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효과 기대‥B2B발행 어려워질 수도
쌍용건설 채권단의 자금지원에 대한 협의가 일단락됐다. 이로써 시장의 쌍용건설에 대한 단기 유동성 우려는 일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인수합병(M&A) 시장에 따르면 우리은행을 비롯한 5개 채권단은 13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합의했다. 지난 주 4곳의 은행은 이미 협의를 끝낸 상황이었다. 하나은행은 오늘(8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은행들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지난 9월 선이자를 제외한 6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매입한 바 있다.
채권단 지원금은 일단 8월, 9월 이후 연체돼 온 1400억 원 규모의 B2B채권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도래할 B2B채권에 대해서는 쌍용건설의 자체 재무 능력으로 갚아야 할 상황이긴 하지만, 해외 수주 등 영업 정상화를 통한 현금 흐름 개선 여하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단의 지원이 늦어진 데 따른 후유증이 발생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쌍용건설의 경우 B2B채권 만기 상환 자금으로 회사채와 여러 우발채무 들을 갚아나가며 연체가 발생했다. 채권단들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제때 상환을 못한 탓에 B2B대출을 받은 협력업체들은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B2B채권의 연체로 인해 대외신인도가 하락해 앞으로 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라며 "하나은행이 자금 지원안에 동의해 보다 빠른 지원을 했더라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호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은 이번 일을 토대로 앞으로는 B2B대출보다 어음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B2B대출은 연체가 됐을 경우 채권일 뿐이지만 어음은 법적 구속력이 있어 바로 부도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협력업체들은 어음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쌍용건설 측은 공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금이 들어온다며 회사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유동성 위기가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 매월 하도급 정산 등 자체적인 플랜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