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생각 오광수 시 선(詩 選) 30 - 2 -
1. 그대가 떠난 후에
2.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
3. 당신을 생각하는 기도
4.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5. 나도 친구가 될 수 있나요
6. 그대 이름을 부르면
7. 당신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8. 그립고 그리우면
9.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10. 클래식 음악, 떠오르는 얼굴
11. 겨울에 읽는 하얀 편지
12. 내 마음을 당신이 아신다면
13.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14. 당신에게서 사랑만 있다면
15. 지금 하늘을 보세요
16. 징검다리
17. 우리 이제 봄을 준비해요
18.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19. 그대는 봄인가요
20. 아직은 그리워하렵니다
21. 하얀겨울이 그려준 그리운 얼굴
22. 님이 오시면
23. 꿈에 가보는 고향
24. 당신이 나의 행복입니다
25. 내가 아무리 바쁘지만
26. 가슴으로 읽은 편지
27. 못다한 말은 묻지 마세요
28. 셀 수 없는 사랑
29. 하얀 계절의 기다림
30. 아침에 마시는 커피와 같이
1. 그대가 떠난 후에
그대가 곁에 있을 때에는
떨어지는 꽃잎 하나도
아름답게만 보였습니다.
낙엽이 떨어진 길을 걸어도
그대가 잡아 준 내 손은
언제나 따뜻할 것 같았습니다.
하늘이 파란 것이 모두 내 마음이고
바람이 싱그러운 것도
모두 나의 향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떠난 후로는
떨어지는 그 꽃잎이
파랗게 멍든 내 가슴이 되고
같이 걸었던 이 거리는
나 혼자만의 쓸쓸함이 되어
낙엽같은 아쉬움만 쌓였습니다.
하늘이 파람은
그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싱그러움은
그대의 향기였기 때문입니다.
언제 오시렵니까?
내 마음에는 하얀 눈이 쌓이고
따스한 입깁들도 나오는데......
지난날 그대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음이
후회의 강이되어 흘러내립니다.
2.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미소는 소중합니다.
입가에 환하게 피어오른 미소는
짜증난 생각을 멀리 쫓아버립니다.
그 미소가 시원한 산소가 되어
보고 있는 우리의 마음 마음들을
새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손길은 소중합니다.
따뜻한 사랑이 담겨있는 손길은
어려운 시련들을 멀리 쫓아버립니다.
그 손길이 일어나는 새 힘이 되어
지쳐있는 우리의 마음 마음들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목소리는 소중합니다.
따뜻하게 위로하는 말 한마디는
불평과 원망을 멀리 쫓아버립니다.
그 한마디가 상대방을 이해하며
미워하는 우리의 마음 마음들을
용서케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발걸음은 소중합니다.
올바로 내디딘 그 믿음의 걸음은
실패와 좌절을 멀리 쫓아버립니다.
뒤따라오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어
믿고 사는 우리의 마음들을 모아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입니다.
3. 당신을 생각하는 기도
이 아침에
당신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는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원합니다.
이 한낮에
당신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많이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원합니다.
이 저녁에
당신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땀 흘리며 열심히 사느라
많이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몸이 불편한 이웃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원합니다.
잠자리 들기 전에
당신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힘들어도 여유를 잃지 않는
아름다운 당신을 닮아가며
남의 어려움을 더 생각하는
그 마음과 함께하기를 원합니다
4.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슬퍼하는 당신에게
그 슬픔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조용한 위로가
당신의 슬픔을 달랠 수 있다면
너무나도 고마운 일일 겁니다.
세상에서 나눌 수 없는 슬픔은 없으니까요.
지금 울고 있는 당신에게
그 눈물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조그만 힘들이
당신의 어려움에 보탬이 된다면
너무나도 보람된 일일 겁니다.
세상에서 나눌 수 없는 눈물은 없으니까요.
지금 혼자 있는 당신에게
그 절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진솔한 사랑이
당신의 생활 속에 소망이 된다면
너무나도 소중한 일일 겁니다.
