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 파비앵 그롤로, 제레미 루아예 지음, 이희정 옮김, 푸른지식
미국의 존 제임스 오듀본은 200년 전 <북미의 새>라는 기념비적인 서적을 편찬하면서
미국 생태학의 아버지, 조류학의 아버지로 칭할만한 업적을 쌓은 새 세밀화가이다.
이 만화는 <북미의 새>를 편찬하기까지 겪은 오듀본의 일생을 다룬 작품으로 전기만화로 손색이 없다.
국내에 소개된 <북미의 새>와 함께 보면 좋을 거 같다.
<북미의 새>는 489종의 새를 435매의 그림으로 표현한 책에서 100매를 선정해, 손바닥 크기의 사이즈로 펴낸 책이다.
그림씨 출판사의 그림책 출판 시리즈물로 나왔는데 가치 있는 책을 발굴해 내준 그림씨 출판에 감사하다.
하지만 오듀본의 그림이 실제 새의 크기에 맞게 그리며, 원본의 대형책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다.
우리나라 출판 시장이 열악해 이렇게 축소해 나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존 제임스 오듀본은 200년 전 북미의 사라져가는 야생을 탐험하며 400종이 넘는 새들을 세밀화로 남겼다.
그의 작업은 새 사냥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새를 분재하듯 철사를 이용해 새가 앉았던 장소와 상황을 고정해 새가 살았던 상황을 최대한 복원해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림이란 어쩔 수 없이 시간에 대한 박제물이지만 그것을 위한 기억투쟁이기도 하다. 그가 새의 실물의 크기에 가깝게 그린 것은 200년 전 이미 사라져가는 야생의 새들에 대한 불안과 집착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는 늘 모순과 아이러니 속에서 살아간다.
오듀본 이야기
오듀본의 전기 만화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 오듀본의 조류화집 <북미의 새>, 그리고 오듀본을 다룬 다큐멘터리 <새를 사랑한 화가>.
존 제임스 오듀본은 200년 전 북미의 사라져가는 야생을 탐험하며 489종의 새들을 435매의 세밀화로 남겼다. 그는 북미를 가르는 미시시피 강의 흐름을 따라 여행하며 철새들의 이동 경로롤 파악했고, 며칠 해를 가리며 남하하는 수백만 나그네비둘기의 이동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부개척시대가 시작되면서 파괴되는 삼람과 야생동물들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새 사냥으로부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처럼 필드스코프와 망원렌즈를 이용한 촬영이 가능한 것도 아니었으니. 그는 사냥한 새를 분재하듯 철사를 이용해 새가 앉았던 장소와 상황을 고정해 새가 살았던 상황을 최대한 복원해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의 새 그림 속 새들은 역동적인 상황에서 정지한 모습이고 물속이든 덤불 사이이든 나뭇가지든 바위 등에서 싸우기도 하고 먹이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그림이란 어쩔 수 없이 시간에 대한 박제물이지만 그것을 위한 기억투쟁이기도 하다. 그가 새의 실물의 크기에 가깝게 그린 것은 200년 전 이미 사라져가는 야생의 새들에 대한 불안과 집착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게 사라진 새들의 목록이 있다.
2021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새를 사랑한 화가>에는 오듀본의 책에는 나오지만 사라진 상아부리딱따구리, 캐롤라이나앵무새,초원닭, 그리고 1914년 최후의 여행비둘기로 사망한 마사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19세기 식민시대 백인들의 광기를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 속에서 오듀본 같은 이들의 열정적으로 남긴 <북미의 새>는 인간이 해야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열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기록되어야 할 생명들과 그들의 빛나는 순간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