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을 공부하고 종교를 공부하면 이해가 더 빠르다.
그런데 역술 베이스로 종교들을 섭렵하다보면, 다르다고 생각했던 종교들이 추구하는 것이 결국 같음을 알게되고, 거기에 더해 대표적인 두 종교에서 모시는 존재들에 대한 설명의 오류도 발견할 수 있다.
대충 공부한 역술이지만 이것저것 비교해서 증명하는게 취미라 나름 믿을만하다고 여기는 것을 기반으로 한 논문?이다.
일단 오행과 지수화풍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동양 역술에서는 목화토금수를 기본 오행으로 두고, 불교와 기독교는 모두 지수화풍(地水火風)에 기반한다. 지수화풍은 흙, 물, 불, 공기 속성인데 이를 기반으로 서양에서도 많이 연구하였고, 연금술 점성술 타로 등 여러 술수들의 기초가 되고 있다. 그럼 동양 오행에서는 왜 지수화풍이 아닌 5개를 넣고 이름도 다른가? 먼저 5개와 4개에서 공통되지 않은 토(土)의 속성은 지수화풍의 방위가 아닌 중앙의 '허공'의 원소에 상응한다. 기문둔갑에서도 중앙은 토로 두고 있다. 그리고 지수화풍은 토를 제외한 오행에 각각 이러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지(地, 흙, 땅) = 금(金)
수(水, 물) = 목(木)
화(火, 불) = 화(火)
풍(風, 공기, 바람) = 수(水)
이 이유를 알고 싶으면 육임의 월장이란 개념과 점성술의 별자리 배속의 일치성까지 들어가야하는데 이 부분의 증명은 역술에 관심있는 분들께 위임한다.
그럼 위의 내용으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역술이라는 운명의 종속성에 절망하고 있던 차에 불교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마음은 평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의 상황과 관계없이. 그러나 이러한 경지는 도달하기 쉽지 않다. 죽기 직전에도 평온함을 유지하여야 하기에 바르도 의식을 진행하고 거기에다가 더해 사후에도 명상 자세를 유지하는 툭담까지 구현하는 승려들도 계시다. 전문 수행인이 아닌 일반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러한 경지까지 가기엔 여러 제약들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수행법을 실천하면 실생활에서도 이득이 많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독교의 4대 천사를 알아보자. 기독교를 믿는 분들께는 조금 충격일 수도 있겠지만, 기독교는 기존 4대 천사에서 우리엘이라는 천사를 배제하고 교회가 대신 회개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라파엘, 미카엘, 가브리엘의 3대 천사만을 인정한다. 4대 천사들을 연구한 루돌프 슈타이너의 견해(그의 저서 '4계절과 대천사들' 124 페이지 그림 참고)에 따르면 4대 천사는 4계절을 담당하고, 가브리엘은 라파엘을 도와주며(협력), 라파엘은 우리엘을 도와주고, 우리엘은 미카엘을 도와주는데 미카엘은 가브리엘을 도울 순 없다. 여기서 내가 공부한 동양 오행이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가을(금성)을 담당하는 가브리엘, 겨울(수성)을 담당하는 라파엘, 봄(목성)을 담당하는 우리엘, 여름(화성)을 담당하는 미카엘은 금->수->목->화로 이어지는 오행의 生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화는 직접적으로 금을 생할 수 없다. 그래서 토의 오행이 여기에 들어가며 토는 허공이기에 불의 생조를 받아서 금을 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4대 천사에는 토에 관련한 천사가 배속되지 않았다(물론 자료를 더 찾다보면 토성을 담당하는 천사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티벳 사자의 여행 안내서 - 족첸 폰롭 린포체'에 나오는 다섯 붓다 종성의 표를 살펴보자(290페이지).
붓다 | 위치 | 색깔 | 원소 | 번뇌 | 지혜 |
비로자나불 | 중앙 | 흰색 | 허공 | 무지 | 법계의 지혜 |
금강살타 | 동쪽 | 푸른색 | 물 | 분노 | 거울과 같은 지혜 |
보생불 | 남쪽 | 노란색 | 땅 | 자만심 | 평정의 지혜 |
아미타불 | 서쪽 | 붉은색 | 불 | 탐욕 | 분별적 자각의 지혜 |
불공성취불 | 북쪽 | 초록색 | 바람 | 질투 | 일체를 성취하는 지혜 |
빨간색으로 표기한 원소가 필자가 생각하기엔 잘못 배속된 것 같다.
