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가능한 숫자인가요? 백화점 문 연 이래 한 패션 브랜드가 하루에 이렇게 많이 판 건 처음인데요!"
신세계백화점 본사 해외명품팀 직원들은 얼마 전 매출 실적을 검토하면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지난 7월 1일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샤넬이 오픈 당일 하루에 올린 매출이 4억50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명품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 실적이 한 달 평균 10억~20억원인 걸 감안하면 남들이 열흘 동안 벌어야 할 것을 하루에 달성한 셈이다. 이 실적에 프랑스 샤넬 본사도 놀랐다. 샤넬 130년 역사상 오픈 당일 이 정도 매출을 올린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고 전했다.
명품 매출 1위인 루이비통 역시 마찬가지.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최근까지 전년 대비 60% 가까운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에 파리 본사 직원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1000만원대 초고가 시계 브랜드 '예거-르쿨트르'의 경우, 브랜드가 진출한 40여개국 중 한국이 전 세계 매출 성장률 1위를 기록하며 스위스 본사로부터 상(賞)을 받기도 했다. 뉴욕 월가의 '3초백'(3초에 한 번씩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뜻)으로 불리는 '투미' 역시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페라가모와 미우미우 역시 50% 가까이 매출이 늘어나 본사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명품광(狂)들 덕분에 매출 성장률이 전 세계 1~2위를 다투면서도 정작 애프터서비스 같은 부분에선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맹목적인 소비에서 벗어나야 한국 소비자들의 위상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