세상에서 나눌 수 없는 사랑은 없으니까요.
5. 나도 친구가 될 수 있나요.
들판을 달리는 바람은
나무와 풀이 있어 신이 납니다.
두 팔로 이리 저리 휘저어도
기분 맞춰 같이 춤추고 노래해주는
좋은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로 향하는 강물은
물고기 마중받고 즐겁습니다.
얕으면 폴짝 폴짝 앞장서고
깊은 곳엔 힘껏 안으며 한바퀴 도는
멋진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밤하늘 길떠난 달님은
별들이 함께하여 안심 됩니다.
갈길을 반짝반짝 알려주며
동네마다 좋은 볼거리 이야기하는
믿는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당신께 더 가까이 가기를 원하는 내게도
별같이 나무와 풀과 물고기같이
힘들면 마주잡아 도와주고
외로우면 같이 있어서 위로해주는
바람이고 강물이고 달님이고 싶습니다.
나도 그런 친구가 될 수 있나요.
6. 그대 이름을 부르면
그대 이름을 부르면
내 가슴이 먼저 대답을 합니다.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들이
한 줄로 서서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을 합니다.
그대 이름을 부르면
내 눈물이 먼저 마중을 옵니다.
보고픔에 쌓인 그리움이
물방울 되어
두 눈을 적시면서 마중을 옵니다.
그대 이름을 부르면
먼 하늘이 먼저 노래를 합니다.
하고싶은 못다한 언어들이
뜬구름 타고
빗소리 반주 되어 소리를 냅니다.
그대 이름을 이렇게 부르면
그대 이름을 목놓아 부르면
내 가슴의 추억과
내 눈물에 그리움이
못 잊을 지난날 되어 펼쳐집니다.
7. 당신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조용하면서 환한 얼굴로
상대방과 이야기하는 당신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진지한 눈빛으로
상대방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고
가끔은 잔잔한 미소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낼 줄 아는
그런 당신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온화하면서 밝은 얼굴로
가족들과 열심히 사는 당신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넉넉한 살림이 아닌데도
혼자 사는 어려운 노친 도와 가며
언제나 미안한 미소로
자신의 이웃과 함께 할 줄 아는
그런 당신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차분하면서 당찬 얼굴로
믿음생활 열심히 하는 당신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가대 찬양을 할 때면
사랑스런 모습에 함께 은혜 되고
언제나 고마운 미소로
평안을 주심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당신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8. 그립고 그리우면
그리워 눈물이 나면
뒤돌아서서 울렵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내 얼굴을 보곤
혹시 님께서 내 모습 물으신다면
흉한 모습만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보고파 눈물이 나면
고개 숙이고 울렵니다.
떨어지는 낙엽이 내 얼굴을 보곤
혹시 님께서 내 형편 물으신다면
딱한 모습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눈물이 나면
하늘을 보고 울렵니다.
흘러가는 구름이 내 얼굴을 보고
혹시 님께서 내 소식 물으신다면
이렇게 서서 기다린다고 말할 겁니다.
소리쳐 울고 싶으면
강가에 앉아 울렵니다.
흘러가는 강물이 눈물동무되고
혹시 님에게 서운함 있었어도
흐르는 물에 세월과 같이 띄울 겁니다.
9.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면
당신의 곱고 하얀 마음을
눈 속에서 찾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더 하얗게 되면
당신의 그 고운 마음씨들이
하얀 꽃가루처럼 날아가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숨어 버릴 테지요.
개울물이 꽁꽁 얼어 버리면
당신의 맑은 노래 소리를
겨울 내내 듣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더 반짝거리면
당신의 그 맑은 노랫소리는
퐁당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
물고기들의 자장가로 변해 버릴 테지요.
찬바람이 씽씽 불어버리면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하늘에서 볼 수 없을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너무 추우면
당신이 베푸는 따스함들이
살금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어린이들의 말동무가 되어 있을 테지요.
10. 클래식 음악, 떠오르는 얼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잊혀 져야할 미안한 모습들이 살아나
내 앞에서 요동을 치며
내 가슴속 깊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비겁함을
이리 저리 찔러 가며 혼을 내고 있다.