근거를 대자면 토를 제외한 오행의 방위는 목이 동쪽, 금이 서쪽, 불이 남쪽, 수가 북쪽인데, 보생불의 원소가 땅이라면 금의 속성이기에 서방을 담당해야된다. 아미타불은 불이기에 남쪽을 담당하여야 하고. 금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했다. 가을은 열매를 맺는 계절이다. 그러므로 작물이 풍부한데 작물이 풍부할 때 생길 번뇌는 무엇이겠는가? 바로 탐욕이다. 그렇다면 익히 알려진대로 서방을 대표하는 아미타불의 원소는 땅이 옳아 보인다. 그리고 여름은 강렬한 불의 기운을 담고 있다. 여름을 담당하는 화성은 형혹성이라 불리며 전쟁과 재앙의 징조를 보여준다고 하고, 미카엘도 악을 무찌르는 전쟁을 치뤘던 천사이다. 싸움에서 승리해야하는 입장에서 생기기 가장 쉬운 번뇌는 아마 자만심일 것이다. 보생불이 남방을 담당한다면 원소는 불이 되는 것이 타당하다.
이제 정리를 해보겠다.
행성과 5대 원소, 방위와 계절 | 천사 | 붓다 |
토성(허공) / 중앙 | | 비로자나불 |
목성(물) / 동쪽 / 봄 | 우리엘 | 금강살타 |
화성(불) / 남쪽 / 여름 | 미카엘 | 보생불 |
금성(땅) / 서쪽 / 가을 | 가브리엘 | 아미타불 |
수성(바람) / 북쪽 / 겨울 | 라파엘 | 불공성취불 |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각각 순서대로 물병, 염소, 사수, 전갈, 천칭, 처녀, 사자, 게, 쌍둥이, 황소, 양, 물고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아는 자라면 이 글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증명은 이 정도로 하고 내가 종국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무 불교니 기독교니 따지지 말자. 어차피 진리는 같다.
P.S. 불교에도 불모님이 계시다. 이름하여 따라(Tara) 불모님. 이 분이 성모마리아 님과 같은 분일 수는 없지만 불교와 기독교는 개인적인 견해로 너무 닮아있다(믿기지가 않는다면 민희식 교수님의 저서 '법화경과 신약성서'를 읽어보라). 왜일까?
※ 댓글로 추가한 내용을 본문에 붙이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아래에 첨부합니다.
1. 흙 원소가 왜 금이냐면, 처녀, 황소, 염소자리가 흙 원소를 의미하는데 이는 동양 12지지의 사유축 삼합(trine)의 금국과 같습니다. 삼합국 뿐만 아니라 육합, 형, 충이 다 서양 점성술에 sextile, square, opposition이란 용어로 존재합니다. 이러한 원리로 해묘미는 목국이지만 물 원소가 됩니다. 신자진은 공기, 인오술은 불을 만들죠(육임의 월장과 점성학의 태양궁인 Sun Sign의 일치가 4원소와 오행은 같다는 논리의 근거가 됩니다. 사주의 월인 월건과 점성학의 Sun Sign 즉 월장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월장가시라는 개념도 참고하세요).
2.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토성을 담당하는 대천사의 이름은 Zaphkiel이고 원소가 Aether라고 하는데 이 원소는 허공과 속성이 유사합니다. 제가 맞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3. 겨울이 왜 수성인지 궁금한 분들은 서흠 이승재 선생의 저서 '사주 명리학의 과학적 탐구'의 95페이지에서 103페이지 사이에 소개된 삼회의 생성원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삼회를 水宮인 월건에 적용). 水 오행은 점성학에서 실제 수성을 나타냅니다. 이 부분은 서흠 이승재 선생 다른 저서 '하도낙서의 과학적 탐구'의 114페이지에서 123페이지 까지의 앙관천문 12지지 좌표계와 부찰지리 12지지 좌표계에 대한 비교에 의해서 명확해집니다(점성술과 칠정사여를 소개한 110페이지에서 113페이지 사이도 참고하세요). 그리고 중앙이 토(土)인 이유와 오행의 상생원리도 또한 이승재 선생의 '하도낙서의 과학적 탐구' 책에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1장 하도낙서의 정체 중 14페이지에서 29페이지까지의 내용 참고).
위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저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저서 '4계절과 대천사들' 86페이지에 쓰인 '기독교에서 수성으로 불리며 수성의 보좌를 받는 위대한 스승 라파엘 대천사'라는 문구에서, 같은 저서 124페이지의 그림이 '금생수, 수생목, 목생화'의 원리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첫댓글 재밋네요.
설명절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방장님,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제겐 너무 어렵지만
잼나게 읽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사유축 금국이 처녀, 황소, 염소의 공기 사인과 같음을 아심 됩니다. 해묘미, 인오술, 신자진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나은내일 정성스러운 답글 감사합니다~
근데😭😭😭😭😭😭
저 암껏도 몰라요😭😭😭😭😭😭
운세앱 즐겨보는 수준의 사람이라ㅠ
@강마미 네 천천히 공부하심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불교와 기독교 비교연구는 흥미롭군요.
네 진리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태극의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