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경서<정치학박사/강남대학교>
Ⅰ. 들어가는 말
이 글은 지방자치제의 실시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하기 시작한 지방정치에서 지역언론이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야하는 지에 초점이 모아진다. 지방자치가 말 그대로 일정한 지역을 주민 스스로가 다스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특별한 사안에 대하여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여 결정하고 참여민주주의(participatory democracy)의 기초단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지방자치의 실시로 등장한 지방정치는 부정적인 측면의 중앙정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그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정도이다.
한국언론의 환경이 중앙일간지 중심으로 편향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역언론이 지방정치가 민주주의적 방향에서 또는 사회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고, 지방정치가 제대로 걸을 수 있도록 견인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 동안 한국언론은 대규모적인 조직과 자금 그리고 마구잡이식 독자 부풀리기로 일관해온 중앙일간지의 절대성역이었다.1)
언론은 정치권력과 유착되어 왔고, 언론경영 또한 재벌식 경영이 구조화되면서, 한국언론은 소수 몇 개의 중앙일간지에 의해서 주도되어 온 것이 한국언론의 현실이다. 그러나 중앙일간지들 간의 무차별적인 치열한 경쟁으로 지역언론이 설 곳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지역언론의 창달과 지역의 민주적 발전과 자주성을 위해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몇몇의 지역언론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2)
한국언론이 중앙 언론중심의 언론구조 속에서 미약한 수준으로 치부되고 있는 지역언론의 그 기능과 역할이 지방정치에 투영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 되는 것이다
.
중앙일간지 또는 지방신문은 지면, 지역성, 공간성, 인력문제 등의 한계로 인해 지역언론의 영역을 포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3) 이러한 언론 현실적 여건은 지역언론의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환경의 현실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은 경영상의 문제, 언론사주의 투철한 언론관, 광고수주의 어려움, 신문배포상의 문제 등으로 언론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며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지방자치제의 전면적 실시와 함께 지역언론에서 보도제한이 되어왔던 정치기사의 보도가 1996년 7월 1일을 기해 전면 해제되면서 지역언론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의 내면적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치체제가 민주화로 되어가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이러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무엇인가이다.4) 다시 말해서 지역언론의 기능과 역할의 중요성의 증가, 보도제한의 제거, 지역정치의 활성화, 지역주민의 커뮤니케이션 욕구의 분출 등과 각 분야에서의 지역언론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환경적 변화가 주어졌지만, 내적 발전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또한 지역언론의 구조적 문제 - 특히 신문사 경영자금의 문제 - 로 인해 지역언론의 역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그 생명력은 여전히 순탄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언론 주변환경의 발전적 변화 제공에도 불구하고 내적 역량의 미비로 지역언론이 이에 대하여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인 셈이다.
본 논문에서는 지역언론이 내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며, 주민들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로컬 미디어(local media)로써 언론의 공정성과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 냄으로써 지역언론이 지방자치의 실시와 함께 그 궤를 같이 하면서 발전 가능한지를 탐색하여 지방정치와 지역언론 연구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동시에 지역언론의 정치적․기능적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Ⅱ. 지역언론의 기능
1. 지역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 통로
언론을 흔히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언론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쟁점을 보도하여, 그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언론은 그날 그날의 역사를 낱낱이 기록하는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지역언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역 신문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매일의 주요사건을 기록함과 동시에 이를 통하여 지역사회의 각 분야에 대하여 취재․보도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반영하며 또한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지역언론의 환경 여건에서 특정 지역에 관한 기사를 중앙일간지나 메이저 방송사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사회 각 분야의 중앙집권적 사회구조 속에서 중앙지의 일방적인 우위 점유와 시장지배력으로 인한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지역에서 벌어지는 특정의 사건이 발생하거나 신문사 내부의 기획물이 아니고서는 지역에 대한 뉴스는 거의 접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즉, 지역에서 전국적인 관심이나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특정 지역에 대한 보도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중앙집중적 언론보도 경향은 뉴스가치(news value)의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러한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지역뉴스에 대한 지역주민의 욕구, 즉 지역적 차원의 수준에서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동시에 필연적으로 지방정치가 생성되면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고, 또한 지역주민들도 자신이 속하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게 되었다. 지역언론환경의 이러한 변화는 언론이 중앙집권화 현상에서 벗어나 분권적 언론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단위의 지방자치단체가 하나의 현대적 차원의 공동체가 되어가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지자제의 정착은 각 지방의 자주적 역할의 강조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자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지역언론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그동안 자치단체에서의 상호관계는 혈연, 지연, 학연 등의 1차적 관계에 머물러 왔으나, 지방적 수준의 각종 선거가 치러지면서 2차적 계약관계에 의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각 분야에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지역의 각 주체들도 변화된 관계설정에 적응해야 했다. 주민 자신이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이를 견제하는 의회를 스스로 선출함으로써 지방정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또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경제도 권역화 하려는 시도와 함께 지역경제의 자립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동시에 사회분위기의 변화와 함께 지역문화에 대한 애착도 강해지고 있다. 