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생물자원을 통해 음식물, 산업용 원료, 의약품 등을 얻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식물로부터 약 처방의 25%, 미생물로부터 3000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얻고 있다. 동양에서는 5100여 종의 동식물로부터 전통 의약품 원료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자원을 활용해 만든 베스트셀러 의약품의 경우 매년 50억~10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한다.
전 세계 생물자원 시장규모는 2003년 8000억 달러에서 2010년 2조5000억 달러로 전망된다. 게다가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생물자원은 저장된 탄소 가치만 해도 수백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17세기부터 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한 선진국들은 自國(자국)의 植民地(식민지) 등에서 다양한 식물을 확보해 막대한 富(부)를 쌓았다. 영국 왕립식물원인 ‘큐(Kew)식물원’은 매년 각국에 탐사팀을 파견하여 새로운 식물자원을 탐사, 수집하고 있다. 미국도 호주, 일본, 중국, 네팔 등지에서 야생종과 재배종을 수집해 기능성 물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생물 다양성 협약(CBD)’이 채택된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자원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인정받게 됐다. ‘생물 다양성 협약’은 지구상의 생물다양성 보전,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그리고 생물자원을 이용함으로써 발생되는 이익의 공정한 배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 협약’은 2002년 당사국 총회에서 2010년까지 국가·지역·지구 차원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국가별 전략과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으로 산림생물 다양성 확대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당시 총회에서 마련한 ‘세계 식물 보전전략’은 식물다양성의 遺失(유실)을 막기 위해 세계의 생태지역 중 10%를 효과적 보전지역으로 정하고, 전 세계 멸종 위기종의 60%를 自生地(자생지)에 보존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데다 높은 산, 구릉지대, 깊은 계곡 등 복잡한 지형·지세로 인해 산림생물자원이 온대지역 국가 중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우리나라는 단위 면적(1만ha)당 식물 種(종) 수가 14종으로, 영국(5종)·독일(8종)·일본(14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4881종으로, 그중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은 610종이다. 예부터 특산식물은 영양이 높고 藥效(약효)가 뛰어나 약용·식용 등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국내 자생식물종 해외유출 심각
하지만 우리나라는 풍부한 산림생물 자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생물자원의 보전과 이용을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과거 국내 자생식물종이 해외로 유출돼 외국에서 資源化(자원화)된 사례가 그것이다. 대표적인 해외 유출종은 미선나무·구상나무·신나무·고로쇠나무 등 1019종이며, 逆(역)수입종은 미스킴라일락·개나리·때죽나무 등 79종이다.
역수입종의 대표적인 사례는 현재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미스킴라일락이다. 1947년 미국인 교수가 국내에서 종자를 채집해 미국에서 개량한 미스킴라일락을 한국이 역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특산수종인 구상나무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값비싼 庭園樹(정원수)와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적인 동향을 감안할 때 앞으로 효용가치가 높은 생물자원을 누가 먼저 확보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협약에서 인정하는 권리를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산림청은 2007년 ‘국가 산림생물 다양성 기본계획’을 마련해 ‘생물다양성 협약’과 연계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을 중심으로 국내 희귀특산 식물자원의 조사, 해외식물탐사를 통해 식물자원화의 전진기지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로 상징되는 ‘환경’과 ‘생물자원’ 위기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건강한 산림생태계는 극심한 기상이변에 자연적 완충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외적으로 건강한 산림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생물종의 감소와 생태계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생태계 교란과 멸종 등 생물다양성에 대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지구 평균기온이 1.5~2.5℃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20~30%, 4℃ 이상 상승하면 40% 이상이 멸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이변과 산림생태계의 파괴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무분별한 산림의 훼손 등이 주 원인이다.
국토의 70%를 차지했던 태국의 산림은 현재 3분의 1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목재 수출국이던 태국은 1977년 이후 목재수입국으로 전락했고, 필리핀은 전 국토의 70%이던 산림이 지금은 3~4%만 남아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는 북부 수마트라 지역의 2만5000ha 면적의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면서 남아시아 지진 해일로 3만명의 사망자와 약 1조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만일 인도네시아의 맹그로브 숲이 해안가에 남아있었다면, 당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한 인명피해와 생태계 훼손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2005년 8월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경우, 미국 남부 해변지역 습지와 산림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보전해 왔다면 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현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생물다양성협약(CBD),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세계산림포럼(UNFF) 등은 지구 전체 육지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통한 해결책을 강조하고 있다.
2007년 APEC 회원국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드니 선언’을 채택하고 2020년까지 최소 2000만ha의 산림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림훼손을 통한 피해가 많지 않았다. 1960년대 황폐화된 산림에 대한 성공적인 治山綠化(치산녹화)를 통해 산림 생태계를 회복하고, 산림보호지역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등 생태적 산림관리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1967년 산림청 출범 당시, 10㎥에 불과하던 ha당 林木(임목)축적은 41년 만인 2007년 말 10배 정도 늘어난 98㎥를 넘어섰다. 게다가 나무가 생장하면서 깨끗한 공기, 맑은 물 등을 제공하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도 1987년 17조6560억원에서 2005년 3배가 넘는 65조9066억원에 달했다.
