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그랬는지 잊어버렸는지
가방안 깊숙이 넣어두었다가
헤어지려고 할때 그제서야
내게 주려고 쓴 편질 꺼냈네
집으로 돌아와서 천천히 펴보니
예쁜 종이 위에 써내려간 글씨
한줄 한줄 또 한줄 새기면서
나의 거짓 없는 맘을 띄웠네
나를 바라볼 때 눈물 짓나요
마주친 그 눈이 눈물겹나요
그럼 아무 말도 필요없이
서로를 믿어요
어리숙하다 해도 나약하다 해도
강인하다 해도 지혜롭다 해도
그대는 아는가요 아는가요
내겐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
우울한 편진 이젠
집사람은 결혼하고 나에게 놀란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책을 안읽는다는 것이다.
책은 많이 산다.
그런데 안 읽는다.
그림(사진)만 본다.
책도 살 때 사진이 좋은 책만 산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사진이 안 좋으면 안 산다.
그리고 사 놓고 읽질 않는다.
요즘은 책마저도 안산다.
그러니 시를 읽겠는가?
안 읽는다.
시라고 해야 중학교 때 본 승무, 진달래꽃, 풀 등이 다다.
그런데도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최고의 사랑시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내 마음을 울리기때문이다.
시를 읽고 울어보기?
그런 일 없다.
영화 보고 음악 듣고 울어보기.
그런 일은 있다.
그런데 시는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우울한 편지는 나를 울렸다.
처음 우울한 편지 노래를 들었을 때 "이 게 무슨 말이야?"하고 의아해 했다.
집사람에게 물어봤다.
집사람도 모른단다.
인터넷을 찾아봤다.
가사만 나오지 가사에 대한 해설은 없다.
주특기인 생각에 돌입, 몇 주만에 해석했다.
주내용은 이렇다.
유재하가 사귀던 여자친구와 만나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헤어지려는데
여자친구가 편지를 한 통 건낸다.
의심이 가득한...
내용은 안 나오지만 앞뒤 맥락으로 봐서.
유재하는 그 편지를 집에 와서 읽는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거짓 없는 마음을 전한다.
이 가사의 최고 백미는 마지막이다.
"어리숙하다 해도 나약하다 해도
강인하다 해도 지혜롭다 해도
그대는 아는가요 아는가요
내겐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
우울한 편진 이젠"
난 이미 당신을 사랑하기에
당신이 어리숙하다 해도
나약하다 해도
강인하다 해도
지혜롭다 해도
난 그런 건 따지지 않는다.
그런 건 보지 않는다.
난 당신만 본다.
당신의 모든 걸 다 사랑한다.
있는 그대로...
그러니 이젠 이런 우울한 편지는 쓰지도 말고 보내지도 말기를....
세상 모든 사람이 비틀즈 음악을 든는다.
작곡은 폴 매카트니, 작사는 존 레논.
둘 다 천재.
그런데 폴 매카트니가 만들어준 멜로디 바탕에 존 레논의 시를 우리는 듣는다, 음미한다.
가사의 힘이다.
가사를 움미하면서 우리는 비로서 감동한다.
대중가요 가사가 그냥 가사로 보이는가?
들리는가?
그 건 한 인간이 살면서 결정적 순간에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시다.
이미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이 이를 증명했다.
무슨 말을 할까요
울고 싶은 이 마음
눈물을 글썽이며
허공만 바라보네
무슨 까닭인가요
말없이 떠난 사람
정말 좋아했는데
그토록 사랑했는데
나는 어떡 하라구
나는 어떡 하라구
나는 어떡 하라구
내가 미워졌나요
믿을 수가 없어요
믿을 수가 없어요
내 말좀 들어봐요
나는 어떡 하라구(윤항기 나는 어떡 하라구)
사진은 전주 경기전.
첫댓글 천재가 아직 안돌아왔군요! 어쩐데요
돌아왔습니다^^
어제.
너무 쉽게 돌아와 후기를 안썼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