소속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반면에 지역 이기주의가 등장했고, 지방의회가 지역엘리트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기능을 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러한 지방자치에 대한 비판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지방자치의 몇 가지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가 서서히 정착되어가면서 지역사회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고, 주민들도 이를 인식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은 각 분야의 변화와 함께 그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또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지역언론의 위치이다.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인한 지역여건의 변화 속에서 지역언론은 지역주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매체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의사는 개별적으로 존재하였으나, 지역언론의 출현으로 2차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관계론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으며, 주민의 집단적 의사가 형성될 수 있게 되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기 이전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는 원활하지 못했고, 중앙정부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하는 형태였다. 구두(oral)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 전부였다고 할 정도로 그 속도나 대량성에 있어서 전근대적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와 때를 맞추어 언론의 자율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었고 지역언론도 정치기사를 게재할 수 있게 되었고, 제도적으로 지역언론이 보장받음으로서 지역언론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 현상도 빚어냈다. 그러나 여러 개의 지역언론이 발행된다고 해서 지역언론이 활성화되었다거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원활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지역언론이 지역언론으로서 정상적인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역언론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 공정한 보도의 한계, 광고시장의 협소성 등으로 지역언론의 성장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한 지역언론의 등장은 집단과 집단간의 커뮤니케이션, 지역과 지역간의 커뮤니케이션, 행정기관과 지역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언론의 건강한 성장이 요구되며, 중앙일간지의 편향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2. 주민여론형성
지역언론은 주민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이러한 정보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하게된다.5) 지역언론은 단순하게 지역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을 소통하는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지역 내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간의 다양한 의견교환이 이루지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헤네시(Bernard Hennessy)의 정의처럼 여론이란 일반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관해 상당수 사람들이 원하는 의견의 복합체이다.6)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여론은 일정지역의 사람들이 특정한 사안이나 쟁점에 대하여 갖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역언론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통한 지역주민의사를 대변하고 이것이 사회에 반영하게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언론이 지역주민의 여론형성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역언론의 여론형성기능은 의제설정기능(agenda setting function)과 연계되어 나타난다.7)
특히,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더불어 지역주민들의 정치적 관심이 증폭되었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쟁점과 이슈가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쟁점의 등장은 지자제 실시 이전에는 대부분의 경우 소수의 지역 엘리트들에 의해서 형성되었지만, 지자제 실시 이후에는 지역언론이 의제설정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즉, 지역언론이 그 사회의 주요 쟁점을 만들어 내고 주민여론을 반영하거나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의 지역주민의 여론은 중앙집권적 여론에 의해 미미하게 존재하였다. 다시 말해서, 사회구조상 지역주민들이 여론을 형성하거나 여론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수렴되거나 집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그 동안 지역주민의 여론이 전달되는 경로는 시위나 물리적 행동 등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성적인 방법에 의한 여론의 전달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이거나 물리적 여론전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집단이기주의라고 할 정도로 곳곳에서 억눌려왔던 지역주민의 집합적 여론이 폭발하였다.
지역주민들은 그 동안 억눌려 왔던 의사를 집단적이면서 동시에 물리적 힘을 동반하여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집단적 여론의 표출은 지역이기주의로 비난을 받기 시작하면서 논리적 구성형식을 갖추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주민의 의사가 개별적으로는 자치단체나 지방의회에 전달될 수 있지만, 집단적 의견이 전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언론은 분산된 지역주민의 여론을 취합하고 여론을 형성하여 이를 신문에 보도함으로써 주민들간,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간, 주민과 지방의회간의 여론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여론의 원활한 전개는 집단이기주의를 통한 물리적 접근방법보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갈등집단간의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여론을 흐름을 주도하거나 이슈를 제기할만한 민간단체의 영향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지역언론의 주민여론수렴에 이들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3. 정치적 비판기능
정치와 언론은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다. 정치는 언론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언론에 의해서 규정받기도 하지만, 언론을 조종하고 지배하기도 한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보면 정치와 언론은 서로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다. 실상 정치와 언론은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을 때가 가장 바람직스러운 관계다.8) 이러한 측면에서 언론의 공정한 비판이 사회적 정의와 지역정치의 민주적 발전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라 하겠다.