아주 작은 선으로
정열을 하나 하나 두드리는 소리에는
빛바랜 젊음이 안타까워하고
감정을 한 줄 한 줄 튕기는 소리에는
다 낡아 해어진 사연들이 꿈틀댄다.
금방 억수 비라도 쏟을듯한 열정으로
억만 무게를 담아 보기도 하고
새댁얼굴 태우듯 한 봄햇살의 끈기로
따가운 열기를 훅훅 내뱉어보는
원했지만 못해본 또 다른 나만의 시간.
어이쿠! 역 앞 선술집에서
젓가락으로 두드리던 그 소리와
지금 시간을 휘젓고 있는 소리가
서로 나의 가슴을 한쪽씩 움켜쥐고는
사정없이 후벼파고 있는데
견디다 못해 감은 눈에는 이슬 한 방울.
그리고 지나가는 그리운 얼굴 하나.
또다시 비겁한 모습으로 외면한다.
지쳐있는 내 혼을 다시 불러 들이고
휴- 쏟아내는 입김에 스쳐가는 아쉬움.
11. 겨울에 읽는 하얀 편지
당신을 향해 기도하고 잠이 든 시간
밤새도록 당신이 써 보낸
하얀 편지가 하늘에서 왔습니다.
잠 든 나를 깨우지 않으려고
발걸음 소리도 내지않고
조용히 조용히 그렇게 왔습니다.
그러나 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은
얼마나 큰지 온 세상을 덮으며
"사랑해!" 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당신도 내가 그립답니다.
당신도 내가 보고 싶답니다.
당신도 내가 너무 너무 기다려 진답니다.
새 날을 맞이하며 창을 여는 순간부터
한참을 일하는 분주한 낮시간에도
당신은 언제나 나를 생각한답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 눈물 방울져 떨어지면
닿는 곳 점 점이 쉼표가 되어
쉬어가면서 읽고 또 읽습니다.
넘어져 하얀 편지속에 폭 안기면
당신은 나를 더욱 꼬옥 안고
"많이 사랑해!" 하는 느낌이 옵니다.
하얀 편지를 읽는 이 행복한 시간.
내 마음속에서 피어난 하얀 입김으로
"나도 당신을 많이 사랑합니다."
12. 내 마음을 당신이 아신다면
파란 바다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파도를 만들어 바위를 때림은
바다의 마음을 몰라줬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몰라주는 내 마음이기에
그렇게 바다가 되고 파도가 되어
애타는 기다림을 때리고 있습니다.
고운 단풍이 시린 바람에 떨어지며
저렇게 서리로 하얗게 덮임은
가을의 마음을 몰라줬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몰라주는 내 모습이기에
그렇게 떨어진 단풍 모양과 같이
세월의 무관심에 묻혀져 버립니다.
이 밤 하늘에 별만 총총히 떠있음도
보고파 지쳐서 은하수 건너간
달님의 마음을 몰라줬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몰라주는 내 사랑이기에
이렇게 달 없는 밤길 걷는 것 같이
너무나 힘들어서 혼자서 지칩니다.
내 마음을 당신이 아신다면
파도의 투정도 정겨운 바다입니다.
시린 바람에 떨어진 단풍도 곱습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실 당신은
봄 생명을 감추고 있는 겨울과 같이
속마음은 무한히 따스하기 때문입니다.
13.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매일 아침 안부를 물어야 하고
목소리를 꼭 들어야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밤이 깊은 요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하자고 불러내도
기다렸다는 듯 나와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내하고 말다툼한 날
부글거리는 속을 털어내 놓으면
웃으면서 내 말을 들어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힘들 때는 그 친구 손을
그 친구가 힘들 때는 내 손을
서로 잡아주며 서로 힘이 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약함이 도리어 믿음이 되고
그 친구의 힘듬이 내 사랑이 되어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14. 당신에게서 사랑만 있다면
당신이 천사의 말을 한다 해도
당신에게서 사랑이 없으면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와 같을 겁니다.
