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결정김을展 / KIMEULL / 金乙 / mixed media 2023_0906 ▶ 2023_1007 / 일요일,9월 29일 휴관
김을_추후결정展_갤러리 호호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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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 홈페이지_www.kimeull.com
초대일시 / 2023_0908_금요일_05:00pm
주최 / 갤러리 호호기획 / 정윤진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일요일,9월 29일 휴관
갤러리 호호Gallery HoHo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72(연희동 715-1번지) 2층Tel. +82.(0)2.332.2686@galleryhoho
멈추지 않는 드로잉의 이름은 추후결정 ●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의 질문과 작가의 담백한 대답이 얽혀갈수록 드러나는 것은 그의 드로잉을 그대로 닮은 어렴풋한 실재. ● 그가 수백 장의 드로잉을 통해 다가가려는 거대한 세계, 김을의 우주다. ● 김을의 우주는 광활한데, 이 광활함 속, 분명한 것은 오직 순간 속에만 반짝이는 수만 겹의 김을.
김을_추후결정展_갤러리 호호_2023
김을_Beyond the Painting_혼합재료_119×83×13cm×2_2020
김을_무제_퍼포먼스(2023.9.6)_갤러리 호호에 가변설치_2023
김을_드로잉 스쿨_종이에 수채_42×30cm_2023
이곳과 저곳, 어제와 오늘과 미래에 존재하는 김을은 빠르게 나타났다가 오래도록 사라지며 그가 겪는 현실과 상상의 장면들 사이를, 순간 속 자신의 현존(작가 자신)으로 공간(평면/입체적인 드로잉의 무대)을 메우며 그의 우주를 채워간다. ● 이 담대한 여행자는 그렇게 혼자서 자신이라는 존재를 이끌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관념과 관습 사이를 용감하게 헤쳐 나간다.
김을_드로잉 스쿨_종이에 수채_29×32cm_2023
김을_무제_종이에 수채_31×37cm_2023
김을_무제_종이에 수채_30×37cm_2023
김을_무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3
그에게 드로잉은 인간의 삶이 이라는 시간과 예술이라는 거대한 대지 위에 믿을만한 무기이자 믿어야만 하는 요새, 때론 안식처일 것이다. ● 그의 작업들을 일상과 상상의 시공간 여행기, 김을편으로 보면 어떨까? 그의 드로잉은 수많은 차원으로 그를 이동시킨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를 따라 아무런 준비 없이 그가 마주한, 김을의 세상 속에 당도한다. 우리는 김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김을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보게 된다. 그의 드로잉은 그려낸 물질과 관계없이 그저 순순히 바라보는 눈이고 그 눈은 작가 자신이,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동시에 그림이 그를 선택한 바로 그 순간이다. ● 그래서 김을의 드로잉은 '그려내는' 드로잉이 아니라 그가 선택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기는 '그려지는' 드로잉에 가깝다.
김을_무제_혼합재료_7×21×21cm_2023
김을_무제_종이에 수채_22×30cm_2023
김을_무제_혼합재료_18×26cm_2023
그렇다면 선택이 정말 중요한데 그 선택이란 원초적이고 정밀한 기술이다. 무슨 말이냐고 물으면 다시 반복해보겠다. 작가가 멈춘 그 지점, 허공 속에 부서지는 감상과 관념을 낚아채는, 그의 드로잉 기술은 정교하고 엄밀하며 동시에 자유롭다. 이 상반되는 모순이라야 그의 그림을 말할 수 있다. 수많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체화된 정확한 멈춤의 때와 시선이 닿는 방향, 그것을 아는 자만이 그 순간을 가감 없이 그려낼 수 있고 또한 동시에 그 순간들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그가 말하는 드로잉의 태도, 드로잉이라는 고급 기술이다. ● 아니다 정정해보자. 흐르는 순간을 멈추었다가 다시 또 흐르게 한다니, 원초적인 동시에 정밀한 것만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어쩌면 일종의 축지법이나 분신술은 아닌가?
김을_해의반박_혼합재료_18×13×11cm_2023
김을_무제_혼합재료_19×20×20cm_2023
김을_Drawing is Hammering_혼합재료_29×37×4cm_2023
이번 전시 『추후결정』속에 놓여있는 김을은 언제나와 같고 또 완전히 새롭다. 지금 이곳의 김을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이번 전시로 작가는 우리들을 그가 세운 드로잉 스쿨로 초대한다. 김을의 드로잉 스쿨에는 여전히 열심으로 김을이라는 생의 시간을 성실하게 그려가는 그가 있고 지금 여기에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우리가 있다. 그가 그려가고자 하는 그림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무엇을 알게 될까. 우리도 그의 드로잉이라는 태도, 드로잉이라는 무기를 얻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면 오늘 여기서 드로잉 스쿨에 입학원서를 내보자. 친절하지만 알 수 없는 김을이 기꺼이 안내해 줄 것이다. 당신의 합격 여부는 추후결정. ■ 정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