우리는 언론을 흔히 권력의 제4부라고 칭한다. 언론은 제도적으로 장치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그리고 언론이 제4부로 불리는 것이다. 언론은 정치권력의 독단적 행사를 견제․비판하며, 민주주의의 보루로써 그 사회를 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언론이 권력의 제4부로 불릴 수 있는 것은 언론의 비판기능 때문이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公機)로써 역할을 다할 때 존재의 가치가 있다. 언론이 개인의 이윤추구 보다는 공익적 차원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언론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기능 가운데 하나인 환경감시기능은 다름 아닌 언론의 비판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즉, 언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구성체 내에 존재하는 각 분야를 감시하는 감시자로써의 역할이 주어진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낼 때 언론의 신뢰도가 상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디어에 대한 수용자의 신뢰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언론의 환경감시 기능은 더 없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지역언론도 마찬가지로 지역환경, 즉 지역정치, 지역경제, 지역사회, 지역문화 등 환경감시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일부의 지적이 있는 것처럼 지방자치제가 지역 토착세력들의 방어막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이러한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전환시켜 주는 역할을 지역언론이 해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비판적 기능이 지역언론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환경감시기능의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역언론의 활동영역은 주로 자치단체 1-2개 시․군에 1사식으로 설립되어 각 시․군의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견제 감시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지자제의 실시로 그 동안의 중앙집권적 방식에서 벗어나 자치단체에 많은 권한을 부여하였고, 지방의회는 주어진 범위 내에서 조례와 규칙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받아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는 기능을 갖게됐다.
지역언론의 비판적 기능과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미헬스(Robert Michels)의 “과두지배의 철칙(iron raw of oligarchy)”에 따르면 어느 사회든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주도적인 역할은 그 사회의 엘리트들이 담당하게 되는데, 이것이 지역사회에의 적용이 합당하다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지역엘리트들은 지역공동체를 유기적으로 장악하며, 이들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는 것이 바로 지역언론이며,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보다 성숙된 지역정치문화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초지역단체는 소규모 지역단위로 형성돼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지역을 이끌어 가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불합리하거나 객관성이 결여되는 갈등 해결의 경우가 초래될 수 있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방선거 때마다 지연, 혈연, 학연 관계 등에 의한 지역주의와 파벌주의가 횡행한다. 지방선거로 인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문제점이 등장하거나 지역적 차원의 갈등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러한 역기능의 노출로 지역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역언론은 각 지자체에서 지역정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집행부(자치단체)와 입법부(지방의회)를 감시한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기사를 통해 그들에게 전달하며, 동시에 그들의 정치행위를 주민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지역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대변지 역할을 하며 이들이 보다 더 유기적인 관계를 갖도록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지역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지역언론의 정치적 비판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 도의회의원, 지역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기능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이스튼(David Easton)의 정치는 인간이 추구하는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scarce resources)”이라는 정의가 수용된다면,9)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부(wealth), 권력(political power), 지식(enlightment), 기술(skill) 이나 자유와 안전(safety) 등과 같이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역언론이 담당해야 한다.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지역엘리트들이 이러한 가치들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지역정치 상황이다.
특정의 계층과 집단에 이러한 가치들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역언론이 담당해야할 또 하나의 기능인 것이다. 이것은 지역정치인에 대한 공정하면서도 정당한 비판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정치적 견제의 기능은 공정성에 근거하여 대개 사설, 논설, 논평, 칼럼 그리고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통해 이루어진다.10)
최근, 지역언론이 지역 내에서 그 기능과 역할의 증대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잘못 사용되면 언론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역언론이 이권사업이나 신문사의 광고를 위한 보조적인 기능을 한다면 정당한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각양각색의 유형을 통한 언론비리가 그것이다.11)
지역언론의 경우 경영구조가 열악하기 때문에 이러한 언론비리가 저질러질 우려가 중앙일간지에 비해 오히려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지역언론은 정당한 정치적 비판자나 감시자로 설 수가 없다. 따라서 지역언론이 언론으로써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이러한 각종의 언론사 내부의 비리유형을 최소화할 때 일 것이다. 지역언론은 숱하게 쏟아지는 중앙일간지의 홍수 속에서 지역사회가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흡수하고 시정참여를 독려하는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도록 자치단체와 주민간의 가교역할을 해야하는 것이다.