당신이 지식을 많이 쌓았어도
당신에게서 사랑이 없으면
흘러가는 뜬구름 한 조각과 같을 겁니다.
당신이 명예를 많이 얻었어도
당신에게서 사랑이 없으면
떨어지는 늦가을 단풍잎과 같을 겁니다.
당신이 도움을 많이 주었어도
당신에게서 사랑이 없으면
굳은 땅에 싹트지 않는 것과 같을 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이 시간 하는 작은 일이라도
당신에게서 사랑만 있다면
이 모든 것을 넉넉하게 덮을 수 있습니다.
15. 지금 하늘을 보세요.
당신이 힘들고 어려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파란 하늘에서 뿌려주는
파란 희망들이
당신의 가슴속에
한 겹 또 한 겹 쌓여서
넉넉히 이길 힘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슬프고 괴로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수많은 별들이 힘을 모아
은하수 물가지고
당신의 슬픔들을
한 장 또 한 장 씻어서
즐겁게 웃을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외롭고 허전하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둥실 흘러가는 구름들이
어깨동무하며
당신의 친구 되어
힘껏 또 힘껏 손잡고
도우며 사는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용기가 필요하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새날의 태양이
당신의 길이 되어
환히 더 환히 비추며
소망을 이룰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16. 징검다리
계곡 물소리에 늘 젖어 살다 보니
듬직한 모양새같이
마음도 이리 고운가 보다.
처음 본 나그네 발걸음에도
자기 등 한쪽을 선뜻 내 놓음에
마음조차 한결 수월한데......
하나씩 또 하나씩 밟을 때 마다
토닥 토닥
먼 옛날 할머니가 날 재우던 소리.
수줍어 얼음 밑에 숨어 흐르는
수정 같은 물소리에 실려
계곡 저편까지 날아오른다.
17. 우리 이제 봄을 준비해요.
이리 와서 귀를 대어 보세요.
하얗게 쌓인 눈 속에서
봄 색깔을 준비하는 새싹들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어제보담 오늘 더 크게 들리고
오늘보담 내일은 더 크게 들릴 겁니다.
이리 와서 손을 대어보세요.
꽁꽁 얼어있는 땅속에서
봄 행진을 준비하는 벌레들의
기지개가 느껴지지 않나요?
전달보담 이달 더 크게 느끼고
이달보담 다음달 더 크게 느낄 겁니다.
이리 와서 눈을 크게 하세요.
힘없이 누운 낙엽 속에
봄 향연을 준비하는 아지랑이
율동들이 보이지 않나요?
혼자보담 둘이 더 좋아 보이고
여럿이서 한다면 더 좋아 보일 겁니다.
이리 와서 가슴을 펴 보세요.
그렇게 멀지 않는 곳에서
당신에게 안겨오는 봄기운의
따스함이 새롭지 않나요?
작년보담 올해 더 정이 넘치고
올해보담 내년엔 더 은혜로울 겁니다.
18.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코끝에서 톡 쏘는 매운 냄새에도
당신의 익숙한 향기가 있고
보글 보글 끓는 소리 속에도
당신의 정겨운 소리가 있어 좋습니다.
내가 언제나 무심해도
가족들의 사랑을 챙겨주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아침이면 서로가 바쁜 가운데도
당신의 미소로 만나게 하고
토닥이며 건네는 손수건에도
당신의 따스한 마음이 있어 좋습니다.
내가 분주히 일할때면
나를 믿고 옆에서 지켜보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당신은 묵묵히 용기를 줬고
함께하는 이웃이 슬플 때에는
당신은 같이 우는 눈물이 있어 좋습니다.
내가 하루를 마치면서
따끈하게 차 한잔 마실 때도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오늘 하루 나 자신이 평안한 것도
당신을 선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이 이렇게 행복한 것은
당신이 내게 있어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19. 그대는 봄인가요.
그대!
봄인가요?
그대는
갈 곳 없는 낙엽들을 보듬어서
연녹색 옷으로 지어 입히며
하늘 사랑을 가르치는
남풍입니다.
