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2004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라운드 조 추첨이 8월 29일(현지시각) 프랑스의 모나코에서 있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AC밀란을 비롯,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등 8개팀이 톱시드를 배정받았고, 퀄리파이 라운드를 거친 팀들을 포함해서 도합 32개의 팀이 우승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전날 끝난 퀄리파이 라운드에서도 지난해 처럼 이변이 속출 했다. 잉글랜드의 강호 뉴캐슬이 세르비아 몬테니그로의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에게 홈에서 페널티킥 접전끝에 패하였고, 96 ~ 97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벨기에의 클럽 브루헤에게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A조 : 바이에른 뮌헨(독일), 올림피크 리용(프랑스), 글래스고우 셀틱(스코틀랜드), RSC 안더레흐트(벨기에)
지난 시즌 본선 1라운드에서 AC밀란과 데포르티보에게 밀려 일찌감치 탈락했던 바이에른 뮌헨이 데포르티보의 마카이를 영입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다. 이번 조편성도 지난 번 처럼 죽음의 조가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의 통과는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피크 리용과 글래스고우 셀틱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격돌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자유계약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게 된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에우베르가 올림피크 리용에 합류가 확실시 되어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올림피크 리용의 에우베르-고부의 공격라인과 글래스고우의 헨릭 라르손-서튼(혹은 존 핫슨)의 대결이 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이 속해있는 안더레흐트는 퀄리파이라운드에서 루마니아의 라피드 부카레스트와 폴란드의 비슬라 크라코프를 꺾으며 선전했지만, 아무래도 객관적인 전력상에서는 위 3팀에 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팀의 주포인 예스트로비치의 부상이 가장 큰 팀의 문제점이다. 팀 득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예스트로비치의 공백은 현재 상황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게 일격을 당하며 8강에도 오르지 못했던 아스날과 4강에서 원정골 원칙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인테르 밀란의 각축이 벌어질 것이다. 아스날은 기존의 비에이라, 피레, 베르캄프와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어느 정도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선수의 영입보다는 팀의 재정상 기존의 선수를 붙잡는 것만해도 벅찬 일이 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다가 시즌 막판에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아스날은 이번 만큼은 새로운 각오로 나설 것이다.
크레스포를 첼시로 이적시키면서 비에리의 중요성이 높아진 인테르 밀란은 신예 마틴과 모하메드 칼론, 레코바가 얼마 만큼의 공백을 메우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새로 영입된 네덜란드 출신의 반 더 메이어의 활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99~00시즌에 셰브첸코와 레브로프를 앞세웠던 디나모 키예프는 예전 만큼의 전력을 가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공격수인 샤츠키흐의 활약 여부가 디나모에게는 중요하다.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도 우크라이나의 강호 샤크타르 도네츠크를 힘겹게 꺾고 챔피언스리그에 합류했지만, 아스날과 인테르의 벽을 넘기에는 무리이다.
C조: 데포르티보(스페인), 아인트호벤(네덜란드), AEK 아테네(그리스), AS 모나코(프랑스)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포르티보가 나머지 세팀에 비해 경험이나 기량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데포르티보는 지난 시즌 득점왕 마카이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냈지만, 판디아니를 복귀 시켰고, 트리스탄이 건재하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무니티스를 영입하여 나름데로 마카이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포르티보를 제외하고 전력이 엇비슷한 3팀이 한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프랑스의 캡틴인 디디에 데샹이 지휘하는 AS모나코는 현재 르 샹피오나리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지난 시즌 르 샹피오나 득점왕인 콩고 출신의 스트라이커 논다와 엠마누엘 아데바요의 활약으로 현재 3승1패를 달리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활약하고 있는 PSV아인트호벤도 지난 시즌보다 2위에 들 확률이 높아졌다. 마테야 케즈만, 헤셀링크, 데니스 롬메달, 아리엔 로벤, 박지성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의 파괴력은 나머지 세팀에 비해서 뒤 떨어지지 않는다. 아인트호벤이 이번 시즌에는 태극 전사의 힘을 빌어 지난 시즌 아약스에 못지 않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D조 : 유벤투스(이탈리아), 갈라타사라이(터키), 올림피아 코스(그리스),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인 유벤투스는 비교적 대진이 괜찮은 편이다. 나머지 세 팀은 아무래도 유벤투스의 적수가 되기에는 전력이 좀 처진다. 단지, 강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갈라타사라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유벤투스는 트레즈게 - 델 피에로에 페루지아에서 미콜리를 영입하여 공격진을 보강했고, 사이드백에서는 키에보 베로나에서 레그로 탈리에를 데려왔다.
갈라타사라이는 퀄리파이라운드에서도 불가리아의 CSKA 소피아를 상대로 1,2차전 도합 6 ? 0의 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본선라운드에 진입하였다. 바르셀로나의 프랑크 드 보어를 영입하여 중앙 수비를 두터이 했으며, 하칸 수쿠르와 하산 사스의 공격진은 파괴력이 뛰어나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보았지만,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이들의 조직력은 무시할 수 없는 강한 전력이다.