나무 이동
하지만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23% 이상은 소나무 단일 樹種(수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것은 생태계의 다양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리 산림이 열악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은 소나무를 갉아먹는 병해충이 창궐했고, 산불도 잦았으며, 치산녹화 후 상당한 숲이 거의 동일한 시기에 성립돼 숲의 나이도 다양하지 못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림생태계의 변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산림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식물의 분포와 생육범위가 변화해 산림 植生帶(식생대)가 달라지게 된다.
2005년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상승하면 북반구의 식생대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이동하게 된다. 나무들의 이동속도는 과거 100년 동안 약 4~200㎞(1년 2㎞)로 알려져 있는 반면, 氣候帶(기후대)는 평균기온이 1℃ 상승할 경우 중위도 지역에서는 북쪽으로 약 150㎞, 고도는 위쪽으로 약 150m 정도 이동한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나무들의 이동속도만큼 완만할 경우에는 산림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이 없으나, 급속히 진행될 경우에는 대부분의 식물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때문에 고산지대에만 서식하는 식물종은 그 분포범위가 축소 또는 소멸될 위험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지역의 경우, 대체로 평균기온이 1℃ 상승할 때 開花(개화) 시기가 약 5~7일 정도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증상은 식물뿐만 아니라 나비류와 같은 곤충류의 발생하는 시기도 앞당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開葉(개엽) 시기와 생육기간의 변동은 식물의 분포와 생육범위뿐만 아니라 산림 내 미생물과 곤충에 영향을 미치고, 조류와 야생동물의 동태와 습성까지 달라지게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구상나무림 면적 줄어들고 소나무 늘어
백두대간의 두로봉에 서면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5대 강의 발원지인 백두대간은 지형·기후·토양 등 자연환경과 온갖 동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 그리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복합적인 공간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최근 우리나라 산림에서도 식생대 변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 고유의 종인 제주도 한라산의 구상나무 숲이 3분의 1가량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고유의 寒帶林(한대림)인 한라산 구상나무림 면적은 1967년 935.4ha로 한라산 면적의 30.2%를 차지했으나, 2003년에는 617.1ha로 36년 만에 34%가 줄어들었다.
대신 그 자리를 온대성 식물인 물참나무, 소나무 등이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기온상승으로 인해 한대림이 온대림으로 바뀌는 등 침엽수림 지대와 활엽수림 지대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이 2℃ 상승할 경우, 남부 해안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동백나무가 서울을 포함한 중부 내륙지역까지 올라올 것이다. 기온이 4℃ 상승하면, 남한지역 대부분이 暖帶(난대)산림으로, 남부 해안지역은 아열대 산림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국립산림과학원과 국립수목원에서는 예상되는 기후변화가 산림생태계와 산림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기술현황 분석, 분야별 기초자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생태계는 동식물 등 다양한 식생대를 이루고 있다. 산림 내 생물다양성은 단순히 종이 많고 적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생태계·종·유전자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전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이러한 세 가지 수준을 균형적으로 고려하면서 생물다양성협약과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보전대책에 따라 우리나라 지리적·생태적·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것이 필요하다.
보호지역 지정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세계적으로 육상보호지역은 육상면적의 약 12%(10만5000개소)로, 최근 20년 동안 지정 숫자와 지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산림청이 지정·관리하는 산림보호지역은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보안림’ 등 총 67만4416ha로 국토의 6.7%, 전체 산림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보호림을 지정하는 이유
해외유출종 - 미선나무. |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한반도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의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그 가치를 증진시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전체 식물종의 33% 정도인 1326종이 5대 강의 발원지인 백두대간에 위치해 있으며, 이 중 한국 고유수종은 108종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5년 26만3427ha를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백두대간 마루금 684㎞를 중심으로 5개 권역으로 나누어 5년마다 자원의 변화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과거 산지형 국립공원들이 섬처럼 고립돼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하나로 연계시켰다. 이것은 생태계의 온전성 유지와 생물다양성 보존에 효과적이다.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은 산림 내 원시림, 고산식물지대, 진귀한 林相(임상), 희귀식물 자생지, 유용식물 원생지, 산림습지 및 계곡천 등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천연림 보호 차원에서 지정해 왔으나, 현재는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 산림생태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구역을 설정해 지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통선 이북지역 가운데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만병초, 분홍바늘꽃 등 북방계 희귀식물이 많아 보존할 지역 4만8304ha를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확대 지정했다.
통상 각종 보호지역은 자연상태로 두는 것이 생태적으로 바람직하다. 산림의 경우에는 철저히 보존해야 할 곳은 보존해야 하지만, 어떤 보호지역은 산림관리 작업이나 복원사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자연과정에 따른 遷移(천이)를 유도하기보다는 숲가꾸기를 통해 경쟁목을 제거하거나 更新(갱신) 등으로 산림생태계의 기능과 구조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산림 건강진단도 실시
외국의 사례를 들어보자.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자이언트 세쿼이아’ 숲은 1960년대까지 수천 년을 지속해 왔다. 국립공원 측은 이 숲이 교란 없이 잘 보호되고 스스로 갱신할 것으로 믿었으나, 국립공원 지정 후 1세기 만에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자이언트 세쿼이아가 감소하고 전나무 숲으로 대체돼 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산불을 숲이 제대로 지속될 수 있었던 원인으로 꼽았다. 산불로 중하층에 있는 경쟁식물이 스스로 조절돼 숲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1970년 요세미티 국립공원 측은 최초로 국립공원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불놓기를 허용했다.