그대는
파란 하늘을 떠다니며
종다리를 불러내어
보리밭 이랑 사이 사이에서
사랑을 속삭이게 하는
아지랑이입니다.
노란 개나리가 숨어있질 못하고
삐죽 삐죽 길거리에 나옴은
그대의 발자국을 들었기 때문이며
돌 틈에 쭈그리고 있던 개울물이
소리치며 흐르는 것도
그대의 노래를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하얗게 눈 덮힌 곳에서는
가끔 찬바람이 매섭고
응달은 잡은 손을 놓지않습니다.
마음이 조급한 아이에게
기다림을 가르치는 그대는
조용히 조용히
걸어오는 봄인가요?
20. 아직은 그리워하렵니다.
동편 햇님이 나를 보고
오늘도 또 바라볼 수 있냐고 묻습니다.
오늘도 또 바라만 볼까요?
바라보는 마음이 햇님같이
아직은 환하게 빛나고 있지 않으니까요.
자꾸 자꾸 바라보면
그 햇님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환하게 밝힐 때까지 바라보렵니다.
그땐 환한 마음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하얀 세상이 나를 보고
어떻게 더 피어날 수 있냐고 묻습니다.
어떻게 더 피어오를까요?
피어나는 마음이 눈꽃같이
아직은 하얗게 순수해 있지 않으니까요.
자꾸 자꾸 피다 보면
그 눈꽃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하얗게 덮을 때까지 피어나렵니다.
그땐 하얀 마음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파란 하늘이 나를 보고
얼마나 더 기다릴 수 있냐고 묻습니다.
얼마나 더 기다려 질까요?
기다림의 마음이 하늘같이
아직은 파랗게 물들어 있지 않으니까요.
자꾸 자꾸 쳐다보면
그 하늘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파랗게 물들 때까지 기다리렵니다.
그땐 넓은 마음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21. 하얀겨울이 그려준 그리운 얼굴
밤새 소복 소복 하얀 눈이 내려
보고 싶은 당신 모습을 그렸습니다.
당신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큰 줄 알고
온 세상이 다 보도록 크게 그렸습니다.
어제까지 길을 막던 저 언덕은
오뚝한 당신의 코가 되었습니다.
처량해 보이던 마른 풀들도
오늘은 당신의 머리카락입니다.
유난히 큰 까만 눈은 아니어도
수줍어 속눈썹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환하게 미소띤 얼굴은 아니어도
내가 좋아 쳐다보던 그 모습입니다.
조용히 부는 눈바람은
당신이 나를 향한 속삭임 같고
앙상하여 볼품없었던 나무들도
당신의 손에 들린 하얀 꽃송이 같습니다.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아는 하늘은
내 가슴에 새겨져 있는 모습과 같이
간밤에 그렇게 그렸습니다.
하얗게 그리움으로 그렸습니다.
22. 님이 오시면
아침 일찍 일어나
그리운 맘 가득 담은 눈으로
님이 오실 길을 바라봅니다.
하늘 무지개 깨끗이 손질하여
길옆 전나무 가로수에
청등 홍등 걸어 놓고
웃으면서 오실 저 길엔
동편 고운 햇살로 수 놓은
황금색 양탄자를 깔렵니다.
보드라운 하얀 서리 모아다가
푸른 달빛색깔 넣어
반달 송편 만들어 놓고
가을 내내 모아둔 수정이슬은
서편 노을로 알맞게 데워
손 씻을 물로 마련하렵니다.
언제 오시렵니까?
쌓인 그리움이 너무 힘겨워
이젠 눈물 되어 떨어집니다.
23. 꿈에 가보는 고향
꿈에 찾아가는 내 고향은
찔레순 꺾어 먹든 묏등을 지나
전쟁놀이하든 사자바위가 있는 곳.
비탈 산 옹기 종기 옥수수밭엔
여름내 내 우리 땀냄새가 배어있고
어머니 목소리가 같이 있는 곳.