지역언론의 지역정치에 대한 정치적 비판기능은 지자체와 지방의회간의 견제와 균형(check and valance)을 유도한다. 그리고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주민의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에 정치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성을 가진 주민자치를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과 환경에 따른 고유권한을 확보하고, 창조적 자치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4. 지역주민의 애향심 고취
지역언론은 중앙일간지와 달리 대부분 활동영역을 시․군단위로 발행하기 때문에 정해진 지역 내 작은 일까지도 소상히 다루게 된다. 이에 따라 독자들은 인쇄된 신문지면을 통해 자기고장의 소식은 물론 인접지역의 소식까지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더구나 지방지나 일간지에서 지면의 한계로 다루지 못하는 지역의 작은 소식도 뉴스화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에게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강한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다.12)
또 지역언론 종사자들은 독자들에게 그 신문이 발행되고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취재․발굴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그 신문의 존재 가치를 높이려 한다. 그것은 곧 그 지역의 자랑거리를 독자들한테 전파하는 결과로 공동체 구성원들인 독자들은 자연히 그 고장에 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된다. 이를 위하여 지역언론들은 지역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도를 통하여 이러한 의식을 심어준다.13)
특히 지역언론이 그 지역의 유일한 대화통로가 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지역언론 기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를테면 서울지역 등의 대단위 도시지역에서는 지역언론이 성공하기가 싶지 않다. 그것은 다양한 지역출신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도시지역의 지역언론이 특정지역을 대변하기는 쉽지 않다. 다시말해서, 지역언론 수용자들의 정신적 또는 의식적 공통분모가 없기 때문에 지역언론이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지역언론은 중․소도시 또는 시․군 단위와 같이 사회구성원들이 오랜 기간 공동체 생활을 해 온 곳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으며, 성공한 지역언론들도 대개 이러한 지역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의 존재는 지역주민들에게 소속공동체에 대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환기 및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방화시대로 인해 해당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은 지역기반에 근거한 것이 대부분이다. 지역언론은 주민들의 의견을 지면을 통해 적극 반영하여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지역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 특히 지역언론의 일선기자들은 대부분이 그 지역에서 상주하거나 지역출신이 많아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고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친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는 지역이기주의 측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Ⅲ. 지역언론의 한계
1. 운영상의 한계
지역언론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고질적인 문제로 등장하는 것이 신문사 경영자금의 문제이다. 중앙언론과 마찬가지로 지역언론도 경영과 운영에는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대규모의 조직과 첨단장비를 갖춘 중앙언론의 경우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지역언론은 그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지역언론은 규모만 작을 뿐 신문의 제작․발행을 위한 조건의 똑같이 갖추어야 한다. 지역언론은 운영에 있어서 열악할 뿐만 아니라 그 개선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중앙언론이 권력유착과 재벌경영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언론을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역언론도 자본주의적 메커니즘에서 보면 하나의 상품이다. 지역언론 경영주는 언론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이익의 추구는 늘 문제를 만들어 낸다. 소위 사이비기자 문제가 그것이다. 기자들은 갖가지 유형의 비리를 저지른다. 기자들의 비리는 언론사 운영상의 경영구조와 비례한다. 즉, 언론사의 경영구조가 건강하면 사이비 기자들이 감소하는 반면 경영구조가 열악할수록 사이비 기자를 양산하게 된다.14)
지역언론은 재정난의 한계와 함께 신문이 독자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문은 독자가 생명력이다. 아무리 좋은 기사가 실려도, 또 아무리 독자를 놀라게 할만한 특종을 낚아도 읽는 독자가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독자수는 곧 그 신문의 영향력을 말해 주는 것이다. 독자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신문이 미치는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일간지들이 자사신문의 구독자를 늘리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언론의 경우 광범위한 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구나 유료독자의 확보는 더욱 어렵다. 이는 지역언론이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이슈나 쟁점을 제기하고, 특종을 발굴해 내야 하겠지만, 이러한 자구노력으로만은 어렵다. 독자확보는 지역언론의 자구노력과 함께 지역주민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신문배포 방법도 지역언론이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이다. 중앙일간지의 경우처럼 각 지역마다 배부전담 지국을 갖추질 못해 기자들이 손수 배부하는 경우까지 있다. 대부분의 지역언론사들은 유료독자들한테는 우편으로 발송을 해주고 나머지는 관공서나 기타 대중 이용장소에 배부대를 이용해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또 지역언론은 대부분 주1회를 발간하고 주간지로 발행되고 있어 독자들은 지역에서 발생되는 속보성 기사를 며칠이 지난 뒤에나 받아볼 수 있어 속보력을 특징으로 하는 신문이 신속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2. 기자의 자질 및 언론관의 문제