올림피아 코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의 강적 바이에르 레버쿠젠을 6-2로 격파하면서 크게 놀라게 했다. 프레드릭 조르제비치, 바르셀로나 출신의 브라질 스트라이커 지오반니, 전 프랑스 국가대표 크리스토퍼 카랑뵈가 건재하다. 이번 유로2004예선 스페인 원정경기에서 중거리 슛으로 무적함대를 격침시킨 올림피아의 지아나코폴로스는 잉글랜드의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의 태풍의 핵이었던 스페인의 레알소시에다드가 포함되었다. 지난 시즌의 호 성적이 이번 시즌에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챔피언스리그로 인해 더 많은 체력과 경험을 요구할 것이다. 예전에 프리메라리가에서 깜작 3위에 오른 마요르카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자국리그에서 추락한 것을 보면, 이번 시즌에 레알 소시에다드에게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비 알론소와 알키다가 과연 유럽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지 미지수이다. 코바체비치는 자신을 내친 유벤투스를 상대로 복수전을 펼친다. 개인적으로 유벤투스전에서는 남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천수가 합류한 이팀은 한국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스페인무대에 뛰어오른 이천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강 클럽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목표로 했던 10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파나씨나이코스(그리스), 글래스고우 레인저스(스코틀랜드), 슈트트가르트(독일)
겉으로 보기에는 맨체스터의 우세가 예상되나 파나씨나이코스나 글래스고우 레인저스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맨체스터의 선두를 보고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파나씨나이코스는 우연히도 맨체스터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연이 많아 자주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내용도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는다.
월드컵으로 익숙해진 엠마누엘 올리사데베(폴란드), 재작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콘스탄티누(키프로스), 수케르와 투 스트라이커를 이뤘던 크로아티아의 블라오비치가 아직 건재하고, 덴마크의 수비수인 헨릭센이 중앙을 책임진다.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 챔피언인 레인저스도 동향의 라이벌인 셀틱스를 몰아내고 오랜만에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 쥐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몰스, 로날드 드 보어, 릭센등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아약스에서 오랫동안 주전 스트라이커를 했던 그루지아 출신의 쇼타 아르벨라제까지 포진해있다. 다만, 오랫동안 다른 유럽 클럽 선수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스페인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라면, 독일에서 단연 Vfb슈투트가르트의 돌풍이 화제거리였다. 지난 97~98 컵위너스컵 결승에 오른 것을 끝으로 오랫동안 유럽무대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슈투트 르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주전 공격수인 케빈 쿠라니가 팀에 남아 슈투트가르트의 주 득점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불가리아 출신의 백전노장 발라코프와 크로아티아 출신의 즈브니미르 솔도, 브라녜스의 활약 여부가 본선라운드의 통과를 결정지을 것이다.
F조 :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FC 포르투(포르투갈), 올림피크 마르세이유(프랑스), FK 파르티잔(세르비아 몬테니그로)
이번 시즌 다시 우승을 노리는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가 포함된 조이다. FC 포르투는 지난 시즌 UEFA컵을 차지한 여세를 챔피언스리그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포스티가와 누누 카푸초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걸림돌이지만, 플레이메이커인 데코가 팀에 잔류한 것은 다행이다. 데코와 데를레이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이 위력적인 FC포르투이다.
올림피크 마르세이유는 92~93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현재 르 샹피오나 리그에서 AS모나코, 낭트와 함께 공동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약스에서 감독과의 불화로 셀타 비고를 거쳐 오게된 이집트 출신의 공격수 미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전 소속팀에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던 미도가 상대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꺾는 대 파란을 일으킨 파르티잔은 객관적인면에서는 이들 팀에게 불리하지만, 슈퍼스타 출신의 마테우스가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나머지 세 팀에게 고추가루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G조 : 라치오(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스파르타 프라하(체코), 베식타스(터키)
재정난에 처해있지만 라치오는 만시니 감독이 팀을 잘 이끌며 챔피언스리그에서 톱시드에 포함될 수 있었다. 하지만, 톱시드의 잇점을 살리지 못하고, 최근 닥치는 데로 선수를 끌어모으며 제2의 레알 마드리드로 떠오른 첼시와 같은 조에 속하고 말았다.
최근 세리에 A를 대표하는 공격수의 하나인 크레스포까지 영입하며 이번 시즌 가장 다크호스로 꼽히는 첼시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예전 라치오에서 같이 뛰었던 베론과 크레스포가 친정팀을 상대로 벌이는 대결도 볼만할 것이다. 아드리안 무투와 에르난 크레스포의 투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인 베론이 포진하는 공격라인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아마 라치오와 첼시의 선두 다툼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스파르타 프라하에는 불과 지난 시즌 까지 만해도 라치오의 오른쪽을 맡았던 포보로스키가 있어 유난히 라치오와 연관이 많은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H조 : AC밀란(이탈리아), 셀타 비고(스페인), 아약스(네덜란드), 클럽 브루헤(벨기에)
아마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편성에서 죽음의 조는 바로 H조라고 보여진다. 클럽 브루헤를 제외한 AC밀란과 셀타비고, 아약스의 각축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AC밀란과 아약스의 경기에서 후반 로스 타임때 터진 인자기의 칩샷에 이은 토마손의 골(거의 인자기의 골이나 다름없었다.) 로 극적으로 AC밀란을 4강으로 올려놓았다. 이러한 명승부가 초반부터 벌어질 것이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셀타 비고도 파르마의 밀로세비치를 영입하여 카타냐, 구스타포 로페즈의 공격진에 무게를 더할 것이다. 노장 플레이메이커인 모스토보이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골키퍼인 카바예로, 전 아스날의 사이드 백인 실빙요가 포진하여 밀란과 아약스와 좋은 승부를 벌일 것이다.
강호 도르트문트를 무너뜨린 지난 시즌 벨기에 리그 챔피언인 클럽 브루헤도 베르헤이옌, 멘도사(페루), 체흐(슬로베니아), 스토이카(루마니아)등 훌륭한 선수들로 포진되어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는 무려 4명의 한국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에 선을 보이게 된다. 이들이 유럽 최고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 훌륭한 기량을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최고의 클럽끼리의 맞붙는 최고의 제전에 한국 선수들이 이렇게 많이 포함되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챔피언스 본선 라운드는 오는 9월16/17일(현지시각)에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