까만 모래언덕, 개미지옥 패인 곳에
홀딱 벗은 몇 놈이 오줌을 갈기면
메뚜기 먼저 놀라 튀어 날으고
한여름 밤 누이들 멱감을때
웃물에다 연탄재 뿌려놓는
그 개구쟁이들이 있는
아직 그곳에는 한여름인데
콧등에 땀 솟은 내가 그곳에 있어
지금 눈뜨기가 싫습니다.
24. 당신이 나의 행복입니다.
새 날 눈을 뜬 이 아침에
환한 햇살 사이로 비치는 당신의 미소가
오늘 하루 나의 큰 용기입니다.
어제까지의 일들은 어려웠어도
오늘 당신이 보여줬던 미소로
넉넉히 이길 힘이 새로 생깁니다.
지금 함께 드는 아침에
담뿍 음식 가득히 담겨진 당신의 정성이
오늘 하루 나의 큰 자신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은 힘이 들지만
오늘 당신이 담아주는 정성이
어떠한 불가능도 능히 이깁니다.
지금 삶의 현장 속에서
심장 깊숙하게 울려주는 당신의 음성이
오늘 하루 내가 사는 삶입니다.
세상 불의한 자리에 앉지않도록
오늘 당신의 두손모은 기도가
그러한 유혹까지 뿌리치게 합니다.
믿음 소망 함께 가꾸며
내게 하늘에서 당신 같은 선물을 준 것은
사랑하며 살라 하신 뜻입니다.
매일 당신과 함께하는 이 복된 세상
훗날 하늘이 당신의 삶을 거둬갈 때도
나도 함께였으면 행복이겠습니다
25. 내가 아무리 바쁘지만
내가 아무리 바쁘지만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꼭 하렵니다.
겸연쩍어 큰소리로 외치진 못해도
내 가슴에서
당신을 향하여 샘솟는 이 사랑은
늘 새로운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바쁘지만
친구야 보고 싶다는 말은 꼭 하렵니다.
쑥스러워 껴안으며 포옹은 못해도
내 생활에서
친구와 함께 쌓아놓은 이 우정은
늘 만나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바쁘지만
주님께 감사하다는 말은 꼭 하렵니다.
마음속에 간직한 것 표현은 못해도
내 영혼에서
주님이 베푸신 그 크신 은혜들은
늘 한없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26. 가슴으로 읽은 편지
산 넘어 물 건너
생각지도 않던
꿈같은 친구의 편지가 온 날
겉봉에는 벌써 반가움이 피어납니다.
서로 살기 바쁘다 보니
전화도 자주 못했는데
먼저 편지를 보내옴이 너무 고마워
가슴으로 편지를 읽노라면
한자 한자 글자가 목소리 되어
다정하게 나를 울립니다.
"우예 지내노?"
꿈많던 시절, 같이 글 쓰던 친구.
형편 어려워 나는 대학 못 가고
혼자 간게 죄가 되어 아파하던 놈
가끔 고향에 가노라면
양조장 건물은 헐려 노래방 되고
대처에서 사업한다더니만
이렇게 반가움을 줄 줄이야.
편지 마지막 하얀 속살에는
시 한편을 얹어 놓으며
큰놈이 이달에 제대한답니다.
"그래! 고생했겠다."
반가운 친구의 편지가 온 날
보고픔이 피어올라
하늘을 하얗게 울리고 있습니다.
27. 못다한 말은 묻지 마세요
끝내 못다한 말은 묻지마세요.
언젠가 당신이 물으신다면
바람이 듣고 갔다 말하렵니다.
당신에게 모두 말해버리면
기다리는 그리움들은
아쉬움만 남긴 채 사라져가고
텅빈가슴만 남아 있을 테니까요.
끝내 못 전한 말은 듣지마세요.
언젠가 당신이 듣고 싶다면
강물이 듣고 갔다 말하렵니다.
당신에게 모두 전해진다면
남아있는 보고픔 들은
희미하게 하나 둘 지워져 가고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테니까요.