사회의 안과 밖에서 발생하고 존재하는 수많은 사건․쟁점․현상들에 관하여 사람들은 각자 처해있는 입장에 따라 관심을 갖게되고, 이에 대한 지식과 정보와 가치판단 기준을 얻고자 하는 욕구를 갖는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이러한 욕구를 만족스럽게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던가, 혹은 간접적인 방법에 의존하게 되는데, 오늘날과 같은 대중사회에서는 언론매체와 언론인에게 의존하거나 위임한다. 언론인은 이렇게 위임받은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론매체에 보도할 대상을 선별하고 사안의 비중을 가리는 작업을 하는데, 그 책임과 권한은 전적으로 자신들에게 있다. 언론인이 보도자료를 취사선택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때 그 보도가 관련당사자는 물론 국민․국가사회 나아가서 미래에까지 어떠한 영향을 끼치며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여야 한다.15)
신문사에서 기자의 자질은 중요한 문제이다. 신문의 내용은 기자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자는 사회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사명감은 기자정신이다. 사회적 정의와 사실에 대한 용기 있는 보도는 기자로써 갖추어야 할 첫 번째 조건일 것이다. 그리고 취재원(取材原)에 대한 접근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떤 사건이나 쟁점에 대하여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정확히 끄집어낼 수 있는 능력, 즉 취재능력이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시각 이다. 언론은 대중과 함께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도적 기능, 즉 상관조정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때마다 중요한 쟁점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기자에는 여러 자질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자자질의 문제는 언론사 내부의 윤리적 강령과 언론이 나아갈 방향, 그리고 언론인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실현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16)
지역언론의 한계로 봉착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기자자질의 문제이다. 중앙일간지나 메이저 방송국에 비해 지역언론 기자들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 지역언론의 현실적인 여건 이다. 지역언론은 기자 채용에 있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중앙일간지의 경우 1년에 1-2회정도 공채를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채용한다. 이들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어, 영어, 일반상식, 논술 그리고 면접 및 논술 등의 시험을 거친 후 채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지역언론의 경우 낮은 급료, 낮은 지명도, 신문의 낮은 영향력 등으로 지역언론이 외면 당하는 상황에서 기자로써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문제는 기자들의 역할수행과 직업윤리와도 곧바로 연결된다.17)
기자들이 언론인으로써 언론이 추구해야할 가치를 실현하며, 언론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언론이 건강한 성장을 하려면 자질있는 기자를 확보하여야 한다.
지역언론은 열악한 경영구조로 일선기자들의 보수도 중앙일간지에 비해 상당히 빈약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기자들의 언론관이 흔들릴 수 있다. 기자의 월수입이 적어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일선기자들이 부정과 부패에 쉽게 유혹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지역언론의 여건상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하여도 이러한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기자로써의 자질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기자가 가져야 할 정신, 언론인으로써의 신념, 사회적 정의를 갖춘 의식 등이 그것일 것이다.
또 지역언론의 현장에서 일하는 일선기자에게 주어진 출입처는 좀처럼 바꿔지지 않는다. 그로 인해 해당기자가 만나는 취재원은 제한적이거나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인간관계로 인한 기사를 작성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기자들의 대부분이 그 지역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인간적 관계 때문에 개인이나 단체 등에 비판적이거나 가십(gossip)성 기사를 작성하기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지역언론이 언론으로서의 기능과 역할 하려면 기자들의 자질이나 그들의 언론관이 중요한 요소 로 작용하는 것이다.
3. 재정상의 한계
현대 민주주의는 각종의 매스 커뮤니케이션 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억압적 권력을 사용하는 통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대중들의 지지를 통한 설득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은 국가정책에 대하여 이들로부터 독립된 비판을 하려면 언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언론은 민주주의에 중요한 키(key)가 되는 것이다.18)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언론의 환경이 올바르게 갖추어져 있지 못하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따라서 건강한 언론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언론환경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파악되어야 할 것은 재정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은 재정의 안정 없이는 언론활동을 정당하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적인 여건이다. 지역언론은 중앙일간지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제작과정이 흡사하다.
그러나 지역언론은 취재와 활동범위 가 좁고, 경영이익이 적기 때문에 자본투자가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언론들은 충분한 인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종사자들의 분업화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종사자들은 충분한 금전적 대우를 받지 못해 언론활동의 제한을 많이 받고 있다. 그에 따라 경험이 풍부하거나 자질이 뛰어난 일선기자들이 지역언론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하기는 쉽지 않다.
