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수세식 변기가 없었다면 어떻게 용변을 봤을까? 깜깜한 밤에 바깥에 있는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귀신을 만날지도 모른다. "빨간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 귀신이 무서우면 요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수세식 변기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화장실은 어린이에게 너무 무서운 장소였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는 화장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밝고 쾌적한 화장실이 집안에 있기 때문이다.
수세식 변기의 역사
최초의 수세식 변기는 기원전 2400년 ∼2100년께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2000년께에 실내에서 사용한 변기가 있다. 변기위에 물탱크가 달려 있어 수세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물탱크에 빗물을 받았으며 비가 모자라면 우물에서 물을 길어와 부었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시계 제조자인 알렉산더 커밍은 1775년 지금과 같은 변기를 고안했다.
물탱크에 숨은 과학
변기의 물을 내리면 물탱크에 새로운 물이 차게 된다.
물이 적당히 차면 더 이상 물은 나오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틀지도, 잠그지도 않았는데…. 물 내리는 밸브를 아래로 누르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물탱크 바닥에 있던 구멍의 마개가 위로 들린다. 물탱크의 물은 수압과 중력에 의해 변기 로 내려온다. 그리고 새로운 물이 물탱크를 채운다. 물이 빠져나가면 물탱크의 수압이 낮아진다. 그러면 수압이 높은 급수관의 물이 물탱크로 들어온다. 물탱크의 수압과 급수관의 수압이 같아질 때까지. 그래서 물탱크에 물을 공급하는 급수관은 항상 물탱크보다 아래쪽에 있다. 물탱크에 있는 하얀 플라스틱 공은 뭘까? 이 공은 급수관과 연결되어 있다. 물이 물탱크에 차면 공이 물에 뜬다. 공이 적당한 높이까지 떠오르면 연결된 급수관을 닫아 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막는다.
변기에 숨은 과학
변기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다. 마개도 없는데 어떻게 물이 흘러나가지 않을까?
변기와 배수관이 S자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비슷한 구조를 볼 수 있다. 이것을 '트랩(trap)'이라고 하는데, U자 모양 또는 P자 모양을 하고 있다.
구부러진 트랩 때문에 배수관이 쉽게 막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염려 때문에 트랩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실내에 있는 변기나 세면기, 욕조를 사용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하수구의 냄새가 그대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구부러진 트랩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어 나쁜 냄새와 벌레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