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아저씨...
3월 24일 일요일 사람과 음악에서
멋진 영화 평론가
또한...
멋진 영화 감독이라 여기는
박찬욱 감독을 만나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그들이 나눈 이야기
그리고
박감독님이 들려준 음악을
아주 아주 뒤늦게서야
재방송으로 읽으시겠습니다.
^^
왜냐면
놓치기 안타깝거덩요.
(1) Duke Ellington 의 Red Garter
92년 초 자신의 데뷔작인
"달은 해가 꾸는 꿈"이란 영화의 오프닝으로 쓴 음악으로
영화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라서...첫곡으로 ^^
오프닝 음악은 그럴듯했는데
결과는 흥행의 참패로 끝났다고... ^^
배: 재즈 음악을 좋아하나?
박: 클래식,락도 ..음악이라고 하고 생긴건 다...
배: 그래도 영화보다는 좋아하지 않지?
박: 하지만 취미로는 음악이 더... 낳은 듯 ^^
배: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려줄건가?
박: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인생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들 위주로 선곡했는데...
이유는..
이번 영화가 너무 하드 하다고 해서
부드러운 음악좀 들어볼려고 ^^
(2)Velvet Underground 의 Sweet Jane
배: 처음보는 독특한 앨범이다?
박: 왜냐면... 비매품이라서 ^^
음악을 좋아했던 사망한 친구를 위해
부모님과 친구들이 함께
그 친구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모아서
추모음반식으로 만들었는데...
Sweet Jane이란 곡을 좋아해서
딸이름도 제인으로 지은 친구라고
배: 어떻게 해서 영화감독을 하게됐나?
박: 고등학교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겁을 내고
미술비평가가 되기 위해 철학과를 갔다고...
그런데
철학과에서 미학에 관한건 가르쳐주지 않고
분석철학 위주여서
결국 학과에 재미을 못 붙히고 떠돌다가
영화...일을 하게 됐다고
배: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상업 감독이라던데?
박: 그렇다고 상업주의를 지향하는건 아니고
자신은 연출료를 받고
또 관객에게 돈을 받고 영화를 보여주니까
그런 의미에서 상업감독이라는 것...
그리고
예술도 좋지만 투자자한테
적어도 본전은 찾아줘야 겠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고
예술은 예술인데
완벽한 진공상태에서 모든걸 내 마음대로 하는건
별로 재미없고 체질에도 안맞기 때문에
자본과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고 싸워가면서...
그렇게 영화를 하고 싶다...
또한
본인은
예술가, 작가란 얘기를 듣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관객을 무작정 편하게만 만들어 주는 영화는 별로라고
음악도
솜사탕처럼 달콤하기만 한 이즈 리스닝보다는
긴장도 되고 의외성도 있는
적당한 오락성과 적당한 편안함이 느껴지는 음악이 좋다고... ^^
그래서 선곡한 곡...
(3) Nick Cave& The Bad Seeds의 Where the wild roses grow
이음악은
두 번째로 만들었던 영화 "3인조"에 사용됐던 곡
원래 음반 제목이 "머더 발라드"라는 거였는데...
한국에서는 심의가 안돼서 다른 제목으로 나온 음반이고
닉 케이브의 아주 음산한 목소리가
전부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살인, 범죄, 공포, 이런것도
대중음악의 소재로 다뤄질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 였던 음반.
여성가수와 번갈아 가면서
살인의 범인과 피해자가.... 눈을 맞추고 친해지는
그러다가 누가 누군가를 죽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고
가사가 영화처럼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정말 섬찟한 곡으로
낭만주의 시같은 분위기의 음악...
배: (의외라는 듯한 어투로) 말(?말씀:)) 참 잘하시네요.
박: (순진한 목소리로)정말이요?
배: 영화감독 중에 말 잘하시는 분들 처음 뵙는 것 같다.
박: (뭐 별거 아니라는 듯 ,이정도 갖고 뭘 그러냐는 듯이...^^)
이무영도 영화감독인데 말 잘하잖나? ^^
(4)트럼본 주자 Jack Teagarden의 Mis'py& The blues
역시 영화 "삼인조"에 삽입된 곡으로
재즈지만 블루스적인 느낌이 멋진...
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라고 생각?
박: 배우라고...