취재 및 활동영역의 협소성의 문제는 신문사의 재정적 운영의 뒷받침이 된다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유가광고의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일간지의 광고주는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규모가 큰 중앙일간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지역언론을 이용하는 광고주는 소규모의 점포 영업광고로 일관하여 지역언론에게는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언론의 경우 독자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광고수주의 어려움이 늘 따라다니고 있으며, 대부분의 지역언론들은 유료 독자의 확보가 미흡하고, 또한 발행 부수의 상당부분을 무료 배포하고 있어 신문판매를 통한 수입도 낮아 재정난은 더욱 심각하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지역언론이 중앙일간지에 비해 속보력이 떨어지고 정보력이 폭넓지 못해 주민들은 지역언론의 유료 구독을 꺼려하는 문제도 있다. 독자들은 다양하고도 전국적인 쟁점을 다루는 일간지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지역언론을 가볍게 취급한다.
또한 일선기자의 분업화와 전문가의 참여가 이뤄지지 못해 특정 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보도가 어렵다는 것도 현실이다. 중앙일간지의 형태대로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등의 활동범위의 전문화 및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신문제작과 보도과정에서의 한계도 드러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도 역시 재정상의 한계에서 오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4. 사주의 언론관 및 편집권의 독립
언론사의 설립과 그에 대한 자율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의 지역언론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었다. 또 그와 함께 맞은 지방자치시대로 각 지역언론의 영향력이 증대된 것은 사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후죽순으로 발행돼온 지역언론의 난립은 심지어 한 시․군에서 2개사 많게는 5개사까지 발행되는 난립이 있었다.
그러나 지역언론발행의 여건의 완화는 지역언론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 측면도 있다. 그 가운데에는 사주의 올바른 언론관을 가지고 지역 내 언론기관으로 현재까지도 그 사명을 이어오는 지역언론사가 있는 반면 개인의 명예와 영달을 위해 지역언론을 발행하는 사주들 도 있다.
지역언론이 그런가 하면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이 선출직이 되면서 정치적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이용하기 위하여 지역언론을 창간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언론에 대한 사주의 정당한 언론관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것은 언론에 대한 소유와 통제가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됨으로서, 각각의 언론형태는 언론 산출물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19) 즉, 언론이 언론사주 개인에 의해 이끌려 가거나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언론의 본질을 망각할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사주들은 각 지역에서 선출하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경우가 많아 그 신문의 성향이 사주 편의로 치우치는 경우가 초래해 지역언론으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열악한 재정과 광고, 유료 구독자 확보 등이 어려워 경영난 악화로 인해 지역 이권사업에 유혹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되고 있어 자칫 편집방향이 흔들리는 사례도 종종 발생되고 있으며 정치적 출세에 뜻이 있거나 또 이권사업을 위한 한 개인의 언론매수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주의 투철한 언론관이 요구되는 것이다.
언론은 시대적․정치적․환경적인 산물이기 때문에 편집권의 독립과 소유 문제는 언론이 처해 있는 상황적 특성에 따라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언론을 정치적 진출이나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윤리와 국민의 기대는 정치적 집단의 통치도구이거나 언론기업 소유주의 영리추구 수단이 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하고 민주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정보전달과 의견수렴의 매체로 활용되기를 바란다.20)
따라서 언론이 그 사회적 역할을 평가받으려면 먼저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 언론자유의 표현의 자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사상 또는 의견을 표현할 자유와 그것을 전파할 자유, 둘째,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처리할 자유, 셋째, 신문을 비롯한 통신, 방송 등 언론기관의 자유가 지방언론에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21)
Ⅳ. 지방정치에서 지역언론의 역할
1. 정치적 비판 기능
그동안 한국언론은 지극히 정치적 또는 권력지향성의 경향을 보여 왔다. 이른바 '해바라기 언론'으로 불리운 한국언론은 언론과의 유착없이 성장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권력과 밀착되어 왔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대통령 선거나 총선거가 있을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언론의 정치적 굴종은 다른 문제와 깊숙이 연계된다. 즉, 언론의 정치 지향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그것이다. 한 사회의 지배적인 언론은 그 사회의 지배적인 세력의 이익과 사상을 반영하고 기존의 지배질서를 수호하게 마련이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 한국언론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 언론의 원형인 구미 자유주의 국가의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구미의 언론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은 견지하고 있어 권력에 대한 비판을 자유롭게 행한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권력과 밀착되어 있어 권력으로부터 자율성을 갖지 못하고 그 이해관계를 노골적으로 반영하여 왔다. 