진정 오실 줄 믿고 기다립니다.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시면
소중히 간직했다 꺼내렵니다.
당신에게 모두 보여주면서
기다리고 보고픈 만큼
아주 많이 당신을 사랑한다고
뜨겁게 고백할 날 있을 테니까요.
28. 셀 수 없는 사랑
하나, 둘, 셋,
당신과 함께 한 날을 세어 봅니다.
세어지는 날수보다
앞으로 더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세어봅니다.
세어지는 많은 날 속에는
당신은 나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나로 인한 당신의 눈물이 보입니다.
나 때문에 당신의 한숨도 보입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기도가 있습니다.
세어지는 많은 날 속에
나는 나만 생각했습니다.
당신의 눈물을 못 본 척했습니다.
당신의 한숨도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기도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일 년, 십 년, 이십 년,
변함없이 베푼 당신의 사랑은
우리 가족의 넉넉함이 되었고
믿음과 소망이
함께하는 사랑의 밭이 되었습니다.
거칠어진 당신의 손을 잡고
사랑의 밭두렁에 앉아
하나, 둘, 셋,
당신이 베푼 사랑을 세어봅니다.
세어도 세어도 셀 수 없는 사랑을......
29. 하얀 계절의 기다림
하얀 눈으로 쓰신 편지에
아직은 아니라 시니
강가 돌 틈 사이로
아쉬움 걸어놓고 기다리렵니다.
하얀 목련이 활짝 웃을 때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물소리가 신나게 노래할 때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릴까요.
기다림이 쌓인 하얀 밭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손대면 맥박이 느껴지는 건
하늘볼날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창문을 활짝 열고
서운한 맘 모두 쓸어내고
방안 가득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로만 채우렵니다.
30. 아침에 마시는 커피와 같이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오늘을 함께하는
당신을 생각하게 합니다.
방안을 가득히 채우는
모닝커피의 향기처럼
당신의 향기는
내 마음을 순수하게 합니다.
눈 지그시 감으며 마시는 커피잔엔
신비로운 내음과 함께
따스한 입술이 전해오고
하얀이 드러내며
조용히 웃고 있을 당신 모습은
나로 하여금 미소를 갖게 합니다.
커피를 따를 때의 그 소리는
내게 들려주었던 노래가 되었고
지금 입속으로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내게 달콤함만 준 게 아닙니다.
쓴맛도 있음을 알게 했습니다.
목안 가득히 힘껏 삼키면서
기쁠 때는 슬플 때를 기억하게하고
어려울 때는 소망을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당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의 향기입니다.
|
첫댓글 하늘생각님 방갑습니다.. 주옥같은 고운시가 넘 좋아서 전 어제 제 홈에 영상모음 게시판을 하나 더 만들었답니다.. 늘 아름다운 사랑으로 저희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늘 사랑과 행복으로 물들이는 날 되소서!!!
당신이 천사의 말을 한다 해도 당신에게서 사랑이 없으면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와 같을 겁니다.. 아~~가슴 깊은 곳까지 진한 감동으로 물결칩니다..하늘생각님의 고운글로 때론 미소를..아픔을..사랑을..행복을 담습니다.. 이렇게 귀한 글들을 한곳에 모아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가슴가득 넉넉한 사랑 한아름 담습니다.. 아름다운 글로 기쁨주시는 하늘생각님! 늘 건강하시구요..이하루도 행복하세요..고맙습니다..^^*사랑이가 너무도 좋아하는 울바다온니 반가워요..언냐 홈에도 놀러 가야는데..어찌 시간이 이리도 안나는지..아마도 게으른 탓일거예요..미안한맘 남깁니다..바다온니 알랍~~^^*
언제나 아름다운 시어로 우리를 감동속으로 이끄시는 하늘생각님의 고운 시,이렇게 시선(詩 選)으로 모아 올려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님의 시를 대하면 내가 그속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답니다.늘~건강하셔서 아름다운 시로 진한 감동 주시기 바랍니다.감사해요!바다님,사랑님,이런 고운글을 볼 수 있는 우리도 행복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