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동승하다 / 배재열
달이 보이지 않는다
여름 땡볕은 아니래도
여름은 아직도 물려있다
시월 초하루가 지나
추석 전날이 된 인시(寅時)
숨 막히는 호흡이었던가
주루룩
그리움처럼 내리는 비
철벅철벅, 팔딱팔딱, 살금살금
발끝에서 살아나는 동심
늦가을 베지 않은 옥수수 대에 달린
빛바랜 옥수수수염 같은 모습들
울퉁불퉁 발끝 차이던 길을 이고
아스팔트 위 미끄러지면서
늦은 호박꽃 활짝 피듯 할 텐데
홀로 기억 더듬어
마모되어 가던 모서리도 세우고
캄캄한 달빛이어도
환히 보이는 들녘, 그때
그 허수아비에게 빼앗겨버린 마음이
고개 숙인 누런 벼의 껍질 같은
까칠한 현실도 잠재우려니
달겨드는 환한 보름달
그 동산에 그득히 고이면
밀려드는 아롱이다롱이들
그대들은 내 마음에
나는 그대들에게 동승하네.
첫댓글 중추절에 내리는 비, 빛바랜 옥수수 수염, 벼의 껍질 같은 까칠한 현실,달겨드는 환한 보름달, 참 아름다운 시어들입니다. 고운 심성이 여실한 추석, 동승하다 잘 감상했습니다. 더욱 정진하시고 가슴에 오래 남는 글 쓰시기를 희망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솔잎향님의 시는 사유와 어휘들이 참 현란합니다. 예측을 불허하는 시의 전개도 그렇고요- 현대시에 가장 가까운 시를 쓰시는 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솔잎향님의 독특한 시의 경지 잘 감상헀습니다.
추석은 모두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지만 혼자서 가져야하는 쓸쓸함도 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처럼 추석속의 외로움이 전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시를 쓸 수 있는 잠재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석날 찾아온 아롱이다롱이에게 정을 쏟다보면 추석에 동승할 수 밖에 없는 시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숙제시 잘 감상했습니다.
첫댓글 중추절에 내리는 비, 빛바랜 옥수수 수염, 벼의 껍질 같은 까칠한 현실,달겨드는 환한 보름달, 참 아름다운 시어들입니다. 고운 심성이 여실한 추석, 동승하다 잘 감상했습니다. 더욱 정진하시고 가슴에 오래 남는 글 쓰시기를 희망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솔잎향님의 시는 사유와 어휘들이 참 현란합니다. 예측을 불허하는 시의 전개도 그렇고요- 현대시에 가장 가까운 시를 쓰시는 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솔잎향님의 독특한 시의 경지 잘 감상헀습니다.
추석은 모두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지만 혼자서 가져야하는 쓸쓸함도 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처럼 추석속의 외로움이 전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시를 쓸 수 있는 잠재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석날 찾아온 아롱이다롱이에게 정을 쏟다보면 추석에 동승할 수 밖에 없는 시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숙제시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