이를 크게 ‘권력과 언론’, ‘자본과 언론’과의 관계 속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정치권력은 대개 관료조직, 법집행기구, 경찰, 군대, 의회 등과 같은 국가기구를 통해 유지된다. 그러나 정통성이 결여된 정치권력은 주로 폭력적 국가기구, 이를테면 군대나 경찰과 같은 것에 의해 자신을 유지시킨다. 따라서 권력, 특히 폭력으로 유지되는 독재권력은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려고 하게 되는데 여기서 권력은 언론을 통해서 자신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 권력은 언론을 통해, 간섭하고 회유, 매수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언론사를 소유하거나 그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인사권이나 경영권을 통해 원천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언론사주, 언론인, 기고가를 매수하거나 여러 가지 혜택을 줌으로써 그들의 보도나 사설, 기고가 편향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또 언론통제나 간섭을 손쉽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언론사 설립요건을 강화하고 설립된 언론사를 통폐합시켜 그 수를 줄인다. 이렇듯 권력집단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을 도구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권력에 의해 순치되어 정권의 지배도구로 전락한 언론을 제도언론, 또는 관제언론, 또는 권언복합체라고 부른다. 이러한 언론형태가 바로 우리 한국언론의 전형적인 언론형태인 것이다.22)
중앙언론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데 반해 일반 지역언론사도 언론사주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보도방향, 기사의 결정권 및 취사선택, 편집방향 등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과정이 사주 1인의 의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인적구조상으로 보면 각각의 영역이 있음에도 사주의 의지에 따라서는 기자가 광고영업도 강요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신문의 공정성이나 비판정신은 해이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담당 기자들은 대부분이 담당 지역출신인 기자들로 지역문제와 현안에 관해 이미 소상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각 취재분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특정의 사건이 발생하면 취재원 접근이 용이하며, 깊이 있는 보도를 할 수 있다. 경력기자가 아니고 수습기자의 경우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수습기간동안 기사작성, 취재요령, 기자로서의 자세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기자가 광고를 수주하게 되면 기사작성과 보도에 있어서 공정성을 잃거나 비판성 기사를 다룰 수 가 없기 때문에 이를 지양하고 있다. 기자가 광고를 수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신문의 장점이며, 여타 지역언론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지역언론이 지역의 자주성과 지역정치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하려면 지역언론 경영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수주와 기자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언론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와 관련되어 지기 때문이다.
2. 편집권의 독립과 공정한 사회 유도
언론을 말과 글 또는 이와 유사한 상징을 사용하여 의견과 정보를 표시하는 행위라고 할 때, 지방 언론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지방의 자주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성을 지닌 표시행위하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은 그 지역의 독특한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며, 지역유기체에 대한 심도 있는 관찰을 통해서 그 사회적 위상과 역할이 평가되어야 한다.23)
그러나 이러한 목적이 달성되고 정당하게 사회적 위상과 평가가 따르려면 지역 언론환경에 있어서 몇 가지 조건이 따라야 한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은 편집권의 독립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언론에서 편집권의 독립은 지역의 자주성과 지자제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조건인 것이다. 사주는 신문제작과정에서 기자들의 편집권을 최대한 허용해야 하며, 독립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기자들은 편집회의에서 기사의 취사․선택권을 스스로 가지고 있으며 기사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편집권의 독립으로 기자들은 소신 있는 기사를 보도할 수 있다. 편집권의 독립은 자율언론을 향한 전제조건이다. 동시에 언론의 공정성과 비판을 위한 조건이기도 한 것이다.
3. 참여민주주의 실현
지방자치의 근본적인 목적 가운데 하나는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인간이 찾아낸 가장 이상적인 제도인 민주주의는 우리의 목표이자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직접민주주의 실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으로 간접민주주의를 택하면서 직접민주주의의 대안을 모색해 왔다. 그것 중의 하나가 지방자치제의 도입이다.
Ⅴ. 결 론
지금까지 지역언론을 통하여 민주주의적 방향에서, 그리고 사회적 정의 차원에서 지방정치를 발전시키고 지극히 정상적인 정치환경을 주도하는 역할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이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지역언론은 누구로부터도 편집권의 독립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언론의 편집권이 사주에 절대적으로 종속되는 여타의 지역언론과 달리 편집권을 독립시킴으로써 신문기사의 가치중립(value free)이 최대한 존중될 수가 있는 점이다.
