헐적으로 저려왔다. 이게 뭐지? 아픈 것도 아닌데 고개만 갸우뚱했다.
양팔을 위와 옆으로 마구 돌리며 움직이는 데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날이 갈수록 절절거리는 횟수가 잦아졌다.
주변에 여러 사람들에게 증세를 말하니 하나 같이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나이 많으신 분들께도 말해보니 글쎄! 하며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서 그런가? 정도였고 결국 모른다는 것이었다. 도움이 될까하여 어깨 마사지도 받아보고 카이로 프랙터 한테 가서 치료도 해보았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침도 여러 번 맞아보고 어깨 부위에 부황도 떠서 피도 빼보았으나 그 역시 효과는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병을 앓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희귀병인가? 병명도 모르거니와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지만 아프기도 하다. 이런 증세가 왜 오는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모르면 의사한테 먼저 가 봐야지 왜 엉뚱한 사람들에게만 물어보는가? 나 자신 참으로 한심했다. 아무튼 의사를 만나 내 어깨의 현상을 말하니 즉시 벽의 그림을 가리키며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
목 척추협착증! 그게 왜 생겼느냐고 하니, 나이 들면 어깨가 점점 앞으로 굽어지면서 누구에게나 올수 있는 흔한 병이라고 한다.
요즘 컴퓨터나 핸드폰, 신문이나 책 읽는데 고개를 숙이고 보게 되니 목이 거북목처럼 되고, 목척추가 협착되니 뼈 사이의 신경을 눌러서 절절거린다고 하며 심하면 무척 아프다고 했다. 이해가 되었다.
고치기는 어렵고 이약은 통증완화제라고 하며 한 달분을 처방해주었다. 약국에 와서 물어보니 쉽게 말해서 신경통진통제라고 했다. 이 진통제는 이제 먹기 시작하는 것이어서 가장 약하다고 하며 이 신경통이 낫지 않고 심해지면 약의 세기를 점점 높여야 한다고 했다. 어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 약을 아주 세게 드신다고 했다. 그러면 이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느냐고 하니, 어깨 아픈 것이 낫든지 세상 끝날 때까지 먹어야 한다고 한다. 오마이 갓!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약은 먹기 싫고 주역에도 나온다는 이 말, 궁하면 통한다고, 양어깨가 절절거리는 병의 원인이 어깨가 굽어지고 거북목이 되어서 그렇다니까 굽어진 걸 펴면 될게 아닌가? 왜 길을 두고 뫼로 갔던가? 이제 다른 세상이 다가온다. 못 고쳐? 왜 못 고쳐! 못 고치는 게 어디 있어? 염불처럼 혼자 중얼거렸다.
그 동안 여러 사람이 어깨 좀 펴고 다니라고 일러줬던 말들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별로 신경을 안 썼던 등이 굽기 시작한지도 몇 년 된 것 같다.
구부러진 등을 반대로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양 어깨를 뒤로 제치고 고개를 뒤로 하며 위로 빼는 운동을 하자. 이 자세는 12년여 전에 스포츠 댄스 배울 때 기초로 배운 자세다. 바로 이 자세를 하면 되는 것이다. 제일 쉬운 방법은 화장실 입구 기둥 양쪽을 붙들고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것이다. 최하 12번, 24번, 48번씩을 틈만 나면 내 구령에 맞추어 했다. 그러면 허리 척추도 앞으로 내밀게 된다. 옆에서 보면 S자 모양이 되도록 .......
자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병은 잘못된 자세에서 온다고, 목 척추협착증? 자세를 고치면 낫는다. 병명을 일러준 의사가 고마웠다.
힘이 드나? 돈이 드나? 시간이 걸리나? 약을 먹나? 언제 어디서나 무조건 몇 번이라도 하면 되는 것이다. 참고로 가끔 일어서서 가슴에 두 팔을 X 자로 얹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2분- 3분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 내 병은 내가 고쳐야지 누가 고쳐주나? 진즉에 이렇게 할 일이지 왜 몰랐던가?
절절거리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거의 한 달이 되어 갈 무렵 기적같이 99% 정도가 나았다. 물론 이 운동을 계속 해야겠지만 약 안 먹고 낫지 않았나? 원인을 알면 결과가 보인다. 어이없게도 병명을 알고 거의 고친 후, 유튜브에 보니 목 척추협착증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와 있음을 보았다. 원리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겠다. 몰라서 못 산다는 말이 생각났다.
( 2023.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