배우의 선택에서부터 말의 억양,눈빛에까지
모두 감독의 역량이 들어가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
바로 배우이기 때문에...
배: 감독의 유형을 보면 전제군주같은 감독
또 스텝들에게 많은 부분을 위임하고 상의하는
감독이 있는데 어느쪽?
박: 당연히 후자쪽...
배:박찬욱 감독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는?
박: 원래는 허장강선생이였는데
"복수는 나의 것"을 만들면서
송강호씨로 바뀌었다고
이 영화 한편에서 놓고 보자면
역사상 최고라는 생각...을 한다고...
(여기서 박감독이 송강호씨와 자신을 묶어서
"우리는"이라고 얘기하시는데...
음...참 말하지 않아도 척척 잘 통하는
멋진 콤비란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
참고로...
제가 어느 인터뷰에서 읽은건데요.
배우들에 대해 칭찬을 해달라 그랬더니...
정말 짧게 이렇게 하셨씀다.
송강호는 천재
신하균은 귀재
배두나는 영재 ^^
(5)Tom Waits 의 X-Mas card rom a hooker in minneapolis
배: 제목이 좀 웃기지?
박: 미네아 폴리스의 창녀로부터 온 카드...
역시 앞에서 소개했던
추모앨범을 냈던 친구, 또 이무영을 비롯한 친구들과
참 좋아한 뮤지션이라고
가사가 한편의 영화같은 음악^^
옛날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내용인데
"난 새남자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그사람이 잘해준다.
근데 옛날의 네 생각이 난다.
주유소 앞을 지날때마다
네 머리에 낀 기름 냄새가 생각난다.
그러면서 끝나는 것 같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
사실은 나 지금 감옥에 있는데
보석금 낼 돈이 필요하다.
당신이 내주지 않겠냐고..."끝나는 노래로
톰 웨이츠의
못가진 사람들,노동자에 대한 애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곡
배: 왜 영화를 만드는 겁니까?
박: 분노가 많아서 걱정과 근심과 고민이 많아서
이런 것을 좀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싶을때가 많다고
분노를 계속 혼자 싸가지고만 있으면 병드니까
그런걸 나눠서 같이 병들자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세상이 왜 이럴까?
그런것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에... ^^
(6)마지막곡은 Dionne Farris 의 Blackbird
음악캠프가
우리에게 푸짐한 선물을 주는
그놈의 광고 때문에... 55' 58"에 끝나는 바람에....
으~~윽 조금밖에 듣질 못하는 아쉬움이 가득 가득
그러나...
다음 영화에선
벰파이어 얘기를 할거란
(푸후...한국에서... 박쥐,뱀파이어라니... @.@)
박찬욱 감독의 영화이야기
또... 범상치 않은 멋진 음악이야기는
그렇지 않으려고 한다 해도
앞으로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잔뜩 기대를 하지 않을수 없게 한 시간였고
만약
아나키스트와 간첩 리철진도
박감독이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너무 궁금해 졌고
이건
그저 빛골처자의 사견인데
박찬욱 감독은
지금까지 3편의 영화를 보면
늘 의외성이 먼저 느껴지죠.
항상 새로운 사람의 데뷔작처럼 여겨질 만큼... ^^
그건 아마도
어떤 작품을 만든 사람으로 이해되는 것
감독으로서 '주목'받는 것
그리고
영화 조금만 봐도 '아 이거 누가 만들었구나' 라고
바로 아는 그런 작품 만들고 싶지도 않다는
그래서
영화마다 다 틀려서
'도저히 한 사람의 영화로 보이지 않는'
그런 작업을 하고싶다는 감독의 의도된 영화만들기 작업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우리 관객들은
류승완감독도 그런 얘길 했지만
모든 작품을
전작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일것이 아니라...
역시
항상 새로운 감독의 데뷔작을 본다는
관람자세를 가져보는 것도
신선한 영화보기의 즐거움일거란... 생각 들데요.
^^
그나저나
요 아래 헌혈 뭐 어쩌고 저쩌고
것참
우리 맘속의 측은지심을 건드리는것 까진 뭐라 않겠는데
반 강제로
그리 요상한 데로 끌고갈줄은 정말 몰랐네요.
깜딱 놀랬잖쑤...
얼른 좀 없애주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