즉, 지방정치의 발전과 언론의 공정성이 담보되기 위한 조건이다. 특히, 신문제작의 재정적인 지원은 사주가 하지만 신문의 편집방향이나 기사내용에 관한 편집권이 철저하게 편집부에 독립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역언론의 경우 사주가 신문의 편집권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지역언론의 편집권이 완전히 독립시킴으로써 일선기자들이 지역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사를 작성함으로써 지역주민에게 공정한 시각으로 기사를 전달할 수 있는 신문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우후죽순처럼 창간되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많은 지역언론들을 보면서 언론인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조차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언론사주가 지역언론을 이윤획득을 위한 도구나 정치적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기 위하여 창간 당시 넘치는 의욕과 거대한 운영계획을 가지고 출발하였다가 쉽게 폐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 따라서 어떤 정치적 진출의 목적이나 상업적 목적을 배제한 특성과 작게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무리없는 경영을하여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
셋째, 지면의 지속적인 확대와 부수를 증가시키면서 계속하여 독자를 만날 수 있는 배경에는 사주의 투철한 언론관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언론의 사주들은 지역언론을 발행하여 정치적 진출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의회나 광역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에 출마하기 위한 교두보로 신문을 발행하는 것이다. 사주는 지역사회에서의 유일한 정보매체로서 정보를 지역주민들에게 회귀시키고, 특히 지역내의 정치적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지역언론 경영철학은 언론관으로 변화되고 지역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으로 자리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 재정적인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이다. 지역언론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재정의 문제이다. 처음 창간할 때에는 소신과 자신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면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으로 곧바로 폐간하는 전철을 밟아온 것이 지금까지 지역언론의 모습이었다. 지역언론을 통하여 이윤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언론을 통한 수익을 지역주민에게 정치적 정보로 환원시키는 작업의 일환으로 신문을 발행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문제의 해결은 순조롭고, 재정의 원활성은 지역언론으로서 언론의 공정성과 정당한 비판을 견지해 나가는데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다.
다섯째, 지역신문은 인터넷 등 언론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이다. 이 신문의 중요기사는 편집종료와 함께 인터넷에 올려져 신문발행보다 이전에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이른바 인터넷 저널리즘에도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저널리즘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보도기사의 전달은 지역성의 한계로 인해 접속건수가 많지 않지만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점들이 동부교차로저널이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지역언론이 언론의 대안으로 적응을 하려면 첫째, 신문사 경영자금의 해결 둘째, 언론사주의 올곧은 언론관, 셋째, 자질있는 기자의 발굴, 넷째, 사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 등이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들은 지역언론이 지역정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으로서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역언론으로서 지역엘리트의 권력에 의존하거나 유착되지 않고 독자적 취재영역과 자율적 시각을 갖고 지역 저널리즘의 생명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지역정치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지역정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1) 한국 중앙언론은 아직도 발행부수공시제도(ABC제도)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 신문사 공식발행부수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각 언론사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수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문사 클라이언트(clients)인 광고주들은 당연히 발행 부수가 많은 신문을 선호할 것이고, 신문사는 자사의 광고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행 부수를 실제의 발행 부수보다 높여서 발표한다. 결과적으로 ABC제도의 정착은 신문사 경영구조의 개선과 이에 따른 신문사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4) Dean E. Alger, The Media and Politics(Washington: Wadsworth Publishing Company, 1996), p. 7.
6) Bernard Hennessy, Public Opinion (Moneterey : Books/Cole Publishing, 1981), p. 4.
8) 장을병, 민주주의와 언론 (서울 : 나남, 1990), p. 5.
9) David Easton, A Framework for Political Analysis (Englewood Cliffs : Prentice-Hall, 1965), p. 21.
14) 일부 지방 일간지의 예를 보자. 한 지방신문(도일간지)에서 1년간 근무했던 기자의 고백을 들어보면 우리는 지방신문의 경영구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사이비기자의 문제는 기자의 사이비적 자질문제 이전에 지방신문사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OO일보에 취업을 하면서 보증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주었다. 이 돈을 직접 신문사에 전달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지사장 이름으로 신문사에 건너가게 된다. 물론 모든 영수증은 지사장 이름으로 처리된다. 그러면 나중에 신문사가 사법적 조사를 받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보증금은 기자가 주재지역에서 광고를 받아 신문에 게재한 후 광고비가 입금되지 않거나 각 지역에 할당되는 신문배부금이 입금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 기자의 고백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신문은 구조적으로 사이비기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오늘날 일부 지방언론사의 현실이다.
15) 김경근, 한국언론과 민주언론 (서울 : 나남, 1989), pp. 173-174.
.
20) 위의 책, pp. 208-209.
21) 유일상, 앞의 책, p. 360.
22) 구경서, 앞의 책, pp. 176-177.
23) 유일상, 앞의 책, p. 3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