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당신사랑(여행,친목카페)
 
 
 
 

친구 카페

 
 
카페 게시글
◈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충남/당진] 왜목마을의 해돋이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186 09.12.31 10:26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바라본,

왜목마을의 아침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

 

흔하지 않은 서해바다의 일출,

왜목마을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어머니의 품과 같이 따스한 해돋이,

차분하게 나 자신을 돌아보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왜목마을의 해돋이

 

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해가 뜨고 지는 마을, 왜목마을.

서해의 바다에서 몇 안되는 해가 뜨는 마을이다. 2009년을 보내는 마음이라면 해넘이를 생각 할수 있겠으나, 왜목마을의 해돋이는 동해의 그런 일출과는 성격이 달랐다.

동해의 일출이 장엄함을 가진 아버지의 아침이라면, 서해의 일출은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어머니의 아침이다.

  

은 사람들이 자리한 가운데 길손도 그 무리와 함께 자리한다.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에는 게으른 고깃배들이 파도에 따라 출렁거리고, 어두운 하늘은 서서히 깨어온다. 왜목마을에 닿기전 당진 나들목을 나올때만 해도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했다. 그러던것이 마을에 도착하고 나니 수평선으로 짙게 드리운 구름띠가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머리위의 하늘은 맑고 파랗게 변해가는데 바다의 하늘은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다. 이러다가 지난번 처럼 날만 훤해지는 모습만을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뭐 어떠한가? 2009년의 마지막 일요일에 ?은 왜목마을의 바다를 만난것만으로도 족하지 싶다. 해뜨는 시간 보다 5분여를 넘기니 많은 무리들중에 자리를 뜨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직 아닌데..." 라고 떠남을 말리고 싶지만 추위속의 바다바람은 그리 녹록치 않음을 알기에, 지금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질수도 있다는 불확실함에라도 구지 나서서 좀 더 기다려 보시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길손도 오늘은 힘들겠다 싶어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고 나서 삼각대를 접으려는 순간, 바다건너 야산의 능선으로 붉은 띠가 살짝 비춰진다.

 

"온다~!"

라고 소리치자 무리들은 일제히 발길을 멈춘다. 모두의 시선은 묽게 물든 아침의 시작을 바라보고 있다.

"와~!" 각각의 표정들이 환해지며 탄성에 가까운 한숨소리들이 나온다. 짧은 시간동안의 아침, 그러나 여느 일출의 모습처럼 급하지 않다. 부드럽고 여유있는 모습이다. 마치, 아침상을 챙김에 놀라 깰 자식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너무도 부드럽다. 따스하다. 그 빛도 눈부시도록 환하지 않다. 맨 눈으로 바라보기에도 부담이 없는 그런 빛이다. 검게, 붉게 그러다 노랗게 변해가는 그 모습이 따스한 정 가득한 기분이다. 햇살을 정면으로 받아 눈부심에 고개를 돌리기보다는 천천히 오르는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라볼수 있다. 당신을 만나러 온 객들을 위한 서해바다의 배려다.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이다.

 

산의 능선에서 벗어나자 이제는 모두가 돌아간다.

갯벌로 들어가 좀 더 가까이 아침햇살을 담고자 했던 이들도 돌아나온다. 아쉽다.

해돋이가 지나고 나면 남는 여운이 그보다 더 감동적인 것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여유있게 느릿하게 나와준 아침햇살에 비해 사람들의 마음은 급하다. 남은 사람은 길손과 갯벌에서 돌아나오는 이들 뿐이다. 이제부터는 큰 눈으로 멀리, 넓게 바라본다. 아침햇살도, 바다도, 산도, 하늘도 그리고 지금 내가 선자리도 모두 한눈에 담는다. 앵글을 바꾸어 가며 이리저리 담아낸다. 막 이루어지는 해돋이가 어머니의 아침이라면 햇살 비추는 모습은 어머니의 일상이다. 그 일상이 우리네 눈에는 익숙한 모습인것이다. 나 잠들다 깨어 아침에 처음 만나는 어머니의 모습이 바로 지금의 모습이다. 익숙하기에, 그러하기에 해돋이의 뒷 모습이 더욱 감동적인 이유다.

 

30여분만에 오른 왜목마을의 아침,

인산인해의 풍경도 아니었고, 소란스러움도 없다. 조용하고 차분하다.

보이지 않는 급함은 사람들뿐이다. 그 자리에서 만난 자연은 너무도 여유있고, 부드럽다.

길손의 2009년의 마지막 해맞이를 떠난 왜목마을의 바다는 그렇게 향기롭고 부드럽고 따듯했다.

손에 들린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 한잔의 그것과 같았다.

 

 

 

 

 

 

 

 

 

 

 

 

 

 

 

 

 

 

화투장 팔광의 모습까지는 만나줘야 한다.

 

 

by 박수동

 

 
다음검색
댓글
  • 09.12.31 14:18

    첫댓글 붉게 떠오르는 해 ~~~~행복을 기원 해봅니다~~

  • 09.12.31 23:58

    길손님 이렇게 편안히 앉아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하세요~

  • 10.01.02 12:11

    아흐 ~~ 아름답네요!! ... ..직접 해가떠오르는그장면을본다면 얼마나 가슴벅찰까요 ...
    힘들게 담아오신 수동님의 해돗이 를 보면서도 참으로 좋은데...
    수많은 여행이야기를 담아내시는 수동님덕분에.
    간접으로나마 여행을 접할수 잇스니.. 올해도 역시 많은여행이야기를 담아내시겟죠?
    올해가 백호랑이 해라죠?... 힘찬해네요 ㅎㅎ
    수동님 ~ 새해 복 많이 받고요 가내가 화평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할께요 ^&^

  • 10.01.02 22:08

    정말 작가다운 사진 입니다...잘보고갑니다~~

최신목록