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저는 7월 말 겨드랑이 멍울로 병원 첫 내원 후,
8월 중순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진단받은 30대 환자입니다.
원발 부위 액와림프절, 유방 전이로 2기였습니다.
표준 요법인 r-chop 3주 간격 6회 통원 치료가 계획되었고, 유방 전이가 있는 경우 뇌전이 발생률이 높다 하여 뇌전이를 예방하는 약물을 추가로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하기로 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너무 놀랐지만 치료할 수 있어 다행이고, 이미 일어난 일이고 다 잘 지나갈 것이라 마음을 다지며 지냈습니다.
8월 말 항암 1차를 했고, 탈모, 손끝 저림, 혓바늘, 피로 정도의 증상만 있었고 걱정했던 오심, 구토 등이 없어 식사도 잘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올해 안에 치료를 끝낼 수 있겠다며 계속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항암 2차를 하러 간 날, 외래에서 항암 전 찍었던 뇌mri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담당 교수님께서 치료 방향이 좀 바뀔 것 같다. 예방이 아니라 치료로 가야 한다. 뇌mri를 찍어보길 잘했다고 말씀하시는데 듣는 순간 심장이 덜컥하고 눈물이 쏟아져서 이후에 교수님 설명을 제대로 듣질 못했습니다.
((기억하는 내용으로는 r-chop이랑 mtx를 번갈아 시행한다. r-chop은 통원 치료였지만 mtx는 더 센 항암제이고 입원 치료로 진행된다. 이후에 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다.))
뇌mri 판독 결과지를 떼어 보니 우측 전두엽에 1.4cm 종양이 있었습니다. 10월 초 입원 예약을 하고, 항암 2차(알찹)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명절 연휴라 외래 진료 없이 바로 입원인데, 정보나 지식이 없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치료를 받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저와 같이 번갈아 가면서 치료하신 경험이 있으시거나 해당 치료 방법에 대해 아시는 분 의견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희남편은 뇌를 먼저 발견하고 추가 검사 도중에 비강에서도 발견된 케이스입니다. 원발로 뇌 안밖에 동시에 암이 발생한 안좋은 상황이었죠. 제글을 한번 쭉 읽어 보시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식후 관해 2년8개월을 무사히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잘 이겨내시도록 마음으로 힘을 보탭니다.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그래도 지금 잘 지내고 계신다는 소식에 기쁘네요. 앞으로도 쭉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쓰신 글도 잘 참고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셔요.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MTX 투여 때문에 항암 횟수가 4~6회 더 늘어나실 거고 MTX는 전처치 후처치 모두 필요한 투약이니 최소 3일 입원항암 하실 겁니다. 보통은 뇌 조직검사를 해서 확실히 아형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해이님 경우는 중추신경계 예방 차원에서 MTX 투여를 알찹 6회 끝나고 하실 계획이었기 때문에 검사 없이 바로 투여하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치료 차원의 투여니 알찹 사이클이 모두 끝날 때가지 기다리시지 않고 바로 투여하시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알찹 투여 9~10일 전에 MTX 투여합니다. 뇌전이의 대표적 중요한 예후 인자들은 1) 연령 2) 진단시 환우의 체력/활동상태 3) 종양의 갯수 4) LDH 수치 등이 있습니다. 치료가 길어지고 강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지금 발견하셔서 빠르게 치료들어가실 수 있어 다행입니다. 임상들 보면 젊으신 분들(60세 이하)의 뇌전이 예후가 2배 이상 좋습니다. 그런데 같은 뇌전이지만 알찹이 끝나고 뇌전이가 되는 경우와 해이님처럼 진단시 뇌전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해이님의 경우들은 다지기로 자가이식에 대한 잇점이 조금 애매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즉 이식까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다지기를 고려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경우 자가이식이 아닌 에토포사이드+시타라빈(EA) 추가 항암을 선호하는 클리닉들도 있는 걸로 압니다 .특히 젊은 연령대는요. 젊으시니 치료 잘 이겨내실 겁니다. 힘 내십시오. 그리고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종양이 우측 전두엽에 있으니 이런 경우 조직검사 차웜 + 종양제거 목적으로 수술을 했다는 논문들을 보긴 했습니다. 뇌림프종에 수술은 근본적 치료 방법이 아니지만 조직검사 시 종양을 제거할 수 있으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조직검사 때문에 MTX 항암이 밀리는 것 보단 바로 항암 들어가시는 게 더 나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작으니 MTX 1~2회 투여 후 바로 없어지긴 할 겁니다.
치료에 대해 설명을 못 듣고 나와서 많이 불안했는데 이렇게 상세히 알려주시니 이해가 되고 안심이 됩니다. 자가이식도 걱정이 되었는데 말씀해 주신 내용 참고해서 추후에 교수님께 다른 방법도 가능한지 여쭤봐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셔요.
제가 미만성B세포로 골수침범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뇌전이 예방때문에 R-chop이랑 MTX인지는 확실히 듣진 못했는데 요추에 추가항암을 병행했었어요.. 순서는 알찹시행 이후에 다음날인가 뇌전이예방항암술을 했었던거 같아요(알찹6회, 뇌전이항암 6회) 허리쪽 뼈에 바늘을 꽂아서 척수액을 먼저 받고 항암약을 투여하는 방식이었고 통증은 좀 있었지만 견딜만 했었습니다.
요추로 항암을 하는 경우가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골수침범이라 그런 걸까요? 고생 많으셨겠어요.. 경험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하고 치료 잘 받겠습니다. 고영이님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