산림보호구역을 국제수준에 맞춰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 보호림과 보안림을 산림보호구역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산림보호법’ 제정을 추진,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법이 통과됨으로써 산림보호구역이 당초 지정목적에 맞춰 잘 관리될 수 있도록 산림보호관리협약제도를 도입해 산림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보전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대규모 산림보호지역 외에도 생물종이 풍부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생물다양성 핵심 분포지역인 山林濕原(산림습원·습지로 되기 전의 산림)과 계곡천 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전체 국유림을 대상으로 산림습원 조사를 실시했고, 2008년까지 총 275개소를 파악했다. 조사결과를 기초로 규모가 크고 보존가치가 높은 습원은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산림습원 유형별 맞춤형 관리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림 내 계곡천은 수자원,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등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토사유출과 침식이 진행되면서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어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요구된다.
산림청은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시범적으로 계곡천 훼손지 복원 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 주요 산림 내 계곡천에 대한 생태계 조사를 실시해 식생관리와 더불어 주기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유역의 최상류 수원으로서의 기능도 높여 나갈 예정이다.
또 산림 생태계에 대한 전국 단위의 건강진단이라 할 수 있는 ‘산림의 건강·활력도·진단·평가사업’을 2008년부터 추진 중이다. 조사 결과로 장기적인 모니터링 및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취약한 산림 생물종 및 취약한 산림생태계에 대해 특별관리를 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전국 산림에 대한 1차 조사가 완료되는 2012년 ‘산림 건강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또 기후변화 등에 따라 생태적으로 적응이 취약한 희귀·특산종, 멸종 위기종을 지역별로 조사·선정해 현지 적응을 위한 보존조치를 실시한다. 아울러 수목원 등 현지 외에서 복원·증식을 하는 기후변화 취약종 적응사업을 5대 권역별로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전부터 부분적으로 국립수목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을 중심으로 희귀 특산식물 총 16종에 대해 1990년부터 정밀 조사·수집·증식과 유전적 다양성 검정을 통해 適地(적지)에 복원하는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복원식물이 복원지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事後(사후) 모니터링도 수행하고 있다.
‘식물 도피처’로 국가수목원 확충
우리나라 산불은 1980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고, 산사태는 1970년대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산림 병해충 발생 및 확산속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산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취약지에 대한 관리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숲가꾸기 등을 통한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단일 수종 위주의 침엽수림은 수종갱신을 통해 재해에 강한 숲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온·한대성 식물 및 고산성·내한성 식물의 생장공간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온난화로 인한 식물의 이동을 예측해 유사한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식물 이주적응’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식물의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 기후대별, 식생 권역별로 보존시설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선진국의 경우 기후대별로 국립수목원을 확충하거나 분원을 설치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 6개의 국립수목원이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 조성돼 있다. 산림청은 장기계획인 제5차 산림기본계획(2008~2017년)에 따라 온대 중북부, 중남부, 난대 및 고산지역 등 전국 4대 기후대별로 단계적으로 국립수목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생물 다양성이 특수한 지역이나 국토개발 프로젝트 사업지 등의 체계적 보전관리를 위해 특수 기능 위주의 전문수목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지역별로 자치단체가 조성하는 공립수목원을 확대하고 사립수목원은 특성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가가 직접 조성하는 수목원 중 특히 백두대간 고산식물자원의 효과적 보전 및 연구를 위해 ‘국립 백두대간 고산수목원’을 경상북도 봉화군에 5000ha 규모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에 걸쳐 조성한다.
백두대간 고산수목원은 현재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과 달리 백두대간 생태계의 현지 외 보전뿐만 아니라 현지 보전, 복원 연구를 수행하고 넓은 면적을 통한 생태관광 등 다기능 생태수목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산림청은 DMZ를 포함한 비무장지대 일원의 산림생태계 특별보전·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북방계 식물자원의 확보 및 이용 연구 등을 위해 강원도 양구군에 DMZ 자생식물원 조성을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문제에 대처할 최고의 대응책은 숲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다. 심고 가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림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보전하는 노력이다. 이를 통해 온난화를 막을 수 있고 생물자원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자원은 의약품 원료로 이용됨으로써 천연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생태관광의 소재로 관광산업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생물자원의 이용에서 파생되는 시장규모는 세계 통신시장 규모와 맞먹을 정도다. 아직까지 많은 생물자원의 효용가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의 잠재가치는 더욱 크다.
앞으로 우리는 산림생물자원의 종합적인 조사·수집·증식·보전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와 미래의 유용한 식물자원을 확보하고 산업적 이용기반을 더욱 확고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